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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세대칼럼] 다시 아빠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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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 따윈 필요없으니깐 제발 내 인생에서 사라져 주세요. 왜 저를 진심으로 위하고 걱정을 해요? 그딴 감정들도 필요없으니깐 낭비하지 마시고요. 저 말고 다른 애한테나 그러세요. 내가 어떻게 살든 내 인생이니깐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세요. 이젠 내 인생에 나타나지 마요. 알아서 살거니까요”
얼어붙은 땅도 녹아내리고 꽃이 피며 생기가 돋는 어는 봄날. 따따이는 소년원에서 온 편지를 한 통 전해 받았다. 편지를 보낸 아이는 지원이였다. 지금껏 둥지를 거쳐간 수 많은 아이들 중 가장 마음이 아린 녀석 중 하나이다. 지원이의 부모님은 지원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이혼하였다. 사업실패 후 가정을 외면한 채 바깥을 떠돌며 알코올 중독자가 된 아버지와 이단 종교에 빠져 광적인 신앙생활을 하던 어머니마저 집을 나가 소식이 없었다. 지원이는 부모님이 이혼한 후 언니 2명과 함께 생활했다. 가끔 술에 취해 집에 들어오는 아버지는 딸들에게 폭행을 휘둘렀다. 이를 못 견딘 큰 언니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자 독립을 선언하고 서울로 직장을 구해 먼저 떠나버렸다. 고등학생이던 둘째 언니마저 가출하여 집에 안 들어오는 날이 잦아지면서, 아직 중학생으로 어렸던 지원이만 홀로 남았다. 거의 매일 술 냄새를 잔뜩 풍기며 들어오는 아버지와 단 둘이 있는 시간이 견디기 힘들만큼 너무 싫었다. 결국 지원이도 가출을 하기 시작하였고 거의 1년 정도 가출팸들과 생활하며 지내다가 돈이 없으면 편의점에서 음식을 훔쳐 먹기도 했는데 결국 발각되게 되었다.
그 절도사건으로 재판을 받게 되었는데 따따이가 국선보조인을 맡으며 처음 만나게 된 것이었다. 재판을 앞두고 있지만 지원이의 보호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지원이는 보호자 없이 홀로 법정에서 재판을 받아야 했고 판사님은 안정된 환경에서 생활하면서 학교도 다시 다닐 수 있도록 둥지센터 처분을 내렸다. 그리고 국선보조인이었던 따따이와 함께 둥지센터에서 지내게 되었지만, 가출이 습성화된 지원이는 센터를 이탈하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시설내처우인 6호 처분을 받고 아동치료보호시설에서 지내게 되었다. 그 곳에서 일주일에 한 번 주어지는 전화시간에도 지원이는 전화를 걸 사람이 없었다. 그때마다 지원이는 생각나는 사람이 따따이 밖에 없었다. 그렇게 따따이에게 전화를 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주절주절거렸다. 그리고 6개월간의 6호 처분 이후 따따이는 지원이를 위해 따로 원룸을 마련해주고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잘 지내기로 손가락을 걸고 약속하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곳에서도 지원이는 도망가 버리고 다른 비행에 연루되다가 보호관찰소에서 구인장이 발부되어 다시 도망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그리고 재판을 받아 가장 중한 10호 처분으로 2년간 소년원에 가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잔뜩 독이 올라 원망과 저주가 가득한 말을 편지에 가득하게 써서 따따이에게 보냈던 것이다. 따따이는 한 순간 그 동안의 노력과 수고가 물거품이 되는 것 같아 온 몸에 힘이 빠졌다. 그렇게 안타까운 마음만 품고 시간을 흘러갔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되었다. 세찬 비바람이 몰아쳐 태풍 경보까지 내려진 날 오후. 따따이에게 다시 편지가 왔다. 자기 인생에 나타나지 말라며 원망을 쏟아낸 지난 번 편지 때문인지 따따이는 무거운 마음으로 지원이의 편지를 열어보았다. “어.... 안녕하세요..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먼저 죄송해요. 지난 번 편지에 너무 모진 말들만 썼죠. 정말 힘든데 쏟아낼 때가 없어서 그랬나봐요. 솔직히 들어온지 얼마 안됐을 때 편지 받고 많이 울었어요.... 저 여기 오면 아무도 찾아와 줄 사람이 없다는거.. 많이 힘들고 외로울거라는거 아시잖아요? 그렇게 목 맸던 친구들은 8개월 째 소식이 없고 면회 오는 사람도 없고 혼자 버티려니깐 너무 버거워요. 저 진짜 잘못 살았나봐요. 나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그렇게 조심스럽게 적어 내려간 지원이의 편지를 읽다가 따따이는 그만 마음이 멎는 듯 했다.
