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진영대성교회.jpg▲ 구 진영대성교회. 십자가와 '진영대성교회' 간판이 사라졌다. 현재 리모델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측 장유대성교회(한재엽 목사)가 60주년 기념교회로 세운 진영대성교회(정상화 목사)의 구 예배당(김해시 진영읍 김해대로 332번길 31-6번지)이 최근 이단 하나님의교회 측에 매각됐다. 진영대성교회는 지난 2011년 5월 교회창립 및 입당예배를 한 바 있고, 다음해 2012년 6월 지금의 부지를 매입해 금년 6월 입당 및 봉헌 감사예배를 드렸다. 문제는 2011년 입당한 구 예배당이 금년 4월 6일경 하나님의교회 측에 매각됐다는 사실이다. 이 사실을 안 김해 및 진영지역 목회자들 사이에서는 “한마디로 충격이다”라는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어떻게 해서 예배당이 이단에 매각됐는지 취재를 통해 살펴봤다.
 
문제의 인물 ‘허담 목사’
진영대성교회 정상화 목사는 이번 사건을 상당히 곤혹스러워 한다. 하나님의교회측에 넘어간 구 예배당을 얼마 전(금년 4월 2일)까지만 해도 ‘진영대성교회’라는 간판을 달고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상화 목사는 “오해를 받을 수 있지만,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모든게 명확히 드러난다. 우리는 절대 이단에게 교회를 매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제 등기부 등본을 살펴보면 진영대성교회(소유자 경남노회유지재단)와 하나님의교회 사이에 ‘허담’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정상화 목사는 “우리는 허담이라는 사람에게 교회당을 매각했고, 허담이라는 인물이 다시 이단에게 매각했다”고 말했다. 등기부등본에도 금년 2월3일 허담이라는 인물에게 20억에 매각했고, 허담은 4월4일경 등기부에 등재한 후 이틀 뒤(4월6일) 하나님의교회세계복음선교협회(대표자 김주철)측에 21억 원에 매매한 기록이 있다. 정 목사의 말대로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구예배당은 진영대성교회가 아닌 허담이라는 인물이 이단에게 매각했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난다.
진영대성교회 등기부등본.jpg▲ 허담 목사는 매임한 지 이틀만에(금년 4월 6일) 하나님의교회에 소유권을 이전했다.
 
 
허담 목사는 누구인가?
정상화 목사는 “허담은 합동개혁측 총회 소속 목회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원도에서 신학교를 하고 있고, 이곳(진영)에서 신학교를 하기 위해 구 진영대성교회 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평일에는 신학교로 운영하고 주일에는 교회로 사용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본보도 허담이라는 인물을 추적했지만 쉽지는 않았다. 합동개혁총회가 그동안 몇 차례 분열을 했기 때문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에 등록돼 있는 곳과 인터넷 상에 검색한 결과 총 5곳의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개혁총회)가 검색됐다. 이중 A 총회(총회장 이00 목사)에서 허담 목사를 알고 있는 이와 통화를 할 수 있었다. A 총회 신학교 학장이라고 신분을 밝힌 그는 “허담 목사는 과거 원주신학교를 졸업한 인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 총회가 5년 전 갈라졌다. 그 분이 지금 우리 총회 소속인지, 아니면 B 총회(총회장 윤00 목사)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렇지만 원주신학교가 B 총회 소속이기 때문에 B 총회 소속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B 총회의 경우 한기총에 등록돼 있는 전화로 수차례 시도해도 통화가 되지 않았다.
 
충분한 검증을 거쳤나?
최근들어 하나님의교회를 포함한 이단들이 기존 예배당을 매입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기존 예배당을 매입할 경우 자신들이 이단이라는 사실을 일시적으로 속일 수 있고(이단이라는 사실을 알면 지역주민들이 반대시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리모델링이 거의 필요없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들 때문에 일선 교회가 예배당을 매매할 경우 충분한 검증을 거쳐야만 한다. 진영대성교회측도 구 예배당을 매매하기 위해 사전 검증을 거쳤다고 주장했다. 정상화 목사는 “교회를 매매 하기 전 이 분에 대해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 그 교단 신학교와 교단 목사안수 받은 것을 확인했다. 확인 과정 없이 예배당을 매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교단소속증명서’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취재해 보십시오”라는 애매한 답변을 했다.
 
