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김태영 목사.jpg▲ ▲지난 10월 23일(수) 백양로교회에서 김태영 총회장을 만났다. 총회 후 명성교회 사건과 시무식, 주요 안건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었다.
 
이번 총회의 가장 큰 이슈였던 명성교회 사건에 대해 물어볼 수밖에 없다. 결론짓고자 하는 노력이 보였지만 이번 수습안에 대해 결국 명성교회 세습을 허용했다는 여론이 거세다. 이에 대한 생각은?
- 그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 명성교회 사건은 우리 교단의 블랙홀이었다. 모든 현안을 다 빨아들였다.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했다. 어떤 결정이든 결론을 내려야 했다. 계속 미궁에 빠지는, 추락하는 것을 멈추겠다고 생각했다. 좌든, 우든 결론을 내려야 했다. 언론은 독자를 갖고 있고, 그 독자에게 유리한 결정을 한다. 회사의 방향이 정해져 있다. 여기에 먹이가 되지 말고 끊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교단 모두가 피곤해 했다. 명성교회 사건을 끝내자는 의견에 모두가 동의했다. 개인적으로 명성교회보다 동성애 문제가 더 큰 문제라고 여겼다. 동성애와 관련된 안건 11건이 상정되어 있었고, 교단의 입장을 밝히라는 의견이 많았다.
명성교회 사건을 두고 전권위원회와 헌법위원회 모두 담임목사 5년 후 허용하는 안건을 들고 왔었다. 내가 전권위원회에 요구한 것은 5년이 아니라 앞으로 20년간 손을 못대게 하거나 아니면 폐지안을 올려 싸우듯이 토론을 해보자고 말했다. 우리가 답을 제시하지 말고 총대들에게 물어보자고 했다. 그런데 7인의 수습전권위원회를 만들어주면 수습안을 만들어 토론없이 투표로 결정하자는데 총대 89%가 동의했다. 이 문제를 끝내자는데 모두가 동의했다고 생각한다.
수습안을 제시하기 위해 증경총회장 2분을 만나 부탁드려도 아무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 또 교단 내에서 모두가 알 수 있는 유명한 목사님들께 부탁드렸으나 다 거절하고 아무도 못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채영남 목사님께 부탁했다. 나와 개인적 친분도 없었고 학교 동기도 아니었지만 목사님께서 자신이 돌을 맞겠다, 총대를 매겠다고 말씀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교회 찬반 양측 1명씩 포함해 7명으로 수습위원회를 구성했다. 명성교회 수습안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하고 난 후 중간중간에 수습위원회를 방문했다.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회의실을 나가기도 하고, 사표를 내겠다면서 안을 만들지 못했다. 그래서 예고한 시간에 수습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또 더이상 못하겠다면서 휴대폰을 끄고 집으로 돌아간 이도 있었지만 설득했고, 서로 한발씩 양보하도록 독려했다. 결국, 힘겹게 마지막날 수습안을 만들었다. 총대들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었다. 전날 1100여명이 투표했는데 폐회하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1200여명이 투표해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후 그야말로 후폭풍이 몰려왔다. 불법을 허용했다, 맘모니즘이다 등 각종 비난이 있었지만, 총회에서 결의한 일이기에 총회장으로서 책임지고 비난을 받아야 한다고 여겼다. 예전에는 은혜로 해결하려고 했다. 그래도 안되면 화해조정위원회를 통해서 가급적 의견을 조율해 화해하도록 했다. 그래도 안되면 재판으로, 법으로 갔고 그래도 안되면 총회에서 결정했다. 그런데 명성교회 사건은 재판에 대해서도, 법에 대해서도 양측 다 아니라고 했다. 명성교회를 도와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종결하려는 것이다. 수습안이기 때문에 강제성도, 구속력도 없다.
 
