•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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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청소년에 대한 인식은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꿈도 피워보지 못한 수많은 ‘꿈지기’들의 희생을 목격하면서 온 국민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고 안타까워 몸을 떨었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존중하고 그들이 원하는 일들을 하게 해 주어야겠다고 다짐도 했었다. 그리고 두 해가 지난 지금,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수영교습을 의무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올 뿐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최근에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에서 발표한 ‘2016 제8차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국제비교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82점으로 조사 대상인 OECD 회원국 22개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주관적 행복지수란 자신이 생각하는 행복의 정도를 OECD 평균(100점)과 비교해 점수화한 것이다. 이 연구팀이 지난 3~4월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 7908명을 대상으로 학교생활 만족도, 행복감, 건강 상태 등 항목의 행복지수를 조사한 것인데, 우리나라는 2009년 첫 조사 이후 2014년까지 6년 연속 최하위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전혀 나아진 것이 없다는 의미이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입시와 경쟁의 굴레 속에서 청년성(靑年性)을 상실한 채 여전히 박재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청년성’이란 과단성, 불온성, 도전성을 말한다. 과단성(果斷性)은 일을 딱 잘라 결정하는 의지로서 젊은이에게는 진리와 정의에 대한 과단성이 있어야 한다. 불온성(不穩性)은 기성의 권력이나 세력에 맞서고 대립하는 기질로서 젊은이는 세상의 불의와 불평등과 맞설 수 있는 불온함(야성)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도전과 모험심은 세상에 존재하는 악에 대한 도전, 그리고 삶의 역경과 시련에 대한 담대한 용기와 모험심이 있어야 한다.
과연 우리의 청소년은 이런 청년성을 키워가고 있는가. 어떻게 우리의 청소년들이 박재되어 가는 틀을 깨고 나와 청년성을 회복하게 해 주어야 하는가.
청소년기는 급속한 신체적 성장과 함께 극심한 심리적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의 변화를 잘 극복하고 적응해야 심리적으로 안정되며, 성인기로의 순조로운 이행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청소년기는 생애능력을 키우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일과 중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지적능력의 증대를 위해 사용하고 있고, 입시와 성적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미래 자신의 진로, 직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생애핵심역량의 통합적 발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까지의 청소년 활동은 학교교육에 치중하고 있어 자발적 활동의 기회를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청소년 활동역량의 증진을 위해서는 청소년 스스로 잠재되어 있는 능력을 개선하고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자기주도적인 청소년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통합적인 활동 프로그램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러한 역할은 학부모나 청소년 자신의 자발적 의지도 중요하지만 전문적인 청소년활동기관과 지역사회의 다양한 기관이 참여하여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한다. 교회의 청소년 사역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교회의 청소년들이 사라지고 있다. 교회들은 오래 전부터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유의미한 대안과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위기가 아닌 현실에 직면한 것이다. 교회가 스스로 청소년들을 끌어안고 청년성을 키워주어 역사의 주체로서 하나님 나라의 신실한 일꾼으로 키워가기에는 힘겨워 보인다.
그렇다면 교회가 청소년들에 대한 사회적 역할을 할 방법은 있는가.
한 가지만 제안하고 싶다. 교회는 우리 사회의 시대적 상황을 새롭게 인식하고 청소년을 위한 새로운 역할을 모색해야 해야 한다. 그래야 교회와 우리 사회에 미래가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개화기에서부터 기독청년운동을 주도해 온 YMCA, YWCA와 같은 기독교 청소년 전문기관들과 손을 잡는 것이다. 기독교청소년시민운동단체의 전문성과 교회의 인적, 물적 자원이 만나면 충분히 지속가능한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청소년들에게 희망과 신뢰를 주는 사회적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할 때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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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덕 목사] 청소년을 위한 사회적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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