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WCC 제10차 부산총회(2013)의 의의와 준비를 알아본다


박성원 교수(영남신학대학교 교수, WCC중앙위원)


세계 최대의 교회연합체인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제10차 총회(General Assembly)가 2013년 한국 부산에서 열린다. WCC는 무엇이며 WCC총회는 무엇인가? WCC는 왜 생겼는가? 한국교회 일부에서는 WCC총회를 반대하는데 이는 타당한가? 한국교회는 WCC총회를 어떻게 준비하여야 하는가? WCC총회를 잘 준비하기 위해서는 WCC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편집자주>

WCC란 무엇인가?
WCC는 2010년 1월 현재 전 세계 140개국의 349개의 개신교회와 정교회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고 여기에 속한 기독교인수가 약 5억 8천만에 달하는 세계적 기독교연합기구이다. 로마 카톨릭 교회는 아직 WCC의 정식 회원교회는 아니지만 WCC의 한 흐름인 ‘신앙과 직제’(Faith and Order)위원회에는 정식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므로 WCC는 명실공히 전 세계 기독교를 망라한 기독교의 유엔이라고 할 수 있다.

WCC 총회란 무엇인가?
교회는 고대부터 교회의 분열이 있을 때 마다 에큐메니칼회의를 개최해서 일치와 공동선교를 위한 노력을 해 왔다. 예루살렘 회의(행 15장)를 필두로 니케아, 에베소, 칼세돈 공의회 등이 그 예이다. WCC총회는 이 전통을 받아 근대에 열리는 에큐메니칼 공의회이다. WCC 총회는 7년 혹은 8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 최고 치리구조로서 가히 ‘기독교올림픽’이라 할 수 있다.
WCC 총회는 다음 총회 때까지 진행할 정책을 결정하고 총회를 대표해서 이를 집행할 150명 규모의 중앙위원회를 구성한다. 부산총회에는 약 7천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WCC에 대한 한국교회의 이해
WCC가 세계교회의 신앙적 축제인데 한국교회 일부에서는 WCC총회를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그 주장이 정당한가? WCC 공식적 입장을 근거로 한 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1) “WCC의 신앙고백이 의심스럽다.” 이 주장은 사실인가?
이는 WCC의 기본을 모르는 견해이다. WCC 헌장 1조에는 “성경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이며 구주로 고백하며, 성부, 성자, 성령의 영광을 위하여 공동의 소명을 함께 성취하고자 노력하는 교회들의 교제(Koinonia)이다.”라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고 이 원칙에 굳게 선 세계교회 연합체이다. WCC는 같은 헌장에서 ‘한 믿음, 한 성례전적 교제 안에서의 가시적 일치’, ‘예배와 공동생활’, ‘세상을 향해 함께 증언하고 봉사함’으로 교회의 일치를 이루어 ‘세상이 하나님을 믿게 하기 위함’이라고 그 목적과 기능을 밝히고 있다. 그러므로 WCC가 추구하는 에큐메니칼 운동은 곧 “저희가 다 하나가 되어... 세상으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요17:21)라고 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기도를 성취하기 위한 세계교회의 공동 노력이다.

2) “WCC는 선교에는 관심이 없다.” 이 주장은 사실인가?
이는 전혀 사실무근이다. 위 헌장에서 볼 수 있듯이 공동의 소명을 함께 성취한다는 것이 곧 선교라는 사실도 명시되어 있지만 1910년 에딘버러에서 선교와 일치를 위해 전 세계교회가 함께 모인 세계선교대회(IMC)가 바로 에큐메니칼 운동의 직접적 배경인 것은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 지금도 WCC안에서 ‘선교와 전도 일치국’의 활동이 아주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3) “WCC는 용공이다.” 이 주장은 타당한가?
시대착오적 말이다. WCC는 ‘교회의 연합체’이기 때문에 어떤 특정한 이념도 지향한 적이 없다. 자본주의도 지지한 적 없고 사회주의도 공산주의도 지지한 적이 없다. WCC는 그 헌장에서 밝히는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공동의 신앙고백 위에 서 있다. 중요한 것은 WCC는 냉전시대 때 공산체제 속에 있는 교회도 회원교회로 받아들였고 함께 교제했다.
그 이유는 그들이 어떤 정치체제 속에 있든지 간에 예수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교회이기 때문이었다. 더욱 중요한 일은 공산체제아래 있던 교회들의 보존을 위해 WCC가 엄청나게 노력했고 그 노력으로 공산권이 무너졌을 때 교회가 다시 부흥할 수 있었다.
북한 교회가 세계교회와 연결되게 한데도 WCC가 도산소 과정을 통해 정치적 장벽을 무릅쓰고 교제를 시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만약 WCC가 용공이란 주장을 한다면 지금 북한교회와 만나며 교제하며 지원하는 한국교회는 모두 용공이다. 한국교회는 북한교회를 남한교회와 연결해 준 WCC에 오히려 감사해야 한다.