총회 결정 이후 명성교회는 김하나 목사를 설교목사로, 김삼환 원로목사를 임시당회장으로 세웠다.
- 호주에 갔다 와서 들었다. 허탈하더라. 온 총회가 힘을 썼는데 명성교회의 이런 결정에 유감이었다. 그래서 선임장로님과 김삼환 목사님께 전화했다. 명성교회에 면죄부를 줬거나 유리하게 해줬다고 생각하냐고 물으면서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공인으로서 그건 아니다, 철회해라고 경고했다. 그래서 수습전권위원장 채영남 목사님과 총회장 이름으로 긴급 성명서를 냈다. 주일 설교하기 전에 총회장 뜻을 밝혀달라고 했다. 불이 붙기 전에 진화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성명서를 빨리 냈다. 밤 3시에 사무총장님께 전화해서 성명서 원고를 전달했고 잠시 후 표현이 강해서 완화하겠다는 연락을 받고 수정을 거쳐 성명서를 교단지인 한국기독공보에 게재했다. 그런데도 명성교회 결정만 보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주 목요일 수습전권위원회, 서울동남노회, 김수원 목사, 명성교회 대표를 불러 회의했다. 임시당회장 파송부터 잘못됐고, 설교목사와 대리당회장을 철회해 달라고 말했고 명성교회 장로님은 그런 방향으로 의논하겠다고 말했다. 김삼환 목사님과 통화해서 이건 아니다, 잘못된 결단이라고 말씀드렸다. 김하나 목사는 11월 첫째 주부터 명성교회를 떠나라고 권했다. 대리당회장도 안하는게 좋겠으니 하지 마시라고 말했고, 그렇게 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 총회의 의미는 자숙하라는 것이다.
 
총회장 기자회견에서 총회 장소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총회 장소 결정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보통 관례는 총회장이 될 사람이 총회장소를 결정했다. 그래서 나는 서울에 있는 다른 교회를 가려 했고, 그 교회 당회에 이미 허락을 받았다. 그러나 림총회장님이 제게 맡겨달라고 부탁하셨고 평소 온유한 목사님의 성정을 알기에 기다렸다. 그런데 포항에서 총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김태영 목사가 영남에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려고 한다는 오해를 받기 싫어서 다른 곳에서 하려 했는데, 찝찝한 마음으로 포항에 가야 했다. 이미 공고가 다 난 상황이었다. 포항총회를 위해 기도하는데 기도할수록 포항은 철의 도시, 철을 녹이면서 불순물을 제거하듯이 교단의 어지러운 것을 녹이고 새롭게 출발하길 바라는 마음이 생겼다. 이를 많은 분들에게 나눴고 함께 기도해주길 요청했다. 우리 교회에서 매일 5명이 금식하면서 기도했다. 총회를 위해 기도했고, 지금도 하고 있고 내 임기가 끝날 때까지 함께 한다고 했다.
 
총회장님께서 혁신을 강조했다. 미래비전위원회에 대한 자세한 소개 부탁드린다.
- 구체적인 사항은 위원회를 통해 결정하겠다. 전국 8개 권역으로 나눠 공천회를 가지려 한다. 이미 위원장, 총무 17명을 정했다. 미래비전위원회는 총회장 주제사업이다. 위원장과 총무를 선정하기 위해 연락을 했으나 한 사람도 거절하지 않고 함께 돕겠다고 말했다. 우리 교단이 나아가야할 미래백서를 제안하게 될 것이다. 내년이 되면 1990년생이 목사 안수를 받는다. 지금 우리와 ‘대화’가 안된다. ‘대’놓고 ‘화’ 내다가 끝난다. 이젠 그들의 세계가 다가온다. 집을 새로 건축하는게 아니라 리모델링하는 것이다. 새로 허물고 건축하면 간단하지만, 기존의 집을 부분 부분 고쳐 리모델링하는 것과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세대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번 총회 총대 평균 연령이 62.5세였다. 만약 평균 연령이 10년만 낮았어도 명성교회 사건은 통과되지 않고 부결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총대 비례대표제도를 도입하길 바란다. 총대 전원의 5%를 3040세대 목회자, 병원과 군선교 등 특별기관 종사자, 여성 총대, 다문화 출신 등 그분들을 총대로 모셔서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신대원 학생들에게도 동일한 총대권을 줘서 의견을 내도록 하고 싶다. 주요안건에 대해서는 비례대표가 먼저 투표를 해서 젊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고 투표하는게 제 생각이지만 헌법, 규정, 윤리 등 전반적인 과제를 만들어서 공청회를 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를 다 끝내고 나도 결국 기득권 세대가 한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3040세대와 신대원의 의견을 듣고 제출하려고 한다.
 
