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표지.jpg▲ 인공지능과 기독교 신앙
이제 교회가 응답할 때
이 책은 잡지처럼 편집되었다. 전문가 ‘대담’에 이어, ‘인공지능과 기독교 신앙’에 관해 전문가 4명의 글을 실었다. 그리고 뒷부분에 ‘북 리뷰’ 페이지를 두어 5권의 책에 관한 소개로 책을 마무리하였다. 단행본이라기보다는 전형적인 잡지 스타일이다.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로 사람들의 관심이 급격하게 인공지능에 쏠렸다. 이어서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잇따랐다. 그동안 기독교 신앙이 외면해오던 과학이, 엄청난 파워로 산업계는 물론 우리 일상생활에까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이제 기독교회가 대답해야 할 때이다. 아니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응답해야 한다.
이 책에서 필자들은 교회가 지성적 신앙을 더 이상 회피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과학을 경원시할 것이 아니라 받아들임으로써 시대와 동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첨단 기술이 이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지를 교회가 먼저 고민하고, 그에 대해 신앙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관련된 도서 《과학시대의 도전과 기독교의 응답》 《종교적 중립성의 신화》 《호모 데우스》 《슈퍼 인텔리전스》 《지능의 탄생》 다섯 권을 소개한다.
◈ 《인공지능과 기독교 신앙》 || 편저자 한국교회탐구센터는 ‘하나님나라를 위한 교회, 한국 교회를 위한 탐구’를 모토로 2011년에 설립되었다. 2016년부터 ‘과학과 신앙’에 대한 시리즈 기획물로서 《뇌과학과 기독교 신앙》 《외계인과 기독교 신앙》 등을 출판했다. Ivp, 2017. 12,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인공지능 시대가 두려운 사람들에게》 / 리처드 왓슨 / 원더박스
《호모 데우스》 / 유발 하라리 / 김영사

 
 
ai_face_circuitry. regmedia.co.uk.jpg▲ 우리 사회에 인공지능이 성큼 들어온 지도 제법 되었다. 그런데 교회는 아직도 못 본 척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 [출처: www.regmedia.co.uk]
AI, 로봇, 빅 데이터, 생체공학 등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기독교회, 4차 산업에 적극 대응해야

세계경제포럼(WEF) 창립자이자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의 《4차 산업혁명》이 2016년에 출판된 후, 전 세계의 IT업계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4차 산업혁명에서 뒤처지지 않아야 국가경제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였다.
 
