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11-25(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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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일개신교회의 저력에 대해서 한 가지 더 이야기 하려고 한다. 2년 전인 2019년 안식년을 갖게 되었고, 5월 말경에 아내와 함께 독일로 가서 한 달 반 정도를 머물렀다. 그런데 마침 6월19일(수)부터 닷새간 내가 과거에 목회했었던 도르트문트에서 키르헨탁(Kirchentag)이 열렸다. 과거에 독일에 거주하는 동안에도 이것이 여러 차례 개최되었지만, 다른 도시에서 열리다 보니 한 번도 참여하지를 못했는데, 마침 이번 안식년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키르헨탁은 2년에 한 번씩 독일 내 대도시를 돌아가면서 열리는 개신교 행사이다. 주교회(란데스키르헤)가 중심이 되어 준비하고 개최하지만, 많은 자유교회들도 참여해서 그야말로 독일내의 개신교회들이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서 하나로 어우러지는 거대한 축제이다.

여기에는 각종 주제에 따른 전시회가 있고, 강연과 토론회가 있으며, 또한 다양한 음악회도 있다. 이번 축제는 부산의 벡스코와 같은 도르트문트의 베스트팔렌홀을 센터로 해서, 이 도시의 여러 교회에서 이러한 것들이 진행되었다. 멀리서 온 사람들의 숙소들도 미리 준비되고 대중교통도 연계되는 등 마치 도르트문트도시 전체가 키르헨탁 행사장이 된 것 같았다. 이번에 약 2천여 개의 전시와 프로그램이 있었고, 여기에 4천명의 자원봉사자가 동원되었으며 118,000명이 참가했고, 사용된 비용은 약 270억원에 이르렀다.

이 정도의 규모이다 보니 단순히 개신교회 내의 행사가 아니라, 국가 전체가 관심을 갖는 행사가 되어 수상과 정치인들이 방문하기도 한다. 이번에도 개신교도인 메르켈총리가 참석하여 연설했다.

키르헨탁은 매번 열릴 때마다 그 시대의 이슈를 고려하면서 성구를 중심으로 주제설정을 한다. 이번에는 우리 시대 각 분야에서 신뢰가 위기에 처해있음을 지적하면서 (왕하 18:19) “네가 의뢰하는 이 의뢰가 무엇이냐”(Was für ein Vertrauen)를 설정하였다.

우리 부부는 베스트팔렌홀을 중심으로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다. 홀 밖의 마당에서는 브라스 밴드팀이 복음송을 계속 연주하고, 중창팀이 찬양을 부르고 있었고, 여기 저기 간이음식점과 카페들에도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운동장 같이 넓은 홀 안에는 백 개는 족히 넘을 부스들이 주제별로 전시되고 있었다. 그 주제들은 설교와 목양, 차세대 신앙교육, 세계선교, 박해받는 교회실상 등 교회와 관련된 것들 뿐 아니라, 환경, 지구온난화, 탈핵, 전쟁과 평화, 기아와 난민, 인권과 성차별 등 다양한 사회적인 이슈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마침 이 지역의 한인교회들도 한 부스를 만들어 거기에 작은 소녀상을 세우고 이와 관련된 사진들을 전시하면서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설명을 해주고 서명을 받기도 했다.

나는 이것이 독일교회의 저력이라 생각했다. 서로의 차이를 뛰어넘어서 연합할 수 있는 힘, 교회 안이나 밖의 다양한 이슈들을 끌어안아 답을 찾고 제시하려는 힘, 그리고 꾸준히 이런 거대한 행사를 해나갈 수 있는 힘, 이런 힘이 독일통일의 과정에서도 결정적인 역할로 나타났고, 또한 지금의 독일사회를 뒷받침하고 이끌어나가는 개신교회의 저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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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이야기] “독일교회의 저력-키르헨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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