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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응답하라 2019
2019/06/26 10:3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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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진 목사.jpg
 
어쩌면 훗날 우리는 이런 제목을 가지고 오늘 이 순간들을 떠올리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응답하라 2019" - 아직 한 해의 절반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도 말입니다. 무술년에 일어난 일련의 기적들 시작은 돼지띠를 주축으로 이루어진 한국산 보이밴드 방탄소년단(BTS)이 끊었습니다. 놀랍게도 '비틀즈의 재림'이라 불리는 평균 나이 25.6세의 일곱 명 한국 젊은이들은 웸블리구장을 비롯해서 슈퍼스타들만 설 수 있다는 꿈과 전설의 무대에 연일 등장하며 전 세계적인 화제몰이 중입니다. 이들을 보기 위해 각국의 팬들이 며칠씩 심지어는 한 달 이상을 노숙하며 기다리는 모습도 생경하지만, 공연장 가득 울려 퍼지는 멤버들의 이름과 더군다나 한국말로 이루어진 가사를 함께 부르는 장관을 볼 때 느껴지는 전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가 하면 올해로 72회를 맞이하는 프랑스의 칸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기생충(Parasite)」이 마침내 황금종려상을 받았습니다.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로 불리는 칸의 본선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기뻐하고 축하하던 때가 임권택 감독「춘향뎐」의 2,000년이었는데, 19년 만에 한국영화는 작품성으로 인정받는 영화제의 최고봉에 우뚝 섰습니다. 이 시대의 민낯과 사회의 현실을 진지하게 그러나 특유의 해학과 풍자로 버무려 낸 이 영화는 많은 고전들이 그러했듯 앞으로도 두고두고 소환되는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남으리란 평들이 많습니다. 단순히 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아니라, 우리 문화와 예술이 이 시대를 분별하고 역사를 바라보는 통찰력을 제시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가장 한국적인 소재로 가장 보편적인 주제를 표현할 수 있는 역량이라니, 그래서 고무적입니다.
아직도 우리는 1983년 6월 멕시코에서 일어났던 작은 기적을 기억합니다. 박종환 감독이 이끌던 한국대표팀은 당시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그 때로부터 36년 만인 지난 6월 16일 한국청소년국가대표팀이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U-20 월드컵(이전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게다가 '막내형'이라는 기막힌 별명을 얻은 18세의 이강인 선수는 우승팀을 젖히고 최우수선수상에 해당하는 골든볼까지 수상했습니다. 메시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멕시코 4강은 신화라 부르지만, 우치의 결승은 더 이상 전설이 아닙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한 달 전 유럽 챔피언스 결승 리그에서 한국의 손흥민 선수가 보여 준 활약을 충분히 감상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국력이 전방위적으로 높아지고 강해졌다 느끼는 사람들이 우리 국민만은 아닐 겁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 선수의 최근 소식 또한 우리 마음을 뿌듯하게 합니다. LA 다저스 소속으로 올해 서른 두 살인 투수 류현진은 탁월한 성적과 함께 역대급인 기록을 작성 중에 있습니다. 방어율 1위를 비롯해서 각종 지표가 세계에서 가장 야구를 잘 한다는 선수들만 모인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적보다도 더 대단한 점은, 그가 2015년과 2016년 연이어 어깨관절와순수술과 토미존수술(팔꿈치인대접합수술)이라는 가장 치명적인 두 차례의 수술을 받고 극적으로 재기했다는 사실입니다. 아니, 오히려 그전보다 실력이 더욱 일취월장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탄과 도전을 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미국의 한 매체가 보도한 다음 기사가 신선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그는 가장 재미있게 놀 줄 아는 선수다." 한국청소년축구대표팀 사령탑인 정정용 감독도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에게 늘 "잘 놀고 오라" 했고, 선수들 또한 그 말을 즐겼다고 합니다. 시련과 아픔 속에서도 이들이 보여주는 평정심과 여유와 해학이야말로 바로 우리 미래의 자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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