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최재영 교수.jpg▲ 고신대학교 복음병원 신경외과 조교수 최재영
 
■전조증상 알아두면 뇌졸중 예방에 큰 도움
 
진료 일선에서 뇌졸중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 있습니다.
자신의 몸에서 뇌졸중이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를 보내왔음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뇌졸중이 발생하고 나서야 병원에 온 환자들입니다. 왜 이제야 왔을까?
60세 남자 환자가 우측 팔과 다리의 편마비로 응급실에 왔습니다. 혈관 CT를 시행해보니 좌측 경동맥이 심하게 좁아져 있고 이곳에서 생긴 혈전이 뇌혈관까지 올라가 좌측 뇌혈관을 막은 것입니다. 다행히 뇌졸중 발생 30분만에 병원을 도착하여 응급 혈전제거 시술을 받고 호전을 보였지만 부분적으로 뇌경색이 진행되어 일부의 장애는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이분은 평소에 뇌졸중 전조 증상인 일시적 시야장애와 오른쪽 상하지의 일시적 마비가 반복 되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내왔다고 합니다.
 
다른 환자는 54세 남자로 일시적 마비감과 발음장애로 외래로 왔습니다.
증상은 약 10분정도 지속되다 완전히 회복되었고 병원에 왔을 때는 다른 이상 증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응급으로 뇌혈관 MRI를 검사하였고 좌측 중뇌동맥의 협착이 발견되어 약물치료를 시작하였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아무런 장애 없이 외래에서 약물 치료중이며 좁아진 혈관도 다시 정상으로 회복 중에 있습니다.
이 두 환자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한분은 이미 심각한 뇌졸중이 발생 하고 나서야 병원에 왔고 다른 한분은 뇌졸중이 발생하기 전에 전조증상을 미리 알고 병원을 온 것입니다.
하지만 퇴원할 때 환자의 상태는 너무나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한분은 평생의 장애를 안고 퇴원하였고 다른 한분은 장애 없이 일상생활에 복귀하였습니다.
뇌졸중 발생 환자 중 예방적 치료로 충분히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었던 환자들을 볼 때 마다 이런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뇌졸중이란?
뇌졸중이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이상이 생겨 뇌가 손상을 받고 이로 인하여 후유증을 남기게 되는 질환입니다.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증(허혈성 뇌졸중)과 뇌혈관이 파열되어 발생하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로 분류하며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중풍이라는 말로 불리고 있습니다.
불과 20여 년 전 까지만 하여도 주로 고혈압에 의해 발생하는 뇌출혈의 빈도가 뇌경색에 비하여 더 많았으나, 이후 고혈압에 대한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식생활의 개선 등의 이유로 현재는 약 7:3의 비율로 뇌경색이 더 흔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뇌졸중은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냅니다. 가장 흔한 증상이 편마비(한쪽 팔·다리에 위약이 생겨 일상생활 동작이나 보행이 불편), 실어증, 발성장애, 삼킴 곤란, 인지기능 감소 증상이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며 이런 증상이 발생하였다면 이미 뇌졸중이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갑자기 발생하였다가 특별한 이유 없이 소실되는 경우도 있으며 이것을 일과성 뇌허혈 발작이라 합니다. 일과성 뇌허혈 발작은 일시적으로 뇌혈류의 장애가 발생하여 나타나는 것으로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차후 심각한 뇌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신에게 이런 증상이 한번이라도 나타난다면 신속히 병원을 방문하여 조기진단 및 적합한 치료를 시작하여 영구적 장애를 남기는 뇌졸중을 예방하여야 합니다.
 
■뇌졸중 예방법
뇌졸중은 미리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평소 건강검진을 통해 뇌혈관의 이상 유무를 미리 파악하여 예방적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선 뇌혈관 검사를 시행하여 뇌혈관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여 뇌혈관에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는 적합한 시술이나 약물을 복용합니다. 하지만 뇌혈관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없는 경우에도 뇌졸중의 발생을 높이는 위험 인자를 제거함으로 뇌졸중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위험 인자 중 연령이나 가족력, 인종, 성별 등의 요인은 우리가 조절할 수 없지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심장 질환, 비만, 음주 등은 미리 조절할 수 있는 뇌졸중의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위험 요소가 고혈압입니다. 특히 지속적인 고혈압은 혈관벽에 손상을 가져와 동맥경화를 일으키기에 허혈성 및 출혈성 뇌졸중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입니다. 고혈압 환자들이 혈압약을 한번 복용하기 시작하면 평생 복용해야만 한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약의 복용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혈압을 방치하면 추후에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훨씬 높아진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초기부터 철저히 조절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당뇨병 및 고지혈증 역시 혈관에 손상을 주어 뇌졸중 발생 위험을 높입니다. 특이 자신이 당뇨병이나 고지혈증이 있는지 모르고 장시간 지내왔거나 혹은 알고도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한 경우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기에 반드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흡연 또한 뇌졸중의 발생을 증가시킴으로 뇌졸중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입니다.
특히 심방세동, 심장판막증 등의 심장질환도 중요한 위험인자입니다. 이 경우 심장벽에 피가 굳어서 응어리진 혈전이 생기기 쉬우며 이것이 떨어져 나가 뇌혈관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뇌졸중을 일으키는 대부분의 원인은 나쁜 생활습관이나 만성질환입니다. 나쁜 생활습관은 뇌졸중 자체뿐만 아니라 뇌졸중을 일으키는 원인 질병도 일으켜 뇌졸중의 위험을 더 높이게 되므로 나쁜 생활습관을 즉시 교정하고 뇌졸중을 일으키는 만성질병을 꾸준히 조절하면서 건강한 노년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발생 시 골든타임 안에 병원에 가는 것이 중요
뇌졸중은 골든타임이 있는 질환으로 시간과의 전쟁이라고 부를 만큼이나 증상 발생 시 신속하게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의 경우는 뇌혈류 장애가 4~8분 이상 지속되면 뇌조직의 허혈이 진행되므로, 뇌경색 발생 후 3시간 이내(늦어도 4시간 반)에 올 경우에는 혈전용해제를 정맥에 주사해 막힌 혈관의 재개통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혈전용해 치료는 막힌 혈관을 뚫어서 뇌혈류를 회복시키는 가장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법이나 최근에는 시술적 치료 방법으로 미세도관과 스텐트를 이용한 혈전제거술(혈관 안으로 접근하여 혈전을 뽑아내는 방법)이 개발되어 좋은 치료 성적을 보이고 있으나 이 치료도 환자가 6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므로 시간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뇌졸중은 발생 시 빠른 시간 내에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며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합니다. 고혈압, 심장병, 일과성 뇌허혈 발작, 흡연, 음주, 이상 혈청 지질, 경구용 피임약 복용, 비만 등은 치료나 교정이 가능하므로, 이들 위험인자가 있는지를 알아보고 치료를 하면 뇌졸중과 그로 인한 사망 및 후유증 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처럼 뒤늦게 후회하지 않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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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중년 건강의 적신호 뇌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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