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10-06(목)

문화
Home >  문화

실시간 문화 기사

  • [영화] 속편의 시대가 남긴 숙제
    속편이 지배하는 한국영화 코로나 엔데믹 시기를 맞으며 한국의 극장가는 코로나 이전의 부흥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 사태 이전인 2019년 극장을 찾은 관객의 수는 2억 2천6백6십8만여 명에 달함으로써 1인당 연평균 관람 횟수가 4.37회에 달했다.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영화를 많이 보는 나라란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실시되고 음식물 섭취가 제한된 데다 외출을 극도로 회피하기 시작하자 영화관은 관객의 발걸음이 끊긴 적막한 공간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영화관을 직접 찾아간 관객의 수는 6천5십3만여 명에 불과했다. 1인당 연평균 관람 횟수도 1.17회로 뚝 떨어졌다. 그야말로 국내 영화관들이 아사 직전의 위기에 몰렸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영화계에 희망을 전해준 영화는 2017년 추석에 개봉한 이상용 감독의 <범죄도시>의 속편인 <범죄도시2>였다. 괴력의 형사 마석도(마동석)를 앞세워 무려 1천2백6십9만여 명의 관객을 모아 천만 관객 돌파라는 한국 영화계가 그토록 열망하던 부흥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1편에서 중국교포들이 모여 사는 가리봉동 일대를 순식간에 장악했던 하얼빈 출신의 신흥 조폭 장첸(윤계상)의 악랄한 행위를 맨손으로 제압하는 마석도 형사의 불주먹에 당시 열광했던 관객의 수는 6백8십8만여 명이었다. 결코 적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전편을 능가하는 속편이 나올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은 이미 예고되기 시작했었다. 왜냐하면 극장 개봉이 끝난 후에도 <범죄도시>는 공중파 TV를 통해 해마다 명절용 영화로 사랑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영화전용 케이블 TV에서 셀 수 없을 만큼 재방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인기를 받아왔던 까닭에 제작자나 관객 모두 속편에 기대감이 높은 상태였다. <범죄도시2>의 천만 관객 돌파는 <마녀 Part2. The Other One>과 <탑건: 매버릭>, 그리고 여름방학 특수용으로 제작된 <한산: 용의 출현>과 추석용 가족영화 <공조2: 인터내셔널> 등의 속편 영화들의 연이은 개봉으로 이어졌다. 이 영화들은 이미 전편을 통해 대중성을 검증받은 영화들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개봉을 늦춰왔던 대형영화들이 한꺼번에 영화관에 걸리는 바람에 관객의 입장에서 보자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받을 수 있어서 좋아 보였지만 적지 않은 수의 영화들이 속편의 성격을 띠고 개봉한 점은 매우 드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속편의 흥행 이유 속편 영화가 나오는 이유는 전편의 흥행에 대한 기대심리가 무엇보다도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흥행에 실패한 영화는 각색을 거친 후 리메이크하는 경우는 있어도 주인공과 이야기를 연장하면서 속편을 만드는 일은 흔하지 않다. 속편 영화는 기존의 캐릭터와 이야기의 구조를 따라간다는 점에서 독창성의 면모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흥행의 안정성을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사가 제작하기도 쉽고 투자받기도 훨씬 수월하다. 전편을 본 관객들의 입장에서도 이미 어떤 성격의 영화인지를 알 수 있어서 새로운 영화를 보고 난 후 실망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고 속편을 통해 새로운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기대감을 상승시킬 수 있으니 선호할 수밖에 없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상승한 영화관람비에 대한 부담은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선택에 더욱 신중한 자세를 보이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속편은 매우 안정적인 선택일 수밖에 없다. 금년 4월 주요 영화관들은 모두 영화관람료를 1천 원씩 인상하는 바람에 주말 티켓값은 1만 5천 원이 되었다. 주말에 4인 가족이 극장에서 팝콘세트를 먹으면서 영화를 본다면 10만 원 정도의 지출은 예상해야 한다. 평일 조조할인조차 1만 원에 이르는 등 할인을 받지 못한다면 관객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영화선택에 있어서 안전성과 가성비를 따지는 시대가 도래했다. 재미가 없다면 지출에 따른 실망감이 큰 만큼 극장에서 보는 영화는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고 관객들은 믿고 있다. 또한 넷플릭스나 왓차, 웨이브 같은 OTT 서비스의 범람은 MZ세대들로 하여금 굳이 영화관에 가지 않아도 최신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점은 영화관에서 꼭 봐야 하는 이유를 꼼꼼이 따지도록 만들어 속편의 선호도를 높이는 이유로 볼 수 있다. 대형영화가 속편으로 만들어 질 때 관객들은 앞서 본 영화의 스케일에 대한 만족감을 다시 얻기 위해서라도 극장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빌런에 대한 관심의 고조와 속편의 한계 금년에 주목받은 한국영화의 속편들은 범죄와 액션 그리고 코미디 장르라는 대중성이 강한 성격을 갖고 있다. 이미 관객들은 영화의 구조나 성격에 대해 알고 있는 만큼 이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범죄도시2>나 <공조2: 인터내셔널>과 같은 한국의 속편 영화들은 두 가지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첫째는 외형의 확장세가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범죄도시2>는 배경을 베트남으로 옮겨 동남아시아로 확대하는 새로운 범죄의 모습을 소재로 삼았다. <공조2: 인터내셔널> 또한 남북공조에서 남과 북 그리고 미국의 CIA를 결합시켜서 외연이 확장되었다. 비록 셋트와 그래픽을 이용했지만 뉴욕시에서의 액션 촬영 장면 등 해외풍경을 배경 삼아 다채로운 볼거리도 제공했다. 둘째는 악역의 교체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범죄도시2> 악역은 장첸(윤계상)에서 강해상(손석구)로 바뀌었고, <공조2: 인터내셔널>의 경우 북한에서 위조지폐 동판을 가져와 거래를 하려던 1편의 차기성(김주혁)에서 글로벌 범죄조직의 장명준(진선규)으로 교체했다. 범죄의 유형과 범죄인의 캐릭터에 변화를 줌으로써 기존의 주인공들을 다시 보는 익숙함에서 오는 재미와 더불어 새로운 느낌을 갖게 만드는 바람에 전형적인 장르의 장점을 살리려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액션이나 범죄영화에 있어서 주인공의 변화가 아닌 악역의 변화를 통해 속편을 전개시키는 점은 자칫 과도한 폭력성과 선정성의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범죄도시2>가 속편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주인공 마동석 배우가 마블 영화 <이터널스>를 통해 할리우드에 진출하며 지속적인 관심을 끌었을 뿐만 아니라, 주인공 형사를 상대하는 악당의 잔혹한 연기가 주목을 끌었던 까닭에도 있다. 흔히 빌런(villain)이라고 부르는 악당은 주인공 못지않은 개성을 보여주며 흥행의 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것은 최근 범죄영화나 액션 영화와 같은 대중성 높은 장르에서 일어나고 있는 매우 중요한 흐름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서 악당은 단순히 정의로운 주인공에 의해서 제압당하기 위한 존재로 출연하는 보조 역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의 충분한 개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에서 과거와는 다른 변화를 읽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빌런의 개성이 폭력의 잔혹성이나 기발한 범죄유형을 통해 전개되는 점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범죄도시2>가 받은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 또한 천만 관객 돌파의 이유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 관람 연령이 낮을수록 관람대상의 폭은 넓어질 수 있어서 제작자의 1차적 관심은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될 수 있으면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지 않는 데 있다. <범죄도시> 1편의 등급은 청소년 관람 불가였다. 18세 미만이거나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사람은 관람할 수 없다. 그러나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은 보호자가 동반하는 경우 그보다 어린 나이의 청소년들도 얼마든지 영화를 볼 수 있다. 즉 가족이 함께한다면 어린 학생들도 결코 적지 않은 폭력에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에 비해 한국영화에서 마약이나 폭력의 수위는 결코 낮아지고 있지 않지만, 등급은 하양 추세로 가고 있음을 염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탑건: 매버릭>, 영화의 품위를 말하다 36년을 기다려 온 영화 <탑건: 매버릭>은 전편 <탑건>(1986)의 인기를 바탕으로 만든 속편의 성격을 갖고 있지만, 그 자체로서 완벽한 영화로 볼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전편의 힘을 빌려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갖는 영화들과는 성격을 달리한다. 전편의 이야기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출발점으로 작용하며 관객이 듣고 싶고 보고 싶어하는 새로운 이야기와 장면에 대한 기대에 부응한다. 무엇보다도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명예와 영광이 어떠한 것인지를 보여준 다는 점에서 영화의 품위를 보여준다. 주인공 매버릭(톰 크루즈)은 교관 신분으로 과거 자신과 함께 비행하다 사고로 숨진 동료 조종사 구스(안소니 에드워즈)의 아들 루스터(마일스 텔러)를 가르치게 되고 함께 작전을 수행하게 된다. 영화는 신구세대 간의 충돌과 연합을 뛰어넘어 디지털과 아날로그 문화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보여줌으로써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아버지 세대가 아들 세대를 지켜주고 키워주려는 책임감과 사명이 부각되고, 불가능해 보이는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자긍심과 명예는 악당을 중심으로 볼거리를 제공하는 다른 속편들과는 매우 다른 차원에 있음을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핵시설을 건설하여 세계를 위협하는 악당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고 다만 ‘적’으로 묘사될 뿐이다. 악당을 통해 관심을 고조시키기 보다는 주인공의 가치에 초점을 둔 영화의 전략을 읽을 수 있다. <탑건>(1986)을 처음 봤을 때는 겉멋만 잔뜩 든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탑건: 매버릭>은 주인공이나 영화 속 이야기 모두 성장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속편을 만들 때 사랑받을 만하고 칭찬받을 만하며 덕을 세울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한다면(빌:8) <탑건: 매버릭>을 기억할 일이다.
