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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문목사] 예수처럼
2019/06/10 15:51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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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의 예수라 불리는 무위당 장일순의 일화집인 ‘좁쌀 한 알’에 그의 사람됨을 보여주는 일화가 하나 있다. 어느 날 시골 아낙이 찾아와 딸 혼수 비용으로 모아 둔 돈을 소매치기 당했다며, 그 돈을 찾아 달라고 매달렸다. 선생은 아낙을 돌려보내고 원주역으로 갔다. 역 앞 노점에서 소주를 시켜 놓고 노점상들과 얘기를 나눴다. 그러기를 사나흘 하자 원주역을 무대로 활동하는 소매치기들을 죄다 알 수 있었고, 마침내는 시골 아낙의 돈을 훔친 작자까지 찾아낼 수 있었다. 선생은 소매치기를 달래서 남아 있는 돈을 받아 냈다. 거기에 자기 돈을 합쳐서 아주머니에게 돌려주었다. 그렇게 일을 마무리 지은 뒤로도 선생은 가끔 원주역에 갔는데, 그것은 소매치기에게 밥과 술을 사 주려는 것이었다.
 
“미안하네. 내가 자네 영업을 방해했어. 이것은 내가 그 일에 대해 사과를 하는 밥과 술이라네. 한잔 받으시고 용서하시라고.” 앞으로 소매치기 같은 짓 하지 말라든가, 나무라는 말 같은 것은 전혀 하지 않았다. 어쩌면 선생에게는 그들 행동의 옳고 그름보다는 한 인간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더 컸던 것 같다.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혀 사람들 앞에 끌려나와 부끄러움 가운데 내동댕이쳐졌던 한 여인이 생각난다. 그때 예수는 돌을 들고 서 있던 사람들 가운데 유일하게 여인을 향해 이해와 연민을 가진 한 분이셨다. 예수는 여인에게 “여자여 너를 고발하던 그들이 어디 있느냐” 묻고, 두려움에 떨고 있던 여인을 안심시키고, “나도 네 죄를 묻지 않겠다. 돌아가라. 그리고 다시는 죄짓지 마라”며 여인을 돌려보내주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힐난하는 바리새인들에 대해서는 “너희는 사람의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지만 나는 아무도 판단하지 않는다”고 했다. 예수 역시 이 세상의 가치관과 다른 삶을 살고 가신 분이다.
 
지난 달 서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에서 프랑스군 특수부대가 무장조직과의 교전 끝에 인질 4명을 구출해낸 일이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구출해 놓고 보니 인질 네 명 중에 한 명이 한국인이었다. 안타깝게도 인질들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프랑스 특수부대원 2명이 목숨을 잃었고, 그로 인해 네 명의 인질은 세간의 비난을 피할 길이 없었다. 더욱이 이번에 그들이 여행한 지역은 한국 외교부에서 정한 2단계 여행자제국가여서 한국인 여성에게는 더더욱 비난이 쏟아졌다. 발표 직후 온라인상에서는 긴급구조상황인 이 여인의 항공료 등에 대한 정부지원여부에 대해 일대논란이 벌어졌다. 결과적으로는 가족들이 항공료를 보내서 무사히 귀국할 수 있었지만, 여론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반응이야 응당 다양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이러한 상황에 대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의 시선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예수의 마음으로 살아간다는 것이겠다. 가치판단으로 사람을 재단하기 이전에, 마음을 먼저 이해하고 심정을 헤아려 주는 여백이 우리가 가져야 할 예수의 마음이 아닐까? “미안하네. 내가 자네 영업을 방해했어. 한잔 받고 용서하라고.” 예수의 마음이 아니면 절대로 이렇게 말할 수 없다. 예수의 마음을 가진 사람만이 한 인간에 대해 이렇게 섬세해질 수 있다. 예수의 마음을 가진 사람, 세상은 그런 사람을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른다.
한석문 목사 | 해운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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