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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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동료 목사 몇 명이 모여 대화하다보면 은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은퇴 이후엔 어떻게 보낼 것인가’로 시작해서 ‘정년까지 가는 것이 좋을까, 조기 은퇴하는 것이 좋을까?’ ‘어떤 선배는 어떤 대우를 받고 은퇴를 했다더라.’ 등등. 어느 새 나이가 그런 생각을 해야 할 때가 되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일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듯 요즘 내가 품고 있는 생각이 온통 내 자신에 관한 생각 밖에 없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동물세계에 탁란(托卵)이라는 것이 있다. 다른 종의 둥지에 알을 낳아 그 종으로 하여금 자기 새끼를 기르게 하는 것이다. 뻐꾸기가 대표적인 새다. 뻐꾸기는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흔한 텃새 중에 하나인 뱁새 둥지를 주로 이용한다. 어미 뱁새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뱁새 알을 먹어버리고 대신 자기 알을 낳고 나온다. 어미 뱁새가 부화시킨 뻐꾸기 새끼는 눈도 채 뜨기 전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아직 부화하지 못한 뱁새 알을 엉덩이로 밀어서 밖으로 떨어뜨리는 일이다. 어미 뱁새는 그것도 모르고 새끼 뻐꾸기를 지극 정성으로 키운다. 그러다 3개월 정도 지나면 새끼 뻐꾸기는 자신이 뱁새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미련 없이 날아가 버린다. 
그래서 무엇을 품느냐가 중요하다. 무엇을 품느냐가 그 사람의 미래를 만든다. 좋은 것을 품어야 한다. 사랑을 품어야 하고, 감사를 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움이 품어지고 욕심이 품어진다. 야고보서 1장 15절 말씀이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욕심을 품고 있으면 욕심도 부화한다. 죄로 부화하고 사망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품지 말아야할 것이 욕심이다. 다른 것이 욕심이 아니다. 온통 내 생각만 품고 사는 것이 욕심이다. 
나는 이제 그만 품어도 된다. 대신 품어야할 것이 있다. 빌립보서 2장 5절이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어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그렇다. 그리스도인들이 품어야할 마음은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다. 내가 아무리 예수님을 구주로 믿는 그리스도인이라고 우겨도 내 안에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을 품고 있지 않다면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 할 수 없다. 
예수님의 가슴엔 늘 하나님 나라가 있었다. 예수님의 가슴엔 그 하나님 나라를 이룰  유일한 전략인 교회가 있었다. 남은 목회가 고작 자기 노후 대비나 하는 목회가 되지는 않아야 한다. 끝까지 내 마음이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으로 가득하도록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예수님처럼 끊임없이 하나님 나라를 꿈꾸고 그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는 주님의 유일한 전략, 교회를 가슴에 품어야 한다. 사후대책(死後對策)은 이미 되어 있지 않은가. 내 마음이 노후대책(老後對策)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면 책임져 주시는 주님께 맡기고 하나님 나라와 교회로 가득 채워지길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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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웅 목사] “무엇을 품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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