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김형석의 《기독교,(아직)희망이 있는가?》

- 한국교회의 희망찾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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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로 100수를 누리고 있는 노철학자는 한국의 기독교가 처한 오늘의 위기사항을 잘 극복하여 100년 후에도 희망을 주는 기독교가 되기 위한 해법을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다. 그의 진단에 의하면 지금의 기독교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상실한데서 찾는다. 그 원인으로 성직자의 권위주의와 교회주의, 그리고 교권주의를 극복해야 함을 역설한다. 기독교는 진리와 사랑의 종교이니 이성의 합리성으로 교리주의나 맹목적인 신앙을 극복하고 사랑의 실천을 통한 정서적 윤리성을 강조한다. 60~70년대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국민을 위로한 바 있는 노철학자는 한국교회가 사랑의 회복을 통하여 회의에 빠져 동력 을 잃어가는 우리 모두에게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며 희망을 얘기한다.

 

 

 

◇저자소개

 김형석∥1920년 평안남도 대동에서 태어났으니 꿈의 100수를 누리고 인간의 한계수명에 도전하고 있는 저자는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 시카고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의 연구교수를 역임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치 않은 노철학자이다. 60~70년대 철학에세이로 한 시대를 풍미한 베스트셀러 작가로 기억되고 있는 저자는 《백년을 살다보니》로 장수시대의 롤모델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듯 기독교 관련 저술과 강연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서는 《고독이라는 병》, 《영혼과 사랑의 대화》, 《예수》, 《그리스도인에게 왜 인문학이 필요한가》 등 여러 권이 있다.

 

 두란노 간 / 2020. 10.14. / 12,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우리는 교회인가?》 배덕만 지음/대장간 발행 

 《행동하는 기독교》 미로슬라브 볼프 지음/IVP

 《왜 교회일까?》 김기승 지음/샘솟는기쁨

 

 

 

 

 

 

 

기독교인문학 〈21〉

하나나나라는 기독교보다 더 넓은 세계에서 성취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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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인 그는 ‘기독교가 인류에게 희망이 되려면 사랑밖에 없다’고 말한다. (다음 이미지에서)

 

기독교, 진리와 사랑의 종교

“기독교는 처음부터 진리와 사랑의 종교로 출발했다.

진리는 이성의 합리성을, 사랑은 정서적 윤리성을 포함한다.”

 

김길구 이번 호는 송년특집입니다. 올 한해는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여파로 국내외가 직면한 전방위적인 위기와 대선을 앞둔 국내의 극심한 분열 상황 등 어느 때보다도 다사다난했던 한해였습니다. 한 해를 보내는 소회가 어떠신지?.

김현호 교회절기를 보면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는 대림절 기간인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교회를 못가는 지금의 현실이 말해주듯 인간의 한계를 절감한 한 해였습니다.

김형기 우리가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역사의 변곡점에서 과거로 돌아갈 수도, 가서도 안 되는 새로운 기준, 뉴노멀(New normal)을 강요당하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뉴노멀의 시대, 스스로 달라져야

김길구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요? 제목이 자극적인데요. 기독교 (아직) 희망이 있는가? 저자는 왜 ‘(아직)’이란 표현을 하였을까요? 긍정보다는 부정에 방점을 두지 않았나 생각하는데요?

김현호 본문에도 나와 있듯이 저자는 ‘종교인, 크리스천이 더 많아지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양심적인 지성인이 더 늘기를 원하는가?’를 묻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후자를 택할 것이라고 단언하며, 우리나라의 초창기 기독교는 그렇지 않았다고 회고합니다. 100년 후에도 희망이 되는 기독교를 위하여 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백수를 앞둔 노교수는 지금이 위기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형기 저는 위기임에는 분명한데 여러 면에서 볼때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합니다. 이러한 때일수록 이 위기를 잘 극복하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봐요. 일부 매스컴에 나타난 부정적 이미지는 극히 일부이고 그래도 우리교계의 다수는 아직 건강하다고 믿고 싶어요. 이 책의 지향점도 여기에 있습니다.

김길구 우리나라 기독교의 약진은 그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로 짧은 기간동안 최대 종교로 부상했습니다. 이 시점이 불과 얼마 되지 않은데 벌써 위기라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민족은 외래종교를 잘 받아들이는 심성이 있는 것 같아요.

김현호 불교, 유교, 조선말기, 천도교 등 민족종교가 잠시 등장하더니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였지요. 이것도 다른 나라에는 흔한 큰 종교전쟁이나 갈등 없이…그 밑바탕에는 무속신앙이 자리잡고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만.

김형기 주로 정치적 고려에 의하여 전략적으로 어느 종교든지 상황에 따라 잘 받아들였다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버리기도 잘할 수 있다는 뜻이니 현재에 자만해 내부 갱신을 소홀히 하면 안 되겠지요?

 

기독교의 세상화가 아닌 세상의 그리스도화로

김길구 노철학자는 기독교가 교회에 머물면서 그들만의 교회의 의식이나 제도에 갇혀서 교회주의와 교리주의에 빠진다면 안식일 논쟁처럼 복음의 역동성을 잃어버린다고 우려하면서 복음의 인간성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김형기 제도화된 교회는 어느 정도 질서를 위한 제도나 교리를 필요로 하지요. 그렇지 않을 경우 부작용이 더 크겠죠. 그렇다고 교회와 교리란 말 뒤에 주의가 붙어서는 안 되지요. 본말이 뒤바뀌니까요. 본래의 의미를 되찾자는 뜻으로 이해하면 좋겠어요.

