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문춘근 목사.png
 
한국 교회가 참으로 걱정스럽다는 얘기는 단지 우리의 내부적 우려가 아니다. 공적인 미디어에서조차 우려하는 뉴스를 쏟아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참으로 난감하다. 특히 메가처치, 초대형교회들로 인해 하나님 나라 복음을 담고 있는 일반 교회까지 함께 의심과 비판과 멸시의 대상으로 치부되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책임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참된 교회되기를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찌해야 하는 것일까?
참된 교회니 좋은 교회에 대해 논하는 것에 너무 지쳐서 10년 전에 아무런 계획이나 재정준비도 없이 교회를 시작했다. 왜냐하면 교회를 개혁(reform)하려고 20대부터 40대 중반까지 지역교회 몇 군데를 거치면서 몸부림 쳐 보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어떤 계기로 그냥 교회를 형성(form)하기로 한 것이다. MH 공법, 즉 맨 땅에 헤딩하듯우리 부부까지 합해서 단 6명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10년이 흘렀다. 망하지 않고 버티게 해주신 주의 은혜가 얼마나 크신지. 앞으로 아 자리를 빌어 작은 교회의 사랑스러움과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려 한다. 이번 글에서는 개척초기부터 오늘까지 함께 한 고2 여성도가 지난 10주년 기념주일에 나눈 소감 편지글로 대신하려 한다. 작은 교회의 아름다움에 대한 발칙한 상상력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사귐의 교회 10주년을 맞아 제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8살 꼬마였던 제가 이 교회에서 10년을 보내 어느덧 고2, 18살이 된 것이 제가 다 신기하네요. 사실 어렸을 적엔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교회를 옮기게 되었지만. 지금은 어머니, 아버지께 ‘그때 선택 잘 하셨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초등학교 1학년이던 저는 이쁨과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습니다. 다른 큰 교회에선 제가 누군지, 제 이름이 뭔지 다들 몰랐지만 우리교회에서 만큼은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자랐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내내 저는 교회 모임이 항상 기다려졌고 설레었습니다. (중간 생략) 마치 저를 한 완성된 인격체로 대해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어린아이라고 무시하기 일쑤인 우리 세상에서 내 존재가 인정받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런 유년시절은 행복하고 사랑받던 기억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머리가 커지면서 저는 교회에서 자존감을 키웠습니다. 교회 행사가 있을 때면 피아노 발표, 노래 부르기 심지어는 5분기도회 인도까지 시켜주셨습니다. 그러다 사귐의 교회 어린 ‘권사’라는 호칭도 하사받았습니다. 저는 기뻤습니다. ‘나는 이렇게 인정받는 존재이구나’ ‘사랑받을 자격이 있나보다’하며 어른들과 함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시련은 있습니다. 저에게 제일 큰 시련은 한동안 또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어른들을 어려워하지 않는 저였지만 또래가 없다는 것은 좀 힘든 일이더군요.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먼저 말거는 청소년을 어른들이 귀찮아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 사로잡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3배로 부흥하여 청소년부가 세 명이나 되니 참 감사한 일이죠.
누가 저에게 ‘교회 어디 다니냐’고 묻는다면 저는 우리 교회 자랑을 한참 늘어놓을 것입니다. 규모는 작지만 참 서로 친하다고. 소외된 이가 많은 세상에서 페리코레시스를 실천하는 공동체가 바로 우리 교회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10년의 세월이 저에게 교회에 대한 자긍심을 불어 넣어주었습니다. 저는 이제까지 사귐의 교회에서 자랐고, 성장했습니다. 10주년은 교회에게도 저에게도 의미 있는 날입니다. 진심으로 축하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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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춘근 목사] 작은 교회가 아름답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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