    • 문화
    • 영화
    2022-09-23
  • [기독교인문학] “ 악보로 쓴 또 다른 복음서,「메시아」”
    <메시아>와 함께 듣는 '헨델이 전한복음' 교회 예배에서는 항상 음악이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매김을 하여오고 있다. 성경에서도 찬양의 가치와 그 역할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음악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오라토리오 <메시아>를 작곡한 헨델은 요한 세바스찬 바흐와 함께 개신교 교회음악의 형태를 자리 잡게 한 불멸의 작곡가다. 신학자이면서 현직 목사로 신학대학 겸임교수인 한기체 목사가 세계에서 <메시아> 연주를 제일 많이 하는 나라 중 하나인 우리나라에서 메시아의 참 복음적 가치를 살피는데 소홀한 면이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부분을 감안하여 <메시아> 작품의 복음적 의미를 강조하여 펴낸 책이다. 메시아에 나오는 가사와 음악적 의도를 통하여 복음적 해설이 꼭 필요한 시대에 적절하고 흥미있는 내용이라는 면에서 매우 돋보인다. ◇ 저자소개 ∥한기채 목사 서울신학대학과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을 거쳐 미국 밴드빌트대학원에서 기독교사회윤리학으로 학위를 받았다. 육군 군목과 미국 갈보리교회 담임목사, 서울신학대학교 교수, 한국기독교윤리학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서울중앙성결교회 담임목사, 서울신학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 저서∥《기독교 이야기 윤리》 예영커뮤니케이션, 《성서 이야기 윤리》 한국기독교서회, 《삶을 변화시키는 책읽기》 두란노 등이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음악에 미쳐서》 율리히 큘레 / 비룡소 / 2010 《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 헤르만 헤세 / 북하우스 / 2022 《MIT 음악수업》 스가노에리코 / 현익출판 / 2022 《클래식 여행》 금난새 / 생각의 나무 / 2006 “ 악보로 쓴 또 다른 복음서,「메시아」” - 문화선교사 음악의 어머니 헨델 - 가장 위대한 오라토리오, 「메시아」 “마치 성서의 기자가 복음서를 기록하듯 하나님의 영감을 받아 악보로 그려 놓은 또 다른 복음서라고 할 수 있겠다. 메시아를 들어보지 못했다면 아직도 복음서를 다 보지 못한 것이다. 헨델은 음악 자체로만 가지고도 예배를 드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음악의 어머니 ‘헨델’ 김길구 오늘은 가을의 문턱에서 가벼운 주제로 시작해 볼까요? 별칭 달기를 좋아하는 일본사람들이 붙인 ‘음악의 아버지’, ‘음악의 어머니’ 바흐와 헨델의 이야기 중 헨델의 「메시아」을 중심으로 얘기해 보겠습니다. 오늘은 음악을 전공하신 류지원 단장의 전문성에 기대를 해보면서 글 정리도 부탁드립니다. 류지원 책을 추천하라고 해서 찾아보니 이 주제에 맞는 책들이 별로 없어요. 오늘의 타이틀인 헨델은 1685년 2월 23일, 독일 할레라는 작은 도시에서 태어났고 궁정 외과 의사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음악에 관심과 두각을 나타냈지요. 헨델은 아버지가 헨델에게 '법관이 되라'는 유언을 남겼기에 할레 대학의 법학과에 진학했지만 자신의 적성에 따라 할레 대성당의 오르간 주자로 들어가면서부터 음악가로 인생을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결별했던 조지 1세를 영국 방문 때 만나는 바람에 그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만든 그의 기악 음악 대표작이 된 수상 음악음악을 연주하게 되지요. 그가 영국에서 인정을 받은 이후에 오페라에 전념하였으나 모두 실패로 끝나 삶의 내리막 길에서 새롭게 떠오른 음악 장르인 오라토리오에 전념하여 1742년에는 헨델의 대표작이자 당시 최고의 흥행작이었던 <메시아>가 작곡되어 오늘날에도 우리가 자주 연주를 하는 중요한 오라토리오가 된 것이지요. 김현호 알다시피 메시아는 한국 교회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곡 중에 으뜸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대부분 교회에서 어느 정도 연주가 가능한 찬양대라고 하면 연중 1회씩은 찬양하기도 하고 전문 연주단체에서는 크리스마스 전후로 해서 빠지지 않은 레퍼토리가 되어 연주하고 있지요. 메시아를 제일 많이 연주하고 있는 나라로는 역시 영국과 미국, 그리고 한국이라는 사실에 흥분이 됩니다. 할렐루야 합창은 영국에서는 ‘제2의 국가’가 될 정도라고 합니다. 김길구 헨델의 어린 시절의 삶은 어떻나요? 김현호 어린 시절 헨델의 이야기는 보통 기록이 잘 나와 있지 않지만, 교회에 가족들이 들렀다가 예배가 끝나고 헨델이 보이지 않아 찾을 때 갑자기 오르간 소리가 나서 모두 쳐다보니 어린 헨델이 오르간을 마치 천사가 연주하듯 하였다는 기록이 있어요. 이에 같이 참석한 공작이 ‘저 아이가 누구냐’라고 불어보니 바로 헨델이라고 알려주었고 아이의 재능을 계속 살려야 한다고 당부를 하였다고 합니다. 류지원 헨델이 어릴 때부터 남다르게 음악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버지는 극구 반대하여 음악적 환경을 만들어 주지 않았지요. 아버지가 반대할수록 더욱 음악적인 관심을 갖게 된 헨델에게 어머니와 안나 이모가 아버지 몰래 클라비코드(피아노 전신)를 선물을 사주었지요. 다락방 창고에 숨겨두고 아버지가 없을 때 헨델은 연습하곤 했는데 아버지가 들어온 줄도 모르고 연습에 몰두하다가 헨델의 피아노 소리를 듣고 아버지가 크게 화를 내었지요. 어머니의 설득으로 교회 오르가니스트 ‘차하우’ 스승을 만나는 계기가 마련되어 음악을 더욱 열심히 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유아·초등기의 음악적 환경 조성 김길구 위대한 음악가들이 음악적 동기는 어릴 때부터 여실하게 잘 나타나는데 유아기나 아동기의 음악적 환경조성이 왜 중요한 것인가요? 류지원 많은 심리학자나 교육학자들은 어린 시절의 인지발달 정서 발달 등 인간의 성장이 어린 시절 특히 유아 시기가 매우 중요하며 인간의 발달에 있어서 결정적 시기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인간의 음악적인 유산과 관련된 유아들의 발달에서도 음악적인 발달을 살펴보자면,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음악을 가능하게 하는 여러 가지 기능 즉, 소리를 잘 듣는 귀와 노래를 곧잘 할 수 있는 성대와 여러 가지 움직임과 음향을 만들어 내는 기관 등을 잘 갖추어 태어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뿐만 아니라 음악을 상상하거나 기호화하거나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훌륭한 인지적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의 유아들은 음악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바로 위와 같이 음악적인 능력을 소유하고 태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겠습니다. 김현호 하지만 음악을 듣고 깨닫고 인지하는 것으로 그친다면 그것은 타고나 음악적 능력을 발휘하기에는 부족하겠지요. 음악을 듣고 움직임으로 표현하거나 음악을 따라 흥얼거리기 등을 직접 연습하는 과정을 통하여 타고난 훌륭한 악기와 같은 인간은 음악적 경험을 쌓아가야만 좋은 악기로서 기능을 발휘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이든이 어릴 때 마구간 건초더미를 뒤집어쓰고 소 울음소리를 내어 농부를 놀라게 하여 농부가 신부님의 도움을 청한 일화도 있습니다. 