4) “WCC는 사회선교에만 관심이 있다.” 이 말은 사실인가?
WCC를 전체적으로 잘 모르고 하는 말이다. WCC가 사회선교를 열심히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WCC에는 선교와 전도, 기독교교육 이외에 거대한 양대 산맥이 있다. 하나는 ‘신앙과 직제’(Faith and Order) 흐름으로서 신앙과 일치를 강조하는 면이고 다른 하나는 ‘삶과 일’(Life and Work)의 흐름으로서 복음의 사회적 증언을 강조하는 측면이다. 한국에는 WCC가 70, 80년대의 한국사회상황 때문에 인권과 민주화 등에 많은 지원을 했기 때문에 WCC의 사회선교적 측면만 부각되어 WCC는 사회선교에만 관심이 있다고 알려진 것 같다.
그러나 사실은 이 두 흐름이 팽팽하게 공존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 한국교회가 개인구원과 사회구원사이에서 갈등했듯이 이 갈등과 견제가 WCC안에도 상존하고 있다. 사회선교에도 두 흐름이 존재한다. 하나는 인권이나 민주화와 같은 정치적 증언이고 이것과 대등하게 큰 또 하나의 흐름은 봉사(Diakonia)이다. 이번 WCC 총회를 계기로 한국교회는 WCC의 신앙과 영성, 선교와 봉사 부분에도 이해의 폭을 넓혀서 에큐메니칼 운동의 양쪽 날개 모두를 통전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5) “WCC 신학은 자유주의 신학이다.” 이는 올바른 이해인가?
솔직히 말하면 WCC의 신학은 없다고 말하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WCC는 회원교회들의 다양한 신학이 서로 대화하고 조정하고 공통의 신학적 견해를 찾아가는 문자 그대로 ‘Council’, 즉 ‘협의체’이다. 그러므로 엄격히 말한다면 WCC 고유의 신학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좀 더 현실적으로 말하면 WCC안에는 여러 신학노선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자유주의 신학도 존재하고 엄청나게 보수주의적 신학도 존재한다.
정교회의 신학은 한국의 보수신학보다도 훨씬 더 보수적이고 회원교회 중에는 복음주의교회, 성령운동인 오순절 교회도 상당히 참여하고 있다. WCC의 신학이 자유주의 신학 일변도로 비춰진 것은 앞서 말한 대로 우리나라에는 WCC가 주로 인권이나 민주화 등 사회적 증언 쪽으로만 알려져서 그렇게 비춰진 면이 있다.

6) “WCC는 다원주의이다.” 여기에 대한 진실은 무엇인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WCC는 종교간의 교리를 섞은 적이 한 번도 없다. WCC의 궁극적 목적이 분열된 교회가 구조적 일치를 이루어 세상에 하나의 교회를 표방하는 가시적 일치인데 현재로는 이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 이유는 WCC 밖에 있는 로마 카톨릭교회도 그렇지만 WCC 안에 있는 양대 교회, 즉 정교회와 개신교회도 결코 서로의 교리를 섞을 수 없다는 입장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구조적 일치는 전혀 거론할 수 없는 입장이다.
하물며 종교간의 교리를 섞는 일이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그러나 종교간의 대화와 협력은 분명히 한다. 우리나라가 일제 치하에 있을 때 천도교, 불교, 기독교가 민족의 독립을 위해 함께 독립선언을 했듯이 정의와 평화, 그리고 인류의 화해를 위한 세계적 과제 때문에 종교간의 대화와 협력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종교간의 협력과 다원주의는 다르다.