김현호 저자는 철학자답게 세속화가 아닌 ‘인간화’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어요. 마찬가지로 교회주의를 걱정하는 것은 교회를 떠나자는 뜻이 아닌 교회의 존재 목적을 높여서 세계와 인류에 희망을 주자는 의미로 쓰고 있어요.

김길구 기독교의 사회참여 및 역사참여를 주장하면서도 세상 속으로 들어가 ‘세속화’되는 것에는 반대하고 있어요. 적절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김형기 예수는 세례요한이 속했던 탈사회, 탈현실종교운동을 주장한 에세네파운동을 반대하거나 거부하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그들과 함께 머물지도 않았지요. 최근의 극단적인 종교의 정치 관여는 그런 의미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어요.

김현호 그가 말하는 기독교의 근본정신은 인간애와 인간 목적관 - 즉 인간이 정치나 경제적 목적에 이용되는 수단이 아닌 – 에 근거하여 인권을 존중하며, 생명과 개성 및 인격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기독교적 경제관의 중견층이 부의 양극화 막아 

김길구 본문 내용 중에 영국과 프랑스 혁명의 예를 들고 있어요. 부의 양극화로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는 이때 한 번쯤 생각해 봐야할 주제라는 생각이 드네요. 또 하나는 우리사회의 첨예화된 보수와 진보에 대한 시각도 눈길을 끄는데?

김현호 교수님의 시각은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는 자유민주주의라는 한 나무에서 자란 두 줄기와 같고, 한국의 진보는 좌익적인 뿌리에 기반을 든 반면 보수는 우파에서 성장하여 근본적으로 밑동과 뿌리가 다른 연유에서 찾았는데요, 제 생각에는 해방 이후 국제역학관계에 따른 이해관계와 한국전쟁, 그리고 친일청산 등 더 복잡한 요인들이 얽혀있어 단순화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갈등과 대립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흑백논리와 자기절대화로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방식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통한 열린사회로 나아야 한다는 원로의 말에 귀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형기 유럽의 영국과 프랑스의 혁명의 예를 드셨는데 저자는 둘 다 역사가들이 위대한 혁명이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영국은 프랑스에 비해 더 심한 사회적 혼란을 겪으면서도 그런 비극을 극복할 수 있었던데 반해 프랑스의 경우는 결과적으로 개인의 차원에서 너무 비참한 혁명이었다고 평가합니다. 이들을 가른 요인 중에 하나가 프랑스는 기득권과 피지배층의 양극화가 심했던 반면, 영국은 중산층과 두터운 중견층이 지배층과 피지배층을 사이의 완충 역할을 했는데 감리교 등의 종교운동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죠. 우리도 건전한 크리스천 중견층들이 많아져 섬김과 나눔으로 극한의 대립을 극복하는 완충 역할을 하여 극단적인 흑백논리를 이겨내야 합니다.

김길구 이 책을 읽으면서 시종드는 생각이 있어요. 우리가 자랑하는 교회의 위대한 유산, 이를테면 당시에 소외됐던 가난하고 병들고 힘없는 작은이들과 어린이와 여성, 심지어 오네시모처럼 노예들과 천민 백정과 함께 떡을 떼던 아름다운 유산을 현재 우리교회가 지금 이 순간에 계승하고 발전시키고 있는가? 교회개혁의 불씨인 교권주의에 대응하여 평신도운동이 개교회에서 만개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지요. 기존의 기득권을 내어쫓고, 그 자리를 차지한 또 하나의 기득권들이 교회의 울타리에서 교권주의와 교회주의로 그들만의 천국을 유지하려든다면 그야말로 ‘복음’의 역동성은 사라지고 노철학가의 우려처럼 100년 후의 기독교 존속은 가능할까? 하는 회의적 의문이 듭니다.

김형기 교회가 인간 중심이 되면 구원이라는 기독교의 본래 사명을 다하기 어려워집니다. 우리 기독교가 100년 후에도 여전히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그리스도가 주인이 되어 기독교는 교회보다 더 큰 틀에서 하나님 나라를 넓혀가야 합니다.

김현호 김형석교수는 참된 크리스천은 ‘인간다움’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합리성, 진실성, 개방성 등이죠. 기독교가 인류에게 영원히 희망이 될 수 있는 길은 ‘사랑밖에 없다’고 강조합니다.

 

하나님나라를 꿈꾸는 열린사회로

김길구 “하늘나라의 현관에는 정의로운 사람들이 들어선다. 그리고 정의의 현관을 통해 들어서는 곳은 사랑의 집이다”는 대목이 가슴에 와닿네요. 여러분이 선택한 글은?

김현호 저는 이 대목을 뽑았어요. “어떤 명목으로도 인간이 행복해질 권리와 자유를 향한 노력이 제약받을 수 없다.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하고 노력하는 역사적 사명이 바로 거기에 있다. 그렇게 본다면 크리스천은 진보와 보수의 벽을 넘어 하늘나라를 꿈꾸는 열린사회로 나아가는 사명을 다해야 한다는 대목입니다.”

김형기 “양심과 신앙이 충돌을 일으킨다면 그것을 해결하는 기준은 인간에 대한 사랑이 되어야 한다. 신앙이 인간애를 통해 양심과 도덕을 더 높일 수 있다면 신앙은 현대사회에서도 희망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

김길구 장시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백신의 보급과 치료제의 개발로 끝이 보이는 듯하던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세계가 격찬했던 K-방역이 한계를 보이며 3단계 발령을 눈앞에 둔 어려운 시점입니다. 다시 한번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올 한해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감사합니다.

 

【 정리 : 김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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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하나님 나라는 기독교보다 더 넓은 세계에서 성취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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