그는 동물의 소리를 실감나게 흉내 내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등의 음악적인 재능을 가지고 나중에 자신의 작품에 동물 소리를 ‘천지창조’ 등에 삽입하여 작곡하기도 하였습니다. 류지원 유아와 아동기에는 특히 음악적 환경에 노출시켜 합창단이나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도록 권장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세계적인 음악콩쿠르에 당당히 러시아에 이어 2번째로 상위 입상자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로 성장하였습니다. 한때는 음악 공부를 위하여 모두가 외국 유학을 하여 음악적인 재능을 키워 왔지만 이제는 우리나라 안에서 직접 지도를 받은 많은 영재들이 세계를 제패하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올해도 동네 피아노 학원에서 배움을 시작하여 세계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18세 임윤찬 피아니스트가 ‘반 클라이번 콩쿠르’ 최연소로 우승을 한 후 여러 나라에서 유학 제의를 하였으나 거절하고 한국서 연습을 계속할 거라는 당차고도 씩씩한 소감 발표에 뿌듯함이 밀려왔습니다. 김길구 한편, 하나님을 알아가는 시기에도 전인적인 성장을 통하여 하나님 형상을 닮아가거나 예수님의 사랑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삶을 통하여 구체적인 목적dmfh 유아 시절에 교육의 목표를 삼기도 한다고 고신대학교 권미량 교수는 말합니다. 아이들의 음악적 발달은 청각과 소근육의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타고난 음악 미적 감각을 소유한 아이라며 음악적 환경에 의하여 그의 천재적인 재능이 발현되게 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미적 감각이나 재능을 타고난 것에 대한 여러 가지 찬반의 논란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은 본질적으로 볼 때 논란의 여지는 없을 것입니다. 김현호 이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부모님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부모들의 역할이 왜 중요한 요소인지를 우리는 여러 경로를 통하여 좋은 예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짐머만(M. Zimmerman)은 “유아들 특히 2~6세들의 음악적인 발전을 위하여 노래 부르기, 리듬에 맞춰 신체표현하기, 간단한 악기 다루기, 주의 깊게 소리듣기 등으로, 이런 경험들이 부족하면 음악적 성장에 치명적 손상을 줄 수도 있다.”라고 지적하고 있기도 합니다. 류지원 교회음악을 담당하는 본인의 입장에서 가끔 아쉬움과 음악에 대한 갈증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어릴때부터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위대한 작곡가들이 탄생시킨 수 많은 곡들이 개혁교회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종교개혁으로 인해 많은 곡들이 개혁교회의 형식이나 신앙적인 면에서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구교의 음악으로 교회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구교의 신학적인 내용과 음악의 연결로 이어지는 예배음악을 당연히 개신교에서는 개혁하고 나름의 예배음악으로 발전시켜야 함은 물론 필요합니다. 하지만 가사와 신학적 배경이 전혀 문제없는 음악적 유산인 좋은 악곡들을 잘 발굴하여 개신교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연구들이 있다면 교회도 보다 휼륭한 음악적 자산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말씀과 음악이 하나가 되다 김길구 당시 분위기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세속적인 풍류로 간주하여 교회공연이 거부되는 시대로 이 위대한 오라토리오 「메시아」는 성서적인 주제에 무대용 음악을 붙인다는 이유로 교회의 지원도 못 받고 영국의 수도 런던이 아닌 억압받는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 초연되는 홀대를 감수하며 일반극장에서 민중들에게 초연되었습니다. 문화선교 차원에서 음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현호 오늘 <메시아>에 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다루지는 않았지만 제1부 구속의 약속, 2부가 구속의 대가, 3부 구속의 능력이라고 제목을 붙여 소개하고 있듯이 예수의 탄생과 부활 그리고 예배의 근본 대상이 하나님이라는 복음적 의미로 재해석한 것이 이 책의 핵심 부분으로 볼 때 음악적 예배에 대한 이해를 좀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류지원 1943년 3월 23일 영국 런던 코벤트 가던 왕실 극장 연주에서 ‘할렐루야’ 합창을 듣던 영국왕 조지 2세가 “전능하신 하나님이 다스리도다”를 연주하던 트럼펫 소리에 벌떡 일어섰고 이때 청중들도 모두 함께 일어나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믿음을 몸으로 보여준 일화가 있습니다. 김길구 네. 저자가 밝혔듯이 말씀을 듣는 중에 음악을 이해하고, 음악을 듣는 중에 말씀을 다시 음미하면 좋겠습니다. 지금 ‘메시아’ 전곡이 어렵다면 ‘할렐루야’ 한 곡이라도 들어보는 게 어때요? 【 정리 : 류지원 】
    • 문화
    • 기독교 교양 읽기
    2022-09-08
  • 탁지일 교수의 『기독교이단 아카이브』 발간
    <기독교이단 아카이브> 탁지일 지음 / 현대종교출판사 / 2022. 09. 05. / 496쪽 / 25,000원 탁명환의 현장 중심 연구가 1970년 시작된 후, 반세기에 걸쳐 수집된 국내외 기독교계 신흥종교단체 관련 일차자료들이 「현대종교」 자료실에 보관되어 있다. 현재 후속연구 및 보존과 활용을 위해 자료의 디지털화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사회 환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관심 있는 누구든지 제한 없이 관련 일차자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자료들을 지속적인 보존이 가능한 곳에 기증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지난 16년 동안 저자 탁지일 교수는 「현대종교」에 소장된 자료 정리해왔다. 첫 번째 작업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진행했다. 탁명환의 『한국의 신흥종교』 1~4권에 게재된 총 45개 단체들에 대한 일차자료들을 정리한 후, 그의 15주기였던 2009년 『사료 한국의 신흥종교: 탁명환의 기독교계 신흥종교운동 연구』를 발간했다. 이후 두 번째 디지털화 작업을 거쳐 25주기였던 2019년 탁명환의 저서 23권, 논문 90편, 설교 영상 2편 등을 eBook으로 발간했다. 