“따따이를 진짜 아빠라고 생각했었어요. 가족보다 더 보고 싶은 사람이었어요. 내가 이렇게 모질게 굴어도 따따이는 달래주실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했어요. 죄송해요. 진짜 죄송해요. 따따이는 저를 많이 도와주셨는데 은혜를 갚지도 못할망정 상처를 드려서 죄송해요. 제발 저 여기서 혼자 힘들어하게 하지 말아주세요. 따따이. 다시 아빠해주세요... 작년에 가족도 안 챙겨주던 제 생일날 바쁘신데 와주시고 그랬는데.. 아빠보다 더 아빠같이 생각했었는데 제가 왜 그랬을까요? 죄송해요. 아빠. 그리고 보고 싶어요”
따따이는 진하게 커피를 한 잔 내려 마시면서 창가에서 바깥을 내다 봤다. 어제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 우려한 것보다는 큰 피해가 없이 비켜갔다. 아침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화창한 날씨에 밝은 태양이 떠올랐다. 따따이는 모진 비바람을 겪은 지원이의 짧은 인생 같아 괜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지난 번 그렇게 심한 말에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이렇게 편지 한 장에 다시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이다. ‘이제 태풍이 지나갔으니...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겠지. 다음 주엔 녀석을 만나러 가야겠다’ 이제 며칠 후면 지원이의 생일. 다시 서글픈 축하의 노래라도 불러주러 가야 하지 않을까.
※ 이 글의 원문이나 자세한 내용은 저자의 책 “다시 아빠해주세요”(엠마우스출판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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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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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교육나침반] 10월 31일은 종교개혁기념일(Holy Win)? 할로윈(Halloween)?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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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7년 10월 31일은 종교개혁이 시작된 역사적인 날입니다. 이 날에 루터는 로마카톨릭 교회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잘못된 관습에 대항하며, 복음에 근거한 95개조의 반박문을 비텐베르크 성당문에 게시하였습니다. 부모세대는 10월 31일에 우리의 자녀세대가 사탄의 형상을 입는 할로윈 축제에 어떤 모양으로도 참여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합니다. 이 날은 빛나고 아름다운 하나님의 형상인 ‘그리스도’의 옷으로 자신을 새롭게 하는 날로 삼아야 합니다.
종교개혁주일과 10월 31일에 교회와 가정에서 온 세대와 함께 다음의 복음활동을 진행해보세요. 활동에 대한 생생한 영상은 유튜브채널 [향기나무 성경놀이터]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십자가 면죄부
□ 준비물: 다양한 색깔의 종이, 펜, 풀, 종이상자(두꺼운 종이), 빨간색 색종이 또는 시트지
□ 방법
종이장자를 이용해서 커다란 십자가를 만듭니다. 면죄부를 상징하는 종이에 모든 죄를 고백한 후에 찢습니다. 완전히 찢은 죄를 십자가 종이 위에 모자이크 방식으로 붙입니다. 죄가 가득한 십자가 위에 빨간색 색종이 또는 시트지를 덮습니다.
❶ 면죄부에 나의 죄 적기
여러분, 이 종이는 여러분을 천국에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면죄부입니다. 여러분을 천국에 가지 못하도록 하는 모든 죄를 이곳에 모두 적어보세요.
➋ “없어져라!”외치며 면죄부 잘게 찢기
자, 이제 “없어져라!” 외치면서 모두 찢어봅시다. (모두 찢은 후) 우리의 노력으로 여기에 적어놓은 죄가 없어질까요? 아무리 잘게 찢는다고 해도 죄는 절대로 없어지지 않아요.
➌ 십자가 위에 죄 종이 붙이기
우리의 죄를 완전히 없앨 수 있는 곳은 바로 ‘예수님이 달리신 십자가’예요. 예수님이 우리의 모든 죄를 십자가로 가지로 오라고 하십니다. 십자가에 우리의 죄를 붙여봅시다.
❹ 빨간색 종이로 죄 덮기
예수님만이 우리의 죄를 십자가의 피로 깨끗하게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피를 상징하는 빨간색 종이로 모든 죄를 덮어봅시다. 그리고 예수님께 우리의 죄를 입술로 고백해봅시다.
