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문화
Home >  문화  >  기독교인문학

실시간 기독교인문학 기사

  • [기독교인문학] 이단은 역사처럼 스스로 반복한다
    그들은 어떻게 이단이 되었는가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놓은 코로나19 대유행은 모든 면에 깊은 상흔을 남기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동안 물밑에 숨어있던 이단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신천지와 전광훈 효과다. 복음주의계의 석학 알리스터 맥그라드는 1~4세기 초기기독교 역사에서 일어난 논쟁을 통하여 이단의 기원과 본질을 탐구하며 이단은 ‘역사적 싸움에서 패배한 정통’이 아니라 신학적 탐구 과정에서 생긴 ‘신학적 막다른 골목’으로 몰린 이들이다. 이단은 속성상 역사처럼 반복하여 되풀이 되니 수렁에 빠지지 않으려면, 과거의 역사를 반면교사로 삼아, 정통이 박제화된 고리타분한 것이 아니라 G.K. 체스터튼이 말한 ‘정통신앙의 로맨스’를 재발견하여 교회 스스로 그 매력을 증명함으로써 이단의 출현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소개 알리스터 맥그라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태어난 21세기를 대표하는 복음주의 신학자. 어린 시절부터 수학과 물리, 화학을 비롯한 다양한 학문을 섭렵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하여 스물다섯살에 박사학위를 받은 수재. 한때 자유주의에 심취하기도 하였으나 리처드 백스터, 존 오웬, 조나단 에드워드 등의 영향으로 복음주의신학자가 되었다. 지금은 옥스퍼드 대학교 과학과 종교분과의 안드레아스 이드레어스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기독교의 역사》 《도킨스의 망상》 《기독교, 그 위험한 사상의 역사》 등이 있다. 포이에마, 2011년. 15,000원. ∥같이 읽으면 좋은 책 《교회와 이단》 / 탁지일 / 두란노 《이단백서》 / 조믿음 / CUP / 바른미디어 이단은 역사처럼 스스로 반복한다 - ‘정통신앙의 로맨스’를 재발견해야 -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한국은 이단들의 천국 김길구 코로나19의 여파는 우리사회 곳곳에 전방위적인 상흔을 남기고 있지만 교계에서는 뜻밖에 신천지 등 ‘이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었는데 우리나라의 이단·사이비 교세는 얼마나 되지요? 김형기 이단의 특성상 정확지는 않지만 기독교를 빙자한 이단·사이비가 기독교인 대여섯 명당 1명 꼴이라는 추정이 있어요. 통계청이 10년 단위로 실시하는 센서스의 2015년 통계를 보면 총 인구의 19.7%인 967만 6천 명이 교인이니. 대략 160만 명에서 200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심각한 수준이지요. 김현호 유독 기독교계가 많은 것은 미국 기독교의 영향으로 군소교파의 난립과 기존 교회의 70~80%가 미자립상태로 개교회주의가 강해 통제가 어렵기 때문이 아닐까요? 김길구 이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이 책을 선정했는데 2011년 번역된 이래 올 9월에 6쇄가 나왔으니 꾸준히 읽히는 편이네요. 김형기 저자의 이름 값 때문이 아닐까요. 주제도 그렇거니와 400쪽에 가까워 읽기도 부담스런 책인데‥ 김현호 다양한 분야의 학위가 다섯 개일 정도로 박학다식해 읽는 재미도 있어 독자층이 두터운 편입니다. 김형기 이 책은 1~4세기까지의 정통과 이단의 관계에 머물러 있어, 지금 우리 주변에서 발호하는 이단들에 대한 궁금증에 대한 답은 주지 못하지만 ‘역사와 이단은 스스로 반복하는 습관이 있’으니이단들의 기원과 본질을 알고 반면교사를 삼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김현호 총 4부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새 장에 들어가기 전 친절하게도 본문 내용을 미리 요약해둬 독서에 도움이 됩니다. 이단,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오인 김길구 저술 동기가 점증하는 이단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했는데, 서구 유럽의 기독교 쇠퇴와도 무관치 않겠죠? 김형기 획일화를 꺼리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포스터모던니즘의 영향도 있구요. 김현호 기존권위에 대한 거부감도 요인이겠죠.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죠. 김길구 2003년 교계와 출판계를 흔들었던 댄브라운의 〈다빈치 코드〉와 〈유다복음〉 발견 등에서 보듯 초기기독교의 다양성과 정경의 채택 등의 과정에서 권력이 개입하여 정통과 이단의 판단에 영향을 끼쳤다는 일종의 음모설에 열광하는 현대인들 정서가 있어, 신뢰를 잃은 정통보다는 듣기에 솔깃한 이단들에게 현혹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 것도 사실입니다. 김형기 이에 대해 저자는 정통적 신앙이 권력을 남용해서 얻은 정치적 산물은 아니며, 도리어 톰 라이트의 주장처럼 《유다복음》의 경우 당시에 유행한 영지주의를 배척하고 더 혁신적인 선택의 결과가 지금의 정통이 되었다는 주장을 지지합니다. 김현호 이단과 정통의 개념이 출현한 배경에는 기독교의 정체성과 통일성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확실한 핵심교리를 개발하고 유지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이단이란 의미가 점차 부정적인 의미를 띄며 바꿔가게 되었어요. 시대별 이단 논쟁 김길구 각 시대별 논쟁을 다 소개할 수도 없고 목사님께서 짧게 정리해 주시죠. 김형기 고대교회는 그리스도의 정체성 확립 과정에서 이단이 많이 생겨났고, 중세에는 교황권의 권위에 도전, 교회의 통일성이 깨뜨려 이와 관련한 이들이 정죄 되었으나 이는 잘못된 것이었고, 현대에 와서는 종말론과 관련 이단들이 많아졌는데,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극우파들의 출연으로 교회와 사회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는 실정입니다. . 김현호 저자는 이 책에서 점잖게 신앙의 신비를 잘 설명하기 위한 선의의 견해 차이 정도로 이단을 설명하고 있으나 이단·사이비의 경우 그렇지않은 경우가 더 많아, 탁지일교수의 지적처럼 ‘이단문제는 날카로운 교리적 분석의 눈이 아닌 애통해하는 피해자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말에 공감이 가요. 이단발생의 문화적 동인과 지적 동기 김길구 저자는 이단 발생 요인을 5가지로 간추려 제시했는데 하나씩 소개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김현호 첫째는 문화적 규범입니다. 동시대의 문화적 가치관과 기독교적 가치관이 다르면 시대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압박이죠. 둘째는 합리적 규범입니다. 기독교의 관념이 올바른 이성과 판이하게 다를 경우 합리적 기준에 맞춰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지요. 셋째는 사회적 정체성입니다. 모든 사회집단은 나름의 정체성을 가져야 유지됩니다. 정체성을 확립할 수단으로 종교적 관념을 이용하려는 유혹을 가질 수 있다는 거죠.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입니다. 김형기 넷째는 종교적 타협입니다. 기독교와 다른 종교집단이 공존할 때는 공존을 촉진시키기 위하거나 믿을만한 변증을 개발하기 위해 기독교 신앙의 일부를 수정하려는 태도입니다. 끝으로 윤리적 관심입니다. 종교적 정통파가 도덕적으로 너무 관대하거나 무정부상태에 가까울 때와 너무 억압적이라고 생각이 들 때 이단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교회사에서 일어난 풍부한 사례를 들어 설명했는데, 이러한 요인은 과거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압박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교회는 세상을 등지고 홀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매력적인 기독교를 위하여 김길구 끝으로 점점 박제화되고 있는 기독교의 정통성을 매력 있게 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김형기 ‘매력적이라’ 정통신앙이 구원의 복음인 기독교 진리를 진정성 있게 올바르게 표방하면 되겠지요. 저자의 말대로 ‘교회가 당면한 진정한 도전은 정통이야말로 강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정서적으로 매력 있고, 심리적 감각을 증진하고, 개인적으로 해방감을 주는 것임을 증명하는 일이다’고 생각합니다. 김현호 저는 쓴소리를 해야겠어요. 지금 한국교회는 ‘고상한 신학’이 아니라 ‘상식적인 신앙’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 상태로는 시시비비를 가릴 능력이 없어요. 사회적 위상과 공신력이 심각히 훼손된 상황에서 공정성을 주장할 수 없게 되었으니까요. 알리스터 맥그라스의 말대로 종교가 존재하는 이유를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함이 아니라 진리를 찾기 위함이라고 말에 귀기우릴 때입니다. 김길구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다음달 책은 루이스의 명저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입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했습니다. [정리: 김길구]
    • 문화
    • 기독교인문학
    2020-11-03
  • [기독교인문학] 이웃을 거부하는 제국의 신들인가?
    월터 브루그만의 《하나님, 이웃, 제국》하나님의 신실하심과 공동선 창조 교양 있는 그리스도인의 서재에 한 권쯤 꽂혀 있을 법한 20세기 가장 위대한 기독교명저 100선에 오른 《예언자적 상상력》의 저자 월터 브루그만의 풀러신학교 초청강연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평생 성경본문을 붙들고 씨름한 저명한 노 성서학자이자 설교가인 저자의 신학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 무한경쟁의 소비사회에서 번영신학에 물든 현대 그리스도인에게 고대 중동사막의 먼지바람 속에서 외치는 예언자들의 거친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예언자적 상상력에서 시적 상상력과 애통의 파토스로, 무감각한 이 세대에 희망을 선포한 그는, 이 책에서 신실한 하나님과 관계맺음으로 구약을 관통하는 정의, 은혜, 율법이 어떻게 하나 되는지를 보여준다. 현 시대를 향한 예언자의 예리한 통찰이 녹아있다. ◈ 저자소개 ∥월터 브루그만 Walter Brueggemann: 1933년 미국에서 출생, 엘머스트대학을 졸업하고 에덴신학교와 유니언신학교에서 신학박사, 세인트루이스대학교에서 철학박사를 받았다. 세계적인 구약신학자이자, 탁월한 설교가. 에덴신학교와 컬럼비아신학교에서 구약을 가르쳤고, 지금은 은퇴하여 명예교수로 활발한 언론활동과 반 바로협회를 통해 미국사회에 만연한 소비주의문화에 저항하는 기독교사회운동에도 열심인 행동하는 지성이다. 성서유니온 간 / 2020. 4. / 16,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하나님 편에 서라》 / 짐 월리스 지음 / IVP 《칼뱅과 공공선》 / 송요원 / 2020 / IVP 《공공선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컨맨 웡, 스콧 래 공저 / 2020 / 아비서원 이웃을 거부하는 제국의 신들인가? 해방과 언약의 하나님인가?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끊임없이 들으라, 지키라“이웃을 거부하는 제국의 신들인가, 해방과 언약의 하나님인가? 우리는 그들의 추종자요 착취와 상품화 이데올로기의 하수인인가 아니면 이웃의 위상을 복원하는 하나님께 속한 자유인인가?” 김길구 무례한 기독교란 말들이 이 땅에 회자될 때 시작한 본 시리즈 ‘기독교교양읽기’의 코너 이름을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기독교인문학으로 바꿨습니다. 오늘은 예고한대로 월터 브루그만의 「하나님, 이웃, 제국」입니다. 읽으신 소감이 어땠어요?김형기 저자가 33년생이니 올해로 87살이 되었네요. 그 연세에 여전히 거인다운 풍모를 잃지 않아 좋았습니다. 그러나 평신도들이 접하기에는 이 책이 다소 지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김현호 풀러신학교에서 행한 브루그만을 위한 맞춤형 초청강연의 주제라 그럴 거예요. 요즘처럼 강단에서 거시담론이 사라진 때에, 모래바람 이는 고대 중동지역의 광야에서 들음직한 말씀의 생생함이 있잖아요.