세 번째인 이번 『기독교이단 아카이브』의 발간은 프로젝트의 마무리 작업이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연구지원으로 인해 가능했다. 2019~2022년 3년 동안 “한국 기독교계 신흥종교운동 오디오비주얼자료 데이터베이스 구축: 탁명환의 연구 자료를 중심으로”라는 연구 과제를 진행하면서, 「현대종교」 자료실에 보관된 오디오비주얼 자료들을 단체별로 분류한 후, 영상 및 음성 자료들을 정리·분류하여 디지털화했고, 사진 및 문서 자료 중에서 보존 및 활용 가치가 있는 것들을 선별하여 스캔작업을 진행했다. 『기독교이단 아카이브』는 이 연구의 부분적인 결과물이다. 한국의 기독교계 신흥종교단체들은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해왔다. 서로를 벤치마킹하고 업그레이드해 온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는, 대표적인 이단 단체들의 교리적 성격과 활동을 ‘이긴자론’ ‘성적타락론’ ‘시한부종말론’ ‘사회적 논란’으로 분류한 후, 이러한 특징을 충족하는 12개 단체를 선정하여 『기독교이단 아카이브』 사례연구를 진행했고, 관련 일차자료들을 소개했다. 「현대종교」 소장 자료들은 공개 및 비공개용으로 분류된다. 저작권 및 공개 시 위법성 논란 소지가 있는 자료들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제한적으로 접근해 사용할 수 있도록 분류했으며, 후속연구 및 공공의 유익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는 자료들은 제한 없이 공개하고 있다. 향후 관련 자료를 무료로 공개하고 제공할 예정이다. 『기독교이단 아카이브』는 이를 위한 사례연구인 동시에 안내서이다. (문의: 현대종교 업무국 031-830-4455~7)
    • 문화
    • 도서
    2022-09-01
  • 지혁철 목사, 『설교자는 누구인가』 출간
    설교자는 누구인가(팀 켈러와 앤디 스탠리 중심 92가지 설교 꿀팁) 지혁철 지음 / 샘솟는기쁨 / 2022. 03. 16. / 264쪽 / 16,000원 이 책의 색다른 구성만큼 위트 있게 핵심을 찌르는 글쓰기는 저자의 오랜 성찰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팀 켈러와 앤디 스탠리 중심 여러 설교자의 인사이트를 소개하며, 설교자의 영예와 소명이 무엇인지, 넘어지고 깨지기를 거듭하면서 얻은 지혜와 자유가 무엇인지 알게 한다. 30호 설교자의 설교 어게인이 아닐까. 열망과 열정, 공감과 위로가 담겨 있다. 설교의 길을 잃은 설교자, 설교 준비 중에 막막해진 설교자, 신학의 무게가 버거운 설교자, 무엇보다 초보 설교자에게 안도하게 한다. 청중의 자리에 있는 예배자에게는 충만함을 누리게 할 것이다. 미국 유학 중에 복음 전도사 로커의 꿈을 버리고 설교자로 선회한 저자의 고백이 이 책의 시작이다. 내러티브를 풍성하게 하는 첫 그림, 설교 여정마다 설교자로서 얼마나 고민하고 얼마나 아팠는지 짐작하게 한다. 고군분투하면서 끝내 설교자로서 바로 서기까지 청중을 향한 시선은 설교 영성일 것이다. 말씀으로 교회가 새로워지는 꿈, 흩어진 백성에게 소금이 되고 빛이 되는 꿈, 이 땅에 하나님 나라가 실현되는 꿈, 이러한 영광과 특권을 끌어안은 설교자와 함께 나누고자 집필했다는 에필로그에서 저자의 다음 행보를 기대된다. 저자 지혁철 목사는 고신대학교 기독교 교육학, 고려신학대학원 신학 석사(M.div), CFNI School of Worship Techinical Art에서 예배의 실제를, Dallas Baptist University Worship Leadership M.A 과정에서 예배 역사와 이론에 바탕한 서번트 리더십을 공부했다. 2021년 Fuller Seminary KDmin에서 〈현대 청중을 깨우는 이벤트 설교 : 한국 교회 개혁을 위한〉(THE EVENT PREACHING WHICH AWAKENS THE MODERN AUDIENCE : “REFORMING THE KOREAN CHURCH PULPIT”)으로 목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어린 시절 생사의 문턱에서 기적처럼 돌아온 저자에게 아버지는 “보너스처럼 다시 살게 된 인생, 하나님을 위해 살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목회자의 길에 올랐지만 수백 수천 번 솟구쳐오르는 ‘나는 아니라는 생각’과 날마다 씨름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이 치열한 내적 갈등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더 잘 전하는 설교자가 되고 싶은 거룩한 욕심이 꽃송이처럼 피어올랐고, 시간이 갈수록 그 열망은 더 깊어지고 확고해졌다. 설교자로서 겪었던 많은 실패와 실수, 날 선 비판과 모진 굴욕이 디딤돌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실패와 실수를 딛고 일어나 쓰임 받은 다윗, 베드로, 바울에게 매료된 저자는 자신의 열망과 실패와 실수를 바탕으로 이 책 『설교자는 누구인가』를 집필했다.
    • 문화
    • 도서
    2022-09-01
  • [영화] 의(義)와 불의(不義)의 싸움
    영화를 통해 배우는 임진왜란 이순신 장군의 해전을 그린 3부작 중 두 번째 영화인 <한산:용의 출현>(이하 <한산>)이 뜨거운 여름의 극장가를 점령했다. 이미 <명량>(2014)을 통해 1,761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아 한국영화 역사상 최다 관객 수 1위에 오른 일이 있어서 <한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대단히 높을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외부 환경도 좋은 편이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인해 거리 두기가 없어졌고 극장에서 콜라와 팝콘을 마음껏 먹을 수 있으니 한여름 피서지로서 영화관을 찾지 않을 이유가 없다. <명량>의 흥행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던 일본 정치인들의 군국주의 망언에 따른 반일 정서 또한 계속되는 중이다. 최근에는 일본 자민당 거물 정치인인 에토 세이시로 중의원 의원이 일본을 한국의 “형님 뻘”이라고 주장하여 크게 반발을 샀고, 일본의 적지 않은 정치인들은 여전히 아시아 침략과 식민지화의 수치스러운 자국 역사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기도 했다. 영화 <한산>은 역사물로서 현실의 대일관계에서 오는 화 나고 답답한 현실을 속 시원하게 뚫어주는 사이다 역할을 한다. 1592년 5월 23일 시작된 일본의 조선 침략은 채 두 달도 못 돼서 한반도 전체를 집어삼켰다. 선조는 평양성을 떠나 의주로 피난을 떠났고 왜군은 육지의 기세를 몰아 조선의 마지막 남은 수군을 격파하고 명나라로 진출할 계획이었다. 전쟁영화는 모름지기 풍전등화의 위기 속에서 영웅도 탄생하고 비책이 빛을 발하듯이 <한산>은 전세의 전환점이 될 8월 14일의 한산도 앞바다를 비춰주고 있다. 결과는 물론 누구나 알고 있듯이 대승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지만 아무도 본 적이 없는 한산대첩을 영화화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역사 기록물을 넘나들며 역사적 사실과 재해석 사이를 오가야 할 뿐만 아니라 재미와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클 수밖에 없다. 김한민 감독의 오랜 연구와 기획 그리고 <명량>에서 쌓은 노하우는 무난한 결과를 가져왔다. 관객들은 이미 <명량>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CG로 입혀진 50분간의 해전 장면에 만족했고, IMAX로 다시 한번 보는 재차 관람을 권유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역사적 고증도 비교적 잘 되어 역사가들의 판단 또한 무난히 넘어갈 수 있었다. 