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전영헌 목사(안).jpg
 나는 대안학교에 관심이 많았다. 더 이상 공교육에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독교교육을 전공하면서 기독교학교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석, 박사 과정 모두 기독교학교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공부를 했다. 나는 기독교대안학교를 설립하여 기독교가정의 자녀들을 잘 양육해서 세상의 변혁자로 살게 하는 것이 내 꿈이요 비전이었다. 기존 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새로운 모델의 학교를 꿈꾸게 만든 것이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10년 전부터 나는 공교육 현장의 목사 선생으로 살고 있다. 만 9년의 학교 생활을 통해 학교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변하게 되었다. 대안은 어디까지나 대안이지 주류는 여전히 공교육 현장인 학교라는 것이다. 기존의 학교를 포기해서는 교육의 물줄기를 바꿀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속해 있는 학교에서라도 우리 아이들이 ‘다닐만한 학교, 재미있는 학교’를 만드는데 한 부분을 담당하고 싶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억지로 왔던 학교에서 다닐만한 학교로, 나아가서는 정말 잘 온 학교로 바뀌어가는 아이들의 생각의 변화를 보면서 ‘아직 희망은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미션의 기능을 생각할 때는 더 그렇다. 교회가 지역 학교들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여전히 학교는 매력적인 전도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우리 학교 인근에 있는 이삭교회에 교육목사로 9년을 섬겼었다.(2008.3-2016.12) 내가 속했던 교회가 브니엘고등학교에 들이는 공은 엄청나다. 금정구청의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하여 매년 4-5천만원의 돈을 들여 지역 홀로어르신들의 사랑의 도시락 반찬 나눔 운동을 기획해서 우리 학교 120명의 학생들이 매주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이를 통해 매주 금요일 오후 교회에 봉사활동을 오는 학생들이 교회에 대한 친근한 이미지를 갖게 할 뿐 아니라, 지속적인 장학금 지원, 그리고 교회 소그룹(사랑방)에서 학생들을 1:1 결연하여 어려운 학생들의 용돈을 지원하여 돕는방법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학교를 돕고 섬기고 있다. 이를 통해 학교는 지역 교회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전도의 문을 열어 주었고, 이삭교회는 브니엘고등학교 학생들이 친근하게 찾는 곳이 되었다.
이것은 미션 스쿨인 우리 학교와 교회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지역교회들도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역 교회 인근의 학교와 교회가 오랜 시간 연계하여 교회가 학교를 돕는 시간이 쌓여서 학교가 교회를 보는 시각이 바뀌게 되고, 나아가서는 전도의 문이 닫혀 있다고 하는 학교의 문도 열리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조금만 눈을 돌리면 지역에 미션 스쿨들이 의외로 많다. 지역교회들이 미션스쿨들을 입양 개념으로 결연하여 지속적으로 장학금 지원 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관계를 맺어간다면 미션 스쿨의 특성상 학교 전도의 기회는 얼마든지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종교교육이 자유롭지 못한 시대라 할지라도 미션 스쿨들은 건학이념이라는 이름 아래 학원선교라는 숙제를 가지고 살고 있기 때문에 지역교회가 먼저 학교에 관심을 가지고 문을 두드린다면 얼마든지 교회와 학교가 함께 걸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나는 지역교회들이 학교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청소년 집회를 다니다보면 대부분의 교회들이 청소년들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학교에는 청소년들이 있다. 문제는 그 청소년들을 안을 수 있는 정책들이 필요한데, 나는 교회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여전히 학교의 청소년들을 교회로 불러들일 수 있다고 본다.
나는 선교사님들의 순교와 눈물로 세워진 수많은 미션 스쿨들이 오래 전의 영광을 다시 회복하기를 기도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학교만의 힘으로, 소수의 교사의 힘으로, 목사의 힘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교회가 같이 움직여줘야만 가능하다고 본다.
그래서 부탁드린다.
“학교를 포기하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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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헌 목사] 학교를 포기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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