김형기 브루그만의 매력은 고대 중동을 연구하면서 그 말씀의 적용을 화석화된 과거에 머물게 하지 않고 21세기 현재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땅의 삶의 영역에서 기독교적 대안을 모색하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은퇴 뒤에도 반 바로협회란 조직에서 기독운동체로서 사회적 액션(social action)을 쉬지 않는 노익장이죠. 대표작 《예언자적 상상력》김길구 브루그만 하면 떠오르는 것이 1978년 출판되어 크리스천 투데이에서 선정한 20세기 가장 위대한 기독교도서 100선에 오른 대표작 「예언자적 상상력」일 것입니다. 이 책은 이례적으로 2000년 개정판을 내어 달라진 시대의 변화를 반영했는데, 우선 이 책부터 얘기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김형기 저자는 미국의 자본주의 소비문화에 교회가 순응하게 된 원인을 성서의 예언자 신앙전통을 저버린 결과로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려면 지배문화의 의식과 인식에 맞설 수 있는 대안의식을 끌어내고 키우고 발전시키는 예언자적 목회를 제안했는데 그 대안의식이 바로 예언자적 상상력의 롤 모델로 모세의 대항공동체와 특히 예언자 예레미야 등의 역할에 주목했습니다. 김현호 이 이유가 근원적 비판을 넘어 창조적인 희망을 선포하였기 때문이예요. 그 희망의 정점에 예수의 십자가가 있다는 것입니다.김길구 ‘예언자적 상상력?’ 브루그만 다운 표현입니다. 예수 사역의 핵심은 기존질서의 단순한 해체가 아니라 절망의 세상 속에서 온전히 이루시는 새로운 하나님나라의 희망으로 오늘의 주제인 「하나님, 이웃, 제국」도 이 책의 예언자적 상상력과 맞닿아 있습니다. 정의, 은혜, 율법김형기 브루크만은 이 책에서 정의, 은혜, 율법이라는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논쟁적 주제들이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선 정의는 애굽의 바로와 같이 위로부터의 제국의 왕으로 상징되는 정의와, 모세와 같이 통제와 독점, 폭력에 맞서 하나님의 결단과 인간의 행함이 연대하는 이웃을 향한 해방공동체인 아래로부터의 정의가 있는데 물론 브루그만은 후자를 참 정의라고 주장합니다.김현호 은혜에 있어서도 당시 고대 중동의 만연한 인과응보의 ‘공통신학’처럼. 순종하면 복을 받고, 불순종하면 심판을 받는다는 가혹한 언약을 넘어 하나님의 변함없는 신실하신 사랑의 은혜의 윤리가 사회적 관계를 새롭게 규정하였다는 것입니다.김길구 이런 점은 구약의 율법에 있어서도 드러나는데 제국의 법은 절대적이라 고칠 수 없고, 철회할 수 없으나, 야웨의 법은 자신이 세운 법마저도 긍휼과 환대라는 회복적 정의로 법을 너머서 고통 받고 있는 이웃을 향해 열려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율법이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순간 이웃의 외침에 귀기우려야 하며, 그들과 함께하라는 것입니다. 그의 신학적 급진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김현호 저자는 분배의 맥락에서 사회구성원 모두가 안전과 존엄과 행복을 누리며 살도록 보장한다는 뜻으로 정의justice를 정의하면서 “공동선은 사라지고 마거릿 대처가 촉발한 공동체 해체는 점점 만연해지며, 민영화라는 전염병이 우리 주위에 창궐한다”며 인간의 욕망을 극대화시킴으로 한계에 이른 신자유주의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김형기 우리사회도 이런 극심한 소득의 불균형으로 인한 사회의 양극화로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저명한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도 「자본과 이데올로기」에서 ‘정의란, 한 사회에서 구성원 전체가 기본재화인 의료, 교육, 주거 등에 소외 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기독교인이라면 한번쯤 오늘 우리사회의 문제를 성찰해 봐야겠지요. 행동하는 그리스도인김길구 지금도 방송과 반바로협회 활동 등을 통하여 미국사회의 소비문화에 대하여 예언자적 상상력을 가지고 사회에 경종을 울리며 기독교대항운동을 펼치는 그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회의 불평등과 우리나라의 부동산 정책에 대하여 일갈한다면 어떤 주장을 할까 궁금합니다. 아마 싱가포르처럼 고세율정책이나, 토지공개념개념 같은 주장을 펼칠지 모르겠네요? 김형기 재미있는 것은 그의 책 예언자적 상상력의 실천 후기편에 “예언자적 상상력”을 한낯 “멋진 생각”에 불과한 것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며, “예언적 상상력은 애통과 희망이 지배문화의 굴레를 깨뜨린다는 확신을 지닌 참된 신앙인들이 행하는 구체적인 실천이다”이라고 실천을 강조하고 있습니다.김현호 그러한 사례로 도시가정상담목회, 음식과 숙박을 제공하면서 예배와 돌봄을 함께 베푸는 교회, 지미카터의 퇴임 후 사랑의 집짓기운동 등의 여러 미국의 사례를 소개하여 한 때 많은 목회자들에게 영감을 주었던 그의 상상력이, 성장이 멈춰버린 한국교계의 사역자들에게 다시금 희망의 불씨가 되었으면 좋겠네요.김길구 마지막으로 각자가 느낀 인상적이었던 대목들을 소개해 주시죠? 저는 서론에 있는 “구약성경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제국의 한 가운데서 옛 이스라엘을 위한 ‘대항 텍스트’countertext가 되었다”란 대목인데, 신앙적 고민 없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경쟁을 부추기며 이웃을 배제하는 우리의 소비문화와 구약을 단지 물질적 축복의 책으로 호도하는 요즘 세태에 경종을 주는 대목 같아 좋았습니다.김현호 혐오와 배제가 일상화된 우리를 돌아볼 때 “이제 구약 저 너머를 바라보자 우리는 교회가 베드로의 환상체험과 바울의 증언에 자극받아 이방인들을 향해 과감히 문을 연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것은 교회가 스스로를 ‘타자화’othering한 가장 극적인 사례다”라는 대목인데 좀 더 열린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김형기 저는 “이스라엘에서 율법은 곧 대화다. 은혜와 정의의 하나님이 사람과 나누시는 대화다. 이 대화가 이끌어 내는 순종에는 청신함과 기쁨과 자유가 충만하게 깃든다”는 구절이 마음에 들어요. 율법을 굴레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서죠. 김길구 장시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 장마철에 무거운 얘기로 독서를 하신다고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학생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덕분에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구약의 본문이 성큼 우리에게 살아있는 말씀으로 다가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다음 호에는 여름 휴가철이라 여러분들의 독서부담을 덜어드리고자 문학평론가이신 남송우 前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를 모시고 2회에 걸쳐 고진아 시인의 시세계를 중심으로 기독교시의 가능성을 모색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리 : 김길구 】
    • 문화
    • 기독교인문학
    2020-07-14
  • [기독교교양읽기] ‘문화돌봄’은 교회의 소명이자 임무
    ‘문화전쟁’을 넘어 ‘문화돌봄’으로 마코토 후지무라의 컬처 케어(CULTURE CARE) 미국에서도 예술가들은 춥고, 배고픈 모양이다. 예술가는 어떻게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가? 어떻게 가족을 부양하면서 후세에 남을 영혼이 깃든 멋진 작품을 남길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저명한 크리스천 아티스트인 저자의 답이 이 책에 담겨있다. 예술가에게만 미루지 말고 함께 상생의 생태계를 만들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문화는 전쟁이 아닌 가꾸어야 할 정원으로 창조적 자본을 가진 예술가그룹과 사회적 자본을 가진 목사 혹은 교회공동체 그룹, 물질적 자본을 가진 후원그룹 간의 협력을 통한 ‘문화돌봄운동’으로 시스템을 만들면, 시류와 무관하게 영혼을 울리는 걸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전히 하나님은 창의력과 아름다움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 마토코후지무라는 1960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태어나, 버크넬대학을 졸업하고 도쿄 예술대학에서 국비로 일본의 고전예술 양식인 니혼가(Nihonga) 기법을 연구하여 M.F.A.(예술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 도쿄 현대미술관이 작품을 구입한 최연소 작가로 그의 나이 31살 때였다.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 교회 장로인 그는 저명한 예술가로 왕성히 활약하고 있으며, 1990년 국제예술운동을 설립하여 ‘신앙과 예술의 조화, 문화의 영혼을 돌보는 일’에 열심이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국립예술위원회의 대통령 임명직으로 정부의 예술정책을 자문한 바 있으며, 현재는 풀러 신학교에서 예배, 신학, 예술을 위한 브렘센터의 디렉터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Refraction》, 《Silence and Beauty》 등이 있다. I.V.P, 2020. 12,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을 기독 서적들 《예술과 영혼》 힐러리 브렌드, 아드리엔느 채플린 공저 / IVP 《르네상스-어두운 시대를 밝히는 복음의 능력》 , 오스 기니스 지음 / 복있는 사람 / ‘문화돌봄’은 교회의 소명이자 임무 -함께 상생의 생태계 만들어 가야-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문화는 가꿔야 할 정원 “문화는 쟁취하거나 빼앗기는 영토가 아니라 우리가 돌보아 관리하도록 부름받은 자원이다. 문화는 가꾸어야 할 정원이다.” 일상의 미를 찾아서‥ 김길구 예고는 했는데 코로나19 특집으로 미뤄진 이 책을 읽고 목사님은 격찬을 하셨는데‥ 김형기 제가 여생을 문화목회를 지향하고 있지 않습니까? 막연했던 문화운동의 솔루션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해서죠. 이론뿐 아니라 실제를 겸비한 좋은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단체로 구입하여 문화계 동역자들과 독회도 가졌는데 참가자들의 반응도 뜨거웠어요. 김현호 이 책은 저자가 관여하는 국제예술운동, 후지무라연구소, 풀러신학교 브렘 센터가 추진 중인 일종의 기독교문화 활성화 방안 프로젝트의 보고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길구 저자는 30여 년 전인 신혼의 무명작가 시절 생활이 궁해 한 푼이 아쉬울 때 그의 아내가 꽃 한 다발을 사 오자 “먹을 것도 없는데 어떻게 꽃 살 생각을 할 수 있”냐며 화를 낸 기억과 “우리의 영혼을 먹이는 것도 필요해”라는 아내의 대꾸에 충격을 받았던 회고로 이 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김형기 정작 예술가로서 영혼을 가꾸고 보살펴야 할 저자가 생활고로 일상의 아름다움을 잊고 메마른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는 얘긴데 저자는 지금은 성공했지만, 평범한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겪고 있는 그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이 아닐까요? 김현호 해마다 발표되는 직업별 연봉 순위를 보더라도 제값 못하는 국회의원이 연속 부동의 1위인데,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4~500위권으로 생활고에 찌들어 살아요. 소득이 월 200만 원이 채 안 되더군요. 요즘 같으면 더 어렵겠지요? 문화의 영혼을 굶주리게 하는 것 김길구 책을 보면서 문득 미국의 풍자 작가 커트 보네거트의 글이 생각났어요. ‘부모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고 싶다면 예술을 하라, 예술은 생계의 수단이 아니다. 예술은 삶을 견딜만하게 만들고, 영혼을 성장하게 만드는 인간적인 방법이다. 결과물이 한심해도 괜찮다,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창조한 것만으로도 엄청난 보상이다.’ 인간은 왜 예술을 할까요? 창조의 본능? 김현호 진부한 답변일지 몰라도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세계를 인간에게 다스리라고 하셨는데 이 말의 의미 속에는 돌봄(care)이라는 뜻도 있어요. 아담은 첫 사역으로 피조물에 이름을 붙이며 창조성을 발휘합니다. 일종의 문화명령을 수행한 것이죠. 