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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강제징용을 배상하라
2019/07/30 11:0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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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진 목사.jpg
 한·일간 경제 분쟁이 한참입니다. 일본 정부가 대한민국을 대상으로 반도체와 관련된 일부 품목(불화수소 등)에 대해 수출 규제를 시작하고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도 제외하겠다는 결정을 내리자, 한국에서는 정부는 물론이요 국민들 가운데 반발이 확산되어 일본 상품 불매 및 일본 여행 거부 운동이 마른 갈대밭에 붙은 불처럼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금 미국과 중국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무역 분쟁과는 조금 다른 양상입니다. 이번 일본의 조치는 최근 한국에서 내려진 강제징용배상판결에 대한 보복이라는 관점에서 그렇습니다.  
2018년 10월 30일 대한민국의 대법원은 1940년대 일본강점기 때 강제징용을 당한 생존 피해자 4인이 신일철주금(新日鐵住金), 미츠비시(三菱)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한국 대법원은 이 사건의 핵심이 강제징용의 직접적 피해자들이 개인적으로 일본 정부가 아닌 개별 기업에 주장한 청구권이기 때문에 1965년 한일협정과는 무관한 사건이라고 보아 피고는 원고에 대해 각각 1억 원씩 배상금을 지불하라는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휠체어에 탄 채로 판결을 지켜보던 98세의 이춘식 할아버지는 13년이라는 긴 세월의 소송 기간 중 먼저 사망한 세 분을 생각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같이 이렇게 살아서 봤더라면 ... 오늘은 나 혼자라 내가 눈물 나고 슬프고 그래요.”
어찌 한국뿐이겠습니까? 일본의 강제 노역에 동원되었던 인도네시아인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지옥 같았던 노역에서 살아남은 이 인도네시아 노동자는 그가 어디에 있는지, 또한 집에 갈 방도가 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결국 그는 타국의 여성과 결혼하고 수십 년 세월을 낯 선 이방 땅에서 살았습니다. 오랜 세월이 흘러 한 독지가의 도움으로 그는 마침내 고향인 자바 섬을 방문할 수 있었지만 누구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밤 한 할머니가 그를 찾아와 자신을 알아보겠냐고 물었습니다. 기억해보려고 애썼으나 기억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당신의 약혼녀였습니다. 여전히 그렇지요.”(타카미츠 무라오카, 『나의 비아돌로로사』 중에서)
전쟁 기간 중 마찬가지로 강제 노역을 당했던 중국인 피해자 단체는(3,700명) 오랜 기간 소송을 벌인 결과, 2016년 중국 법원으로부터 미츠비시는 피해자 혹은 친지들 1인당 10만 위안(미화 약 15만 달러)을 보상하라는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1972년 중국과 일본 사이에 체결된 양자조약을 이유로 여전히 개인적인 보상까지도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입장과는 상반된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2년 후 대한민국 법원 역시 비슷한 내용에 비슷한 규모의 배상금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인도네시아를 비롯해서 태국, 미얀마, 필리핀 등 많은 나라에 정확한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은 유사한 피해자들이 다수 존재합니다. 동일한 논리와 보상이 이들에게도 주어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일본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황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추상적인 인류애에 호소하는 일이 아닙니다. 전쟁이라고 하는 특수 상황을 거론하면서 회피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자신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와, 기본적인 인권마저도 무시한 채 자행한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 정당한 배상을 요구함은 언제나 국제법상의 ‘형평과 선’ 원칙에 맞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오래 전부터 성경을 통해 표출된 ‘하나님 나라’의 원리에도 절대적으로 부합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신명기 24장 15절입니다. “그 날 품삯은 그 날로 주되 해가 지기 전에 주어야 합니다. 그는 가난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 날 품삯을 그 날 받아야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가 그 날 품삯을 못 받아 당신들을 원망하면서 주님께 호소하면 당신들에게 죄가 돌아갈 것입니다.”(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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