“예수님, 예수님의 피로 우리의 모든 죄를 씻어주세요. 죄가 나의 입술과 몸과 마음에서 완전히 떠나게 해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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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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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크리스천 자녀 양육기] 책맹인류 시대에 책 읽는 아이들로 양육하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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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멘터리 ‘책맹인류’ 프로그램이 화제입니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대한 진단과 여러 나라의 국가적 대안 등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책맹인류’에 대한 문제점들을 심도 있게 밝히고, 설득력 있게 구성했습니다. 특히 1부에서는 ‘읽기’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읽기’를 시작할 때 뇌의 반응을 분석적으로 보여줌으로 읽기가 단순히 읽는 수준을 넘어 전인지적으로 인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실험자가 어떤 문자를 읽기 시작하는 순간, ‘해독, 인식, 구도, 문해, 지식, 추론’ 등 뇌의 대부분의 영역이 활성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읽기는 뇌의 모든 영역이 서로 도와야지 완성할 수 있는 작업임을 증명한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더 나아가 인간이 책을 읽지 않았을 경우 어떻게 되는지, 또한 10분만 책을 읽어도 어떤 효과가 나타나는지도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어,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자연스럽게 놓았던 책을 다시 집어 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책맹인류’란 프로그램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습니다. 책이 ‘정보, 지식, 재미, 정서적 만족’ 등을 준다고 하더라도 더 재미있고 자극적인 여러 매체 앞에 책은 제일 마지막 순위로 밀리고 맙니다.
이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중간 중간에 초등학생 아이들이 나와 인터뷰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 애들이 하나같이 “책이 재미없어요” “책보다 게임하는 게 더 재미있어요”라는 말로 책을 읽지 않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맞습니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가만히 앉아서 딱딱한 문자를 읽는 것보다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더 나아가 스마트폰에서 보여지는 화려한 영상은 훨씬 더 몰입감이 강하고 재미있습니다. 감히 비교가 안됩니다.
가끔 우리 아이들을 데리러 학교 앞에 갈 때가 있습니다. 마치는 종소리가 들리면 아이들이 우르르 운동장을 빠져 나오며 마치 기다렸다는 듯 핸드폰을 켭니다. 어떤 아이들은 엄마에게 마쳤다고 전화하기도 하고, 또 어떤 아이들은 문자나 카톡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그 애들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으면 전화나 문자를 확인한 후 결국 유튜브 동영상을 보거나 삼삼오오 모여 앉아 핸드폰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식사를 하러 식당에 가도 이런 모습은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아직 식사를 하고 있는데도 아이들이 식사를 다 했다 싶으면, 개의치 않고 핸드폰으로 자신들 만의 세상 속으로 들어갑니다.
저는 첫째 아이가 중학교 1학년이 될 때, 처음으로 핸드폰을 사 주었습니다. 처음 사줄 때 스마트 기능이 없는 ‘전화와 문자’만 되는 핸드폰을 사줬다가 학교에서 반톡을 만들어 소통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히 생겨 결국 6개월 만에 스마트폰으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아직 초등학교에 다니는 나머지 아이들은 핸드폰이 없습니다. 집에 TV도 없습니다. 아이들이 학원도 많이 다니지 않아 집에 오면 당연히 심심해합니다. 하지만 심심하면서도 결국 자신들이 놀 것, 읽을 것은 스스로 찾습니다. 물론 엄마는 글이 많이 있는 책을 읽기를 바라지만, 이 아이들이 선택하는 것은 대부분 만화책입니다.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늘 책을 가까이 하고 읽는 것을 멈추지 않습니다.
가능하면 중학생이 되어서야 핸드폰을 사주고, 집에서 영상매체를 (가급적이면)보지 않는 것 등의 원칙은 내가 첫째를 임신하면서부터 가졌던 교육관이자 동시에 책 읽기에 대한 중요성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책맹인류’ 시대에 양육자들이 먼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책 읽기의 중요성을 강하게 깨닫기를 바랍니다.
“에이, 책 좀 안 읽으면 어때? 다른 곳에서 지식과 정보를 얼마든지 얻을 수 있는데…”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꼭 EBS 다큐멘터리 ‘책맹인류’ 프로그램을 시청하시기를 권합니다. 책은 지식 취득 이상의 큰 의미가 있는 전인격적 활동이라는 것을 방송에서 끊임없이 말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깨달음이 있어야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듯, ‘책맹인류’ 시대에 우리 자녀들이 책 읽는 아이로 자라기를 원한다면 시대의 심각성과 책읽기의 중요성을 깨닫기를 바랍니다.
