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0-12-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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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학 목사(남부산용호교회)

 예능인 유재석이 ‘배려남’과 ‘메뚜기’라는 ‘본캐(원래 캐릭터)’에서 MBC 예능 <놀면 뭐하니?>를 통해 드럼과 뽕짝, 그리고 혼성그룹 ‘싹쓰리(유재석, 이효리, 비)를 통해 ‘부캐(또 다른 캐릭터)’를 완성하였습니다. 이러한 ‘유재석 유니버스(유재석의 세계관)’의 핵심은 ‘유연성’입니다. 철학적으로 말하면 가다머의 지평융합(fusion of horizons)이고, 불교적으로 말하면 ‘격의(格義, Matching Concepts)’이고, 기독교적으로 말하자면 ‘복음과 상황’입니다.

현대해석학의 거장인 가다머는 ‘선이해(preunderstanding)’와 ‘지평융합’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세계에 대한 이해를 설명합니다. 여기서 선이해란 일종의 선입견을 뜻하는데, 가다머는 『진리와 방법2』에서 선입견이란 개인적 차원에서 임의로 만들거나 제거할 수 있는 편협한 사고가 아니라, 문화나 철학, 역사와 같이 과거로부터 전승되어 온 전통에 의해 형성된 사고를 뜻하며 이러한 선입견은 이해의 기본 조건으로, 우리가 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선이해를 기본 조건으로 하는 이해의 과정은 어떠한가요? 가다머는 ‘현재 지평’과 ‘역사적 지평’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여기서 ‘현재 지평’이란 인식의 주체가 선이해를 바탕으로 형성한 이해를 뜻합니다. 이해 주체의 머릿속에 형성된 지식, 신념 등입니다. 그러나 ‘역사적 지평’은 과거로부터 축적되어 온 이해의 산물로, 텍스트를 통해 전해 내려오는 수많은 지식들을 말합니다. 따라서 이해의 과정은 서로 다른 두 지평인 현재 지평과 역사적 지평이 만나서 새로운 지평을 형성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이것을 지평융합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러한 이해의 과정으로서 지평 융합은 일회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주체가 가진 ‘현재 지평’은 ‘역사적 지평’과 지평융합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지평이 되고, 그리고 이 새로운 지평은 다음 이해의 선이해로 작용하며 또 다른 이해로 이어지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결국 이러한 해석학적 순환 과정(Hermeneutical Circle)을 고려해 보면, 이해는 결과가 아니라 언제나 과정에 있는 것입니다.

불교의 격의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래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는 중국에 전래되며 중국의 노장사상과 지평융합하여 새롭게 변합니다. 후한시대(75~220)에 전래된 불교는, 『삼국지』에 나오는 삼국시대(220~280)를 거쳐, 5호 16국(304~439) 시대와 남북조시대(420~589)까지 오랜 분열과 내전의 시기에 현실의 윤리를 강조하는 유학이 퇴조하자, 사람들이 내세 종교, 혹은 현실을 초월하는 사상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폭넓게 수용됩니다. 불교는 ‘만민에 대한 구원’, 현세의 ‘열반’이라는 교리와 동시에 ‘내세에 대한 윤회’를 가지고 있었으며, ‘스스로 부처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현실에 지친 민중들에게 주었습니다.

기독교 복음의 핵심은 ‘예수는 그리스도’입니다. 이 복음의 핵심이 유대교의 지평에서는 예수는 ‘다윗의 후손’이며 헬라지평에서는 ‘로고스’, 라틴 지평에서는 ‘만왕의 주’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이 땅, 대한민국의 현재 지평에서 예수는 어떤 지평으로 토착화되어야 하나요? 힌트를 줄까요? 유재석은 ‘배려남’의 ‘유연성’으로 본캐와 부캐를 함께 완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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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학 목사] 예수님의 본캐와 부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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