이해되지 않는 진영대성교회의 입장
허담 목사의 실체를 알기 위해서는 실제 매매를 한 진영대성교회의 협조가 필요했다. 허담 목사의 정확한 소속총회와 연락처를 진영대성교회가 이미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영대성교회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교회의 입장은 ‘기사화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고, 그것이 당회의 뜻이라고 정 목사는 입장을 전해왔다. ‘지역교회에 정확한 사실을 알려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오해받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든 진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똑같은 사건이 발생할 수 있고, 예방차원에서 취재에 협조해 달라’는 부탁에 대해서는 허담 목사의 ‘성직자 신분증’을 SNS 상으로 보내줬지만, 이것도 확인전화번호를 가려서 보내왔다. 정상화 목사는 “이미 시찰회를 거쳐 노회와 교단차원에서 대응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가 알아서 한다. 더 이상 답문하지 않겠다”고 마지막 입장을 보내왔다.
 
허담 목사 성직자.jpg▲ 정상화 목사가 보내준 허담 목사의 '성직자 신분증'. 확인전화는 가려져 있다.
 
유사한 사례들 많아
이번 사건처럼 이단 하나님의교회의 기존 예배당 매입은 영남권만 해도 4차례나 된다. 지난 2011년 6월 김해성산교회가 하나님의교회측에 예배당을 매매한 바 있다. 김해성산교회의 경우는 무리한 건축으로 인해 건축비를 감당하지 못한 케이스다. 예배당을 매매한 황인섭 목사는 연락이 두절됐고, 뒤늦게 드러난 사실은 김해성산교회가 어느 교단에도 가입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예배당이 매각 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5월에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사천읍교회(김세봉 목사)가 새 예배당을 건축한 뒤 구 예배당을 이단 하나님의교회 측에 매각한 바 있다. 사천읍교회도 순복음교단 소속 목회자라는 사람이 나타나 매입을 했지만, 계약 이후 하나님의교회가 속여 계약을 추진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당시 김세봉 목사는 “과정이 어떠했든 결과적으로 사실이기 때문에 한국교회에 사죄드린다”며 한동안 설교와 회의주관을 하지 않고 자진 근신을 했다. 당회원들도 대표기도와 회의주관을 하지 않고 담임목사와 함께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2015년 1월에는 포항기쁨의교회가 하나님의교회에 속아 구 예배당을 매매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때도 중계인이 나타나 ‘예배당을 유치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해서 매각했지만, 뒤늦게 하나님의교회에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기쁨의교회는 앞선 교회와 달리 강하게 반발했다. 포항지역이단사이비추방대책위원회와 함께 구 예배당 주차장에서 대규모 시위까지 벌였고, 교회차원에서는 소송까지 진행했다.
2015년 6월에는 기장군에 있는 일광제일교회가 이단 하나님의교회에 예배당을 매매했다. 일광제일교회도 무리한 건축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고 예배당이 경매까지 들어갔다. 그 과정에서 하나님의교회 측이 신분을 숨기고 중계인을 통해 접근해 왔다. 교단을 ‘하나님의성회’라며 협상해 왔었는데, 매매과정에서 이단 하나님의교회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담임목사 이무관 목사는 그 후 연락을 끊었는데, 하나님의교회 측은 유치권자에게 접촉했고, 이후에는 2차 낙찰 때 무조건 하나님의교회 측이 낙찰해 간다고 협박까지 일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예배당은 하나님의교회에 넘어갔고, 이 사건 이후 이무관 목사는 자진 사임했다.
 
보다 철저한 검증 필요
과거 사례들을 살펴봐도 허담이라는 인물은 하나님의교회 측 중계인일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로는 자신에게 소유권이 이전된 후 이틀만에 다시 하나님의교회측에 되팔았고, 소속 교단이 명확하지 않으며, 지방신학교를 졸업했는데 신학교를 운영한다는 사실도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허담이라는 인물이 합동개혁총회 목사 자격증을 가진 하나님의교회측 인사일 가능성도 있다. 부산에서 중소교단 신학교를 하는 모 학장은 “최근들어 이단들이 목사 라이센스를 따기 위해 중소신학교에 입학을 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학기 중에 이들이 이단이라는 사실을 알아낼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보통은 뒤늦게(목사안수 받은 후) 알게 된다”고 말했다.
또 과거 사건들을 통해 알게 된 분명한 교훈은 이단들이 들어온 인근 지역의 교회들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김해지역 모 목회자는 “하나님의교회가 들어온 뒤 많이 힘들어졌다. 저들은 상당히 공격적으로 포교활동을 하고 있어, 주변의 교회들의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기장지역 모 목회자도 “하나님의교회는 대규모 봉사활동을 많이 한다. 이단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높다. (하나님의교회 측과)경쟁 자체가 힘든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나님의교회가 계속해서 대형건물과 예배당 건물을 매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교회가 보다 철저한 검증을 하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진영대성교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이단에게 건물 매각은 교회차원에서도 오점을 남기지만, 주변교회에도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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