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노상규 목사(함양 상내백교회).jpg▲ 노상규 목사(함양 상내백교회 담임)
 
농촌교회에 온 지 만1년이 지났다. 그동안 대전, 광주, 창원, 김해에서 목회를 하다가 농촌교회에서의 사역은 첫 경험인 것이다. 아직 농촌교회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 느끼는 바들이 있다. 도시교회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일들이 비일비재 하게 일어나는 것을 몸으로 체득하고, 지역의 선후배 목사님들을 만나며 간접적으로 경험을 하고 있다. 농촌교회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도시교회와 농촌교회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 서로 협력하여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야 할 때이다.
농촌의 인구감소와 고령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1년을 지나도 애기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는 농촌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최근 이곳 함양 서하초등학교가 뉴스의 초점이 되었었다. 예전에는 학생들도 많고 모범학교였는데, 현재 전교생 14명 중, 올 해 4명이 졸업예정이어서 폐교 위기를 맞았다. 그러자 교장선생님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학생유치에 나섰던 것이다. 학교에 입학이나 전학을 오면 부모의 일자리를 안내해 주고, 년 2백만 원의 사용료만 내면 주택을 제공해 주고, 학생들은 년1회 해외연수를 시켜 준다는 것이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한국고용정보원이 분석한 소멸위험도시 1위 지역이 경북 의성이다. 의성의 인구는 예전에 230,000명인 때도 있었는데, 작년 11월 기준 52,606명이다. 이 중 39.8%인 20,947명이 65세 이상의 노인이라는 것이다.
농촌의 인구감소와 고령화는 자연스럽게 농촌교회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특수한 곳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농촌교회의 교인수 감소와 고령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었다. 이렇게 교인수가 줄어들고, 고령화 되어 가는 농촌교회는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감당할 일꾼이 없으니 교역자가 멀티플레이어가 되어 예배 인도, 설교, 기도회 인도, 심방, 운행, 마을행사 참가, 농번기 일손 돕기 등등을 한다. 그러다보니 목회자의 탈진이 오기도 한다. 사모도 나서서 일하지 않을 수 없고, 일하다 보니 갈등 상황과 탈진을 만나기도 한다. 재정적으로도 자립적으로 교회를 운영할 수 있는 교회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미자립 농촌교회는 도시 교회들에 손을 벌리며 후원을 받고 있다. 목회자의 인맥에 따라서 후원을 많이 받아 재정적으로 어려움 없이 사역하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턱없이 부족하다.
각 교단에는 농어촌선교회와 같은 기구들이 있지만 농촌교회의 문제를 풀기에는 역부족이다. 도시의 교회들이 농촌교회를 품고 매월 후원금을 보내지만 그것도 편차가 심하고, 그나마 대부분의 농촌교회들에게는 부족한 것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농촌교회는 도시교회의 못자리교회이고, 부모가 있는 고향교회이기도 하다. 각 교단은 농촌교회의 목회자들이 생활비에 매여 살아가지 않도록 목회자 평균 생활비 지급 등의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도시교회는 농촌교회를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을 성도들에게 고취시키고, 함께 할 수 있는 실제적이고 구체적이고 지속가능한 방법들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매년 의료봉사, 농촌봉사활동 등을 꾸준히 하는 교회들이 있다. 봉사활동 자체에 의미를 두지 말고, 농촌교회의 필요를 세심히 살피고, 실제적인 도움이 되도록 머리를 맞대어야 할 것이다. 부산의 모 대형교회는 절기 때에 교인들을 나누어 도시나 농촌의 미자립교회를 방문하여 예배를 드리게 하고 있다. 어느 교회는 직분자 임직식에서 임직자 가정을 적정 인원으로 나누어 미자립교회로 파송하였다는 기사를 접한 일도 있다. 가서 6개월을 섬기고, 돌아와도 되고, 그 교회를 섬겨 되도록 하였다는 것이었다. “거룩한 공교회와...믿습니다.”는 사도신경의 고백을 읊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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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규 목사] 농촌교회, 도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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