다음 글에서는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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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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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칼럼] 시계형 VS 나침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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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시와 분을 아껴 부지런히 초바늘을 움직입니다. 혹시라도 구멍난 시간이 있으면 그 틈을 참지 못하고 다른 일로 채우며 하루 24시간, 일주일 168시간을 쉬지 않고 살아갑니다. 순간 순간 파도처럼 거대한 일이 밀려오더라도 거뜬히 일들을 처리하며 일상을 묵묵히 이겨냅니다.
반면, 나침반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나침반이 목적을 향한 방향을 가리키듯, 인생에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일관성있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목적이 분명하기에 철학이 있고, 길이 있으며, 그 길 위에서 자신만의 은사를 펼치고 살아갑니다.
유명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인류는 지식의 작용으로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더 나은 시대를 열어간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더 나은 미래를 향해 꿈을 꾸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방법이 모두 다릅니다. 오늘도 열심히 지식을 쌓아가는 시계형 사람과 지식이 나아가는 방향을 보고 살아가는 나침반형 사람 모두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런 관점으로 볼 때, 현재 우리나라는 어떠한가요?
먼저, 시계형으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은 세계 10위 내외의 경제 성장과 수출입 7위의 규모, K팝과 K한류 문화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잘 사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열심히 살았고 ‘빨리 빨리’ 문화답게 빨리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전쟁 후 70년 동안 괄목한 만한 성장을 이끌며 선두 그룹에서 리드하고 있습니다.
반면 나침반형으로 한국을 보겠습니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 저출산율 1위, 교통사고율 1위입니다. 자살률, 출산율 등은 인간의 삶의 질과 관련된 지표입니다. 자살률과 저출산율 1위는 “지금 대한민국은 살만한 곳이 아닙니다”라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얼마 전 한 매체에서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한국의 현실을 바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소위 선진국이라 하는 미국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가족, 관계, 행복, 건강” 등을 답으로 꼽았는데, 한국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물질” 즉 돈으로 꼽았습니다.
이와 같은 지표가 계속 보이면, 우리는 한번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시계형 속도인지, 아니면 나침반형 방향인지를 말입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속도도 방향도 모두 중요하지만, 이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을 다시 점검해야 할 때라는 것을.
우리 사회와 비슷한 우리 인생도(삶) 한 번 점검해 봅시다.
지금까지의 ‘내’가 만들어지기 까지 수많은 교육, 미디어를 통한 메시지 등은 부흥, 성장, 열심, 열정의 시계형 속도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진짜 ‘내’가 누구인지, 나는 어디에 목적과 가치를 두고 살아가야 하는지 나침반형 방향이 필요합니다.
한국교육, 한국 기독교 교육은 어떤가요? 지배욕과 호기심, 혹은 지적 욕구만을 채우는 결과 중심의 교육, 즉 시계형 교육이 아니었나요? 교육의 목적이 사랑하며 섬기고 배려하는 인간을 만들어가는 가치와 철학이 있는 나침반형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38년 동안 청소년들을 섬기는 십대의벗을 하다보니 한 해 한 해 보이는 것이 다른데, 특히 올해는 사회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 교회가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 나침반으로 정확히 보이는 듯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철도 함께 드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벌레만도 못한 인간을 사랑해서 지금까지 사랑의 나침반으로 인도하신 주님이 앞으로도 그 사랑의 나침반으로 인도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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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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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가 참여 금지키로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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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부산에서 열리는 교계 연합행사가 있다. 이 행사는 목회자들이 먼저 회개운동을 전개하자는 취지의 행사로, 교계지도자들의 많은 호응과 공감을 얻고 있는 행사다. 그런데 일부 목회자들은 이 행사 강사로 선정된 A 목사 문제로 참석 여부에 대해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계 모 목사는 “행사의 취지는 너무 좋은데, 총회 결의 때문에 눈치가 보인다”고 전했다.