이런 능력은 하나님을 닮은 인간의 본성으로 봐야지요. 김형기 예술가들은 자신의 재능으로 가슴 속에 꿈틀대는 무언가를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세상과 소통하려고 해요. 그것이 선한 영향력이 될 수도 있고 동시에 위험성도 안고 있지요. 그래서 우리에겐 영적분별력이 필요합니다. 아름다움을 회복해야 김길구 교회는 진리의 구조를 지켜왔지만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일에서 성령과의 접촉점을 대체적으로 잃었다는 지적이 매섭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김형기 한 때 서양의 역사와 문화의 기준은 하나님 중심이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오늘의 교회는 아름다움의 창조자를 만나는 곳이 아니예요. 현대 기독교는 과거의 영광을 잃어버렸습니다. 김현호 그런 연유로 전문예술인들이 음악같은 몇몇 장르를 제외하고는 약화된 게 사실이지요. 따라서 기독예술인들이 입지가 좁아졌지요. 김길구 그런 예술가들의 역할에 대해서 저자는 ‘메악스타파’mearcstapa라는 생소한 고대 영어의 개념을 들었는데 ‘경계를 걷는 사람’, ‘경계스토커’를 뜻하는 이 단어는 자신이 속한 무리의 가장자리에 살면서 다른 부족과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소통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데, 저자는 예술가들의 사회와 교회와의 가교 역할과 분열된 문화를 위한 소망과 화해의 전달자 역할을 기대해서겠지요? 김현호 주변부를 오가며 타자에게 열려 있는 예술인으로 미국이 사랑하는 여류시인 에밀리 디킨슨과 네덜란드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예로 들었는데 둘 다 기성교회에 적응을 못해 주변부로 밀려나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비인간화된 사회의 도래를 예견하고 이에 맞서 고군분투하며 지금도 세상에 말을 걸며 큰 울림을 주고 있다며, 교회는 세속문화에 대해 닫아건 문을 열고 세상과 더 깊은 소통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는 이들을 육성하여 기독교문화의 지경을 넓혀야 한다고 말합니다. 문화돌봄, 영혼돌봄 김길구 저자는 그런 잠재력을 가진 문화의 영혼이 계속 굶주리거나 지나친 상업화와 유용성에 매몰되어 오염된 문화의 토양을 돌보고 가꾸기 위하여 문화돌봄(culture care)을 제시합니다. 김형기 이 말을 ‘우리 문화의 영혼을 위한 돌봄’이라고 풀어서 정의했는데 그리스도인들은 아름다움을 상실하고 황폐해진 문화를 회복시킬 의무가 있다며 이 문화돌봄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운동으로 확산되어야 한다는 자신의 신념을 실현하기 위하여 국제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어요. 김현호 이 운동이 성공하려면 창조적 자본인 예술가들이 먹고사는 일에만 몰두치 않고 창작활동에 집중하고. 사회적 자본을 가진 목사나 공동체 조직가들은 예술가가 온전함과 조화를 이루어 나가도록 문화환경을 조성하며, 물질적 자본을 가진 이들은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3가지 자본 유형의 핵심 그룹 구축이 필요한데, 다가 어려우면 2가지만이라도 만들라며 예술가의 분발을 촉구합니다. 실제적인 조언이지요. 돌봄의 사례들 김길구 이 책의 결론은 어떻게 우리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문화돌봄의 생태계를 만들어 가느냐?는 문제인데 저자는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무명시절 자신의 작품에 관심을 갖는 7~8명의 평범한 고객들에게 매월 100달러씩 후원을 받고, 연말에 작업실을 방문토록 하여 자신의 작품을 한 점 가져가게 하는 방법이었는데 일시불로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작품을 구입하기는 어려워도 분납식 후원방식으로 효과를 보았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김현호 저의 교회 얘기를 해보죠. 문화회관 같은 공공기관의 상주단체와 같은 개념인데요 전문연극팀을 선정하여 연습장소와 일정의 지원금을 제공하고 연극단은 연중 몇 회의 의무공연을 하게 하는 방법인데요, 주로 부활절이나 성탄절 등의 절기에 공연을 합니다. 수준 높은 공연으로 교인들도 매우 좋아해요. 열악한 기독예술인들의 고충을 덜어주면서 은혜로운 공연도 감상할 수 있어 좋잖아요. 김형기 문화목회를 추구하는 저의 교회에는 아예 상설전시실을 마련하여 지역 기독예술가들의 작품을 순회전시,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배도 드리고 작품도 감상할 수 있어 교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덕분에 기독예술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요. 김길구 이 책 말미에는 꼼꼼하게 17페이지에 달하는 토론가아드가 수록되어있어서 각 장마다 심도 있는 논의와 토론이 가능토록 편집되어 있어 전문 예술인과 젊은이들의 교재로 활용해도 좋겠네요.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호에는 저명한 성경신학자이자 구약성경 해석의 권위자인 월터 브루그만의 저서로 그의 신학을 요약한 《하나님, 이웃, 제국》-God, Neighbor, Empire- 성서유니온 편을 다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 문화
    • 기독교인문학
    2020-06-10
  • [기독교교양읽기] 겸손하게 하나님의 주권과 사랑을 인정하되
    작년 말부터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아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창궐로 전 세계가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1월 30일 대유행병(pandemic)을 선포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그 위세는 대단하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대재앙 앞에 이와 관련한 책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예배마저 중단했던 교계도 예외가 아니다. 그동안 기독교출판사에 종사하면서 폭넓게 독자와 소통하고 있는 저자는 발 빠르게 70쪽의 소책자를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지침서를 출간했다. 수록내용은 코로나19 왜 문제인지, 왜 발생하는지에 대한 기독의 시각과 재난에 대한 오해와 편견, 그리고 위기를 기회로 삼는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자세 등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적용할 묵상자료 있는 생활지침서이다. ◈ 저자소개 ∥황을호: 서울대학교, 대학원(교육학 박사), 유니세프 컨설턴트를 역임했으며, ‘생명의 말씀사’에서 40년 가까이 번역과 출판기획 총괄업무를 맡고 있다. 그 외 서울신학대학교 겸임교수 등의 활동으로 미래세대의 교육과 더불어 국내외 목회자들과 지도자들을 위한 성경강연에도 열심이다. 역서로는 존 스토트의 《기독교기본진리》, 존 맥아더의 《주인 없는 복음》, J.P. 모어랜드의 《과학, 과학주의, 그리고 기독교》 등 40여 종이 있다. 생명의 말씀사 간 / 2020.3. / 5,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코로나바이러스 세상, 하나님은 어디에 계실까?》 / 존 레녹스 저 / 2020 /아바서원 《재난과 교회》 / 박경수 外 편저 / 2020 / 장로회신학대학교 출판부 《전염병과 마주한 기독교》 / 이상규 外 편저 / 2020 / 도서출판 다함 겸손하게 하나님의 주권과 사랑을 인정하되 인간의 지혜를 존중하고 그리스도인의 사랑으로 극복해야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위기를 기회로 “팬데믹이 닥쳤을 때, 자신의 안전을 추구하여 도피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부름을 받은 자이기에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되, 특별히 어려운 사람들에게 특별한 사랑을 나눠야 한다.” 김길구 세계는 지금 코로나19로 패닉상태에 빠져들었습니다. 교회를 한시적으로 폐쇄하는 경험한 교계 역시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우선 여러분들의 소감을 들어보죠. 김형기 살다 살다 이런 일을 겪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충격적이라는 말밖에는‥ 김현호 인류 역사를 훑어봐도 흔치 않은 일이 일어난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김길구 흔치는 않아도 잊을만하면 일어나는 이런 재난 앞에서 인간은 무력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나 봐요? 어느 시대나 재난은 있다 김현호 책에도 언급된 세계10대 팬데믹을 보면, 2세기경 천연두나 홍역으로, 500여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추정되는 안토니우스 역명, 6세기 유럽 인구의 절반인 2,500만 명이 죽은 페스트, 14세기의 7,500만 명에서 2억명에 이르는 페스트, 19세기의 3차 콜레라와 러시아독감, 스페인독감, 1960년대 홍콩인플루엔자와 3,600여명의 2000~2012년의 에이즈 팬데믹이 있었어요. 김형기 5월4 현재 우리나라는 10,801명에 확진에 252명 사망, 세계는 356만명 확진에 25만명 사망입니다. 한 차례 고비를 넘긴 우리나라는 안정을 찾고 있으나, 세계는 지금도 진행 중이라 언제 끝날지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김길구 기독교 출판계도 이례적으로 이에 관한 출간이 활발하죠? 작년 12월에 시작하여 5개월도 채 안 됐는데, 오늘 다룰 ‘생명의 말씀사’에서 황필호의 《COVID-19 대유행병과 기독교》를 시작으로 관련 책이 파악된 것만 4권이 단행본으로 출간되는 순발력을 보였다. 김현호 이 책은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역대급 팬더믹의 사례와 의미, 당시 종교개혁자들의 대응과 그리스도인의 자세에 대하여 알기 쉽게 안내한 지침서이고, 옥스퍼드 교수로 리처드 도킨스와 크리스토퍼 히긴스 등 무신론자와의 공개토론으로 유명한 복음주의자 존 레녹스의 《코로나바이러스 세상, 하나님은 어디에 계실까?》는 12개국에서 출간되었는데, 이번 사태를 지적, 감정적, 영적으로 조명한 책입니다. 복음주의권인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이승규와 고신대, 백색대 등이 필진으로 참여한 《전염병과 마주한 기독교》가 있는데, 루터, 쯔빙그리, 칼빈 등의 팬데믹에 관한 신학적 입장과 교훈과 위로 등을 비교적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김형기 13명의 장신대 교수진이 참여하여 신학과 목회학의 관점에서 집필한 《재난과 교회》라 책도 눈길을 끕니다. 코로나19 이후의 분석 등 필진 수만큼 다양한 관점이 이 책의 강점입니다. 종교개혁자들의 견해 김길구 그럼 오늘의 토론은 4권의 책들을 다 함께 다뤄보죠.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19는 인류의 역사 구분을 기존의 B.C와 A.D가 아닌 B.C와 A.C(코로나19 전과 후)로 나눠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세계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의 전 영역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데‥ 김형기 좀 과장된 표현이긴 해도 변화는 불가피하겠죠. 중세 유럽의 예를 봐도 페스트 창궐로 성직자들이 많이 죽자 수준 미달의 성직자들이 양산되어 종교개혁의 빌미를 주었다는 예에서 보듯 이번 사태의 충격파도 대단할 거예요. 김현호 우선 대처를 잘하고 못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는데요, 기존의 선진국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고 봐요. 상대적으로 대처를 잘해 호평을 받은 우리나라는 총선 결과에도 영향을 줘 180석이라는 거대 여당을 탄생시켰지요. 김길구 총선 결과만 놓고 보면 현 좌파정권타도라는 프레임으로 대통령탄핵까지 몰고 가려던 전광훈×사를 비롯한 일부 극우파들과 이를 동조 또는 방조한 교계의 지도자들의 행보는 그동안 민심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고 봅니다. 이번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교회를 잠정폐쇄하는 경험까지 하게 되었었는데‥ 재난을 대하는 인간의 반응은? 