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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일 교수의 이단바로알기] 이단들의 세대교체, 교회의 세습
2017/03/23 14:5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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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운동의 성패 여부는 후계 구도의 성공적 정착 여부에 달려 있다. 그 이유는, 성공적 세대교체는 종교사회학적으로 이단 운동이 안정적 시기로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 이단들의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다. 우선 눈에 띄는 단체는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다. 설립자 이만희가 측근인 김남희를 소위 ‘영적 배필’ 후계자로 지명한 뒤 순조롭게 후계 구도를 구축하는 듯 보였지만, 최근 이상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신천지의 홍보는 두 사람의 관계와 김남희에 대한 신격화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영생불사한다는 보혜사 이만희가 후계자를 둔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차치하고라도, 신천지의 2인자들이 김남희의 후계 승계를 가만히 두고만 볼지는 의문이다. 아마도 이들은 이만희의 사망 혹은 통제력 약화시기에 유력 지파들을 중심으로 이합집산 혹은 분리 독립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신천지는 세대교체를 둘러싼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단들의 세대교체 실패는 곧 이들의 몰락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할 것이다. 한편 이단들의 세대교체 시기는 한국 교회 이단 대처와 이단 피해 회복의 주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따라서 한국 교회의 신중한 전략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하나님의교회)의 세대교체도 주목받고 있다. 자칭 “재림 그리스도”이며 “하나님”인 설립자 안상홍이 1985년에 사망한 후 “어머니 하나님”을 자처하는 장길자가 이 단체를 이끌어 오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장길자의 지도 아래 교세가 급증하고, 국내외에서 체계적인 조직 확장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한편 장길자의 권한도 제한적으로 보이며, 그녀 곁에는 영구직 총회장 김주철이 실세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하나님의교회를 제외한 여타 이단들의 세대교체는 실패했거나 현재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다.
이단들의 세대교체가 진행 중인 현재, 교회는 세습 문제로 교회 안팎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세습’이라는 표현 속에는 이미 부정적인 가치판단이 내재되어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교회 세습에 비판적인 이들은 일부 교회 지도자의 부와 권력이 합법적 혹은 변칙적으로 세습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할 뿐만 아니라 조직적인 반대 운동까지 펼치고 있다.
세습에는 두 가지 얼굴이 있다. 하나는 ‘고난의 승계’이고, 다른 하나는 ‘부와 힘의 대물림’이다. 후임 목회자를 찾기 어려운 도서 산간 지역의 작은 교회를 담임하는 부모님의 뒤를 이어 그곳에서 사역하기로 결단하는 자녀들을 과연 누가 세습이라고 비난할 수 있을까?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소외된 이들을 묵묵히 도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목회자 부모님의 뒤를 이어 희생의 길을 걷기로 결단하는 자녀들에게 누가 세습이라고 비난할 수 있을까? 신실하고 성실한 목회자 부모의 애틋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을 따라 고난을 승계하는 신앙의 자녀들을 통해서 한국 교회의 소중한 신앙 유산도 이어지고 있다.
반면 사회적 동의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채 무리하게 진행되는 교회의 세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교회의 세습을 기업의 비윤리적 세습에 빗대어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자녀들을 위해 십자가의 길보다 면류관의 길을 마련해 주고 싶어 하는 부모들의 마음은 일면 이해가 된다. 하지만 사회적 공인으로서 떳떳하지 않은 대물림을 시도하는 것은 한국 교회의 사회적 공신력 및 지도력 부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있다.
정치인들이나 연예인들의 작은 실수에도 높은 윤리적 잣대를 적용하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분위기를 고려한다면, 일부 교회 지도자들의 도가 넘는 내리사랑을 걱정의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교회의 지도자들이 윤리·도덕적 우위를 점해야만 주변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세대교체 중인 이단들이 세습하는 교회를 비판한다면, 과연 한국 교회는 어떤 방어 시스템을 작동시킬 수 있을까? 신행일치의 높은 도덕성을 지닌 교회만이 사회와 이단의 도전에 효과적으로 응답할 수 있다. 부의 세습을 부끄러워할 줄 알고, 고난의 승계에 고마워할 줄 아는 교회만이 세대교체 중인 이단들의 몰락과 소멸을 앞당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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