A 목사의 경우 지난 2018년 합신 교단으로부터 ‘참여 및 교류금지’, 2020년에는 예장합동 교단으로부터 ‘참여금지’가 결의됐기 때문이다. 당시 합동 교단은 “A씨의 신학사상은 이단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유사논리 구조’와 ‘완전주의 경향’을 주의해야 하고, 알미니안 주의에 빠질 우려가 있으므로 교인과 젊은이들이 그의 주장에 현혹되지 않도록 경계하고, 집회와 훈련프로그램 참여를 금지하기로 하다”고 이대위의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예장고신의 경우도 2020년 당시 이대위에서 ‘불건전한 이단으로 규정하고 참여 금지해야 한다’고 보고했으나 총대들이 “당사자를 불러 조사하고 신중하게 결정할 일”이라며 이를 기각시킨 바 있다. 신중론 때문에 이대위 보고가 기각 되었지만, A 목사에 대한 논란이 종식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부산성시화운동본부도 2024년 행사에 A 목사를 강사로 선정해 놓고 있다. 이사장 이규현 목사(수영로교회)가 예장합동 소속이기 때문에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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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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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세계박람회’를 위해 민간외교 감당하는 소강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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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지난 10월 4일 케냐에서 열린 ‘2023 한국 아프리카 고위급 회담’에서 ‘2030 세계박람회’가 부산에서 열릴 수 있도록 지지해 달라는 연설을 하는 등 민간외교 사절단 역할을 감당했다. 이 행사는 케냐는 물론 탄자니아, 잠비아, 소말리아 등 30여 개국 정관계 및 재계, NGO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소 목사는 “여러분, 부산 해운대를 와보셨는지요? 부산의 기장 앞바다를 보셨는지요?”라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교회 지도자로서 여러분이 부산으로 꼭 오시면 좋겠다는 마음이 강렬합니다”며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지지를 호소했다. 소 목사는 대한민국 발전에 대한 기독교의 역할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140여 년 전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학교와 병원을 세워주셨다. 이같은 헌신이 없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발전과 번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한국의 눈부신 성장에 기독교의 역할이 컸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 소식을 접한 부산교계지도자들은 “목회 사역지가 부산도 아닌 분이 부산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에 감사하다”며 “우리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더 기도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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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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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선교사 묘원과 130년 역사 속에 꽃 피운 호주선교기년관을 세운 강병도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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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10일 부산역 광장에서 출발한 통합 부산노회원로장로회(회장 우정학 장로) 회원 40여명이 제15차 선교지 탐방을 위해 모였다. 첫 장소는 함안에 있는 손양원 목사 생가와 기념관을 탐방하여 손양원 목사의 외손자 박유신 목사로 부터 ‘죽도록 충성하라’(계시록2장10절)말씀과 더불어 손 목사님의 생애를 영상으로 관람했다.
바로 마산을 향하여 호주선교기념관과 호주선교사 손안로 선교사가 세운 마산 창신중·고교에 기념관을 둘러보고 진해 웅천에 세워진 주기철 목사 순교기념관도 탐방했다.
부산·경남 지역에 복음과 의료, 교육의 씨앗을 뿌려 놓아 52년이 넘도록 복음의 열매를 맺고 기독교 교육의 이념을 계승하며 지키고 있는 마산 창신중·고교에서 방문 기념 촬영을 하고 창신학원 인수 후 38년간(1985년 8월 8일 인수) 지금까지 사학의 명문학교로 부흥 육성 시킨 강병도 장로(창신학원장, 올해 88세). 그는 과연 어떤 인물인가?
그는 일찍이 약관 30대에 부산 수영로교회 정필도 목사와 더불어 정태성 장로(성창기업 총수,초량교회 장로)의 기업인 수영만 태창목재 회사 강당에서 첫 개척예배를 드렸을 때 강병도 장로는 함께 수영로교회 개척 기도하고 기초를 닦았던 초대장로(1975년도)이다. 그는 영주 출신으로 영광고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그 당시 경남노회 유지재단에서 금성중고교, 건국상고와 마산창신중·공고를 운영하다 학교가 부실운영으로 부도에 직면하게 되자 관선이사가 파견되고 폐교 직전까지 가는 어려움에 직면했다. 경남노회 유지재단 이사장 최성택 장로(항서교회)가 금성과 건국상고는 불신자 손에 넘기고 마산 창신만 유일하게 독실한 기독교 장로인 강병도 장로에게 이양을 해 주었다. 유일하게 38년동안 어려운 가운데서도 굴하지 않고 호주선교사들이 세운 기독교 학교를 유지 발전 시켜 기독교 사학 명문학교로 육성 시켜 온 것은 오로지 강병도 장로의 숨은 피와 땀의 결정체로 혼신의 노력을 해 온 결과였다.