김현호 악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라는 인과응보론이 있는가 하면, 제한적인 인간이 하나님의 깊은 뜻을 다 헤아릴 수 없다는 입장과 고통을 통한 하나님의 교육과 연단이라는 입장이 있는데, 어느 한쪽만을 부각하기보다는 이런 요소들이 버무러져 있는 것이 우리의 신앙이 아닐까요? 김형기 ‘하나님은 왜 이런 재난을 허용하실까?’란 문제를 다루는 게 신정론(神正論)인데 백충현교수가 언급한 다니엘 밀리오리의 《이해를 추구하는 신앙》에 보면 그 외 하나님의 선하심을 의문시하여 항의도 하고, 하나님의 전능성을 제한하는 과정신학의 입장도 있고요, 고난을 통해 인간이 성숙한 존재로 성장토록 돕는다는 견해와 고통의 구조에 맞서 사회개혁을 주창하는 해방신학 등 다양한 입장이 있어요. 김길구 존 레녹스 책을 빼곤 팬더믹에 대한 종교개혁자들이 경험을 싣고 있는데 그 시기가 인류 역사상 가장 극심했던 14-17세기 유럽을 죽음의 공포가 몰아쳤던 흑사병대유행의 시기와 겹치기 때문이지요? 김형기 츠빙글리는 1519년 당시 7,000명의 인구를 가진 취리히에서 목회를 하다 흑사병으로 2,000여 명이 죽는 현장에서 자녀를 잃고 본인도 감염되어, 2달 만에 회복되었는데 그 경험을 토대로 ‘지금이라도 부르신다면 순종하겠다’는 감사의 시를 썼고요. 루터는 비텐베르크에 머물 때 즉시 인근도시로 피하라는 명령을 거절하고 양 떼를 돌보기 위하여 그곳에 머물면서 요즘 말로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했는데 그 이유는 ‘나의 무지와 태만으로 이웃이 죽임을 당하게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를 부르면 어디든 달려가 목회자로서 현장을 지키며 소임을 다했습니다. 김현호 칼뱅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어릴 때 흑사병으로 어머니를 여의었고, 파리 유학도 고향에 들이닥친 흑사병 때문이었죠. 이런 트라우마를 가졌던 칼뱅은 창궐한 전염병의 현장에서 ‘목회자가 목회 사역을 감당하는 한 감염의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임무를 저버릴 수 없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생지옥 같았던 중국 우환에서 한국선교사가 귀국 전세기를 포기하고 현장을 지킨 예도 있습니다. 김길구 칼뱅을 계승하여 41년간 제네바를 지키며 제네바 종교개혁과 개혁교회 유산의 확립자라는 칭송을 받는 베자는 경건과 사랑이라는 의무를 성취하는 한 흑사병을 위해 현장을 “빨리 달아나고, 멀리 달아나고. 늦게 돌아오라” 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했는데 이번 사태를 통해 일부이긴 하지만 ‘종교적 자유’를 예배를 강행하여 사회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세계가 초연결 사회로 얽혀있는 지구촌시대에 그러한 무지의 행동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행태인지를 우리는 중국 우환이나 신천지의 예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김현호 우리 안에서는 교회 내적인 문제라 생각했겠지만 밖에서 볼 때는 자기들만 생각하는 이기적 존재라는 곱지 않은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고 봅니다. 김형기 안교성 교수도 지적했듯 초대교회 당시 기독교인들에게 ‘그리스도인’이라는 명칭도 있지만 전염병 속에서도 희생적인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하여 ‘던지는 자’-무릅쓰는 자라는 이름으로 불렸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김길구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가 지금까지는 K-방역으로 코로나19 모범국이라는 칭찬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마치고 다음단계인 생활방역으로 새롭게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김현호 K-방역의 성공 요인이 투명성과 열린 소통, 민관협치의 결과라고 외신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취가 무산되지 않도록 끝까지 교계의 협조가 요청됩니다. 아울러 생명존중과 환경문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합니다. 김형기 현재 증가 중인 키오스크, 배달, e커머스의 문화확대가 코로나19 이후에는 급격히 늘어 사람 없고, 대화 없는 언택트(untact) 즉 비대면 문화가 확산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교회의 대책이 시급합니다. 김길구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밀어 넣은 코로나19는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생활의 거리두기」를 성공적으로 실천해서 하루속히 정상을 회복해야 하겠습니다.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 문화
    • 기독교인문학
    2020-05-12
  • [문화] ‘실천적 무신론자’의 득세가 위기의 원인
    사랑하는 교회와 성도를 향한 심중소회류호준 저 <교회에게 하고픈 말> 저자가 지난 2년 동안 월간 <목회와 신학> ‘유호준교수의 심중소회’(心中所懷)에 게재한 글들을 수정 보완하여 출판한 책이다. 복음주의 신학교에서 구약학 교수로 25년, 현장 목회자로서 25년의 경험을 되돌아보며 마음에 품고 있는 회포 - 생각이나 정을 정리한 글로 탄탄한 이론 못지않게 현장감이 남다르다. 그가 지적한 우리 교계가 고쳐야할 <교회와 신앙의 적폐 목록>이 62개 항에 이른다. 그것도 모자라 끝에는 등이라고 표시하여 더 있음을 시사하며, 그 원인을 ‘실천적 무신론자’들의 득세로 보고 그 해법을 제시한다. 위기에 직면한 한국의 기독교계가 원로 신학자 겸 목회자가 던지는 묵직한 돌직구와 따뜻한 격려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 저자 저자 류호준 목사는 미국 칼빈신학대학원과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에서 공부했으며,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구약학 교수로 25년 재직했다. 미국 오하이오 톨레도 한인교회와 평촌 무지개교회에서 25년간 목회한 목회자이기도 하다. 2018년 은퇴 후 무지개 성서교실을 통해 평신도와 목회자들을 위한 신학교육에 힘쓰고 있다.저서로는 《일상행전》, 《일상신학사전》, 《생명의 복음》 등이 있다. 두란노, 2020. 14,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을 기독 서적들 《일상행전》 류호준 지음/ 세움북스 / 《슬로처치》 크리스토퍼 스미스, 존패티슨 지음 / 새물결플러스 / ‘실천적 무신론자’의 득세가 위기의 원인-교회와 신앙의 적폐 청산 시급-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 <소래교회> 한국에서 처음으로 자생한 교회로 1883년 황해도 장연군에 세워졌다. 존중하십시오!“ ‘첫째, 말씀(text)을 존중하십시오. 둘째, 강단(pulpit)을 존중하십시오. 셋째, 회중석(pew)을 존중하십시오.’ 선생님의 가르침은 그 후 목사가 되어 지금까지 설교단에 설 때마다 어디선가 제 옷자락을 잡아당기는 신비롭고 소름 끼치는 유령의 손처럼 느껴집니다.” 우리가 버려야 할 교회 적폐들김길구 코로나19의 창궐로 교회가 임시폐쇄 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이 정말 믿어지지 않습니다. 모두 건강에 유의해야겠습니다. 오늘은 류호준 목사님의 《교회에게 하고픈 말》입니다. 읽고 난 느낌부터 말해 볼까요?김형기 우선 저자의 뜨거운 마음이 전달되어 공감할 부분이 많았습니다. 한편으로는 문제 제기의 심각성과 광범위한 측면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일부 해법이 시대적으로 과연 적절한 처방인지는 생각해 볼 여지도 있어요. 어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저자가 60여 개의 적폐목록 중 시급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부’라는 주장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었습니다.김현호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내면서 우리 교회가 버려야 할 적폐 62가지와 그에 따른 해법 등을 날카롭게, 그러나 교회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는 노학자의 일갈에 우리 모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이 책을 그가 스승으로 여기는 손봉호 박사께 헌정했는데 두 분 다 네덜란드 자유대학 출신으로, 복음주의권의 개혁론자라는 공통점이 있어요.김길구 속표지 다음의 2장을 할애하여 사랑과 존중의 예를 표하는 것을 보고 흐믓했습니다. 요즘 보기 드문 풍경이죠. 발표 당시 적폐목록이 화제였는데, 저자는 이런 폐습이 사라지지 않는 원인을 ‘실천적 무신론자’들의 득세로 진단하고 있습니다.김형기 실천적 무신론자는 입으로는 하나님이 있다고 하면서 실제의 삶에서는 하나님이 없는 것 같이 말하고, 행동하고, 설교하고, 기획하고, 운영하는 교계지도자들을 지칭합니다. 언행불일치의 삶을 꼬집은 것이죠. 미국식 실용주의와 자본주의 병폐들김길구 북한 달력에는 한 주의 시작이 일요일이 아닌 월요일이 맨 앞에 있는 것을 보면서 한 주간을 주중과 주말로 구분하는 현대인들의 인식을 다시 생각해보았다는 저자는 지금의 세태가 크리스천의 생각마저 바꿔 놓아 일요일은 새로운 한주의 첫날에서 주말의 둘째 날로 폐위시켰다는 분석이 재미있네요.김현호 저자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안녕하지 못하다고 진단하면서 아닌 체 하지만 돈의 힘을 믿는 신자들이 늘어나면서 미국식 실용주의와 자본주의의 병폐가 교회 안에 고스란히 이식되었다며, 호객행위로 교인 수를 늘이는 것이 마치 재벌기업이 골목상권을 잠식하듯 80%가 미자립인 한국교회에서 대형교회와 그렇지 못한 교회의 양극화가 점점 심화되는 추세를 우려하며, 저자는 이런 사태를 야기한 일부 소비자가 이끄는 교회에서 일하는 사역자들을 종교마약 거래상이라고 비판합니다. 이처럼 교회성장주의는 교회의 외적 부흥과 함께 교회 간의 경쟁도 부추겨 규모를 키우기 위한 온갖 세속적 방식들이 동원되는 현실을 개탄하면서 목회자도 성공한 회사의 CEO처럼 셀렙이 되는 세태를 냉소적으로 봅니다.김형기 저자는 신학교수의 경험에서 목회자들의 성경무시의 행태와 함께 목회현장에서 느낀 교인들의 성경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함이 어우러져 오늘의 결과를 초래했다고 진단하면서, 특히 목회자들에게 마르텐 와우스트라 박사의 성경본문에 귀기우리는 말씀의 존중과 하나님의 현존이 경험되는 강단의 존중, 구원이 절실해 거룩한 굶주림을 가진 하나님의 백성인 회중을 존중하라고 조언합니다.김길구 이 책은 21개의 칼럼의 모음집입니다. 본문 중 기억에 남는 대목이 있다면‥ 저는 “슬픔과 비통함을 고귀하게 여기십시오. 다른 사람들이 겪는 비애와 슬픔에 귀기우리세요. 마음을 다해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슬퍼하십시오. 그리고 ‘고치려 하지 말’고 말하는 연습보다 듣는 연습을 하십시오.” 란 대목입니다. 김형기 “죽은 자들이 그들의 죽은 자들을 장사하게 하십시오. 과거의 실패와 성공을 모두 묻어 버리십시오.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나라에 합당치 않습니다, 삶의 고정점인 예수 그리스도에게 올인하십시오.”김현호 “‘늙은 개는 기술을 배우려 하지 않는다’란 말이 있다. 새롭게 되어야 할 것은 설교가 아니라 설교자 자신이다.” 신천지사태를 반성의 계기로 김길구 코로나19의 창궐로 인한 전 지구적 재앙인 팬데믹의 공포가 이어지는 와중에서 신천지란 존재의 등장은 대반전이었습니다. 때가 때인 만큼 이 책과 연관해서 신천지사태가 주는 교훈은 무엇이 있을까요?김현호 신천지 집단의 반사회적 모습을 보면서 느낀 점은 이들이 전형적인 ‘종교중독’현상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특히 교회는 젊은이들이 줄어드는데 신천지 교인 중 절반이 젊은이들로 가치관이 확고하지 못한 상태로 이단과 사이비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현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들을 상담한 전문가들의 의견으로는 ‘역기능 가정’ 출신이 많다는 점과 성격적으로 수동적이고 순진한 ‘외톨이’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교회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건강한 가정과 건강한 신앙공동체가 유지할 때 신천지 집단과 같은 미혹에 빠지지 않겠지요.김형기 우리 시대에 성공한 사이비 종교인들 대부분은 돈, 종교와 사업 사이의 알고리즘을 기막히게 판독해 외형적인 성공을 일궈내는 종교적 연금술사들입니다. 기존 기독교 CEO형 지도자들이 일궈낸 사적교회는 사이비교회의 전 단계라고 할 수 있지요. 