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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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가 밝았습니다만, 지구촌 곳곳에서 테러와 전쟁 소식이 들려옵니다. 가난과 기아와 실업과 불황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 세상입니다. 월터 윙크(Walter Wink)에 의하면 이 ‘세상’에 해당하는 단어 ‘코스모스(cosmos)’는 특히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져버린 인간의 사회학적 영역을 의미합니다. 즉, 세상은 하나님과 관계가 끊어져 버린 인간사회의 영역이라는 뜻입니다. 성경에 의하면 이는 죄가 지배하는 영역이요(로마서 3장), 공중 권세 잡은 자들이 다스리는 영역입니다(에베소서 6장).
  신년 벽두부터 북쪽으로부터 수소폭탄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뿐만 아니라 거대한 폭력 단체들이 난무하는 나라들 이야기를 듣습니다. 여전히 악의 날개를 펼치고 있는 이슬람제국(IS)과 내란 그리고 고문을 마다하지 않는 독재정권들을 보십시오. 자크 엘륄(Jacques Ellul)은 인간의 시간 안에서 인간의 방식을 통해서는 이러한 세상 권력에 맞서 장엄한 승리라는 것을 결코 이룰 수 없다고 했습니다. 세상은 계속 권세를 확장합니다. 그러나 엘륄은 다음과 같이 선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께서 거기 계신다. 그가 세계사의 심장에 꽂아 놓은 십자가를 어느 누구도 다시 뽑을 수 없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직접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세상에서는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 16:33) 결코 사라질 것 같지 않아 보이던 로마 제국을 바라보면서 사도 요한은 주님의 말씀 의지하여 다음과 같이 토로(吐露)했습니다. “무릇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기느니라 세상을 이기는 승리는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는 자가 아니면 세상을 이기는 자가 누구냐?”(요일 5:4~5) 여기서 “승리”라는 단어는 승리의 여신 ‘니케(nike)’와 어원이 같습니다. 니케는 티탄(Titan)족의 하나인 팔라스(Palas)와 저승에 흐르는 강의 여신 스틱스(Styx) 사이에 태어났는데, 날개가 있고 손에 종려나무 잎을 들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고대 희랍인들은 니케 여신을 유달리 숭상했습니다. 아테네의 그 유명한 파르테논 신전 옆에도 니케 여신상이 세워져 있었고, 터키의 에베소 유적지에도 니케 여신의 모습이 비교적 온전하게 새겨진 바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더 이상 승리의 여신 니케를 믿지 않았습니다. 대신 “세상을 이긴 이김은 이것이니 우리의 믿음이니라”(요일 5:4b)라는 말씀을 가슴에 새겼습니다. ‘믿음으로 세상을 이기다’라고 되어 있지 않습니다. 믿음이 승리라고 되어 있습니다. 원문으로는 ‘nike estin pistis’, 영어로 하면 ‘belief is victory’가 되겠습니다. 이처럼 성경은 더 열심히 믿고, 더 큰 믿음을 가지고, 더 굳건한 믿음을 가져야만 이 세상을 이기고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거칠고 타락하고 사악한 세상 속에서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이야말로 그 자체가 위대한 승리라고 기록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히말라야라는 영화가 개봉되었습니다.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6좌를 등반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영화 속에서 어떤 기자가 그에게 질문을 합니다. “가장 위대한 산악인이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역사상 가장 위대한 등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잠시 생각하다가 나온 대답이 가슴을 아련하게 했습니다. “후배 산악인 박무택 대원이 에베레스트 등정을 나섰다가 조난을 당했는데, 지독한 악천후 속에서 누구 하나 선뜻 구조하러 나설 수 없었습니다. 그 때 홀로 강풍과 눈보라, 살인적인 추위 속에서 그것도 밤중에 등반을 강행해 결국 박무택 대원을 만나 함께 마지막 순간을 보냈던 박정복 대원, 그리고 그날 밤 등반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산악인, 가장 위대한 등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하나 알아주지 않는 평범함 속에 곧잘 위대한 진리가 숨어 있을 때가 많습니다. 예수를 향한 단순하고 소박한 믿음, 그것이 바로 이 세상을 향한 승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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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믿음이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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