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김정환 사무총장(부산YWCA).jpg

 

인간은 끊임없는 탐욕으로 지구의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폭염과 혹한, 폭우 등 자연재해와 특히 작년부터 올해까지 우리의 일상을 바꾸어 버린 코로나19의 경험은 우리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모든 시작이 인간의 탐욕으로 인한 무분별한 생태계 파괴와 무절제가 가져온 기후 위기에 기인한 것임을 모두가 공감하면서 지내고 있는 요즘이다.

 

기후 위기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위배하는 인간의 중심의 탐욕과 무한경쟁의 결과이며 개발과 성장만을 추구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시기에 최근 일본에서는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결정하였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태로 인한 방사능 물질의 축척과 기후 위기로 인한 폭염과 혹서, 장마 등의 피해는 어린이와 여성으로 대표되는 사회경제적 약자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고농도의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것은 일본 국민과 주변국의 현재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이며, 세대를 거쳐 인류 전체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행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분별한 개발과 성장이 아닌 다르게 살기를 통해 인종과 세대, 빈부와 성별의 차별 없이 이 땅의 모든 생명체가 어우러져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고 책임이라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보시니 좋더라’ 하셨던 세상에서 청지기로서의 사명을 받은 우리들의 무책임과 방조는 창조의 질서를 파괴시키고 있다.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셨던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또 생존권을 위협받지 않는 지구를 미래세대에서 물려주기 위해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기이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 그리스도인은 창조하신 세상을 잘 다스리라고 하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생태 정의를 실현하고 공동체와 사회 속에서 정의로운 전환을 이루어 내는 주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매년 4월 22일은 지구에 사는 우리에게는 특별한 날 중 하루이다.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해상 원유 유출 사고를 계기로 시작된 이후 2009년부터 우리나라도 ‘지구의 날’을 맞아 소등행사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지구의 날을 맞이하여 세계적으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부산에서도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원년의 해’로 망가져 가는 지구를 다시 회복시키기 위한 일들을 진행할 것이다.

 

“탄소중립(Net Zero)” 이란 화석연료 등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최대한 줄이고 불가피하게 배출된 탄소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나무를 심거나 청정에너지 전환 등)를 통해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이 0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2018년 UN 산하의 지구온난화 1.5C〫 특별보고서에 지구의 온도 상승을 인류의 생존한계선인 평균 1.5C〫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상태가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사회 모든 분야에서 과감한 온실 감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부산YWCA에서도 지역사회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여 기후위기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는 일을 계속해 나갈 뿐 아니라 매월 회원과 함께하는 생활 속 실천 운동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실천 운동’을 전개하며 창조질서 보전을 위한 활동을 해 나가고 있다.

 

교회도 교인들과 함께 화석연료의 안락함을 위해 선택했던 삶의 방식을 변화시켜나가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덜 경쟁하고 덜 먹고 덜 쓰는 삶의 방식과 이를 위한 불편함이 생명을 살리는 일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실생활에서 탄소제로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 미세먼지 걱정 없는 푸른 하늘과 사계절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쾌적한 환경에서 살 권리를 요구하는 일에 목소리를 함께 내도록 교인들을 독려해야 한다. 이와 함께 에너지를 만드는 전 과정이 탄소를 발생시키는 핵발전에너지가 아닌 하나님이 주신 태양과 바람과 물을 이용한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제도화하도록 정부에 촉구하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책을 요구하는 일에 그리스도인의 목소리를 담아내야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청지기로서의 사명을 조금이라도 행하는 길이 아닐까?

얼마 남지 않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지구의 시간을 다시 돌이키는 방법이 아닐까?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김정환 사무총장]창조 질서의 회복-지구의 시간을 회복시키는 일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