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2-28(수)
 
•경매로 나온 교회, 이단에서 매각
지난 9월 1일 충성교회(담임 윤여풍 목사) 판교성전이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구 안상홍증인회)’에 최종 매각돼 충격을 안겨줬다. 예장통합 소속 충성교회는 1992년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서 시작해 교인 수 1만명의 교회로 크게 성장했다. 이후 2010년 경기도 성남 분당구 판교역로에 새 성전을 건축해 이전했다. 지하 5층 지상 7층에 연면적 2만5980㎡ 규모로, 성전 내에는 체력단련장, 독서실, 예식장, 카페 등을 갖추고 있다.
충성교회는 완공 3년 만에 부채를 견디지 못하고 경매로 넘어갔다. 지난 2013년 7월 종교시설 경매건 중 역대 최고가인 감정평가액 526억원으로 나왔다. 역대 최고가라는 이유로 충성교회 경매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고액으로 3차례 유찰을 거쳐 경매 가격은 하락했고, 지난 2014년 9월 1일 하나님의교회가 288억원에 단독 낙찰했다. 법원으로부터 ‘최고가매각허가결정’을 받았다.
하나님의교회는 ‘안상홍증인회’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교회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입찰 소식을 들은 충성교회는 즉시 이의신청을 했지만, 법원은 항고장을 각하했다. 하나님의교회는 이미 대금납부를 완료한 관계로, 사실상 충성교회 판교성전은 하나님의교회로 이전됐다.
이같은 소식이 교계에 전해지면서 충격을 줬다. 하나님의교회나 신천지 같은 이단에서 충성교회처럼 경매로 나온 기존 교회를 낮은 가격으로 매각하고 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교회들은 부채를 해결하지 못하고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위치, 시설 보고 교회 결정해
현대인들은 재래시장 보다 마트에 가서 장을 본다. 재래시장 보다 마트가 고가인 것은 알고 있지만, 주차장, 화장실, 식당, 은행, 키즈카페 등 각종 편의시설 이용을 위해 마트를 이용하는 고객이 급증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교회라고 예외일 수 없다. 교회 역시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곳을 찾는 교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물론 목회자의 설교, 심방 등이 영향을 미치지만, 교회 내 마련된 편의시설을 보고 교회를 선정하는 경우도 많다.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은 편리한지, 엘리베이터는 갖춰져 있는지, 식당이나 카페는 있는지, 수유실과 자모실, 놀이터 등은 있는지 꼼꼼히 알아본다. 목회자의 ‘좋은 말씀’은 기본이고, 그 외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온라인 육아카페로 유명한 카페에서는 교회 추천을 요구하는 글들이 게시돼 있다. “OO동으로 이사를 왔는데, 아기와 함께 예배 드릴 수 있는 교회 추천해 주세요”, “자모실이 잘 되어있는 교회 추천해 주세요”, “규모가 좀 있는 교회 추천해주세요” 등 교회 추천을 요구하는 글들이 많다. 주차장, 수유실, 자모실, 놀이터 등 교회 시설을 미리 알아본 후 교회를 출석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들은 편리함을 추구하고, 교회 역시 이런 시대적 요구에 맞춰 성전을 리모델링하거나 신축한다. 또 어느 지역에 신도시가 들어서거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는 정보에 맞춰 거주지 밀집 지역으로 교회를 이전하기도 한다.
A 목사는 대형 교회를 일컬어 ‘빨대’라고 말했다. 큰 규모와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대형교회는 인근지역 교회들의 성도를 다 빨아들인다고 설명했다. 대형교회 담임목사들은 기존 성도들은 오지 말라고 말하지만, 존재 자체만으로 작은 교회 성도들을 흡수시킨다고 말했다.


•경매에 나온 종교시설 급증
교회를 증축하거나 신축하기 위해 건축위원회를 구성하고, 자금을 마련한다. 성도들에게는 건축작정헌금을 요구하며 성전 건축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한다. 하나님께 예배하는 공간인 성전을 아름답게 짓는 것도 필요하다. 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이기에 편리함을 갖추는 것 또한 필요하다. 그러나 무리한 건축 시도로 빚을 갚지 못하고 결국 경매에 넘어가는 교회들이 급증하고 있다.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경매에 나온 종교시설이 400건을 넘어, 500건에 육박했다. 경매에 나온 종교시설은 연간 2008년 181건, 2009년 227건, 2010년 299건, 2011년 251건, 2012년 312건, 2013년 391건, 2014년 480건이다. 2011년 약간 감소했으나 그 외에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014년에는 2013년에 비해 89건이 증가했다.
부동산태인 관계자에 의하면 지난 2014년 경매에 나온 종교시설 중 ‘교회’는 155건, ‘사찰’은 20건으로 교회가 사찰에 비해 7.5배 많다고 한다. 그 외 경매 물건들은 교회나 사찰이라고 명시돼 있진 않아 자세한 확인은 어렵지만 법원에서 종교시설로 분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매로 나온 종교시설을 살펴 보면 부지, 기도원, 사택 등이 속해 있다.
기획-표.jpg▲ 경매에 나온 종교시설 현황 (단위:건)
 
 
•무리한 교회 건축, 꼭 해야 하나?
교회들이 건축을 앞두고 몇 년간 재정을 긴축운영하며 자금을 모은다. 또 성도들의 목적헌금으로 자금을 모으지만, 대부분 은행 및 금융권에 대출을 받아 교회 건축을 진행한다. 문제는 교회의 계획대로 온 성도들이 대출금을 함께 갚으면 좋겠지만, 교회가 건축하는 동안 성도들은 교회를 떠나게 된다.
B 교인은 “성도 500명이 출석하는 교회이다. 시 외곽에 교회 부지를 매입한 후, 목사님께서는 성전 건축을 위하여 한 계좌당 일천만원씩 무리를 해서라도 반드시 헌금할 것을 매 예배시간마다 강요하고 있다. 마음만은 천만원이 아니라 그 이상으로 더 많은 물질을 하나님께 드리고 싶지만, 형편이 안 되니 마음만 아프고 답답할 따름이다. 교회에서는 전세금담보대출이라도 받으라고 하지만 믿음생활을 하지 않는 남편이 허락해주지 않을 것은 뻔한 일”이라면서 “이러한 사정은 저 뿐만이 아니라 교회 식구들 대부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모이기만 하면 한숨을 지으며 걱정하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다들 이렇게 어려운데 꼭 50억 이상 대출을 받아가며 새 성전을 건축하는 것이 진정 하나님의 뜻이냐”고 말했다.
부산 C지역에 위치한 I교회는 32억원의 대출을 받아 대지 700평, 건평 800평,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교회를 건축했다. 인근 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세대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신도시의 규모도 작고, 이 역시 완공되려면 앞으로 5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게다가 이자 2억원을 갚지 못해 결국 경매에 넘어가게 됐다. 교회를 새롭게 건축하고 I교회에서 지역 부활절연합예배도 개최했으나, 경매에 넘어간다는 소식에 지역 교인들까지 안타까워하고 있다. 특히 충성교회의 경우처럼 이단에서 매각할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이런 우려 속에서도 선뜻 나서 교회를 인수하기에는 대부분의 종교시설이 고가라서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한국교회 전체가 침체기다. 지난 9월 각 교단들이 발표한 교세통계에 따르면 대부분 교단들의 교인 수가 감소했다. 무리한 교회 건축은 성도들에겐 실망과 좌절을 남긴 채 이단 및 사회적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기획-I교회.jpg▲ 부산 지역에 위치한 I교회(예장합동 소속)는 대출금 32억원, 이자 2억원을 갚지 못해 경매 절차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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