예수의 제자들에게 신앙과 돈, 종교와 재물은 물론 전광훈 목사류의 정치적 결합 등 아주 위험한 야합이 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기존에 문제가 되고 있는 몇몇 교회의 행태와 신천지 등의 행태는 무엇이 다른지 시민들은 묻고 있습니다. 교회가 지속적으로 새로워져야할 이유입니다.김길구 신천지의 교주 이만희는 전도관의 박태선­성막성전의 유재열­통일교 등 이단 사이비종파를 오가며 얻은 노하우를 활용, 신천지를 만들어 사이비화 되는 과정에 있는데 코로나19의 창궐이 계기가 되어 그들의 행적이 표면화 되면서 사회에 경각심과 함께 기존 교계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의 적폐를 스스로 고치지 못하면 교회가 이단 사이비들의 온상이 되어서 꽈리를 틀게 된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항상 새로워져야김현호 종교개혁 때처럼 말씀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23만 명에 가까운 신천지 교인들의 철저한 성경공부도 인상적입니다. 주4회 3시간씩 6개월간의 철저한 훈련은 생각해 봐야할 대목입니다. 저자는 덮어놓고 믿으라고 하지 말고 ‘앎을 추구하는 믿음’을 지향하라고 말합니다. 믿음이 최종적 목적이지만 믿음은 앎을 추구한다는 뜻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교회교육을 다시금 검토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성경교육이나 신앙교육을 함에 있어 정보전달이 아닌 신앙형성을 위한 교리교육과 함께 현장 실천교육이 병행되도록 했으면 합니다.김형기 지금이 교회갱신의 기대와 요구가 높은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개혁의 파도가 10년 혹은 세대주기로 밀려온다면 교회개혁의 파도는 세기 혹은 세대 단위로 밀려옵니다. 교회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말고 새롭게 하시는 성령의 능력을 믿고 계속해서 자기갱신을 통하여 새로워져야 합니다. 그 변화의 첫걸음은 물론 나로부터의 변화입니다.김길구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호에는 ‘문화돌봄’ 코드로 예술과 아름다움의 문제를 풀어본 마토코 후지무라의《컬처 케어》culture care, IVP 입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 문화
    • 기독교인문학
    2020-03-17
  • [기독교교양읽기] 다시 읽는 영웅전, 사울과 다윗 이야기
    일그러진 영웅 vs 만들어진 영웅 이스라엘 건국의 영웅들의 얘기 역사는 과연 승자의 편일까? 이스라엘의 초대왕 사울과 2대왕 다윗. 두 영웅과 중재자인 선지자 사무엘의 일대기를 새로운 시각에서 재구성한 평전이다. 우리의 뇌리 속에 각인 된 사울왕은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하고 왕위에 병적으로 집착한 실패한 왕으로, 다윗은 영원한 별이 되어 이스라엘의 성군으로 기억한다. 저자는 제목에서 암시하듯 사울은 저평가 되었으며, 다윗은 필요 이상으로 고평가되었으니 일그러진 부분은 펴고, 만들어진 거품은 걷어내 원래의 모습을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칫 지루할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자. 책장을 몇 장 넘기다 보면 책의 매력에 푹 빠져든다. 그리고 페르소나를 벗은 영웅의 민낯을 통해 오버랩 된 나의 모습을 보게 된다. 성경을 입체적으로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 저자소개 ∥저자 곽건용 목사는 현재 미국장로회 소속 LA 소재 향린교회 담임목사이다. 도미 전엔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향린교회 부목사로 재직했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와 한신대학교, 대학원을 마치고 미국 클레어몬트 대학원에서 구약성서학을 전공했다. 목회 외에 성서에 대한 학문의 연구성과를 반영하는 책을 집필하여 기독교인들이 성서를 올바르게 읽고 해석하는 방법을 깨우치게 하는 것을 중요한 목회의 과제로 삼고 있다.저서로는 《하나님 몸 보기 만지기 느끼기》, 《알 수 없는 분》, 《예수와 함께 본 영화》 , 《길은 끝나지 않았다》 등이 있다. 꽃자리 간 / 2019년 / 15,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 / 유진 피터슨 저 / IVP《성경 속의 심리학》 / 이재현 저/ 장로회 신학대학교출판부《성경으로 배우는 심리학》 / 이나미 저 / 이랑 다시 읽는 영웅전, 사울과 다윗 이야기- ‘평전에 대한 평전’- ▲ ‘사울과 다윗’ 왕위를 위협하는 다윗을 죽이려는 사울왕 렘블란드 작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담임목사 두 영웅의 엇갈린 평가“후대의 역사는 사울을 일그러뜨리는 값을 지불하고 다윗을 찬란한 영웅으로 만들었다. 다윗을 그렇게 미화하기 위해서는 사울을 일그러뜨려야 했다. 물론 사울이 다윗을 능가하는 인간적인 매력을 갖췄다고는 볼 수는 없다. 사울은 사울대로, 다윗은 다윗대로 매력과 약점을 모두 갖고 있었다. 하지만 사울은 약점이 부각되었고, 다윗은 매력이 두드러지게 강조되었다.” 신명기와 역대기적 사관김길구 시즌Ⅱ를 시작한 지도 1년이 넘었습니다. 참고로 시즌Ⅰ이 책을 읽은 후의 느낌에 대한 얘기를 다뤘다면, Ⅱ는 독자들에게 책의 내용을 알리는데 좀 더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번에 다룰 책은 성경의 두 영웅 사울과 다윗 얘기를 다룬 곽건용 목사님의 《일그러진 영웅 vs 만들어진 영웅》입니다.김현호 이 책은 성경의 역사서에 기록된 사울과 다윗의 얘기를 저자는 역사비평방법론적인 접근이 아닌 문학적인 방법론에 영향을 받아 쓴 책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김형기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쓰여진 계시의 책이라고 고백하지만 각 성경마다 저자 고유의 사관이 배어있어요. 성경에 나타난 기사 자체가 아무리 객관적 입장을 견지하여 기술한다고 해도 기본적인 저자의 주관적 시각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평전에 대한 평전’인 셈이군요. 김길구 목사님이 저자의 사관이라고 하셨는데 오늘 주제와 관련해서 신명기적 역사관과 역대기적 역사관이 있지요. 그 차이가?김현호 신명기 사관은 모세가 죽기 전 요단강 건너편에서 새로운 세대들을 위한 율법들을 재정리하면서 이 율법을 지키면 축복을 받고, 거역하면 저주를 받는다는 언약의 사관이라면, 역대기 사관은 고난의 바벨론 포로기 70년을 거친 후에 기록된 역사서로 하나님께서 다윗과 맺은 언약, 즉 그의 후손이 영원히 왕이 될 것이고, 설사 잘못하더라도 회개하면 용서해 주신다는 것과 성전 중심, 선택받은 민족이라는 선민의식의 역사관을 말하지요. 김형기 우리가 역사서를 읽을 때 이런 사관을 알고 읽으면 성경을 이해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블레셋의 침략이 왕정을 재촉김길구 이 얘기는 사사시대의 끝자락에서 제1대 이스라엘 왕정시대를 연 사울과 2대 다윗왕의 재위기의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이 책의 제목 《일그러진 영웅 vs 만들어진 영웅》을 통해서 사울은 저평가 되었고, 다윗은 고평가되었음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습니다. 그럼 타임머신을 타고 기원전 11세기의 팔레스타인으로 내려가 보죠.김현호 성경의 사사로 불리던 영웅들의 200년 사사시대의 통치에 종언을 구한 것은 지중해 쪽에 위치한 블레셋인과의 전쟁 때문이었습니다. 철기무기로 강력히 무장한 이들의 침략은 이스라엘의 느슨한 12지파동맹의 사사를 중심으로 한 민병대 체제로서는 막기에 역부족이었을 거예요. 참고로 블레셋(Philistine)은 히브리어로 ‘이주자(의 땅)’란 뜻으로 오늘날 ‘팔레스타인’(Palestine)의 어원이 되었습니다.김길구 사가들에 의하면 블레셋인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에 들어 온 비슷한 시기에 정착하여 사사시대 대부분을 알력 속에서 때론 싸우고, 때론 공존하면서 살아오다 힘이 커지자 정복의 야욕 들어내면서 이스라엘은 큰 위기를 맞게 됩니다. 이때 이스라엘의 정신적 지도자는 사무엘이었습니다. 김현호 연로한 사무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요구가 격해지고, 이에 여호와도 백성들의 원대로 왕정을 허락하지요. 사무엘 역시 자식 농사에 실패한 상황이라 별다른 방도가 없었을 거예요.김형기 이렇게 해서 뽑힌 인물이 사울이에요. 바야흐로 신정정치에서 군주제로의 역사적 전환기에 접어든 것입니다. 그에게는 밖으로는 국방을 튼튼히 해 블레셋인들의 외침을 막아내고 안으로는 사무엘과의 역할분담으로 정국을 빨리 안정시켜 초대 왕으로서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책무가 있었던 거죠. 사무엘과 사울의 알력김길구 사울은 나름 성과를 거두기도 했어요. 영토를 크게 넓히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빼앗기지도 않았지요. 실패한 왕이 된 결정적 요인이 사사이자 제사장이기도 했고, 예언자이기도 했으며, 그를 왕으로 억지로 세운 사무엘과의 불화일까요?김형기 그렇다고 볼 수 있겠죠. 공식적으로는 제사장직무의 남용과 아멜렉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후 이른바 ‘헤렘’ -진멸하라는 왕을 포로로 살려두고, 전리품 중 일부를 남겨 둔 것이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한 죄로, 노여움을 산 이후 사무엘과 결별하지요. 여호와께서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는 명언이 여기서 나옵니다. 이 일 후 사무엘은 사울을 지지하기는커녕 다윗을 사울의 대체자로 세우고, 사무엘도 역사에서 멀어집니다.김현호 이 부분에서 저자는 사울에게 동정적인 입장을 가진 학자 데이비드 건의 말을 인용 ‘사울의 잘못은 도덕적인 것이 아니라 절차에 관한 것으로 다윗의 잘못에 비해 과도한 처벌을 받았다’며, 이는 핑계로 그의 낙마는 계산된 것이라고 두둔합니다.김길구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다윗과의 과도한 라이벌 의식으로 사울은 스스로 파멸하고 맙니다. 한때는 대중의 기대주가 몰락해 가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파요.김형기 사울은 첫 왕이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해요. 주변의 도시국가들처럼 왕권이 확고한 것도 아니었고, 각 지파들은 독립성이 강해 왕의 명령을 따르지도 않았으며, 안으로는 사무엘과의 권력분담이 갈등의 요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겠죠. 사무엘은 아마 그에게 전쟁의 승리만을 원했는지 모르죠. 재임기간 내내 그는 전쟁터에서 살다 죽어간 불안정한 권력을 가진 비운의 군주에 불과했으니까요. 여기에 강력한 정치적 라이벌이 등장했으니 요즘 말로 멘붕이 와 정신이 멀쩡한 게 도리어 이상할 정도니까요. 김현호 그를 더욱 비참하게 한 것은 자신의 불행하나로 끝난 것이 아니라 온 가족의 불행으로 이어졌다는 거예요. 끝내는 패전하고 자결로 생을 마무리했으니까요. 그나마 마지막 전투에서 요나단이 곁에 있어준 게 조금의 위로가 되었을까요? 석연치 않은 죽음들김길구 다음은 ‘전쟁의 달인’ 다윗의 얘기로 넘어가보죠. 저자는 과포장된 다윗에 대해서 예민합니다. 왜 사울은 안 되고 다윗은 온갖 악행에도 하나님은 그를 왜 계속 감싸냐?는 거예요.김현호 요즘 말로 하면 팩트 체크를 해보자는 것입니다. 다윗은 이미 골리앗을 넘어뜨렸던 전설적 영웅이었습니다. ‘사울은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라는 노래가 있을 정도로 대중적 인기가 높았으니까. 사울의 음악치료사로서 인연을 맺으면서 정치적 야망도 키웠던 것 같아요. 요나단과의 깊은 우정, 사울의 딸 미갈과 정략결혼도 그렇고‥ 김형기 그런 다윗도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었습니다. 사울의 의심이 도를 넘어 자신을 죽이려하자 목숨을 부지하기 위하여 적국인 블레셋의 용병으로 망명을 한 것이죠. 그리고 그것을 은폐하려 한 마을주민을 몰살하기도 합니다. 김현호 저자는 정적들, ‘우연인지 필연인지 사울, 요나단, 이스보셋, 아브넬은 모두 다윗이 아닌 다른 사람의 손에 죽었다.’며 조일 베이든의 ‘다윗은 이 모든 죽음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는 말을 인용 그들의 예사롭지 않은 죽음을 분석하고 있습니다.김길구 아쉽지만 시간이 다됐네요. 여기서 더 나가면 스포일러가 되니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모처럼 책과 성경을 대조하면서 B.C 11C로 과거여행을 떠나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읽을 책은 류호진 교수의 《교회에게 하고픈 말》 두란노 출판사입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 문화
    • 기독교인문학
    2020-02-11
  • [문화] 왜 민주주의는 여전히 미완성일까?
