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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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5명 중 1명만 “한국교회를 신뢰한다”고 답해 교회 신뢰도가 여전히 답보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사장 홍정길, 이하 기윤실)가 지난 3일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관에서 ‘2017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기윤실은 2008년부터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를 조사해 발표해오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앤컴리서치가 지난 1월 20일부터 21일까지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국교회 신뢰도 1.jpg▲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사람들의 비중이 20.2%인 반면, 불신한다는 사람들의 비중은 51.2%로 조사됐다.
 
 
△응답자 절반 이상 “한국교회 신뢰 안 해”
조사결과 ‘한국교회를 신뢰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20.2%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2013년 결과(19.4%)와 비교했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점수 역시 5점 만점에 2.55점으로, 평균인 3점에도 미쳐 2008년 조사 이후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한번도 3점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51.2%로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부정적 응답을 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통’이라는 응답도 28.6%로 역대 최저였다.
특히 기독교인, 비기독교인 별 신뢰도에서 차이가 뚜렷했다. 기독교인의 경우 59.9%가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했으며, 비기독교인은 10.7%만이 한국교회를 신뢰한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 신뢰도에서는 30대가 가장 낮은 신뢰도를 보였다. 30대는 5점 만점에 2.37점, 40대는 2.39점, 50대는 2.58점, 60대는 2.87점을 줬다. 50대 이상, 주부계층, 저학력층, 생활수준 하층, 보수층에서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높게 나왔고, 30대 연령층, 고학력층, 화이트칼라층, 생활수준 상층, 중도/보수층에서는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다.
2연령대별 신뢰도.jpg▲ 연령대별 한국교회 신뢰도에서 30대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단위:5점 척도)
 
기독교인, 목사, 교회활동별 신뢰도에서는 교회활동을 신뢰도가 27.8%로 가장 높았으나, 신뢰하지 않는 비율에서는 목사가 50.3%로 가장 높았다.
이날 조사 결과를 발표한 조흥식 교수(서울대, 기윤실 이사)는 한국교회의 전반적인 신뢰도가 보통이하의 낮은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보통이하의 낮은 신뢰도 수준 자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할 수 있으나,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심화되는 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비기독교인과 기독교인의 인식차이가 크게 나타는 것에 냉정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장 신뢰하는 종교 1순위 가톨릭, 기독교는 3순위
신뢰하는 종교를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32.9%가 가톨릭이라고 답했다. 불교가 21.3%로 그 다음이었으며, 기독교는 18.9%로 3대 종교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불교와의 격차가 2013년과 비교했을 때 6.7%에서 2.4%로 줄었으나, 이는 기독교의 신뢰도가 증가했다기보다 불교의 신뢰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연도별 신뢰하는 종교.jpg▲ 연도별 가장 신뢰하는 종교(단위 : %)
 
그러나 사회봉사활동을 가장 많이 하는 종교로 기독교(43.9%)라고 답했다. 가톨릭은 34.8&, 불교는 7.8%였다.
또 향후 10년 이후 가장 증가할 종교로 기독교를 꼽았다(40.3%). 가톨릭(20.4%)의 약 두배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기독교는 항상 전도에 열심이고 교회를 늘려나가는데 열심이니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기독교가 성장을 중시한다는 이미지를 사람들이 아직 가지고 있다면 앞으로 기독교의 이미지를 개선해 나가는 데는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사회문제 해결이나 사회통합에 기여하고 있다’에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응답자 34.9%가 긍정적인 응답을 했으며, ‘사회와의 소통’에 관한 응답에도 38.7%만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최근 시국 문제에 한국교회가 역할을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23.4%만이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나머지 76.5%는 부정적으로 평가해 절반 이상이 현 시국에서 한국교회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응답자들은 올해 대선 과정에서 기독교가 ‘갈등 해소와 국민통합’(36.9%), ‘공정한 선거를 위한 감시 활동’(25.0%), ‘국가의 윤리적 기본 방향 제시’(23.4%) 등을 수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조흥식 교수는 “기독교에게 갈등의 해소와 국민통합을 요청한다는 것은 기독교가 아직까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 못했다는 신호이자 세상의 따끔한 충고”라면서 “기독교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감으로써 이러한 요구에 부응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또한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 신뢰도 제고를 위해 “투명한 재정사용, 윤리·도덕실천운동”
응답자들은 한국교회 신뢰도 제고를 위해 최우선적 개선점으로 ‘불투명한 재정 사용’(26.1%)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그 다음은 ‘타종교에 대한 태도’(21.9%), ‘목사들의 삶’(17.2%), ‘교인들의 삶’(14.5%), ‘교회성장제일우선주의’(12.3%) 순으로 응답했다. 이 응답에서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사이에 차이가 보였는데, 기독교인은 ‘기독교인들의 삶’(27.9%), 비기독교인들은 ‘불투명한 재정사용’(28.4%)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4 한국교회 신뢰도 제고를 위한 최우선적 개선점.jpg▲ 한국교회의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한 최우선적 개선점(단위 : %)
 
한국교회의 사회적 활동에서는 ‘윤리와 도덕 실천운동(48.3%)가 가장 높았으나, 이 항목에서도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의 시각차를 보였다. 기독교인들은 ’봉사 및 구제활동‘(40.5%)를 가장 필요한 사회활동으로 꼽았고, 반면 비기독교인은 ’윤리와 도덕실천요구(47.2%)‘를 1순위로 답했다.
5제고를 위한 사회적 활동.jpg▲ 한국교회의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한 사회적 활동(단위 : %)
 
6목사 제고.jpg▲ 목회자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개선점(단위 : %)
 
한편, 목회자에게 바라는 점의 1순위는 ‘윤리와 도덕성’(49.4%)이라고 응답했다. 응답자들은 목회자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개선점으로 그 다음이 ‘물질추구성향’(12.5%), ‘사회현실이해 및 참여’(11.2%), ‘교회성장주의’(9.3%), ‘능력과 리더십’(7.3%), ‘권위주의’(6.2%) 순으로 응답했는데, 이 문항에서는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간의 응답차이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7기독교인 비기독교인별.jpg▲ 기독교인/비기독교인 별 기독교인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개선점(단위 : %)
 
기독교인의 개선점으로는 ‘정직함’이 1위로 나타났다. 순위차이는 있었으나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모두 ‘정직하지 못함’(28.3%), ‘남에 대한 배려 부족’(26.8%), ‘배타성’(23.2%)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흥식 교수는 “한국교회의 도덕적인 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모든 응답에는 기독교인보다 비기독교인의 목소리가 강하게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한국교회에 대한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역할을 기대하는 동시에 이에 대한 제고가 필요함을 말하고 있다”면서 한국교회가 성경에서 말하는 윤리에 대해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부름 받은 그리스도인들이 개인의 죄와 공도체의 죄가 난무한 ‘세상’가운데 존재한다며 “한국교회는 기독교 윤리에 대한 끊임없는 실천을 위한 전투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논평을 전한 조성돈 교수는 한국교회를 전혀 신뢰할 수 없다고 대답한 사람이 20%나 된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사회가 대혼동을 겪는 상황에서 정신적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한데 기독교가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된다”며 “이 현실 가운데 기독교가 앞으로 1년 내지는 몇 년의 기간 동안 주어진 역할을 어떻게 감당하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신뢰도는 또 등락을 거듭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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