이처럼 지금까지 WCC에는 공산권의 교회까지도 함께 참여하니 용공적이란 오해를 하고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의 삶의 존엄성을 위해서 일하다 보니 사회참여적이란 오해를 하고 인류의 평화를 위해서 다른 종교와 대화하다 보니 다원주의라는 오해를 하는 것이다. 이런 오해들은 그야 말로 오해이며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WCC안에는 엄청나게 보수적인 교회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한국교회는 WCC 총회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WCC총회는 한국교회의 위상을 세계적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세계교회는 한국교회를 제대로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한국교회는 세계교회와 연결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WCC총회를 위해 주도면밀한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먼저 가치차원의 준비이다.
첫째, 한국교회가 WCC총회를 유치할 지도적 위치의 교회란 의식을 가지고 자신을 한번 통전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받는 교회에서 주는 교회로, 선교된 교회에서 선교하는 교회로 전환될 만큼 거기에 걸맞은 성숙한 위상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특별히 신학적 정리를 제대로 할 필요가 있다.
둘째, 한국교회의 선교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한국교회의 봉사는 상당히 겸손하나 한국교회의 선교는 아주 패권적이다. 이제 한국교회의 선교를 에큐메니칼 차원으로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
셋째, WCC를 비롯하여 세계교회와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WCC에 대한 오해도 극복해야 하고 편견도 극복해야 하며 정확한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세계교회, 특히 전통이 다른 교회에 대한 관용적이고 협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그 다음은 실질적인 준비이다.
금명간 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가 구성될 것이다. 이 준비위원회는 WCC 가맹교단인 4개교단, 즉 예장통합, 기장, 감리교, 성공회를 비롯하여 복음주의권 교회, 오순절 교회권 등 한국교회 전체를 망라하고 로마 카톨릭교회까지 참여하는 범 기독교 교회적 차원을 고려해야 한다. 교회뿐 아니라 정부, 사회, 타종교까지도 서로 협력하는 국가적이고 민족적이고 범사회적인 틀을 가져야 한다.
북한교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고 중국교회와 대만 그리고 일본교회 등 동북아시아 교회를 비롯하여 아시아교회가 참여할 수 있는 공간도 확보하는 것이 좋다. 부산에서는 부산이 총회의 실질적인 장소이기 때문에 전국적 차원의 준비위원회와 더불어 부산지역의 준비위원회가 별도로 구성되어 한국준비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하며 준비에 참여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하나님으로부터 많은 은혜를 받았다. 한국교회는 기도하는 교회, 영성이 강한 교회, 말씀위에 굳게 선 교회, 선교하는 교회, 봉사하는 교회, 자립정신이 강한 교회, 민족의 고난과 함께 하는 교회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교회는 WCC총회를 계기로 이 영적 선물을 세계교회와 나눌 필요가 있다.

■맺는 말
한국교회는 초기부터 에큐메니칼 운동을 해 온 교회이다. 과거에는 ‘장.감.성.’ 즉 장로교회, 감리교회, 성결교회가 늘 함께 복음을 증거해 왔다. 장로교회의 경우는 1907년 독노회 구성시, 한국교회 신앙고백 채택, 7인의 한국인 목사 안수와 더불어 세계개혁교회연맹(WARC)에 가입했으므로 최초부터 에큐메니칼을 천명한 교회이다.
한국교회는 이제 WCC총회를 준비하고 주관하는 경험을 통해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칼성을 더욱 심화시키고 세계 교회가 하나되는데 큰 기여를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역사 이해를 한국교회라는 좁은 테두리를 벗어나서 세계적, 우주적 지평에서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WCC총회가 그들의 잔치가 아니라 그 속에 우리도 포함되어 있는 하나의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One Universal Church of Jesus Christ)의 신앙증언과 신앙축제가 되도록 함으로써 하나님께 영광돌리고 세계교회를 섬기는 귀한 일을 하길 간절히 바란다.


* 이 글은 예장통합 부산동노회 신년하례회에서 영남신학대학교 박성원 교수(WCC중앙위원)의 강의를 지면에 맞게 간추려 보도합니다. 강의 전문이 필요하신 분은 본보로 연락해 주시면 원문을 보내드립니다.

2010.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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