    민주주의 완성을 위한 경제학자의 제언 신년특집으로 신앙 서적이 아닌 시민교양서를 선정해 보았다. 세계인이 격찬한 에버트 인권상에 빛나는 촛불혁명으로 2017년 탄생한 문재인 정권이 공언한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과 결과의 정의로움이 집권 4년을 앞둔 지금, 이를 체감하는 국민은 얼마나 될까? 나아지기는커녕 더디기만 한 우리 사회의 문제를 살림의 경제학자 강소돌 교수는 공정성, 공공성, 생동성이 살아 숨 쉬는 민주사회를 만들 때 비로써 완성된다고 주장한다. 남은 과제로 저자는 엘리트주의, 전문가주의, 시장만능주의, 가부장주의, 중앙집권주의, 국가주의를 극복하여 자율적인 시민적 역량에 기반한 생동성vitality 민주사회를 제시하고 있다. || 저자 강수돌교수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서 수학 중 돈벌이 경영이 아닌 ‘살림살이 경영’에 관심을 두고 대학원에 진학하여 학문의 길에 들어선 후 독일 브레멘대학에서 노사관계로 분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7년 이후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교수로 있으면서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저서로는 《행복한 삶을 위한 인문학》 《나부터 세상을 바꿀 순 없을까》 역서《중독사회》《세계화의 덫》 등이 있다. 파람북, 2019. 14,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을 기독 서적들 《현대사회의 문제와 그리스도인의 책임》 개정4판 존 스토트 / IVP / 2006 《교회의 윤리 개혁을 향하여》 문시영 지음 / 대한기독교서회 / 2016 《공공신학으로 사는 길》 최경환 지음 / 공공신학으로 가는 길 / 2019 《정의 평화교육시리즈1~3권》 정주진 지음 / 대한기독교서회 / 2014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 (출처: 다음카페에서) 생동성 민주주의를 위하여“보통사람들인 우리 시민이 주인이 되는 진짜 민주주의를 위해선 자유민주주의를 넘어서야 한다. 그 대안을 나는, 사람과 자연의 생명력이 살아 있는, 생동성 vitality 민주주의라고 부른다.” 영혼의 자유를 위하여김길구 교수신문이 선정한 2019년도 사자성어는 ‘공명지조(共命之鳥)’였습니다.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인 공명조가 자신만 살려고 다른 한쪽을 죽이면 결국 같이 죽게 된다는 의미로 작년 한 해 분열된 우리사회를 반영한 것이라 씁쓸했습니다. 올해는 공존공영(共存共榮) 같은 따뜻한 얘기로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김형기 저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한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영육 간에 강건하세요.김현호 국내·외의 여러 요인과 100여일 앞으로 다가선 선거로 꽤나 시끄러운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최근의 이란과 북한 등의 돌발변수도 우려가 됩니다. 이달의 책은 촛불 이후 한국사회의 행방을 모색하는 시민교양서를 선정했습니다.김길구 무례한 기독교란 말들이 회자될 때 교양을 높여 보자는 취지로 이 코너가 기획됐으나, 지금은 기독교의 위기란 말이 일상화된 시기라 교양, 문화 같은 말이 사치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만큼 우리의 삶에 여유가 없어졌어요. 책 표지에는 인권상인 에버트상에 빛나는 촛불혁명과 새로운 정부의 출현에도 ‘왜 민주주의는 여전히 미완성인가?’라는 도전적 부제를 달았습니다. 이 책을 적극 추천하신 목사님께 선정이유를 들어보죠.김형기 기대가 실망으로 바꿔서일까요? 개혁피로감이랄까? 허탈감이릴까? 지금 이런 분위기잖아요? 문재인 정권 4년 차에 돌입했고, 총선을 앞둔 이 시점에서 변화가 더딘 이유도 궁금하고, 제목도 눈에 띄죠. 사실 저자도 잘 몰랐고, 책 내용도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목만으로도 오늘 모임의 길잡이 역할은 하겠다고 생각했지요.김현호 최근에 시사와 관련하여 언론 등에 발표한 다양한 주제들을 묶어서인지 우리가 아는 친숙한 생활 주변의 사례들이라 생소하지 않고요, 저자 자신이 ‘돈벌이 경영’이 아니라 ‘살림살이 경영’ 자로 소개하듯 서민들의 삶과 관련된 일상의 문제들을 다뤄서 저자의 관점에서 사회를 들여다보는 계기는 된 것 같아요.김길구 저자는 민주주의가 헌법에 명시된 대로 국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라고 했을 때 우리는 주인이라기보다는 노예에 더 가깝다며, 촛불혁명은 위대한 성과지만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한 시작에 불구한데 가야할 길은 멀다며 극복해야할 과제들을 제시하고 있어요. 주목할 것은 영혼의 자유 특히 물질에 장악당한 영혼의 자유를 되찾는 일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완성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김형기 그가 주장하는 민주주의의 완성을 위하여 극복해야 할 과제로는 엘리트주의, 전문가주의, 시장만능주의, 가부장주의, 중앙집권주의, 국가주의입니다. 성서에도 요시야와 느헤미야의 개혁이야기가 있습니다만, 두 사례 다 비슷하게 출발했지만 승패를 가른 결정적인 차이는 국민의 의식화, 조직화, 동원화 과정의 차이였습니다.김현호 저자는 보수우파들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는 돈벌이의 무한자유를 추구하는 자본계급의 이념으로 이는 가짜민주주의라며 그 대안으로 인간과 자연까지 아우르는 시민적 역량을 중시하는 생동적민주주의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입니다. 공정성의 가치김길구 저자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되묻고 있고, 이를 완성하기 위하여 우리 사회의 공정성, 공공성, 생동성으로 나눠 얘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 순서를 따라가 보죠.김형기 우선 저자는 공정성의 가치에 대해서 말하고 있어요. 세목들로 보면 정치적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제도화되고 있지만 ‘민주주의는 공장 문 앞에서 멈춘다’는 말이 상징하듯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공존에 대한 현장의 얘기, 직장 내 왕따문제와 갑질에 속수무책인 직장문화 등 돈에 종속되어버린 시장의 폭력성과 수단화되어버린 노동의 소외문제 등을 다루고 있어요,김현호 기울어진 운동자처럼 불공정한 사회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를 읽다가 문득 복음주의자 존 스토트를 떠올렸어요. 그는 그리스도인들이 19세기 노예제 폐지운동에 앞장선 예를 들면서 일(노동)은 고용주와 개인의 계약문제이면서 동시에 우리 모두의 공동의 문제이자 세계의 문제라며, 이를 위하여 생산뿐 아니라 소비적 측면까지 고려한 윤리적 소비와 공정무역fair trade까지 언급하면서 그리스도인은 사회구조를 바꾸려는 노력과 함께 사회정의를 이루기 위하여 사회행동social action의 필요성을 주장합니다. 공공성의 가치김길구 IMF사태 이후 지난 20여 년 동안 우리나라는 신자유주의의 전 지구적 단일시장에 편입되면서 정치, 사회, 경제를 포함한 사회 전 영역이 황폐화 되었어요. 그 결과 직장인 85%가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에 시달리고, 최고의 실업률, 최저의 출산율, 최고의 산재, 최저의 행복도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김형기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교육 불평등을 낳고 이것이 취업 불평등을 낳으며 다시 이것이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낳은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결국 생존을 결정하는 건 결국 금수저냐? 흙수저냐? 의 ‘수저의 색깔’인 셈이죠.김현호 경제적 불평등을 넘어 더욱 근본적인 문제, 의식의 문제라고 봅니다. ‘인간적 필요와 충분함의 미학을 온 삶의 과정에 녹여내는 진정한 시스템 전환’만이 민주주의와 삶의 질을 고양하니까요..김길구 이런 주장들은 늘 있어 왔고 지금도 있어요. 한 예로 2004년 가나에서 열린 세계개혁교회협의회의 공식 신앙고백문인 아크라 문서에는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를 신앙과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시스템’으로 규정하였고, 2006년 WCC의 아가페 문서에는 무한 경쟁의 신자유주의 세계질서를 ‘죽음의 경제학’으로 표현하면서 여기에 맞서는 대안으로서 ‘생명의 경제학’을 제안하기도 했지요.김형기 이러한 입장은 신앙적 측면뿐 아니라 우리 삶의 전 영역에 총체적 복음으로서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는 하나님의 주권과 다스림을 인정하고, 우리 사회를 하나님의 선한 통치로 바꾸려는 신앙에 기초한 고백에 기초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생동성의 가치김길구 끝으로 생동성의 가치인데요? 영어로는 vitality 활력이예요. 저자는 이 생동성에 대하여 뭐라고 말하고 있나요?김현호 특별히 생동성 민주주의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진 않지만 권력과 돈으로부터 벗어난 영혼이 자유로운 시민들의 자율성에 기반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새로운 세상, 혹은 시스템으로 묘사했는데 너무 추상적인가요?김형기 읽으면서 느낀 것인데 가장 현세적이어야 할 경제학자의 글에서 영혼의 자유, 돈으로부터의 자유, 인간과 생명의 가치 등 기독교의 가치들이 녹아있어서 놀랬어요. 그리스도인인 우리들이 정작 더 세속화 되어 있지 않은지 되새겨봐야겠네요.김길구 끝으로 강수돌교수의 글중 일부를 옮기는 것으로 오늘의 얘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과연 우리는 속물주의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속물주의는 마음의 습관이기도 하지만, 자본이 만든 제도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속물주의에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느끼기보다 당당함을 느끼는 것도 이미 자본(돈벌이 논리)을 내면화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자연성인 내면의 본성, 즉 영혼의 자유를 회복하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새 세상을 열려면 이 속물주의와 부단히 투쟁해야 한다. 알콩달콩 소중한 우리네 삶을 도둑맞지 않기 위해서다. [정리: 김길구]
    • 문화
    • 기독교인문학
    2020-01-13
  • “삶은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닌, 품어야 할 신비”
    힘든 이들을 위한 치유의 메시지 자살률 세계 1위인 우리나라! 모두가 힘들다며 아우성이다. 강단에서도 치유의 메시지가 넘쳐나지만 우리는 여전히 아프다. 그동안 영화 <밀양>과 소설 <오두막>을 소재로 한 「숨어 계신 하나님」과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아프다」 의 출간에 이어 자신이 주례한 장례예배의 설교를 통하여 죽음의 의미를 곰 씹어본 「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의 연작을 통하여 상처와 치유의 문제에 천착한 바 있는 저자는 최근작 「가만히 위로하는 마음으로」에서 우리 사회 아픔의 근원과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평소 영감 있는 글쓰기 작업을 통하여 많은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저자의 설득력 있는 메시지 는 힘든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위로와 희망을 안겨준다. ◈ 저자소개 ∥이 책의 저자 김영봉은 감리교 신학대학원과 미국 남감리교 대학교의 퍼스킨 신학교, 캐나다 맥매스터 대학교에서 연구하고 1992년부터 10년 동안 협성대학교에서 신약학을 가르치다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버지니아 주 와싱톤한인교회에서 목회 중이며 목회에 지친 이들을 위한 ‘목회멘토링사역원’을 설립하여 미국과 한국의 교회갱신을 위해 애쓰고 있다.저서로는 「가상칠언 묵상」, 「가장 위험한 기도, 주기도」, 기독교서회 100주년 기념 주석 시리즈 「마태복음2」와 유진피터슨의 「메세지」 신약을 감수한 바 있으며 그 외 다수의 저서가 있다.IVP 간 / 2019년10월 / 11,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숨어계신 하나님》 / 김영봉 저 / IVP / 2008《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아프다》 / 김영봉 저 / IVP / 2011《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 / 김영봉 저 / IVP / 2016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 많은 이들이 고난을 피하는 길로 믿음을 오해하고 있다.〈SBS 드라마에서 차인표의 분노하는 모습〉 저항하라, 그리고 기적과 신비에 눈떠라!“ 삶을 저주로, 일상을 무덤으로 느끼게 만드는 모든 세력에 저항하십시오. 그리고 매일 당신 앞에 펼쳐지는 기적과 신비에 눈뜨십시오. 그것이 우리 시대의 아픔의 문제를 극복하고 초월하며 변모시키는 진정한 힘이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아프다김길구 5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는 아픔과 함께 살기입니다. 우리나라는 작년 한 해 하루 평균 37.5명이 자살을 하여 OECD 중 수년째 부동의 1위라는 오명을 갖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10대의 자살률이 전년 대비 무려 22.1%가 증가했는데 우리나라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요? 걱정입니다.김현호 더욱 놀라운 것은 서울대학교 학생의 절반이 현대의 흑사병으로 불리는 마음의 병인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김형기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라는 도종환의 시가 생각납니다. 깨어진 세상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상처이지요.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모두가 다 아프다고 봐야지요. 잡을 수 없는 목표를 향해 숨이 차도록 달려온 우리의 자화상이 아닐까요.김길구 문제는 상처가 전환되지 않으면 전이 된다는 데 있어요.김현호 모두가 아프다는 것을 전제로 누구를 만나든 그 사람의 겉모습만 보지 말고 내면도 함께 보려고 애써보세요. 