인공지능, 일상생활 속으로 뛰어들다
김길구 2016년 이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회자되었던 낱말 중 하나로 인공지능(AI)을 들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인 기술로서 AI와 함께 로봇, 빅 데이터, 생체공학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런 첨단 과학기술의 일상화가 우리 기독교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김현호 인공지능이 일반인들에게까지 각인된 계기는 아무래도 2016년 3월에 벌어졌던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 간의 바둑대결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인공지능이 무엇인지에 관심조차 없던 사람들까지, 이 바둑대결을 계기로 AI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으니까요.
김수성 ‘알파고 쇼크’ 이후 뉴스를 타고 불길한 전망이 이어졌죠. 사람을 위해 설계한 인공지능이 오히려 역작용을 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AI도 ‘강한 지능’과 ‘약한 지능’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하는데, 현재 거론되거나 실용화되고 있는 것은 ‘약한 지능’이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김길구 정말 ‘쇼크’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직후,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문학상 공모전인 제3회 ‘호시신이치상’ 일반부문에 인공지능이 집필한 소설 11편이 출품돼 최소 1편 이상이 1차 심사를 통과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반부문에서만 1450편의 소설이 출품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인공지능이 신문 기사도 작성하고, 작곡을 한다든가 그림을 그린다는 발표도 잇따랐죠.
김현호 알파고의 발전 속도도 놀랄 정도입니다. 이세돌과 맞붙은 알파고는 ‘알파고 리’였습니다. 이후 ‘알파고 마스터’ ‘알파고 제로’로 발전을 거듭했죠. 그런데 발표에 따르면 ‘리’가 ‘제로’와의 바둑대결에서 0:100으로 완패했다고 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리’가 이세돌과의 대결 이전에 학습한 시간이 7개월이었는데, 2017년에 개발한 ‘제로’는 바둑을 하나도 모르는 밑바닥(zero)에서 이 경지에 도달하는 데 고작 사흘이 걸렸다고 합니다.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수성 알파고 이전에도 1997년 IBM의 ‘딥블루’와 체스 챔피언의 대결, 2011년 IBM의 ‘왓슨’과 텔레비전 퀴즈 쇼 ‘제퍼디’ 챔피언의 대결 등이 있었습니다. 이후 ‘왓슨’은 병원의 암센터와 연결되어 암 진단 등에 활용되고 있는데, 몇몇 우리나라 병원에서도 왓슨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AI가 전문직 일자리까지 넘보는 현실
김현호 최근 TV를 보면 인공지능 도우미에 관한 광고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통신회사에서 내놓은 것으로, 음성으로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디지털 기기들입니다. 한마디로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에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김길구 인공지능이 우리 일상생활에 들어왔다는 사실은, 곧 우리의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우선 거론할 수 있는 것으로 일자리 부족을 들 수 있습니다. 컴퓨터 도입과 자동화 시스템으로 벌써부터 일자리가 크게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일상화되면 상당수 일자리가 사라질 거라는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김수성 이에 관해서는 이미 많은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여태까지는 단순 반복 노동과 관련된 일자리가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앞으로는 소위 전문직까지도 위협할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김길구 작년에 ‘아마존’ 유통창고의 ‘키바’ 로봇시스템 동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넓은 창고에 사람은 몇 명 없고, 그나마 로봇의 보조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인공지능화된 로봇으로 처리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에서도 이 비슷한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마존 고’라는 무인 편의점은 곧 우리 주변에 나타날 것 같습니다.
김현호 아까 왓슨을 이야기했지만, 의사나 약사 업무도 인공지능이 처리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옵니다. 2016년에는 ‘인공지능 변호사’가 뉴욕 로펌에서 ‘근무’를 시작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습니다. 특기는 법률문서 검토로서, 초당 1억 장의 판례를 검토해 사건에 맞는 가장 적절한 판례를 추천한다고 합니다. 도저히 사람이 따라갈 수 없는 속도죠. 그러자 1년여 만에 수십 곳의 로펌이 이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김수성 인공지능이 발달함으로써, 이제는 패턴화된 업무는 모두 처리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예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공지능으로 인해 대체되기 어려운 직업 중 하나로 심리 상담을 꼽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오히려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심리 상담을 잘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심리 상담도 패턴화할 수 있는 업무라는 것이지요.
 
유발 하라리, “‘데이터교’ 일반화될 것”
김길구 이런 흐름이 곧 기독교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태까지 교인에 대한 목회상담은 목회자들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이러한 목회상담까지 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유발 하라리는 《호모 데우스》에서 앞으로 우리 사회에는 기술휴머니즘과 데이터교가 일반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합니다. 즉, 인간의 삶이 기술과 데이터에 종속되는 세상이 온다는 것이죠.
김수성 이로 인한 소득의 불균형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한때 20대 80의 사회라는 공식이 정보사회로 들어서면서는 10대 90의 사회로, 이제는 1대 99, 심지어는 0.01대 99.99의 사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현실입니다.
김현호 앞으로 기독 과학자들이 여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문제점을 충분히 고려한 연구를 해야 할 것입니다.
김수성 문제는 자본입니다. 자본의 후원을 받아 연구하는 과학자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에서 이와 같은 문제점을 정확하게 지적합니다. 1960년 현재 전체 응용곤충학자의 2퍼센트만이 생물학적 방제 분야에서 일하고, 나머지 98퍼센트는 화학 살충제 관련 연구에 몰두했다고 합니다. 즉, 자본의 지원을 받아 연구하는 학자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지요. 지금 상황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김현호 외국에서는 ‘사이언톨로지’라는, 과학을 신으로 섬기는 종교도 있습니다. 우리 일상에 종교처럼 파고든 스마트폰이나 인터넷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성도들은 대세라고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보다 더디더라도 본질을 추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편리함을 따르다 보면 영혼과 정신세계는 허약해질 수밖에 없지요. 교회는 거대한 흐름을 선순환 구조로 바꾸는 노력을 사회적 선교개념으로 접근하여야 합니다.
김길구 결국 교회가 팔짱만 끼고 바라볼 것이 아니라, 적극 나서서 연구할 인력을 지원한다든지, 템플턴(Templeton) 재단 같은 재단을 설립한다든지 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가 이 거대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휩쓸려 존재가치를 잃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음에는 데이비드 색스(David Sax)가 쓴 《아날로그의 반격》을 읽고, 오늘 나눈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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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교양 읽기 34] AI, 로봇, 빅 데이터, 생체공학 등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기독교회, 4차 산업에 적극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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