공고에서 인문계 고등학교로 개편되어 서울대에 무려 435명을 진학시켜 우수한 인재들을 배출한 명문고로 발돋움했다. 중도에서는 창신대학 전문대에서 4년제 대학교, 대학원까지 총장으로 헌신하며 설립했다가 도저히 신입생 미달을 감당 못해 부영그룹에서 출현한 장학금 100억원 상당을 후학을 위해 마산장학재단을 만들어 현 이사장으로 봉직하고 있다. 이곳 봉암동에 학교 부지 1700여평을 조성하여 새 캠퍼스를 건립할 땅을 매입하여 창신중·고교 학교를 이전하여 학교 건물 5동을 건립하였다.
해마다 학생 중·고교생, 대학생 수십명에게 연간 3억원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강 장로는 일제시대에 신사참배 거부로 자진 폐교했다가 다시 문을 열고 기독교 인재를 양성시켜 온 호주선교사들의 정신을 기념하기 위해 선교사 8분의 비석 묘원을 창원공원묘원에 이장하여 묘지를 조성했다. 창신중학교 교정 바로 옆 4층 건물에다가 호주선교사들의 기념 선교관을 20억원을 들여 지난 10월 7일(토) 이 곳에서 개관감사예배를 드렸다.
강병도 장로는 이날 부산에서 온 장로원로들에게 인사말을 통해 “부산에서 온 원로장로님들이 공식적인 첫 손님이다”고 말하면서 “호주선교사들이 부산 경남 지역에 세운 유치원에서부터 중·고교까지 무려 23개 학교 중에 기독교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학교 6개 중 유일하게 기독교정신으로 계승하고 있는 미션스쿨은 이곳 창신중·고교이다”라고 말했다. 창신 출신들로 이은상 시인, 중국 연변과학대학교 총장이었던 김진경 장로, 손양원 목사, 우리나라 경남 최초의 공학박사 이한식, 산토끼 작곡가 이일래와 극작가 이광래 두 형제, 조선어학회의 실질적인 책임자였던 이극로(1893~1978)는 창신학교에서 역사와 우리말을 배웠고 한글 학자 김윤경, 이윤재(1888~1943)도 창신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김원봉도 창신학교 출신이다. 이런 기라성 같은 인재들을 배출한 창신학교는 대한민국에 빛나는 수많은 인재 육성에 공을 세웠다. 지금은 그의 아들 강정묵 이사장이 2010년 8월 1일 제19대 이사장으로 있고 강병도 장로는 창신학원장으로 일선에서 물러났다.
순직한 호주선교사묘원에는 창원공원 묘원에 안장 되었고 알렌선교사 묘지도 이곳으로 이장되었다. 호주선교사들의 희생정신을 거울 삼아 경남지역에 복음의 뿌리찾기운동이 펼쳐져 경남선교120주년기념관(2010), 항일독립운동가 주기철 목사 기념관(2015년), 애국지사 손양원 목사 기념관(2015년)이 세워졌고, 이제 호주선교기념관이 2023년 10월 7일 세워졌다. 이곳 창신중학교가 설립 된 1908년 첫 교장이었던 손안로 선교사의 뜻이 강병도 장로에 의해 영원히 길이 계승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주기철 목사 기념관(진해 웅천생가)을 둘러 본 소감은 그야말로 암울했던 조국 대한민국에 발전과 번영의 세계 강국 10위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선교사들의 희생과 기독교 정신으로 무장된 기독교 인재들의 열매가 오늘날 대한민국을 있게 해 준 토대가 된 것이 아닌가 확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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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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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준 부결이 가져다 줄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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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고신대 신임 총장으로 이정기 교수(백석대)가 선출됐다. 이번 총장 선거는 현 고신대 상황이 말해주듯 고신대 교수나, 교단인사 등록이 전무했고, 교단밖 인사라고 할 수 있는 이정기 교수만 단독 등록했다. 결국 학교법인 이사회는 고심 끝에 고신대 제11대 총장으로 이정기 교수를 선임했다.
