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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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도 바꾸지 못하는 함정이 되어버린 이념

코로나19 사태가 일 년을 훨씬 넘어서면서 한국사회와 교회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상황을 극복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집권세력은 어떻게 하든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하는 상황이라 자화자찬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라도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을 가차 없이 비판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사상과 이념의 문제로 귀결되면서 압도적인 지지를 자랑하던 정부와 집권당이 쩔쩔매고 있다. 우왕좌왕하면서도 정작 청와대는 자기 이념에 매몰된 모습이다.

 

코로나에 눌려버린 교회

이런 정치현장의 혼돈과 함께 코로나 감염 사태에 교회에서의 모임이 자주 관련되면서 한국교회 전체가 엄청난 압력을 받아왔고, 1년 이상 예배가 정상화되지 않으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교회학교의 문이 닫히면서 불신가정의 아이들은 씨가 말라버렸고, 교회도 새신자를 거의 볼 수 없게 되었다. 이 상황이 향후 한국교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예배의 위기는 신앙의 위기로 치달을 수밖에 없고, 결국은 얼마 지나지 않아 교회를 흔드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출산율감소, 세속화의 가속 등으로 코로나 이전에 이미 시작된 주일학교의 위기는 코로나로 인하여 돌이킬 수 없는 위험요소가 될 전망이다.

 

다시 거대담론으로 강력한 도전을 시작해야 한다  

이쯤에서 코로나로 흐트러진 한국 사회 속에서 오늘 교회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는 코로나가 닥치기 전부터 문 대통령이 선포한 대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에 살게 되면서 세상이 제기하는 논제에 그냥 함몰되어 허우적거린 느낌이다. 둑이 터져버린 한국 사회와 교회의 혼란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깊이 있게 분석하여 제대로 그 원인을 들추어내고 처방을 제시하는 소망의 소리가 되지 못하였다. 우리 사회와 교회가 지향해 가야 할 방향을 거대담론으로 풀어내는 책임을 다하지 못하였다.

 136년 전 복음이 처음 전파되고 교회가 세워지기 시작하면서 교회는 어둠의 땅을 진정한 소망과 빛의 세계로 탈바꿈하는 구원과 해방의 대역사를 이끌었다. 일제강점기인 1919년 교회가 3월 만세운동을 주도하면서 복음이 민족의 진정한 해방과 구원의 길이라는 사실을 역사 앞에 몸으로 증명하였다. 건국에 이은 6.25 전쟁과 그 극복과정에서, 이승만 박사와 같은 발군의 실력을 가진 지도자들을 배출한 한국교회가 공산주의를 배격하고 자유 민주주의 국가를 건설이라는 민족적 담론을 구체화는 데 앞장서 왔다.

 이제 다시 한국교회는 심하게 멍들어있는 우리 사회에 새로운 희망을 보여줄 거대담론을 생산해 내야 한다. 여기서 1908년 개인적인 영적 각성을 계기로 사회변화를 추구한 스위스 출신 미국의 루터교회 목사인 프랭크 부크만(Frank Buchman)을 생각해 보자. 그의 영적 지도력은 1921년 ‘Oxford Group'이라는 변혁 운동 그룹을 탄생시켰고, 1930년대 중반에는 ’Moral Re-Armament(MRA) 도덕재무장운동‘을 일으키기에 이르렀다. 2차 세계대전 후 군사재무장을 서두르는 서구세계를 향하여 ’도덕적 영적 재무장‘을 우선해야 한다는 운동을 세차게 펼쳐 많은 영향을 끼쳤고, 1960~70년대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평화운동을 강력하게 펼치기도 하였다. 지금은 그 영향력이 미미해지기는 하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Initiatives of Change(IofC) 변화 주도‘라는 이름으로 움직이고 있다. “hate-free, fear-free, greed-free world'” 미움, 두려움, 탐욕에서 자유로운 세상과 같은 거대담론으로 한 시대 변화를 추구한 MRA 운동이 명칭을 바꾸어 가며 사회변혁을 위한 거대담론을 이어가고 있다.

 여전히 미움 다툼 두려움 탐욕으로 가득 찬 오늘의 한국사회를 바꾸어내야 한다. 전체주의, 무조건 평등주의, 개인에게 주어진 은사의 개발이 아니라 청년시절부터 퍼주기 복지에 익숙하게 만드는 세상은 성경이 보여주는 하나님의 나라 모습이 아니다.

 ’믿음 소망 사랑‘의 세계. 서로를 한없이 신뢰하고, 갈등과 탐욕의 세상을 훌쩍 뛰어넘는 소망의 나라를 이루며, 완전한 사랑으로 하나 되는 에덴동산. 그런 나라를 향한 꿈을 보여주고 실천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교회. 그런 교회를 세우는 거대 담론으로 강력한 도전을 감행하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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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구 목사]한국교회, 이제 다시 거대담론을 이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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