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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신문과 부산기윤실이 함께하는 총선캠페인(3)
2016/03/14 11:1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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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는 부산기윤실과 함께 4.13 총선 공정선거운동 캠페인을 펼칩니다. 선거를 맞이하는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자세와 후보자에 선택에 대한 바람직한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총 4회에 걸쳐 최현범 목사(부산중앙교회 담임, 부산기윤실 공동대표), 주광순 교수(부산대 철학과, 부산기윤실 공동대표), 김진영 교수(부산대 정외과, 부산기윤실 실행위원), 가정호 목사(부산기윤실 사무처장)의 글이 게제 될 예정입니다.>
 
트럼프 현상을 보며
 
부산대 정외과 김진영 교수.jpg▲ 김진영 교수(부산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미국 대선 후보 지명전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승승장구하는 것을 보며 안쓰러운 기분이다. 어쩌다 미국정치가 저 지경까지 되었을까. 그는 막간극의 코메디처럼 선거판에 잠시 나타나서 웃기는 해프닝을 벌이고는 곧 사라질 줄 알았다. 그런데 유력한 공화당 대선 후보로 떠오르며 아직도 건재하니 미국 정치가 꽤 심각한 병에 걸려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급기야 미국의 유력 언론이나 보수적 인사들까지 트럼프의 위험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하고 나설 지경이다.
트럼프의 지지 세력들은 다양한 우파세력을 포함하고 있으며 일관성 있는 집단은 아니다. 그러나 살기 어려운 백인 노동자들이 많다고 한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아온 민주당에도 불만족하고, 공화당 상층부의 귀족세력에게도 소외받은 집단이다. 정치적으로 기댈 곳이 없는 이들에게 계급적으로는 정 반대 위치의 어마어마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어필하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이다.
트럼프는 미국의 많은 문제들을 단순화하고 희생양을 만들어 분노를 표출시킨다. 예컨대 미국 노동자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은 멕시코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마구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여 미국 기업들을 죽이기 때문이다. 그는 마약, 범죄, 성폭행 같은 미국의 사회문제도 멕시코 이민들 때문이라고 하며 대중에게 분노의 희생양을 제공한다. 그는 자기가 미국을 다시 위대한 나라로 만들겠다고 공언한다.
이런 단순하고 자극적인 언술들이 현실정치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많은 대중들에게 어필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사실 미국이 안고 있는 경제, 사회문제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외부에서 적을 찾아 공격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중국과 경제관계에 제동을 걸고 멕시코 노동자들을 쫓아내면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생기겠는가. 오히려 미국경제는 더욱 어려워지고 파국적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왜 그는 이런 극심한 단순논리로 대중의 분노를 부채질할까.
이것은 아마 노련한 정치 기술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대중은 단순하고 확실한 것을 좋아하고, 그들의 분노를 표출시킬 적을 필요로 한다. 강하고 확실하고 단순한 해법을 가진 지도자를 가장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알고 보면 권력을 추구하는 자들이나 노회한 정치가들이 종종 써먹는 대중동원의 기술이기도 하다. 이것이 남의 나라만의 일일까. 트럼프처럼 내놓고 쇼를 벌이지 않더라도 훨씬 은밀하고 정교하게 대중동원의 기술을 구사하는 자들이 우리나라에는 없을까.
 
20대 국회의원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정치의 중병에 못지않게 우리정치도 심각한 상태이다.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공천갈등과 탈당 사태 등으로 선거는 유권자의 관심 밖이고 저들만의 리그가 된 듯하다. 그러나 어김없이 4.13일 투표일은 올 것이고 우리는 투표장에 가야한다. 미국의 트럼프 현상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유권자들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지면이 허락하는 대로 몇 가지 생각해 보기로 한다.
첫째, 단순해법과 책임전가를 경계해야 한다. 예컨대, 특정 법안 하나를 통과시키면 우리나라의 경제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식의 주장은 단순논리이다. 그리고 그를 통과시키지 않는 특정 정당과 반대하는 노조나 시민단체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지금까지 경제가 살아나지 않은 것이 어찌 야당과 노조의 책임일까. 팔년 간 집권해 온 여당의 책임이 더 크지 않겠는가. 그런데 법안 통과를 두고 반대한다고 경제 부진의 책임을 그들에게 돌리는 것은 어불성설이지 않은가. 법안 하나가 경제를 회생시키리라고 단순해법을 제시하고, 그를 막는 야당에 책임전가를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이론적으로도 맞지 않다.
이것은 야당도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몇 번의 선거에서 야당은 번번이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며 변변한 대안도 내놓지 못했다. 그 결과 선거에서 판판이 졌다. 구체적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무조건 정권 심판을 주장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았다. 정권만 바꾸면 다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만으로 어필할 수 없다.
둘째, 정치인의 말보다 그의 배경과 행적을 보아야 한다. 트럼프는 전 세계가 다 아는 거대한 부동산 재벌이다. 그가 지금까지 살아 온 행적은 그에게 열광하는 대중들의 삶과는 동떨어진 별세계에 속해있고 그는 대중들의 눈물을 알지 못한다. 정치인의 번듯한 외모와 말에 현혹되지 말고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누구를 위한 정책을 실행한 사람인지 냉정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셋째, 정치적 냉소주의를 버리고 최선이 아니더라도 차선, 또는 차악의 선택을 해야 한다. 트럼프가 승승장구 하는 데는 정치가 다 그런 것이니 어쩔 수 없지 않는가 하고 냉소하는 사람들의 책임도 있다는 분석이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다 싫다는 식의 냉소주의는 반대로 최악이 득세하게 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할 수 있는 차선의 또는 차악의 선택이라도 하는 것이 그나마 희망을 가꿀 수 있는 길이다.
마지막으로, 트럼프는 엉뚱하게 약자인 이민 노동자와 외국을 표적으로 삼아 악담과 분노를 퍼부었다. 그러나 진정 우리가 미워하고 분노해야 할 것은 사회적 약자와 외부에 있는 적이 아니라 우리 내부에 있는 기득권의 부정부패이다. 그리고 정치권력에 빌붙어 판결을 굽게 하고 자기 보신과 이익을 챙기는 자들이다. 이들을 심판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트럼프가 혹시 대통령이 되면 캐나다로 이민을 가겠다는 미국국민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일은 설마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믿는다. 트럼프 현상이 고장 난 미국정치에 경종을 울리고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4.13 총선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우리 정치의 난국도 마찬가지이다. 국민을 위한 정치로 거듭나는 진통의 시간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그렇게 만드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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