물론 그 전에 우리 자신의 내면에 꽈리 튼 상처를 마주보는 용기가 있어야겠지요. 김형기 래리 크립이 말했듯 내적치유를 위한 가장 강력한 힘은 ‘믿음의 공동체’에 있는데 오늘의 교회는 더 많은 상처를 주고받는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믿음의 공동체 회복을 통하여 진정한 인격적 사귐을 가져야겠어요. 그러려면 가식의 가면을 벗고 사도바울처럼 ‘꼭 자랑을 해야 한다면 내 약점을 자랑 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김길구 흥미로운 것은 미국사회에서도 한인들의 자살률이 소수민족 중 가장 높다는데요? 최근 연예인 설리와 구하라의 연이은 자살로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김현호 문제는 10대와 20대 그리고 30대의 경우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고요. 7~80대 자살률도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과거에는 우울증이 중년에나 찾아오는 홍역 정도로 알았는데 이제는 세대와 계층을 초월하여 확산 중으로 주위에서 조울증, 정신분열증, 공황장애 같은 말들을 듣는 것이 일상화 되었습니다. 김형기 ‘터널증후군’이라는 말이 있지요. 어려운 시절을 보내다 보면 마치 터널 안에서 영영 못 벗어날 것 같은 절망감에 빠져드는데, 우울증이 깊어지면 죽음이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지요. 우리는 생명을 도구화시켜 결국 모두의 생명을 값싸게 만드는 세상의 풍조에 결연히 맞서 ‘선한싸움’을 싸워야 합니다. 생명은 관계 안에서 존재김길구 다음은 용서에 대하여 말해보죠. 한 통계에 의하면 작년 SNS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가 ‘혐오’와 ‘분노’였다고 합니다. 인간으로서 용서는 쉬운 일이 아니죠. 예수님은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셨지만… 김형기 용서는 내 마음에서 시작하지만 화해는 상처를 준 상대와의 관계에서 이루어집니다. 용서는 어그러진 관계를 고치는 것이고 화해는 그 관계를 완성하는 일이라고 봐야지요. 그래서 용서는 나의 것이지만, 화해는 우리의 것입니다.김현호 에버레스트 워딩턴 교수는 용서의 다섯 단계를 말했는데 먼저 상처를 생각하고, 상처 입힌 사람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용서의 애타적 선물을 주고, 당신이 용서에 전념하고, 붙잡고 있는 것이다 고 했어요. 우리가 한 용서가 진정성이 있는지 가늠해볼 대목입니다.김형기 본문에서 소개한 캐롤라인 볼로냐 기자가 제시한 잘못된 ‘사과의 기술’ 7가지를 소개하면 도움이 되겠네요. 핑계 대기, 진심이 아닌 건성으로 하기, 메시지나 이메일 등으로 때우기, 미안하다고 하면서 토 달기, 상대방에 책임전가하기, 너무 늦게 혹은 너무 일찍 사과하기, 사과한 즉시 용서받으려고 기대하기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김길구 다음은 불공정한 조건에서 살기입니다. 사회의 양극화나 불공정을 뜻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은 원래 홈경기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인 스페인 축구의 명문구단 FC바르셀로나 구단의 운동장을 빗댄 표현입니다. 우리사회도 요즘 불공정에 대해서 예민합니다. 혹자는 조국이전의 시대와 이후의 시대로 나누어질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김형기 강남좌파로 대중적 인기가 많았던 조국 전 장관의 위선에 우리가 실망한 것은 이러한 불공정에 대한 분노 때문입니다. 사회적 분노는 그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대해 ‘아프면 환자지 뭐가 청춘이야’라는 유명 연예인의 패러디는 우리 사회의 출발선이 다른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분노와 불안, 그리고 절망의 늪에 대한 항변이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불균형이 나아지기는커녕 우리뿐 아니라 지구적으로 더욱 확대, 심화되고 있는데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것입니다.김현호 자칫 이 토론도 자기개발서처럼 우리 사회의 구조적 제도적 개선 없이 개인적인 신앙의 문제로만 보면 치부해 버리면 비슷한 딜레마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합니다.김길구 이에 대하여 저자는 성서의 희년정신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믿음이란 원죄로 인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태초 에덴동산처럼 평평한 운동장에서 영원한 춤판에 참여할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거죠. 김형기 예수님이 말씀하신 하나님의 나라는 저자의 표현대로 미래에 죽고 나서 가는 곳이기 이전에 ‘지금’, ‘여기에’ ‘뚫고 들어오는 나라’입니다. 하나님은 현존(現存)하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김현호 하나님의 사랑과 의가 교회 안에서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편만해야 합니다. 밤에 우리나라 땅을 밟은 외국인들이 수많은 십자가의 불빛에 놀라듯이, 예수의 정신이 사회제도 곳곳에 녹아있는지 의문입니다. 도리어 최근의 행태는 기득권 유지에 급급해 교계가 수구골통화 되고 있어 교회가 변혁의 주체가 아닌 사회발전의 걸림돌이 아닌지 의심스러워요. 그런 행태는 성서와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냐? VS 신비냐? 김길구 끝으로 죽음에 대해서는 루게릭병의 고난 속에서도 우리에게 큰 감동을 줘 ‘삶과 죽음을 끌어안는 최고의 휴머니스트’로 알려진 미치 앨봄 교수의 “진실은, 당신이 어떻게 죽어야 할지 알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알게 된다” 글로 시작되는데요. 읽어보니 어땠어요.김현호 삶을 ‘풀어야 할 문제’로 보는 사람과 ‘품어야 할 신비’로 보는 사람은 다들 수밖에 없겠지요. 저자의 말대로 신비로 생각하는 사람은 때론 부조리하고 때론 억울한 일을 겪어도 허허 웃으며 넘어갈 수 있습니다. 김형기 요즘처럼 각박한 사회에서는 이런 사유의 너그러움이 긍정적 삶의 에너지가 되겠네요. 아울러 고대 로마에서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고 돌아오는 개선장군에게 군중들이 환호하며 ‘당신도 죽는다는 것을 잊지 마라 –Momento Mori-’라는 외침은 삶의 절정의 순간에도 겸손함을 잃지 말라는 삶의 지혜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길구 따듯한 책이었습니다. 읽으면서 다소 힐링이 되셨는지요? 두 분께서 의무감 때문에 책이 주는 즐거움을 잊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네요.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호에는 분위기를 바꿔서 고려대 강수돌 교수의 〈촛불 이후 한국사회의 행방〉이란 책으로 왜 민주주의는 여전히 미완성인가? 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 문화
    • 기독교인문학
    2019-12-09
  • ‘오직’, 성서, 은혜, 믿음, 그리스도, 하나님께 영광
    알기 쉽게 풀어 본 종교개혁의 5가지 원리 난 10월의 마지막 날은 마틴 루터가 교회갱신을 위하여 비텐베르크 대성당의 정문에 95개조의 논제를 붙여 종교개혁의 횃불을 든지 502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저자들은 500여 년 전 참된 믿음을 추구한 마르틴 루터의 개혁 원리인 오직(SOLA) 성서, 은혜, 믿음, 그리스도, 하나님께 영광의 5대원리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의 신앙과 삶 속에서 적용되어할 원리라고 말한다. 제이슨 앨런과 동료 4명이 한 주제씩 알기 쉽게 풀이한 이 책은 교회의 편법세습 용인과 불법건축물 파문에 이어 종교와 정치의 위험한 동거 - 빤스××의 망동 등 교계 안팎으로부터 따가운 시선과 질타가 쏟아지고 있는 이 때 교회갱신의 의미를 되묻게 하는 좋은 지침서이다. 178쪽의 적은 분량이라 소그룹 토론 교재로도 좋을 듯. ◈ 저자소개 ∥이 책을 주도한 제이슨 앨런은 텍사스대 남침례신학교(M.Div, Ph.D)를 졸업하고 Midwestern Bapist Theological Seminary의 최연소 총장으로 선출되었으며, 웹사이트 WWW.jasonkallen.com을 통해 개혁적 관점에서 교육, 신학, 설교, 문화 등의 다양한 주제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제라드 윌슨 목사(미 버몬트주 미들타운 스프링스 커뮤니티 담임)와 그의 Midwestern Bapist Theological Seminary 동료 교수들인 제이슨 듀싱 학장, 조직신학 매튜 바렛 교수, 기독교신학 오웬 스트라첸 교수가 공저자로 참여했다.생명의말씀사 간 / 2019년 / 12,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교양으로 읽는 종교개혁 이야기》 / 이상규 저 / 도서출판 영음사《종교개혁 핵심질문》 / 마이클 리브스 外 저 / 복있는 사람《오직 믿음- 칭의의 교리》 / 토마스 슈라이너 저 / 부흥개혁사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 마르틴 루터는 보름스 제국회의에서 종교재판을 받았다. 보름스에 있는 종교개혁기념공원. 루터를 비롯한 여러 종교개혁가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오직’ 교리는 기독교적인 삶의 토대이자 안내자“‘오직’이라는 단어를 개신교가 강조한 다섯 가지 핵심, 즉 성경, 믿음, 은혜, 그리스도, 하나님의 영광에 붙여 말하는 순간, 신학과 교회와 우리의 신앙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교리들이 생성된다.” 용어의 힘김길구 이 책의 제목은 ‘오직’(SOLA) 종교개혁의 5대 원리입니다. 첫 장부터 용어의 힘에 대해서 얘기해요. 평신도들도 종교개혁 하면 낯설지 않은 슬로건 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혜 등 종교개혁의 핵심 주장을 이처럼 분명하게 표현한 사례도 드물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어떻게 생각하세요.김현호 교회사를 돌아봐도 용어나 문구 때문에 분열된 예가 많아요. 본문의 예처럼 ‘성령께서 성부와 성자로부터 나온다’는 의미를 지닌 ‘필리오크베’에 대한 해석의 차이로 11세기에 동방정교회와 로마 가톨릭이 분열되었고, 16세기 종교개혁가들이 ‘이것이 나의 몸’이라는 해석을 둘러싼 성만찬 논쟁으로 분열되었는데, 후에 ‘오직’이라는 이 단어는 종교개혁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간결하게 표현한 멋진 문구예요.김형기 몇 마디의 말이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행동경제학자가 쓴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는 의미인 ‘넛지(nudge)’ 란 책을 보면 짧은 용어와 문구 하나가 국민이나 소비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준다고 했는데, 요즘 교계를 보면 거친 용어와 문구가 난무해 기독교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까 염려됩니다. 95개 조항의 반박문이 종교개혁을 촉발김길구 우리가 기념하는 종교기념일이 마르틴 루터가 교회갱신을 위한 토론 주제 95개조 논제를 비텐베르크 대성당 정문에 붙여놓은 날입니다.김현호 대학가의 대자보처럼 토론의 논제를 성당입구에 붙여 놓은 안내문의 일종이지요. 이런 주제로 토론해 보자는 것인데 95개의 많은 논제 중에 가장 주목을 끈 것은 ‘면죄부’ 판매였습니다. 만연한 교리적 변질과 교황청의 부패, 성직자들의 도덕적 윤리적 타락과 함께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지요.김형기 결과적으로 루터의 이 작은 시도가 130여 년 동안 전 유럽을 흔들며 교회는 물론 정치,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게 되었죠.김길구 루터 자신은 당시의 교회 즉 로마 가톨릭의 갱신이 목적이었지만 그 파급효과는 교회를 넘어 결과적으로 세계사의 큰 물줄기를 바꿨습니다. 그 요인은 무엇일까요? 김현호 우선 루터 이전의 개혁자들이 있었어요. 위클리프, 후스 같은 이들이지요. 그들의 개혁은 실패했는데 화형을 당한 후스의 “ 너희가 오늘은 거위를 불태워 죽이지만 앞으로 백년이 지난 뒤에는 너희가 삶거나 죽일 수 없는 백조가 나타날 것이다,”라는 유언이 이루어졌는데, 마르틴 루터는 당시의 국제 정치, 사회적 상황과 특히 인쇄술의 덕을 톡톡히 봤어요. 이 95개조 논제가 활자화되면서 한 달도 안 되어 전 유럽을 강타했으니까요. 김형기 구텐베르크가 서양의 금속활자를 발명한 시기가 1453년으로 종전의 양피지 등의 가죽에 필사하여 성서 한 권을 찍어내는데 3년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활자의 혁명’이 종교개혁에 끼친 영향력은 지대했지요. 루터가 종교개혁을 시작한 것은 60여 년이 넘은 1517년 후의 일이니 인쇄술의 급격한 발전은 문자가 소수 지배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대중화 되었다는 뜻이죠. 혁명의 여건이 마련된 것입니다. 이로써 성서가 자국어로 번역되어 대중화가 가능해줬으니까요. 오직 성서, 오직 은혜김길구 첫 번째 원리 Sola Scriptura 오직 성서입니다. 이 책의 표지그림은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키기 3년 전인 1514년부터 말씀을 전했던 성모 마리아 교회 정면에 붙어있는 종교개혁의 화가 루카스 크라나흐의 ‘개혁의 제단화’라는 그림 중에 하나인데 루터는 한쪽 손가락엔 성서본문을, 또 다른 손가락으로는 그리스도를 가르치고 있어요. 교회갱신의 시대정신을 상징하는 그림입니다. 김형기 성서만이 우리의 신앙과 삶의 유일한 규범이라는 선언입니다. 여기서 성서란 우리가 쓰는 신구약 66권만을 말하는 것인데, 가톨릭은 지금도 성경 이외에도 토비트서, 유딧서, 마카비서 등 우리가 외경이라고 부르는 7권을 제2의 경전으로 부릅니다.김현호 이뿐 아니라 전통(傳統)을 성서와 동일한 권위로 받아들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전통은 교황이 공식적으로 선언한 문서나 교회의 결의사항을 포함하는 그런 개념으로 일상에서 우리가 쓰는 단어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성서의 해석권도 교황에게만 있어요. 김길구 두 번째 원리로 Sola Gratia 오직 은혜로 구원을 받는다는 것이죠. 김현호 우리는 값없이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함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구원은 인간의 수고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이를테면 우리의 선행과 하나님의 역사가 결합된 신인협력 사역의 결과가 아닌 오로지 하나님 자신의 단독사역이라는 것입니다.김형기 가톨릭은 하나님의 은혜만으로 부족하다고 주장합니다. 