그런데 총장 선임이 끝나고, 총장 인준을 총회운영위원회에서 부결시켜야 한다는 특정인의 악의적인 문자가 돌고 있다. 타 대학 출신인 이정기 총장은 교단의 정체성에도 맞지 않고, (총장이 타 교단 출신이기 때문에)교단 내 모금이 가능하지 않을 뿐더러, 교수들과 직원들이 협력을 하지 않아 학내 구성원들의 통합도 불가능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결국 학교가 위기에 빠지고, 이정기 총장을 세우는데 직·간접으로 관련된 이들은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펴면서 총회운영위원회에서 인준을 받지 못하도록 힘을 모아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인준 부결이 가져다 줄 후폭풍은 생각지 않는 ‘반대를 위한 반대’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만약 특정인의 주장처럼 총회운영위원회에서 신임총장 인준을 부결시켰다고 가정하자. 그럼 그 순간부터 고신총회는 신임총장을 인정하지 않으면 되겠지만, 총장을 임명한 학교법인 이사회는 난처한 상황에 직면한다. 총장 스스로가 사퇴하면 문제가 해결될지 몰라도, (사퇴를 하지 않는다면)해임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해임’은 사립학교법에 따라 2/3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학교법인 이사회 정수가 11명이기 때문에 8표를 얻어야 하는데, 그만큼 ‘해임’이 ‘선출’하는 것만큼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총회의 뜻에 따라 해임을 했다고 해도, 당사자 본인이 ‘해임’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결국 법정싸움에 들어가게 된다. 총회운영위원회의 승인 부결이 적절한 해임사유에 해당할지 여부도 법적인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 이럴 경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그리고 그 부담과 피해는 고스란히 고신대 몫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인준부결의 최대 피해자는 대학이 될 수밖에 없다.
수능시험(11월 16일)이 곧 다가온다. 그리고 수능시험이 끝나면 본격적인 정시모집이 시작된다. 학생모집을 해야 할 이 중요한 시기에 ‘총장과 법인의 법정싸움’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린다면 과연 어떤 학생이 불확실한(?) 대학에 지원하겠는가? 인준 부결이 가져다 줄 후폭풍에 대해 한번쯤 고민하고, 대학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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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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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종식되길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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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다수의 사망자 발생했고, 이스라엘이 대대적인 보복에 나서면서 민간인 희생자 또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이다. 19일 현재 양측 사망자만 5천명에 육박하고 있다. 만약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을 할 경우 양측 군인뿐 아니라 민간인 희생자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교회 안에서는 무고한 민간인의 희생되지 않도록 전쟁 종식을 위한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예장통합 김의식 총회장은 목회서신을 통해 “총회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희생자를 깊이 애도하며 그 가족들과 부상자 등 모든 피해자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 간절히 기도합니다. 전쟁과 폭력이 분쟁과 갈등의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선언하며 보복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며 “총회는 먼저 평화의 왕이신 주님께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멈추어주시기를 계속해서 기도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땅에 주님의 평화가 조속히 임하기를 전국 교회와 함께 기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교총도 지난 15일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특별기도회를 열고 전쟁종식을 위해 기도했다. 한교총은 “천하보다 한 생명을 귀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긍휼하심으로 잔혹한 테러와 살상이 난무하는 현장에 ‘샬롬’, 평화의 주님으로 임하시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한다”고 전했다.
이 땅에 두 개의 큰 전쟁으로 안타까운 희생이 이어지고 있다. 더 이상 전쟁으로 인한 희생이 없도록 한국교회 모든 성도들이 함께 기도하자. 폭력으로 얼룩진 유혈 사태 가운데 무고한 생명이 더 이상 희생되지 않도록, 우리의 간절한 기도가 필요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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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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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 교수의 역사탐색] 한국기독교여자절제회 10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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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은 우리나라 ‘대한여자절제회’가 발족한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절제(節制)라는 말이 ‘정도를 넘지 않도록 알맞게 조절함’이라는 의미이므로 절제운동이란 우리의 일상에서 근검절약하고 매사에 지나치지 않고 자족하는 안분(安分)한 생활을 생각하겠지만, 물론 이런 정신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보다 직접적으로 말하면 술과 담배를 금하는 절제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WCTU: World Women's Christian Temperance Union)는 1883년 미국에서 시작되었는데 독실한 감리교 신자였던 프란시스 윌라드(Frances Willard) 여사에 의해 일리노이주 에반스톤에서 시작되었다. ‘하나님과 가정과 나라를 위하여’라는 목표로. 특히 술과 담배, 마약의 해독을 일깨우는 계몽운동으로 출발했지만 그 정신은 성령의 열매인 절제생활을 권장하고 보다 성결한 삶을 살게 하기 위한 시민운동이었다. 이 운동은 미국사회에 큰 호응을 받았고, 곧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영어권과 스웨덴, 일본 등지로 확산되었다. 이 절제운동은 따지고 보면 미국에서 일어난 제2차 각성운동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당시 미국 사회에서 음주와 이로 인한 폐해가 심각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대각성운동의 지도자였던 리만 비치(Lyman Beecher)는 미국절제협회(Americal Temperance Movement)를 조직하고 금주단연운동을 전개하였다. 1820년대 술(위스키) 가격은 차나 커피, 맥주, 그리고 우유보다 싸게 판매되는 품목이었다. 그러다보니 과도한 음주가 사회 문제가 되었다. 1830년 당시 1인당 80프루프짜리 술을 1주마다 1.7병씩 마심으로써 연간 순수 에탄올 섭취량이 7갤런에 달했다고 한다. 이런 과도한 음주는 미국 사회의 가장 위험한 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의식 있는 여성들도 절제운동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그것이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의 창립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흡연, 마약, 기아, 매춘, 폭력 등 사회적인 문제의 근원은 음주라고 보아 음주와 흡연을 반대하는 일을 중요한 과제로 삼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생활 개선을 고취하고 가난과 질병, 무지를 해결하고 순결과 평화를 이루며 국제간의 상호 이해와 평화를 증진시키려는 고상한 이상을 가지고 조직된 것이다.