동성애와 관련해 결국 장신대 신대원생이 자퇴했다. 이에 대한 목사님의 생각은?
- 한국에서는 강력하게 동성애를 반대한다. 외국에서는 동성애자에게 목사안수를 준다. 내가 보기엔 성경적이기보다 추세에 따른, 흐름에 따른 결정이라고 본다. 성경에서 동성애는 죄다. 그러나 우리 세대와 달리 다음세대 목회자들이 사역할 곳은 동성애 등 이런 문화가 있는 곳이다. 이들이 가서 잘 사역하기 위해 말도 못하게 옭아매지 말고, 토론도 하고 무슨 문제가 있는지 신학적 증명을 해서 나아가길 바란다. 자칫 무식한 집단이 될 수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 지금 우리는 어디에 와 있는지 학술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냥 안된다고만 하는건 아니라고 본다.
 
첫 시무식을 애양원에서 가졌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가?
- 어디서 시무식을 할까 고민했다. 손양원 목사님, 주기철 목사님은 장로교 분열 전이라 장로교 교단을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손양원 목사님은 경남 함안에서 출생했지만 호남지역에서 사역했다. 특히 가장 낮은 이들을 섬겼다. 내년이면 손 목사님의 순교 70년이 되는 해다. 단순히 손목사님을 추모하는게 아니다. 그의 삶을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풍요로운 시대에 낮은 이를 섬기는 마음을 배우고자 하는 의도였다. 여러 사건이 있어 시무식이 빛을 바랬지만 많은 분들이 이런 마음을 이해해 주시고 지지해 주셨다.
 
많은 이들이 교회신뢰도가 바닥이라고 말한다. 어떻게 하면 교회가 회복될 수 있을까?
- 특별한 것은 없다. 묘책은 없다. 서서히 추락했기에 서서히 회복되길 바란다. 마치 주사 한번 맞으면 되는 것처럼 해결될 것이 아니다. 특히 목회자가 문제다. 교회 공금횡령, 성 문제, 성도와의 관계문제 등이 있는데, 원인은 하나다. 말씀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말씀으로 회복되어야 한다. 운동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말씀 앞에 겸손히 서는 게 필요하다. 말씀으로 재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내년 1월 6~11일 총회 주관으로 신년 특별새벽기도회를 가진다. CTS와 이미 계약을 체결했고 CBS도 같이 하려고 논의 중이다. 생방송 중계를 통해 TV, 인터넷, 유튜브로 전국 교회, 성도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주제와 기간은 확정했고, 강사를 찾고 있다.
한국교회는 다음세대에 대한 과제가 중요하다. 물론 다음세대도 중요하지만 가나안 교인들이 발생하는 3040세대, 헌신도와 신앙도가 높은 실버세대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다. 이를 위해 세대별특별위원회 안에 다음세대, 3040세대, 실버세대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다. 전체를 총괄할 세대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김운성 목사님께 부탁드렸고, 수락해주셨다. 다음세대는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님이, 3040세대는 날카로운 견해를 가진 상도중앙교회 박봉수 목사님이, 실버세대는 안동교회 김승학 목사님이 맡았다. 실버세대는 노인 성도가 많은 지방의 목회자가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분들이 향후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잘 제시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최근 명성교회 결정, 허탈했다. 총회의 뜻은 자숙하라는 의미”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