다만 왜군을 끌어내기 위한 유인책으로 투입된 배의 숫자가 영화에서는 3척에 불과했지만 사실은 5~6척에 이르며, 한산대첩에서 연을 통신 수단으로 사용한 적이 없고, 왜군의 움직임에 대한 결정적 정보를 제공하여 승리를 이끈 핵심인물로 조선의 민초였던 당포 목동 김천손에 대한 언급이 빠져 있는 부분 등 팩트 체크를 하자면 몇 가지 아쉬움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한산>은 한마디로 이순신의 전략이 빛나는 역사현장을 목격하는 재미있는 역사교육의 현장을 제공하고 있었다. 전략가 이순신을 만나다 <명량>이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는 위대한 영웅의 이미지로서 이순신을 그려냈다면 <한산>은 지략가 혹은 전술가로서의 이순신(박해일)의 면모가 빛나고 있다. 특히 <명량>과 다르게 이순신과 일본의 장수 와카자키 야스하루(脇坂安治, 변요한)와의 전술 대결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점은 <한산>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순신은 용인술(用人術)에서 빛났다. 학익진(鶴翼陣)은 각각의 함선을 이끌 장수들의 이름을 전술도(戰術圖)에 적어 넣음으로써 시작되었다. 누구를 어디에 배치할 것인가에 대한 세밀한 계획은 마치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 선수들의 포지션을 정하는 감독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거북선을 만든 나대용(羅大用, 박지환)을 옆에 둔 일과 거북선에만 의지하지 않고 전 병력을 고르게 활용한 전략도 이순신 장군의 높은 지략을 엿보게 한다. 사천해전에서 12척의 일본 함선을 격침 시켰던 주역이 바로 거북선이었고, 거북선의 무서운 맛을 본 왜군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 어떻게든 거북선의 약점을 찾아내어 그것을 집중공격하고자 하는 것이 와카자키 전술의 핵심이었다. 그만큼 거북선은 당시로서는 가장 뛰어난 전함이었던 셈이다. 이순신은 거북선을 중심으로 한산도 앞바다에서 벌이려고 하는 전투계획을 세울 만도 하지만, 막상 일본의 첩자가 거북선의 설계도를 훔쳐 도주해버리자 거북선을 출전시키지 않기로 한다. 이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적에게 이미 약점이 노출된 것을 알았을 때 빨리 전술을 바꾸는 것이 바로 지장(智將)의 면모다. 과거의 승리에 도취해서 변화하기를 주저한다면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지 않은가! 다행히도 <한산>에는 세 척의 거북선이 출전한다. 모두 약점이 보완된 거북선들로서 이는 나대용이란 뛰어난 제작자를 옆에 두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우리는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부터 거북선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이순신은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한 해 전에 전라좌수사로 부임했고 이 소식을 들은 나대용은 사촌 동생인 나치용과 함께 여수로 건너가 이순신 장군에게 거북선 건조를 건의하였다. 거북선 설계도를 검토한 이순신은 나대용을 전라좌수영의 전선(戰船)을 건조하고 군병의 출납을 감독하는 ‘감조전선 출납 군병 군관(監造戰船出納軍兵軍官)’에 임명하였다. 난중일기를 보면 거북선은 임진왜란 직전인 1592년 4월 초에 실전 배치된 것으로 나와 있다. 이순신은 다 계획이 있었다. 이순신보다 13살이나 많았던 노장(老將) 어영담(魚泳潭, 안성기)이 위험을 무릅쓰고 왜군의 유인책에 앞장선 것도 이순신이 용인술을 돋보이게 하는 장면이었다. 광양 현감으로 이순신과 함께 출전한 어영담은 경상도 앞바다를 한눈에 꿰고 있을 만큼 수로를 읽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이순신의 승리 때마다 그의 공적이 뛰어났다고 전해지는 인물이다. 적이 이미 아군의 전략을 간파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획대로 기다리는 자와 참지 못하고 조급히 서두르는 자의 결말이 어떻게 다른지는 어영담의 노련함을 통해 드러난다. 이순신의 전쟁관에서 배우다 <한산>을 얘기할 때 빠뜨릴 수 없는 단 하나의 메시지가 있다면 이순신에게 총상을 입혔던 왜군 준사(김성규)가 포로로 잡혀와 이순신에게 던진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이라 할 수 있다. “이 전쟁은 무슨 의미입니까?” “이 전쟁은 의(義)와 불의(不義)의 싸움이다.” 임진왜란을 ‘의와 불의의 싸움’으로 정의 내린 이순신의 확고한 생각은 군사들에게는 왜 백성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고, 백성들에게는 왜 나라를 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확신을 갖게 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의병(義兵)은 이순신의 전쟁관을 실행하는 가장 독보적인 존재들이다. 조선의 의병은 서양처럼 민간에서 전쟁에 차출된 단순한 민병대가 아니다. 삼국시대부터 나타난 의병은 불의에 저항하는 도덕적 심판자이며 보편적 가치의 준행자였다. 일제강점기에 국권 상실을 목격하며 한국통사(韓國痛史)를 쓴 박은식(朴殷植)은 ‘의병은 우리 민족의 뛰어난 우수성(國粹)이며 우리나라의 본연의 성향(國性)’으로 보았다. 임진왜란뿐만 아니라 병자호란과 구한말의 의병, 그리고 항일투쟁의 독립운동가들이 보여주는 역사는 한민족이 침략자들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이 어떠한 것인지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그토록 가혹한 시련 속에서도 굴복하거나 동화되는 일이 없었던 그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를 드러낸다. 전쟁을 의와 불의로 판단하는 이순신의 사상에 영향을 준 것은 논어(論語)였을 것이다. 논어 이인(里仁)편의 ‘군자는 의로움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는 말이나, 양화(陽貨)편의 ‘군자는 의로움을 첫째로 여긴다. 군자에게 용기만 있고 의로움이 없다면 난을 일으키고, 소인이 용맹하고 의로움이 없다면 도둑질을 하게 된다(君子義以爲上 君子有勇而無義 爲亂 小人有勇而無義 爲盜)’는 말은 이순신의 전쟁관 뿐만 아니라 영화 속에서 군자 같은 이미지로 나온 연유로 파악될 수 있다. 군자는 유교 사회의 이상적인 인간상이었다. 군자의 으뜸가는 특징은 의에 있으며, 불의를 보고 물러서지 않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순신의 의(義)로 기준을 삼는 전쟁관은 성경적으로도 매우 의미가 있다. 왜냐하면 성경은 하나님의 속성 가운데 하나를 악을 미워하고 의로움을 좋아하시는 분으로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호와는 의인을 감찰하시고 악인과 폭력을 좋아하는 자를 마음에 미워하시도다. 악인에게 그물을 던지시리니 불과 유황과 태우는 바람이 그들의 잔의 소득이 되리로다. 여호와는 의로우사 의로운 일을 좋아하시나니 정직한 자는 그의 얼굴을 뵈오리로다’(시:11:5-7) 그리스도인이 전쟁터에 나가서 적에게 총을 쏘아야 한다면 그 이유는 의와 불의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왜선의 십자가가 남긴 숙제 영화 <한산>이 클라이막스로 치달을 때 왜선의 커다란 돛에 그려진 십자가가 나오는 장면에서 혹시 당황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약간의 역사 기술이 필요해 보인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의 선봉장으로 20만 대군을 이끌고 부산진성과 동래성을 함락시킨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는 가톨릭 교인이었다. 