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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철목사] 생명을 살리는 교회
2019/10/14 13:2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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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필자가 사역하는 교회 새벽기도 때 소란한 일이 있었다. 한 낯선 남성이 새벽기도회가 끝날 때까지 들어오는 문 앞 끝자리에 앉아서는 등을 지고 있었다. 그리고 불이 꺼지고 개인기도를 시작하자 갑자기 큰 소리를 지르며, 거친 말과 심한 욕을 하기 시작했다.
필자가 기도를 중단하고 나가 보니 교회에 가끔 오는 50대의 알코올중독자 형제였다. 이 형제와 새가족실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주님이 제게 “그 형제의 집으로 가서 기도해주면 좋겠다”는 마음을 주셨다. 솔직히 무슨 일이 닥칠지 몰라 피하려고 했지만 주님의 마음이 너무 분명해 그 형제를 따라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길을 함께 걸어가기 시작했다. 형제는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때로는 오해를 받아 경찰서에 잡혀가기도 했다고 했다. 이런 세상과 사람이 싫어 다 죽이고 자신도 죽고 싶다고도 했다. 솔직히 두려웠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도착한 형제의 방은 알코올이 주인 된 비참한 인생의 모습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한 사람 겨우 누울 수 있는 방에는 온갖 쓰레기와 술병이 널려져 있었고, 코를 뜰 수 없는 역겨운 냄새가 가득했다. 솔직히 인간적으로는 빨리 그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그 순간 하나님께서는 필자에게 월드비전의 세계시민학교장인 한비야 자매가 쓴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는 책의 내용을 생각나게 했다.
“바닷가에 사는 한 어부가 아침마다 해변으로 밀려온 불가사리를 바다로 던져 살려 주었다. ‘그 수많은 불가사리 중 겨우 몇 마리를 살린다고 뭐가 달라지겠소?’ 동네 사람의 물음에 어부는 대답했다. ‘그 불가사리로서는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건진 거죠.’ 이것이 내 마음이다.”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분명 ‘쓰레기와 같은 인생’일 것이다. 그러나 주님의 눈으로 본다면 그 형제도 하나님의 구원이 필요한 ‘존귀한 인생’임을 주님이 보여주셨다. 그리고 필자는 그 악취 나는 방에서 형제의 몸에 안수하며 그 형제를 위해 기도했다. 그 순간 하나님이 저와 그 분에게 큰 은혜를 주셨다. 형제가 갑자기 흐느끼며 “목사님, 저 같은 인간도 희망이 있을까요?”라고 말하는데, 아무 말 않고 악취가 진동하는 그 형제를 안아주었다.
그리고는 “제가 형제님의 친구가 되어 주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집을 나와 교회로 돌아가는데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스스로에게 물었다. ‘지옥과도 같은 삶을 사는 그 형제를 돕고, 좋은 친구가 되어줄 수 있을까?’ 솔직히 내 힘으로는 안 될 것 같았다. 그러나 나의 이런 생각과 관계없이 분명한 사실은 이런 잃어버린 한 사람을 위해 주님이 오셨다는 것이다. 그리고 복음은 이런 사람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 우리 주변을 둘러본다. 절망적 상황이 우리를 덮고 있다. 주님이 피값을 주고 산 존귀한 형제자매들을 내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너무 쉽게 정죄한다. 내가 조금 아는 지식과 정보로 모든 것을 아는 양 함부로 판단한다. 교회 지도자들의 입에서 생명을 살리는 말과 복음과 하나님 나라 이야기보다 세상의 이야기들과 죽음의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러는 사이 교회의 모판과 같은 다음세대가 교회를 떠나고, ‘가나안 교인’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예수쟁이는 달라야 한다. 주님의 눈으로 사람과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쉽게 판단하거나 정죄하지 말고, 오히려 연약한 사람들을 안아주고, 살리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죽음을 노래하지 말고 생명을 노래해야 한다. 갈등의 증폭자가 되기보다 갈등의 치유자가 되어야 한다. 하나님 나라는 “오직 성령 안에서 의와 평강과 희락”(롬 14:17)이다. 생명을 살리는 교회, 성도가 정말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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