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07-29(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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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박목월 장로님은 <개안, 開眼>이란 시의 서두에서 <나이 60에 겨우 꽃을 꽃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열렸다>고 했습니다, 시인은 더 일찍 개안하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여겼지만, 시인의 60년은 무의미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육십 년 동안에 꽃을 볼 수 있는 눈이 열렸기 때문입니다. 그보다 더 오랜 세월을 살아도 눈이 열리지 않거나, 오히려 눈이 어두워지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생각할 때, 시인의 육십 년은 개안의 시간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우리에게 가인은 나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동생 아벨을 죽인 살인자입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1절을 보면 하와가 가인을 낳은 후에 <여호와로 말미암아 득남했다>고 했습니다. 가인도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이었습니다. 또 그의 이름이 파생된 히브리어 <카나>는 얻다, 세우다 등의 뜻으로서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달려가는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랬던 그가 나중엔 살인자가 되었습니다.

 그가 살인자가 되기까지 많은 세월이 있었습니다. 3절 서두에 <세월이 지난 후에>라고 되어 있는데, 살인자 가인은 세월의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보면 모든 사람은 시간, 즉 세월의 작품과 같습니다. 지금 우리는 흐르는 세월 속에서 어떤 존재로 만들어지고 있을까요?

 그러나 세월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은 사람이 세월을 만든다는 말로 바꿀 필요가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그 시간, 세월을 살아가는 주체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세월 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조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나무 덩어리, 혹은 돌 덩어리 하나씩 주어져 있고, 세월 속에서 그것으로 멋진 조각 작품을 만들 책임이 주어져 있습니다. 하루 하루가 지나면서 나무와 돌 덩어리는 조금씩 모양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조각가는 끊임없이 매달려 다듬고 깎을 것입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조각 작품은 완성됩니다. 그런데 조각가는 그 시간에 사실은 자기 인생을 조각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가 만든 조각 작품에 따라 인생도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그가 만든 조각 작품이 예술성이 풍부한 멋진 작품이라면 그는 성공한 조각가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우리는 매일 우리 자신을 조각하는 중입니다.

 세월은 무수한 하루와 하루들의 합입니다. 세월 전체를 훌륭하게 살려면 하루를 훌륭하게 살아야 합니다. 가인이 제사를 드렸을 때 그와 그의 제물이 거절된 것은 결국 그가 살아온 세월이 거절된 것이며, 그가 무수하게 지나온 하루와 하루들의 삶이 거절된 것입니다. 반대로 아벨과 아벨의 제물을 하나님께서 받으신 것은 아벨이 살아온 무수한 하루와 하루들을 하나님께서 받으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7절에서 가인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선을 행하면 어찌 낯을 들지 못하겠느냐 선을 행하지 아니하면 죄가 문에 엎드려 있느니라 죄가 너를 원하나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 가인은 매일 매일 죄를 다스리고 선을 행했어야 합니다. 하루 동안에 행할 선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계속 살면, 그래서 그 날들이 쌓여 세월이 지났을 때, 그는 선한 사람이 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가인의 실패는 하루에 대한 실패였다고 하겠습니다.

 성도 여러분, 대단한 꿈을 꾸는 것보다 오늘 하루를 성실하게 살 마음을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위대한 헌신자가 되려는 마음보다 오늘 하루 주님 앞에 바르게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대한 섬김보다 오늘 작은 섬김을 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 한 방울, 눈 한 송이가 쌓여 대지를 적시고 생명을 주듯이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마가복음 6장 30절 이하를 보면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훈련하시고, 무리를 가르치고 먹이시고, 산에서 기도하신 후 밤 사경에 제자들에게 오시고, 그 후엔 게네사렛에서 사람들을 고치셨습니다. 얼마나 열정적으로 사셨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도 오늘을 그렇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말과 깨달음과 생각이 어린아이 같았지만, 나중엔 장성한 사람이 되어 어린아이의 일을 버렸다고 했는데, 우리도 세월이 지남에 따라 점점 성숙해가길 원합니다. 오늘은 결코 작은 날이 아니며, 한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매 순간, 주님과 함께 멋진 조각을 해 나가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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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연구]세월이 지난 후에(창세기 4장 1-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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