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직설화법입니다. 펭수는 어른들의 점잖은 척함, 근엄함, 가식, 꼰대질을 그 자리에서 막말급으로 지릅니다. ‘조국사태’에서 드러난(물론, 더 큰 문제는 검찰입니다만) 불공정, 그리고 최근 기성세대의 갑질(나 때는~)에 예민한 2030세대의 감성에 펭수는 속 시원함을 던져줍니다.
둘째, 상명하복에서 자유롭습니다. 탈권위주의의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펭수는 선배인 뚝딱이가 충고를 하려고 하자, 이렇게 말합니다. “뚝딱이 선배, 잔소리 하지 마세요. 저는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리고 소속인 EBS ‘김명중 사장’ 이름도 스스럼없이 부릅니다. 펭수는 이렇게 노래 부릅니다. “참치는 비싸, 비싸면 못 먹어, 못 먹을 땐 김명중!”
셋째, 유희 자체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펭수의 인간적인 매력입니다.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주철환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막 나가는 것 같지만 그래도 선량함을 지키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친구는 없고 경쟁자만 있던 2030에게 내 주변에 이런 친구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준다.” 그렇습니다. 정시냐, 수시냐? ‘조국대전’ 이후 이제 전쟁터는 또 다시 입시로 바뀌었습니다. 그 병사들인 10대, 그리고 취업과 생존으로 절망하는 2030세대에게 펭수는 전쟁터의 위생병으로, 혹은 친구로 다가왔던 것입니다.
넷째, 모험심입니다. 자기주도적이고 자율적인 펭수의 인기 배경에 관한 주철환 교수는 “참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말은 옛말이다. 이젠 자유롭게 말하고,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게 덕목인 시대, 단정한 모범생의 시대가 아니라, 단순한 모험생(연습생)의 시대이다.” 파격을 좋아하는 2030 세대의 감정을 저격합니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움을 찾아서 자연스럽게 모험하는 펭수를 향하여 젊은 세대가 손을 들어 열광하고 있습니다.
다섯째, 살아있는 캐릭터이기에 확장 가능성이 있습니다. 키 큰 배우가 목소리와 더불어 연기하는 펭수는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까요? 더욱이 무대본, 무연출의 예측 불가능한 전개가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이러한 펭수가 기성세대를 꼬집고 기득권의 카르텔을 해체하는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열 수 있을까요? 다른 세상의 성패는 여기에 달려 있습니다.
사실 펭수의 의상이나 언행 등이 저급한 B급 문화 콘텐츠라고 볼 수 있지만, 가식을 들춰내는 통쾌함, ‘근데 뭐가 어때서’라는 여유로운 상쾌함, 그리고 권위에 대한 기발한 도전, 펭수가 지금 우리 시대 문화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의 펭수의 말에 다른 세상의 비밀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펭수를 통해 펭귄식 예수님의 형상을 엿보게 됩니다.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고, 어른이고 어린이고가 중요한 게 아니고, 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면 되는 거예요.” 펭-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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