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수정)이승연 목사.jpg
 우리는 신앙의 집인 교회에서 다음세대에게 가장 필요한 기독교교육의 요소들로서 시간과 공간, 활동에 주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많은 경우, 사람들이 필자에게 교회학교의 부흥을 위해서 문의해오는 분야는 거의 100% ‘활동’에 관한 것이다. 흔히 기독교교육을 공과와 동일시하거나 어떤 교육프로그램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회학교를 살리자고 하면 너도 나도 뭔가 획기적인 아이템이나 예배 형식, 교육프로그램, 훈련 프로그램, 효과적인 전도방법 등을 떠올리곤 한다. 유행하는 프로그램에 사람들의 눈과 귀가 쏠리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가져온 프로그램들이 생각보다 정작 교회의 현실에 맞지 않아 난감한 경우도 많다. 그리고 또 다른 프로그램을 기웃거리게 된다. 사실 이런 것들은 신앙교육에 있어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그것보다는 보다 폭넓은 장기적인 교육적 안목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바로 시간과 공간의 인프라가 먼저 준비된 뒤에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활동과 변화이다.
새해를 맞이하며 내가 소속된 성민교회에서는 다음세대들에게 신앙의 집을 만들어주고자 노력하면서 무엇보다 먼저 시간과 공간의 배치를 고민하고 더욱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경했다. 먼저 다음세대를 위한 최적의 배려로서 그들이 교회오기 편한 시간대로 예배시간을 과감히 바꾸고 좀 더 오랜 시간 머물 수 있도록 놀이 공간, 체육시설 등을 제공하였다. 그러자 점차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다. 아이들이 그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오랜 시간 머물며 자유롭게 자신들만의 놀이와 활동을 만드는 것이었다. 어린 아이들은 작은 집 모형 하나만으로도 재미있는 놀이와 게임을 개발해냈고, 청소년들은 어른들 틈에서 탁구를 치며 세대 간에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다음세대를 위한 시간과 공간의 배려가 변화의 시작이 된 것이다.
기독교교육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학문이다. 미국 프린스턴신학교에서 기독교교육을 가르치는 오스머 교수는 기독교교육의 목적을 “신앙이 일깨워지고, 지원받고, 도전받을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기독교교육이란 신앙이 형성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이다. 각 부서에서 이루어지는 공과와 교육프로그램은 그중 한 부분이며 이것보다 더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전교회적인 그리고 가정 전체가 신앙의 시간과 공간의 환경을 만드는 일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활동은 교육부서에서 주일 한 시간 안에 이루어지는 잘 고안된 프로그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활동은 말 그대로 ‘생명체의 활기찬 움직임’이다. 이것은 시간과 공간의 환경이 형성되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놀이공간과 체육공간을 마련해주고 언제든 환대해주었을 때, 아이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그 공간에 오래 머물며 다양한 세대 속에서 함께 공동체 활동을 누리는 것이다. 함께 시간과 공간을 나누고 누리며 이루어지는 소소한 활동들이 모두 기독교교육이 되는 것이다.
나의 어머니는 교회에서 밤새 기도하고 새벽에 집에 들어오시면 제일 먼저 자고 있는 사춘기 딸의 발을 잡고 기도해주시곤 했다. 사춘기 자녀를 키우는 이제야 나는 그 작은 신앙적인 활동이 자녀의 신앙을 형성하는데 가장 큰 힘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나도 어머니의 모범을 따르게 되었다. 다음세대가 머물고 싶은 신앙의 집을 만드는 것은 따뜻한 어머니의 품과 같은 시간과 공간의 배려가 있는 교회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그림 속에는 분명히 우리를 저절로 웃음 짓게 하는 아이들의 즐겁고 활기찬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교회학교를 살린다] “신앙의 집에 활동을 확보하라 1”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