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Tx_Delivery_Truebeam_002_960x500.jpg▲ 방사선 치료기 트루빔(사진출처 : 의료기기업체 베리안)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에는 약 110억 상당의 ‘트루빔’이라는 방사선 암치료기가 설치돼 있다. 트루빔은 4차원 입체 방사선 치료기로 암 조직이 아닌 정상 세포에 불필요한 방사선이 노출되는 것을 막고 기존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암치료기다. 지금까지 복음병원에 들어온 장비 중 최고가의 의료장비로 알려져 있다. 병원 측은 HDX(트루빔 한국배급업체)측과 2015년 1월 계약했고, 그해 4월 메인장비가 복음병원에 들어왔다. 당시만 해도 암전문병원 위상을 돈독히 하기 위한 복음병원의 탁월한 선택이라는 여론이 높았고, 지역의 암환자들에게도 기쁜 소식이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까지 트루빔은 정상가동이 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 정상가동을 위한 시험운전을 하고 있으며, 7월 중 첫 가동을 할 예정이다. ‘꿈의 암치료기’에서 ‘철지난 장비’가 된 트루빔, 무슨 이유에서 지난 2년 동안 잠자고 있었는지 그 원인 규명이 필요할 것 같다.
 
업체의 이상한(?) 주장
트루빔은 2015년 1월 109억 9천만 원에 정상적으로 계약했고, 4월 메인장비가 복음병원에 들어왔다. 하지만 약 10억 상당의 주변기계가 들어오지 못했다. 업체 측(HDX)은 전 병원장과 해당부서 당시 주임 교수와 사전(계약 전) 구두약속을 했기 때문에 납품할 이유가 없고, 일부 주변기계가 없더라도 가동을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기계를 조속히 가동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두 사람(전 원장과 당시 주임교수)이 업체 측과 구두 약속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고, 정식 계약한 계약서 내용대로 주변기계들을 납품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업체 측은 ‘조속한 가동’을, 병원 측은 ‘계약서대로’라는 양측의 주장이 한동안 계속됐다. 병원 측이 전혀 물러서지 않자, 업체 A 상무는 “모 교수가 리베이트를 요구한다”, “(기계가 가동되지 않아서)환자들이 죽어 나가고 있는데, 모 직원이 골프나 치고 다닌다”며 네거티브 공세로 돌아선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도 통하지 않자, 최근 들어 주변기계 모두를 납부하겠다고 밝히며 현재 시험가동을 하고 있다. 업체의 일방적인 주장에 병원이 2년 동안 끌려 다닌 셈이다. 더 황당한 사실은 업체 측이 병원을 상대로 지난 2년간 기계를 가동하지 않아,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고 병원 측에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해 왔다는 것이다. 병원도 반소를 진행 중이다.
 
법인 이사회는 왜 침묵했나?
100억이 넘는 기계가 지난 2년 동안 정지되어 있었고, 병원 측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왔지만, 원인규명을 위한 특별한 노력은 없었다. 법인이사회는 소위원회나 법인 감사를 통해 내용을 파악하고 보고는 했지만, 이사회는 그 흔한 조사위원회 구성조차 없었다. 병원 측은 수차례 강영안 전 이사장에게 보고를 하였지만, 강 이사장은 지난 1월 ‘트루빔 가동 지시의 건’이라는 공문을 통해 조속한 가동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는 지시만 내렸다는 사실이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업체의 횡포에 대해 전면에서 싸웠던 인물이 전 행정처장이라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업체 A 상무는 전 행정처장을 음해했고, 재단사무국에도 음해성 문건을 보내곤 했다. 업체 측 입장에서는 가장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전 행정처장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A 상무와 해당 과(방사선과) 직원이 대화를 하면서 “이번 이사회에서 처장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구성되고, 노동조합이 교육부에 진정을 하게 될 것”이라는 발언이 있었고, 실제 이사회와 노동조합은 이 직원(해당 과)의 말대로 징계위원회 구성과 교육부 진정을 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힘 있는 특정한 세력이 사전 시나리오를 만들지 않으면 발생하기 힘든 일들이 최근 들어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 행정처장도 “내가 이렇게 된 것은 트루빔 문제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트루빔 문제와 관련해 학교법인 감사는 ‘방사선 치료 장비 도입에 대한 의혹 조사’를 이사회에 상정해 놓고 있다. 새롭게 구성된 법인 이사회가 트루빔 문제를 명백하게 밝히고 넘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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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 잠자고 있는 꿈의 암치료기 ‘트루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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