뭔가 인간의 공덕, 공로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러나 우리는 오직 은혜는 믿음을 뒷받침하는 힘으로 선행은 은혜의 결과라고 보지요. 본회퍼가 말한 ‘값싼 믿음’과 많은이의 공감을 일으킨 영화 ‘밀양’에서는 호도된 은혜를 고발한 것이지요. 오직 믿음, 오직 그리스도김길구 세 번째 원리는 sola Fide 오직 믿음으로 의롭다하심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오직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은혜로 구원을 받는다는 의미인데요…김형기 이 원리는 루터 자신의 중세적 신앙의 경험에서 유래합니다. 인간의 선행과 참회를 통해 진로의 하나님과 화해하려는 그가 성서연구를 통하여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에 의한 구원이라는 이신칭의(以信稱義) 즉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루터신학의 핵심사상에 도달하게 되지요.김길구 다음은 원리는 구원은 sola Christus 오직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어진다는 선언입니다.김형기 이것은 그리스도의 희생적인 사역과 그분의 제사장적 중보사역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로마 가톨릭의 사제는 하나님과 우리사이의 중보자이지요. 그러나 개신교는 성직자가 구약의 제사장이나 가톨릭의 사제로서의 중보자임을 부인합니다.김현호 다만 사역자들을 존중하고 그들에게 감사할 뿐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맺기 위해 그들에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실제 교회 현장에서 교역자의 성직주의가 아직도 만연한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직 하나님께 영광김길구 soli Deo Gloria 오직 하나님께 영광입니다. 참고로 본문을 보면 종교개혁의 슬로건으로 널리 알려진 ‘오직’이라는 말은 어디서 유래됐는지 알 수 없다고 하네요. 루터나 칼빈 같은 개혁자들도 이 말을 사용하지 않았는데요. 다만 멜란히톤이 “우리는 오직 은혜로 의로워지고, 오직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라는 문구를 사용한 적은 있다고 합니다.김현호 이 문구를 서구사회에 정착시킨 이는 두 명의 음악가들인데, 바흐와 헨델로 자신이 작곡한 작품의 끝에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뜻하는 라틴어 SDG를 적었답니다.김형기 고전10:31에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 하였고, 웨스트민스트 신앙고백 소요리문답에 인간의 목적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라고 되어있지요.김길구 끝으로 오늘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이 5대 원리가 주는 가장 시급한 교훈은 무엇일까요.김현호 리처드 백스터는 ‘강단의 개혁이 교회의 개혁으로 나가는 길이다’고 했어요. 500년이 지난 지금도 사제에서 목사로 명칭만 바꿨지 목회자들의 성직주의는 여전하다고 봐야지요.김형기 루터의 말대로 ‘영광의 신학’을 버리고 ‘십자가의 신학’으로 돌아가는 것이겠지요.김길구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에는 김영봉 목사님의 삶이 어렵다고 느끼는 우리에게 드리는 〈가만히 위로하는 마음으로〉를 가지고 힐링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 문화
    • 기독교인문학
    2019-11-12
  • [기독교교양읽기] 캄캄한 밤에 별처럼 빛난 화가
    반 고흐의 예술과 신앙- 고난을 통한 치유의 묵상 - 반 고흐만큼 가을에 어울리는 이도 드물 것이다. 이글거리는 태양을 품은 해바라기와 추수를 앞둔 밀밭 위로 넘실대는 구름, 그리고 밤하늘에 가득한 별들… 우리는 근대미술을 연 이 위대한 아마추어화가에게 열광한다. 그의 인기에 힘입어 꾸준히 출간되는 고흐 관련 책을 올해는 박철수목사가 펴냈다. 저자는 캔버스에 자신의 신앙과 근대적 사고를 통합하려고한 고흐의 생애를 헨리 나우웬의 ‘상처 입은 치유자’를 키워드로 추적해 본다. 극심한 가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영원을 추구한 화가의 짧지만 불꽃같은 삶을 통해 우리가 왜 위로받고 치유 받는지? 아트지에 옮겨진 90여장의 작품과 편지, 그리고 그의 삶을 이 한 권의 책에 담았다. 가을 밤, 별이 빛나는 밤에 읽으면 좋을 책. ◈ 저자소개 ∥박철수: 연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풀러신학대학원(D.Min.)를 마쳤다.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지도위원과 성서한국이사로 있으며, 분당두레교회 담임, 겨자씨형재단 대표, 「복음과상황」 초대편집장 및 발행인을 역임하고, 한동대학교에서 〈성경적세계관〉을 강의한 바 있다. 저서로는 하나님나라/축복의 혁명/성경제사/두개의 십자가 등이 다수가 있다.대장간 간 / 2019년 / 20,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고흐의 하나님》 / 안재경 저 / 홍성사《영혼의 순례자》 / 캐슬린 에릭슨 저 / 청림출판《고흥의 영성과 예술》 / 최종수 역편 / 한국기독교연구소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 너무나 멀리 떨어진, 너무나 먼 길이기에 슬프나, 멀리 영원한 도성을 바라보기에 희망에 가득 차 있다. 성직자 대신 화가의 길로“이건 신학과는 거리가 멀어, 그저 난롯가에 있는 저 가난에 찌든 목수나 농부, 또는 광부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영원한 안식처가 있다는 느낌, 그런 감정과 영감에 사로잡힐 수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려는 것뿐이야.”(고흐의 편지에서) 근대미술을 연 반 고흐김길구 오늘은 머리도 식힐 겸 분위기 전환용으로 문화에 관한 책을 선정해 봤습니다. 고흐는 저보다 정확히 100년 전 사람입니다. 두 분 다 고흐의 팬으로 알고 있고 김목사님은 고흐관련 시도 쓰셨다고 들었습니다, 그가 특별히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김형기 흔히 예술가들의 작품을 평가할 때 그 화가와 작품의 완성도, 그리고 작품의 미술사적 위치를 보고 평가하는데, 고흐는 그 외에도 동생 테오와의 애틋한 형제애 등 숱한 얘기꺼리가 많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봅니다. 김현호 그림 못지않은 방대한 독서량에 바탕한 그의 글쓰기 작업도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부분이지요. 그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들은 세계 서간문학(書簡文學)의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특이한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고요.김길구 문화수준을 가늠하는 잣대로 ‘고흐지수’가 있다고 해요? 그 나라에 고흐작품이 몇 점 있느냐는 것인데, 그만큼 그는 문화의 아이콘이 된지 오래입니다. 고흐에 대한 사랑은 우리나라도 유별나서 서울 전시회에 70만이 넘는 최다인파가 다녀갔어요. 김현호 그의 작품은 현재 고국인 네덜란드에 364점, 미국에 190점, 스위스에 80점 등이 많이 가지고 있어요. 살아생전에는 유화를 1점 밖에 팔지 못한 비운의 화가이지만 지금 그의 작품들은 천문학적인 최고가를 갱신 중입니다. 김길구 누구나 한두 명씩은 좋아하는 예술가가 있겠지만, 특이한 현상은 저 주위에 고흐를 좋아하는 분들은 팬 수준을 넘어 매니아에 가까워서 놀랐습니다.김형기 당시 화가들의 등용문인 아카데미 출신이 아닌 늦깎이 독학의 아마추어, 그것도 늦은 나이에 화가로서 10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900점의 작품과 드로잉 1,700여점을 남기고 37살의 나이로 불꽃같은 삶은 살아간 그의 치열성은 하루를 의미 없이 소비하는 우리들에게 큰 울림을 주지요.김현호 혹자는 생전에 유화 1점밖에 못 판 불우한 천재에 대한 미안한 생각에서 그를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만, 고흐에게는 뭔가 우리를 끄는 힘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김길구 저는 헨리 나우웬의 책을 통해서 고흐를 접했습니다만, 고흐에 대한 교계의 관련 책도 여러 권 있지요?김현호 예. 몇 년 전에 출판된 안재경목사님의 〈고흐의 하나님〉이란 책이 있어요. 그의 고국인 네델란드의 화란한인교회에서 7년 동안 목회하시면서 고흐에 매료돼 지은 책인데. 고흐의 생애와 그림의 신앙적 측면과 목회자의 단상을 담은 책입니다.김형기 제가 감명 깊게 읽은 책은 캐슬린 에릭슨의 <영혼의 순례자 반 고흐>라는 책입니다. 교회의 위선에 실망하고, 지금으로 말하면 가나안신자로 기성교회를 떠났고, 기독교가 금지하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고흐의 평가에 대한 반론으로 그간 간과되어 온 고흐의 영적시각(spittual vision)을 재조명한 책입니다. 그의 결론은 하나님을 향한 ‘영적인 삶’이야 말로 반 고흐의 삶과 신앙과 그림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키워드임을 역설한 책인데 상당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상처입은 치유자 반 고흐김길구 우리도 어느새 그의 예찬론에 빠져들고 있네요. 이제부터는 본론으로 들어가 보죠. 책 제목이 <반 고흐 상처 입은 치유자>예요? 그리고 제호 밑에 “나는 항상 이렇게 생각한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최선의 방법은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것이라고”김형기 세잔느, 고갱, 고흐를 흔히 근·현대미술을 연 선구자라고 합니다. 고흐는 사물의 형태를 예쁘고 정확히 그리지 않았고 당시에 일반화된 원근법도 무시한 채. 느낌에 따라 형태를 과장하가나 변형시키며 어떠한 관습이나 틀에도 매이지 않았습니다. 자연을 모방한 사실적인 묘사는 막 보급되기 시작한 사진기의 몫으로 넘어가요. 이런 과도기에 새 시대를 연 것입니다.김현호 고흐는 밀레를 참 좋아했습니다. 그를 닮고 싶어 했죠. 우리가 어릴 때 보았던 〈만종〉이나 〈이삭 줍는 농부〉 등의 그림들을 그냥 농촌의 서정적인 풍경정도로 알고 향수를 달레잖아요. 종전의 그림을 생각해 보세요. 예술은 권세 있고, 돈 많은 사람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기풍 있고, 우아하고 예쁘게 그린 그림이 좋은 그림이지요. 이런 시대에 밀레는 힘든 서민의 삶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굳이 영웅이나 성서의 주인공들이 없어도 노동을 마치고 들녘에서 기도하는 농부의 일상에서 우리는 경건함을 느끼잖아요. 이것이 근대라는 시대정신이었습니다. 예술이 특권층의 전유물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예술이 된 것입니다.김길구 여기서 중요한 말씀을 하셨어요. 화가는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아닌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을 제공해 주는 사람이다. 문학이나 예술가들이 그래서 중요해요. “신성하고 위풍당당한 큰 예배당에는 없는 그 무엇이 사람의 눈 속에는 살고 있거든, 불쌍한 가난뱅이나 창녀의 영혼이라 할지라도 한 인간의 영혼이 내 눈에는 더 흥미롭다”는 고흐의 작품을 감상할 때 어떤 사람은 바로보지 말고 비스틈히 봐야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그의 삶과 작품, 그리고 글 속에서 한 인간의 영혼을 찾는 것도 의미가 있겠죠.김형기 동생 테오의 생활비로 연명하는 고흐는 굴하지 않고 화가라는 직업을 신앙의 소명으로 이해하고 그의 목표를 분명히 했어요. “갈기갈기 찢어진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는 예술을 원했다. 엄마가 상처 받은 아이를 위로하듯 반 고흐는 위로가 되는 미술을 준비하라”는 소명과 함께 “위로는 현대의 삶의 회피할 수 없는 슬픔 속에서도 삶을 분명하게 바라보는데 있다” 고 함으로써 그의 그림에 숨어 있는 종교성을 강조했어요. 종교3부작-<피에타>, <나사로의 부활>, <선한사마리아인>김길구 1888년 12월23일 일요일 밤 반 고흐는 고갱과의 다툼 이후 정신발작으로 자신의 귓불을 면도칼로 잘른 후 24일 병원에 실려 가고 고갱과 헤어진 후 5개월 후인 1889년 5월에 생레미의 생폴드모솔 정신병원에 자진해서 입소한 후 그곳에서 〈별이 빛나는 밤〉, 〈자화상〉, 〈마지막 자화상〉, 〈아이리스〉, 〈사이프러스 나무가 있는 밀밭〉과 〈해바라기〉 같은 아를에서 그렸던 작품의 연작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생레미에서 완성하는데 그중 관심을 끄는 것은 종교 3부작입니다.김현호 3점의 종교화는 고흐 자신이 겪던 비참한 고통과 회복의 희망을 담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어요. 〈피에타〉는 이태리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란 뜻인데, 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앉고 있는 모습을 그린 들라크루아의 <피에타>의 모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피에타〉와 〈나사로의 부활>에서 예수의 얼굴 대신 자신을 그려 넣어서 주인공의 고통과 비애에 공감하며 죽음과 부활, 치유와 재생을 기원하는 고흐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작품입니다.김형기 고흐가 토마스아캠퍼스의 책 <그리스도를 본받아>와 존번연의 〈천로역정〉을 즐겨 읽고 영향을 받았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요. <선한사마리아인>은 종교의 형식보다는 사랑의 실천을 표현하며, 제사장과 레위인으로 상징되는 기성 종교인들의 행태를 힐난하는 의미도 있다고 봐야겠지요. 저자는 이 책에서 19세기 고흐를 조명할 뿐 아니라 시대를 넘어 기독교의 본래의 정신을 일깨우며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준 상처 입은 치유자 고흐의 정신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김길구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끝으로 〈드 포르트푀유〉에 게재된 이삭손의 글로 마치겠습니다. “그는 캄캄한 밤에 홀로 분투하면서 자신의 길을 갔던 선구자다. 그의 이름을 기억해 두는 게 좋을 것이다. 그가 바로 반 고흐다.”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미뤄진 제임스 앨런 외 《종교개혁의 5대원리》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정리: 김길구]
    • 문화
    • 기독교인문학
    2019-10-14
비밀번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