이 여자절제운동이 1923년 9월 우리나라에서도 시작되었는데 이것이 대한여자절제회였다. 세계여자절제회의 팅링 여사가 1923년 6월 한국을 방문하고 6개월간 체류하면서 여러 지역을 다니며 학교와 교회에서 강연을 실시하여 이 운동의 필요성을 고취하였고, 홍에스더, 유각경, 최활란 3 여성을 발기인으로 하여 조선기독교여자절제회를 조직하게 된 것이다. 1924년부터는 전국을 순회하며 강연회를 개최하여 계몽운동을 실시하였고 각 지회를 조직하여 1926년에는 전국에 26개 지회를 조직하게 되었고, 약 3천명의 회원을 확보하게 되었다. 경남지방의 경우, 부산, 마산, 통영에, 경북지방에는 대구, 포항, 김천에 지부가 조직되었다. 1930년 1월에는 절제회의 회보라 할 수 있는 ‘절제’라는 잡지 창간호가 발간되고 1930년대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절제운동을 전개하여 시내 행렬, 전단지 배포, 금주단연 강습회 개최 등을 통해 이 운동을 확대했다. 절제회보는 1938년까지 8호를 발간했는데, 1935년부터는 절제운동도 일제의 탄압을 받게 된다. 금주 강연금지령이 내려졌고, 절제회의 활동이 제약을 받게된다. 1939년에는 절제회의 명칭도 일제의 강요로 교풍회(矯風會)로 개칭된다.
이런 절제운동은 기독여성들만이 아니라 한국교회적으로 확대되어 장로교의 송상석 목사를 중심으로 1930년대 초부터 절제운동을 전개하여 1932년 5월 ‘조선기독교절제운동회’가 공식 창립되었다. 이 절제운동회는 다양한 방법으로 금주단연운동을 실시하였고, 1933년에는 ‘절제시보’를 창간하고 주일학교를 위한 ‘절제공과’를 제작하여 국민정신을 계몽하였다. 특히 1935년 10월 15일에는 윤치호를 위원장으로 ‘미성년자음주금지법실시촉성회’를 조직하여 1938년 ‘미성년자 금주금연법’을 제정하게 만들었다. 또 구세군이 중심이 되어 절제운동을 조직적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구세군은 ‘금주신문’을 창간하고 여러 문서를 통해 절제운동을 전개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여자절제회가 먼저 조직되었고 이들의 활동이 한국 사회 전반에 영향을 주었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서 금주단연가(禁酒斷煙歌)가 만들어지고 심지어는 찬송가에 편입되기도 했다. 이때 만들어진 금주가 중에는 영문학자 양주동 교수가 쓴 이런 가사도 있었다.
1절: 꿈을 깨어라 동포여/ 지금이 어느 때라 술먹나/ 개인과 민족 멸망케 하는 자/ 그 이름 알콜이라/
2절: 입에 더러운 담배를 왜대리/ 용단하라 형제여/ 몸과 정신을 마비케 하는 것, 담배란 독약이다/
후렴: 술판을 깨치라/ 담배대를 꺽어 버려라/ 이천만 사람의 살길은 절제운동 만만세.
이런 절제회의 활동이 금주 단연을 당연시한 오늘의 한국교회를 건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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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