나가사키를 포함한 일본 남부 규슈지방의 영주들 가운데는 가톨릭 교인들이 제법 있었고 그들의 부하들 또한 가톨릭 교인으로 개종했는데 이들을 포르투갈어인 크리스탕(Cristão)의 일본식 표현인 ‘기리시탄(キリシタン)’으로 불렀다. 기리시탄 영주들은 일본에 와있던 가톨릭 신부를 종군신부로 참가시키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스페인 출신의 그레고리오 데 세스페데스(Gregorio de Cespedes) 신부로 1593년 12월부터 약 1년 반을 조선에 머물다 일본으로 돌아갔다. 그는 임진왜란에 참가한 기리시탄 왜병들을 위해 기도하며 미사를 집전하기도 했다. 기리시탄 병사들이라고 해서 다른 왜병과 다른 점은 아무 데도 없었다. 양민을 학살하고 귀와 코를 베어 전리품으로 챙겨갔다. 임진왜란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에서 십자가 목걸이를 하고 십자가 깃발을 들고 가는 왜병들의 모습이 비춰진다면 그것은 연출자의 실수가 아니라 역사적 사실인 것이다. 예수회에서 일본에 파송한 가톨릭 선교사들이 임진왜란에 어떻게 관여했는지는 앞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우선 진해 웅천동에 있는 우리 땅을 최초로 밟은 서양인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세스페데스 공원’이 과연 역사적으로 의(義)로운 일에 해당하는지 시급히 판단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 문화
    • 영화
    2022-08-11
  • [기독교인문학] “영혼을 비추는 빛의 화가”
    렘브란트의 하나님 - 성서화의 거장 - 복음과 문화는 깊은 관계가 있다. 종교는 문화의 실체이며 문화는 종교의 형식이다 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이 책은 바로크 미술의 거장으로 ‘빛의 마술사’라 불리우는 렘브란트에 관한 책이다. 네델란드 현지에서 목회한 안재경 목사가 12편의 성서화를 주제로 작품의 배경과 해석, 그리고 성경적 의미 등을 담은 290쪽 분량의 책에는 70여 장의 작품사진이 수록되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그가 활동한 17세기는 개혁교회 중심인 네델란드의 절정기로 당시의 시대정신이 어떻게 작품에 반영되었는지를 가늠해 보는 것도 흥미있는 일이다. 세상과 타협하지 못하고 가난을 자초한 천재화가가 시장성도 없는 성서화를 고집하며 비추고자 했던 영혼의 빛줄기는 기독예술의 위대한 유산으로 우리 곁에 남아 빤짝이며 길을 밝혀준다. ◇ 저자소개 ∥안재경 목사 고신대학교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군종목사로 근무하며 젊은이들을 위한 복음전도에 헌신한 뒤 한국 해비타트 총무를 역임했다. 화가 렘브란트와 고흐의 고국인 네델란드에서 한인교회를 7년간 목회하면서 그들의 작품에 빠져들어 고흐의 하나님(2010년)과 렘브란트의 하나님(2014년)을 출간했다.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 온생명교회를 개척에 동참하여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을 토착화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 저서∥《고흐의 하나님》 홍성사 / 2014 / 15,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렘브란트의 거룩한 상상력》 서상록 / 예영커뮤니케이션 / 2007 《인문의 바다에 빠져라2 서양미술사》 최진기 / 스마트북스 / 2013 《미술관에서 만난 하나님》 서상록 / 예영커뮤니케이션 / 2003 기독교인문학 〈35〉 “영혼을 비추는 빛의 화가” -고난 속에서 핀 찬란한 기독예술의 유산- 인간의 무늬가 새겨진 복음 “서양에서 일어난 계몽주의가 인간의 자유, 평등, 박애를 부르짖는 것도 교회와 신학을 반대하기 위한 모토였다. 기독교가 사람의 가치를 억눌러 왔다는 지적은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게 되었다. 기독교가 인문에 역행하면서 주류 종교가 되었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부끄러움이 아닐 수 없다” 바로크의 두 거인 김길구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요즘 책 읽기 힘드시죠? 그래서 이번에는 분위기를 바꿔서 그림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안재경 목사가 2014년에 출간한 <렘브란트의 하나님>입니다. 렘브란트(1606~1669)는 네델란드에서 활약한 바로크미술의 대가이지요. 우선 바로크미술에 대해서 알아보지요? 류지원 사실 바로크 용어는 포르투칼어로 허세를 부르고 지나치게 과장되었다는 부정적 의미로 쓰였어요. 17세기 로마로부터 시작되었는데 로마교황청은 반종교개혁 이후 자신의 승리를 과시하기 위하여 사치스러운 성당이나 건축물, 예술 작품을 통하여 하나님의 권위와 교황의 힘을 과시하여 성도들의 신앙심을 북돋기 위하여 예술활동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후원하며 활용했습니다. 이 사조는 프랑스로 넘어가 루이 14세가 식민지로부터 온 막대한 자금으로 지은 베르사유 궁전에 있는 미술품과 정원에 사용되었지요. 김현호 가톨릭 국가들은 종교미술의 전성기를 맞았지만 영국이니 네델란드 같은 북부 유럽의 신교국들은 종교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이 금지되었습니다. 따라서 미술의 소재가 정물화, 초상화, 풍경화, 풍속화 등 일상생활로 확대 되었습니다. 교회와 왕족, 귀족 등의 수요가 줄어든 대신 신흥부자들의 수요가 늘어났어요. 류지원 그는 전성기 네델란드의 문화중심지 가운데 하나인 레이든에서 태어났어요. 그 지방의 라틴어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그만두고는 화가가 되기 위해서 도제생활을 하는데 더 배울 것이 없었던지 6개월 만에 개인화실을 열어 독립화가의 길을 걷게 됩니다. 1631년 암스테르담으로 이주한 후 그곳에서 작품활동을 하며 살았습니다. 김현호 첫 작품이 <스데반의 순교>로 그의 나이 열아홉 살 때입니다. 그의 전성기는 30대라고 할 수 있지요. 이때 이미 가장 촉망받는 화가로 부와 명예를 동시에 갖게 됩니다. 그의 대표작 중에 하나인 문제작 <야경꾼>도 그 시기의 작품입니다. 김길구 렘브란트의 작품 중 어느 작품이 마음에 들었나요? 김현호 저는 그의 걸작 중에 하나인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입니다. 이 작품은 암스테르담으로 이주한 후 성경을 그린 최초의 걸작인데 당대의 대가 루벤스의 그림에 감동을 받은 통령 프레데릭 헨드릭이 주문한 〈그리스도의 수난〉 5부작 중에 하나입니다. 30살 위인 루벤스는 이태리 유학파 출신으로 유럽에도 알려진 다재다능한 화가로 가톨릭 교인이었습니다. 이에 반해 렘브란트는 국내파로 암스테르담을 중심으로 활동한 신교도지요. 바로크미술의 두 거장의 같은 제목의 작품을 비교해 보면 화가의 시선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예수를 묘사하면서 루벤스는 근육질의 영웅적인 모습이나 렘브란트는 초라하고 볼품없게 사실적으로 그렸습니다. 구경하는 군중의 묘사에도 루벤스는 돈 있고 권세 있는 기득권층을 주로 그렸다면, 렘브란트는 가난하고 힘없는 민중들을 그렸다. 