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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임중칼럼] 우리를 파멸하게 하는 것(2)
2019/10/14 12:5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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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촛불집회 외침은 <조국수호 검찰개혁>이였고 광화문 태극기 집회 외침은 <조국구속 법치수호>였다. 서초동 집회는 200만이라 하고 광화문집회는 300만이라고 했다. 국회는 여야 할 것 없이 자기들의 입맛대로 집회현장을 아전인수 식으로 해석하여 자기들에게 유익한대로 짜집기를 한다. 이 모든 일을 정리 해야할 대통합의 근원지가 되는 청와대는 남의 집 불구경 하듯 한다. 소설 이야기가 아니고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재진행형 현실이다. 해방 이후 찬탁(贊託)과 반탁(反託)으로 나라가 둘로 갈라진 비극이 지금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가 사라진 <광장 vs 광장> 대결을 보면서 극단적 국론분열은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정치 문외한이 보아도 답이 간단한데 그것이 안 된다. 안 되는 중심에는 집단이기주의가 용틀임하고 있는 듯 하기에 섬칫한 느낌을 갖게 한다. 다시 말하면 국민이 없고 국가도 없는 자기들만의 사욕으로 채색된 파멸의 그림자만 드리워지고 있음을 본다. 우리 모두가 파멸하는 그림자다.
여의도 정치가 실종되었다는 말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어릴 때 독재 시대라 불렀던 이승만정권 박정희 정권때에도 대화와 타협의 정신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정신이 사라진 치킨 게임식의 대결정치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순진한 국민들은 소귀에 경읽기 현상에 속이 타서 소리라도 질러보자고 광장으로 광장으로 몰려들어 작금의 정치는 광장정치를 초래하고 있다. 그래도 국회의장은 내일을 바라보는 혜안이 있었는지 “정치 지도자라는 분들이 집회에 몇 명이 나왔는지 숫자 놀음에 빠져 나라가 두 쪽이 나도 관계없다는 것 아닌가”라고 탄식을 했다. 국회의장은 국민을 대표로하는 국회의 수장이니 국민이 해야 할 말을 대신한 것이다. 그런데 청와대는 말이 없다. 국회를 중심으로 정치는 말할 것도 없고 법조계도 둘로 교육계도 둘로 사회도 둘로, 종교계도 둘로 나뉘어진 분열과 편가르기와 선동이 위험선에 다다랐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데 나라가 이 지경이 되었는데 아직도 난세가 아닌가? 나라가 이젠 광천국(狂泉國) 이야기같이 되어감을 탄식한다. 송나라 학자 원찬(袁澯)의 <묘덕선생전(妙德先生佺)>에 나오는 광천(狂泉)이야기는 마치 오늘의 우리 사회를 빗대어 쓴 예언적인 글 같아 마음이 서늘함을 느낀다. 옛날 샘(泉)이 하나밖에 없는 나라가 있었다. 그 샘의 이름은 광천(狂泉)이라 불리는 샘이었는데 그 샘물을 마시는 자 마다 미치게 되었다. 그렇게 되다보니 부자유친(父子有親)도 무너지고, 장유유서(長幼有序)도 깨어지며, 남녀유별(男女有別)따위는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되었다. 그러니 자연 국가는 존립자체가 무너지고 사회 질서는 붕괴되고 하나같이 그 물을 마신 자마다 제정신이 아니었다. 닥치는 대로 빼앗고, 기가 동하면 능욕하고, 화나면 불지르고, 제멋대로 안 되면 살상을 자행하였다. 그러자니 사회는 살기(殺氣)가 돌았고 사람들의 마음은 황폐한 광야가 되었다. 그런데 그 샘의 물을 마시지 않은 단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바로 그 나라의 임금이었는데 임금은 새로 샘을 파서 그 물을 마시게 되어 미치지 않는 정상인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나라 안 모두가 미쳐 날뛰는 판에 미친 사람들은 오히려 미치지 않은 임금을 미친 사람으로 취급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임금님을 잡아 그 미친병을 고친다고 하면서 뜸질 찜질을 하고, 귀신 쫓는다 하여 거꾸로 매달아 패고 살점을 저미었다. 임금은 고통을 참다못해 그 광천 물을 마시고 결국 미쳐버렸다.
상식이 무너지고 이성이 온전치 못한 사람들로 인해 오히려 건강하고, 온전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의 생활을 황폐하게 하는 도덕과 윤리의 마지막 고리마저 빼버리는 난세를 빗댄 이야기다. 이와 같은 광기에 휩쓸리면 앞뒤분별력을 잃어버리고 난장판을 만들기에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불안하고 소름끼치는 어두움의 바람에 휩싸인 듯한 기분이다. 그것이 지금 이 나라의 상황이다. 그리고 우리의 다음세대를 걱정한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중에 뉴스를 보던 옆 테이블의 어르신 몇 분이 식사를 하시면서 나누는 대화가 마음을 아리게 했다. “조국이 내려오면 다 끝나는데 왜 저리도 미나리판을 만드노?” “그게 쉽나. 저 사람들도 잘한다고 하는데.” “그러니깐 미쳤지 미쳤어” “우리는 미치지 말고 밥이나 먹자.” 자조인지, 비아냥인지, 포기인지 모를 뒤엉킨 국민정서를 느끼면서 숟가락을 들지 못했다.
공직사회의 어수선한 분위기가 그렇고, 경제의 현주소가 불안의 널뛰기처럼 멈추지 않으며, 언론사들의 홈페이지 게시판을 도배하는 막가파 같은 언어표현이 그렇고, 도처에 흑백논리의 쟁투적인 현상이 그렇고, 그래서 우리사회 현상은 마치 광천의 샘물을 마신 것 같은 형언할 수 없는 두려움이 마음을 파고든다. 이것이 어디 하루 이틀의 상황인가? 그런데도 이 광기를 몰아낼 사람도 단체도 대책도 보이지 않기에 더욱 두렵기만 하다.
자살론(自殺論)으로 유명한 뒤르깽은 ‘욕망 투성이의 인간행위를 규제하고 억제시키는 공통의 가치 및 도덕기준을 상실한 혼란상태를 아노미현상’이라 했다. 광천(狂泉)현상은 바로 아노미현상인 것이다. 정의를 말하면서 불의를 행하고, 개혁을 외치면서 파괴를 일삼으며, 혁신을 주장하며 이기적 욕망에 눈을 흘기며, 사랑을 말하면서 그 입으로 온갖 미움과 저주와 정죄를 쏟아내는 오늘의 현상은 광천의 물을 마시지 않고는 그러할 수 없는 노릇이라는 생각에 온 몸이 떨린다.
서초동은 어느 나라 땅이며 광화문은 어느 나라 땅인가? 염치와 분수를 알고 공정과 정의를 생명처럼 여겼던 우리 조상들은 일제와 싸우고 공산주의와 싸우고 IMF와 싸워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했다. 그런데 작금의 정치 지도자들이 자기 배만 불리려고 백성들을 광장으로 내 몰고 뒤에서 아전인수로 아귀다툼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는 파멸할 수 밖에 없다. 그 때는 여와 야도, 진보와 보수도 너도 나도 없다. 그러면서 목사로서 조용히 교회를 돌아본다. 유구무언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스스로 분쟁하는 나라마다 황폐하여지며 스스로 분쟁하는 집은 무너지느니라.(눅11:17)” 이것을 깨달아야 파멸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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