한 폭의 그림 속에서 서로 다른 차이로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문제작 <야경>의 성공과 실패 류지원 제가 좋아하는 그림은 이 책에 나오지 않지만 〈야경〉입니다. 그의 대표작으로 천재성이 엿보이는 이 작품은 당대에는 고객의 요구를 묵살했다는 이유로 환불소송까지 가 자기 세계에 빠진 고집불통 화가라는 이미지를 남기면서 잘나가던 그에게 인생에 먹구름을 안긴 작품이지요. 고객들을 잃게 되어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고 말년에는 빈민촌에서 쓸쓸한 노후를 맞이하는 요인 중에 하나가 되었으니까요. 김길구 렘브란트는 기아로스쿠라는 명암법을 구사했습니다. 이제는 렘브란트의 상징이 된 ‘렘브란트 조명’이라고 위에서 45˚ 각도로 내려 빛을 비추면 비춘 대상이 스포트라이트와 어둠을 대조시켜 돋보이게 하는 기법으로 얼굴의 한쪽을 환하게 비추면 다른 한쪽은 얼굴에 그늘이 지나 눈 부위로 밝은 면이 역삼각형의 형태로 나타나는 명암법을 말합니다. 김현호 초기 바로크미술의 거두 카라바조가 처음으로 어두움과 밝음을 대비시켜는 명암법으로 대상을 돋보이게 하여 극적 효과를 연출했는데 렘브란트에 와서는 이 기법을 한 단계 더 높여 빛과 어둠 자체가 말을 하게 함으로써 그 완성도를 높였다는 거예요. 류지원 문제작 <야경>의 경우 16명의 의뢰인인 자경단들이 단체 사진 찍듯이 단체 초상화로 그리려면 등장인물들이 1/n로 균등하게 그려야 하잖아요? 그는 자경단의 바닝 코크 대장과 그의 부관들은 크기와 명암에 차이를 두어 부각시키고, 그 외 나머지 사람들은 누가 누군지 알 수 없게 작고 어둡게 처리함으로써 나머지 대원들을 들러리로 만든 셈이 된 것입니다. 그림 그리는 날 잘보이려고 좋은 옷도 입고 경비도 100길드씩 균등하게 공동으로 부담했는데 얼굴도 알아볼 수 없게 되었으니 화가 날만도 했겠죠. 김길구 이러한 고집이 고객들의 요구에 의한 주문용 작품이 아니라 화가 자신의 주체적인 판단에 의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림으로서 당시의 화가들에게 큰 충격을 준 것입니다. 김현호 또 하나의 특징은 그림 속에 자기 자신을 등장시킵니다. 자신의 얼굴을 등장시키고 때론 변장을 하여 마치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자기투영을 하는 것도 특징 중에 하나지요. 성서화의 대가 김길구 렘브란트는 신·구약성서 전체를 그린 화가이기도 합니다. 그의 성서 사랑은 첫 데뷔작이 1625년 작 <스데반의 순교〉로부터 마지막 작품이 1669년 〈탕자의 귀환〉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미술평론가 서상록은 거룩한 상상력에서 “렘브란트에게는 성경이 「예술적 영감」이요 「진리의 저장고」였고, 여기서 그는 「생명의 양식」을 얻었고 살아갈 희망과 용기를 얻었다”고 평했습니다. 류지원 그의 진정성이 더욱 빛나는 것은 종교개혁자 칼빈의 권면에 따라 17세기 당시의 네델란드 교회는 교회 내의 하나님의 형상은 물론 어떤 장식도 하지 말라는 권면에 따라 교회의 그림 수요가급격히 줄어든데다 사회분위기가 기독교적 주제는 인기가 없어 그리자마자 보관 창고로 들어가는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서 이룬 성과라는 것입니다. 김현호 평생 그가 그린 성서화가 유화 160점, 에칭 80점, 드로잉 600점 등 850여 편에 달합니다. 그중에는 미술사에 빛나는 걸작들도 많아 오늘날에도 기독예술의 찬란한 유산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면서 기독예술에 헌신하시는 예술가들에게 그는 큰 위로가 되겠죠. 자화상으로 쓴 자서전 김길구 렘브란트는 고흐처럼 많은 글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대신 그는 누구보다도 많은 90편이 넘는 자화상을 남겼습니다. 류지원 삶의 마지막 문턱에 선 1669년 빚어낸 ‘자화상’은 렘브란트 자화상의 최고작품이라 꼽히고 있지요. 런던 내셔널갤러리에 소장 중인 이 작품 속 렘브란트는 험한 세상을 지나며 늙고 지친 모습이 역력한 63세 노인으로 평생 부대껴온 삶의 곡절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김현호 그의 마지막 작품 <탕자의 귀향>은 헨리 나우웬을을 통해 더 많이 소개되기도 했지만 노년에 그가 파산당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마지막 남은 아들 부부도 흑사병으로 보내야 했던 절망 가운데서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는 마음이 담긴 탕자의 귀향과 1669년 10월4일, 이젤 위에 미완성으로 남아 있었다는 <아기예수를 안은 시므온>에서 눈먼 두 노인의 간절한 기대가 성취되는 그 간절함을 읽을 수 있어서 애틋합니다. 김길구 당대에는 ‘우리시대의 기적’, 18세기에는 ‘변칙적 화풍의 창시자’, 19세기에는 ‘반항적인 천재’, 사회예술적 일탈을 꾀한 개성이 뚜렷한 화가. 20세기에는 ‘대담한 실험정신을 추구한 화가’라는 찬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여러분의 평가는 어떤가요?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거인의 화풍은 고야, 밀레, 고흐, 샤갈 같은 거장들에게 영향을 주어 면면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 정리 : 김길구 】
    • 문화
    • 기독교 교양 읽기
    2022-07-15
  • 탁지일 교수, [가스라이팅 이단]
    탁지일 지음 / 산출판사 / 2022.07.05. / 176면 / 13,000원 스마트한 교주들은 결코 자신이 신격화된 존재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오히려 신도들이 얼마나 끔찍한 죄인인지를 감언이설로 가스라이팅 한다. 힘겨운 코로나 세상에서 이단의 거센 도전에 맞섰던 교회의 신앙고백이다. 이 책은 코로나의 세계적 확산 속에서 기록되었다. 훗날 다사다난했던 코로나 역병과 이단의 시대를 뒤돌아보며 두려움 가운데 있었던 우리와 언제나 함께하셨고, 그의 나라와 의를 위해 부르시고 견인하셨던 하나님을 향한 신앙고백이 될 것이다.
    • 문화
    • 도서
    2022-06-24
  • 김문훈 목사, [살리는 목회, 살아나는 교회]
    김문훈 지음 / 두란노출판사 / 2022.05.11. / 232면 / 13,000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그간 우리가 누려왔던 삶의 모든 기반이 제 기능을 상실한지 만 2년을 지나고 있다. 온전함이 사라진 시대, 각자도생하는 시대를 살아가며 한국 교회와 성도들은 그 누구보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상실의 시간을 보내며 저자는 다시 한 번 광야에 길을 내고 가나안땅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함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이제 ‘살림목회연구원’을 설립하고, 한국 교회와 한인 디아스포라를 중심으로 한 세계 교회를 섬기고자 한다.
    • 문화
    • 도서
    2022-06-24
  • 강성효, [경북지역 선교역사]
    강성효 지음 / 쿰란출판사 / 2022.06.15. / 144면 / 10,000원 대구와 경상북도에 개신교가 처음 소개되고 전파되던 19세기 말 이래로, 복음이 전파된 형태와 특징을 연구한 책이다. 박덕일의 《경북교회사》와 《조선예수교장로회 사기》를 저본으로 하여 1896년부터 1923년까지 경북 전역에 설립된 교회 수, 설립연도, 지역별 분포를 살펴 경북 지역의 복음화 과정, 경북 내 지역 간 차이점과 원인을 규명하고, 특히 경북의 남부에서 북부 지역까지 이르는 선교 경로와 특징을 분석하였다. 경북 지역 교회사 연구에 중요한 역사적 자료가 되는 책이다.
    • 문화
    • 도서
    2022-06-24
  • [영화] ‘K-칸’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
    한국 영화를 추앙(?)하는 칸영화제 대한민국이 영화를 잘 만들고 대한민국 영화가 재미있다는 얘기는 소문이 아니라 사실임이 다시 한번 증명되었다. 지난 5월 17일부터 28일까지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Decision to Leave)을 연출한 박찬욱 감독은 감독상을 받았고, 영화 <브로커>(Broker)에서 주연을 맡은 송강호 배우는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100년의 영화 역사상 칸국제영화제에서 주요 상을 두 개를 받은 일은 처음 있는 일이다. 칸국제영화제는 같은 작품에 두 개의 상을 주는 일이 없는 까닭에 어떤 상이든 받기만 한다면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세계 영화인들 사이에서는 경쟁부문에 초청된 것만 가지고도 대단한 영화라는 인정을 받는다. 왜냐하면 칸영화제는 전세계에서 출품한 2천 편이 넘는 영화 가운데서 단지 20편 내외의 작품을 선정하여 경쟁부문에 올리고 거기서 상 받을 영화와 배우들을 뽑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세계 3대 영화제를 거론하며 다른 국제영화제들도 많은데 굳이 칸영화제에서 상 받은 것을 가지고 너무 호들갑 떠는 게 아니냐 하며 겸손하라는 뜻을 비추기도 한다. 현대의 영화들이 다국적 성격을 가지고 있고, 또한 한국 영화가 발전하기까지 영화 선진국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한국 영화가 세계 최고라는 교만을 떨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칸영화제가 바라보는 한국 영화의 위상이 예전과 다르게 ‘추앙’하는 현실을 굳이 외면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칸영화제가 보수적이라는 비판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그 위상만큼은 가히 절대적이다. 세계에는 칸영화제 말고도 베를린영화제나 베니스 영화제 같은 유명영화제들이 더 있다. 그러나 규모나 작품의 숫자, 세계영화계에 주는 영향력을 비교한다면 칸영화제에 견줄만한 영화제는 그 어디에도 없다. 마치 영화계의 노벨상 같다고나 할까. 이번 칸영화제는 경쟁 부문 뿐만 아니라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한국 영화들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배우로서 활동해오던 이정재 배우가 첫 연출을 맡은 감독 데뷔작 <헌트>(Hunt)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박수갈채를 받으며 시사에 성공했다. 칸영화제의 메인 상영관이자 가장 많은 객석인 3천 석을 보유한 뤼미에르 극장을 배당받은 <헌트>는 전회 매진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갈 젊은 감독들의 약진 또한 대단했다. 정주리 감독은 신작 <다음 소희>로 국제비평가주간 폐막작 상영의 영광을 안았고, 문수진 감독의 <각질>은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칸영화제 단편 경쟁부문에 진출한 9개 영화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으니 말이다. 칸영화제 극장 밖의 한국 영화 열풍은 더욱 뜨거웠다. 칸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들을 포함하여 각국의 유명 영화사들은 자신들이 만든 영화를 들고나와서 팔고, 또 영화 수입업자들 또한 흥행이 예상될만한 영화들을 찾아 촉각을 세우며 거래하는 영화시장이 서는 데 여기서도 한국 영화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외에도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과 신연식 감독의 <카시오페아>를 포함하여 16개 작품이 마켓에서 주목할 만한 한국 영화로 현지 언론들은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올해 칸영화제에선 어디를 가도 한국 영화가 있었다. 이것을 현지 언론들은 ‘K-칸’(Korea-Cannes)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지켜 본 한국영화 발전의 역설 칸영화제와 한국인들이 유달리 사랑하는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 감독의 가족영화 <브로커>(Booker)가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일은 새로운 영화의 트렌드 속에서 한국 영화의 특징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즉 한국 영화가 인기를 끄는 이유이면서 세계화된 속성을 영화 <브로커>를 통해서 볼 수 있다. 첫째는 국경을 초월하는 현대 영화 제작의 특징을 보여주었다. 감독은 일본 사람이지만 배우들과 제작사는 모두 한국 국적이다.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송강호를 비롯하여 강동원, 배두나, 아이유(이지은) 등의 주연급 뿐만아니라 송새벽, 김선영, 이동휘, 박해준 등 한국영화계의 명품 배우들이 단역을 마다하지 않고 총출동하여 보는 즐거움과 작품의 질을 높였다. 이는 물론 고레에다 히로카즈라고 하는 세계적인 연출가와 함께 한다는 의미도 개인적으로 컸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제작과 배급은 한국 최고의 영화투자사 CJ ENM이 맡았다. 둘째는 국경을 초월한 최고의 조합을 보여주었다. <브로커>의 장르는 가족영화다. 그런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가족영화를 통해서만 칸영화제에서 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そして父になる, 2013)로 66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데 이어서 <어느 가족>(万引き家族, 2018)은 제71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을 통해 소시민적인 아버지 연기의 달인으로 평가받은 명배우다. 거기다 입양 사기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가족영화의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 점은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를 끊임없이 추구하는 세계영화계의 흐름과도 잘 맞아 떨어진다. 셋째는 국경을 초월하여 한국의 특수한 상황에서 빚어지는 인간애라는 주제가 통했기 때문이다. 부모의 손에서 버려지는 영아들과 갓난아기를 해외에 입양하는 한국사회의 현실은 한국사회의 불행과 고난의 역사를 담고 있다. 6.25 전쟁고아들을 해외로 입양시켜야 하는 빈곤의 상황은 한국 역사가 낳은 비극이지만 영화의 좋은 이야깃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현대에 와서도 여전히 버려지는 아기들이 있고, 이들의 생명을 어떻게든 구하고 건강하게 성장시키려는 교회와 기관의 존재는 급속한 사회변화를 겪는 한국 사회의 난제를 보여주는 동시에 영화적으로는 흥미있는 이야기를 제공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역설적이지만 한국의 고난과 불행의 역사와 사회상은 한국 영화를 발전시키는 또 다른 원동력이 되었음을 보게 된다. 태어나줘서 고마워! 영화 <브로커>는 채무에 시달리는 상현(송강호)과 보육원 출신으로 교회의 베이비 박스 시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수(강동원)가 몰래 협작하여 유기된 아기들을 양부모에게 연결시켜주고 돈을 받는 입양 브로커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런데 브로커의 실상을 알아버린 아이의 엄마 소영(아이유)이 나타나고 이들을 뒤쫓는 형사들(배두나, 이주영)이 가세하면서 이야기는 얽히고설키기 시작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여느 가족영화에 비해서 이 영화가 재미있는 이유 역시 범죄자를 쫓는 형사물의 특성을 결합시킨 까닭이다. 영화는 진정한 가족애를 인식시키기 위해 ‘동시 대조 효과(The Effect of Simultaneous Contrast)’를 활용한다. ‘동시 대조 효과’란 사람들이 색을 인식할 때 비슷한 색보다는 다른 색에 둘러싸여 있을 때 그 경계 부분에서 가장 크게 인식한다는 이론이다. <브로커>는 객관적으로 보자면 불법입양 범죄자들의 이야기다. 그런데 그들이 점점 가족애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건강하고 이상적인 가족 안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색깔에 둘러싸여 있을 때 가족의 중요한 가치인 생명성은 단연 빛나게 되는 법이다. 따라서 ‘가족이란 무엇인가’ 대신에 ‘무엇이 가족인지’를 새롭게 인식시켜 온 감독의 주제의식은 <브로커>에서도 여지 없이 들어난다. 가족의 가치에 대한 뻔한 대답이 아니라 의식의 전환을 통해 가족의 본질을 물으려는 감독의 의도는 이번 영화에도 계속된다. 브로커들과 소영은 아이를 불법 입양시키는 과정에서 함께 차를 타고 움직이며 마치 가족처럼 행세한다. 아니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가족애를 느끼며 생명의 가치를 깨닫기 시작한다. 영화의 막바지에 이르러 이들이 가족에 대해 깨달은 것은 바로 생명성이었다. <브로커>에서 불법 입양 조직을 뒤쫓는 형사 수진(배두나)은 처음에는 아이를 버리는 엄마의 심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이렇게 책임지지도 않을 거면서 도대체 아이는 왜 낳는 거야!” 어찌 보면 아이를 돌볼 형편이 안되는 미혼모를 포함한 영아유기의 현실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시선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소영(아이유)는 이에 대해 이렇게 반문한다. “낳기 전에 죽이는 게, 낳고 나서 버리는 것보다 죄가 가벼워?” 정말 뼈있는 말이 아닐 수 없다. 낙태 합법화에 따른 논쟁이 여전히 사회문제로 남아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이 영화는 정말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출산과 입양은 기본적으로 생명성에 대한 존중의 가치를 지지하기 때문이다. 비록 형편이 어렵지만 아이를 낳는 엄마의 마음에는 생명에 대한 소중함이 마음 속 깊이 배어있다. 영화 속에서 불법적인 입앙 행위를 일삼는 브로커지만 그들에게 생명은 가족을 연계시키는 의미있는 가치로 와닿음을 알 수 있다. 이 영화가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이유 역시 생명성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모두 불법자들이지만 그들은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이렇게 말한다. “살아줘서 고마워!” 적어도 가족은 살아서 함께 있다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해야 하지 않을까? 생명이 절대적 가치를 지녀야 함을 우리는 잊고 산 것이 아닐까? 생명의 가치를 소홀히 여기는 어리석음을 버리고 생명을 얻어야 함(잠9:6)은 성경에 바탕을 둔 절대적 가치란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하는 영화가 아닐 수 없다.
    • 문화
    • 영화
    2022-06-24
비밀번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