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7(수)
 
조혁래 교수.JPG
조혁래 교수(고신대복음병원 신경외과)

수년 전 50대 중반 남자분이 초췌한 모습으로 병원을 방문하였다. 이분은 오랫동안 오른쪽 얼굴의 뺨이 칼로 도려내듯이 아팠고 칫솔질을 하면 너무 통증이 심해서 자주 양치질을 할 수 없었다고 하였다. 치과를 여러 군데를 방문해서 발치를 포함해 여러 가지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갈수록 너무 심해져 지인의 소개로 병원을 찾아오셨다고 하였다.

 

 중년 남성의 이야기를 듣자마자 필자는 삼차신경통이 강력히 의심되어 관련된 정밀검사와 약물치료를 하였고, 이후 증상의 호전이 없어 수술 치료를 하였다. 수술 후 다행히 중년 남성의 통증은 완전히 소멸하여 일상생활을 편안히 할 수 있었다. 필자는 중년 남성의 사연이 남다르지 않아 삼차 신경통의 증상과 치료를 여러분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삼차신경통’이란 신체 부위에서 얼굴과 이마의 통증과 온도 감각을 뇌로 전달하는 삼차신경이 병적인 변화가 발생하여 이상 통증이 발생하는 질병을 말한다. 여성의 경우 연간 인구 10만 명당 5.7명 꼴로 발생하고 남성의 경우 2.7명이 해당한다. 그리고 50~60대의 중년층에서 흔하다.

 

 삼차 신경통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부분은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이 많으며, 특발성의 경우 삼차신경의 신경 뿌리가 주위 뇌혈관에 의해 압박을 받거나 원인 불명으로 신경 뿌리를 둘러싸고 있는 신경 보호막(수초)의 손상이 발생하여 정상적인 자극이 심한 통증으로 잘 못 전달되는 현상이다.

 

 그 이외 외상, 대상포진, 축농증, 종양, 턱관절 장애, 편두통 등의 원인이 되는 ‘이차성’의 경우 삼차 신경통 환자의 10% 이하를 차지한다.

 

 

 삼차 신경통이 의심되는 사례의 중년 환자도 필자는 ‘특발성’과 ‘이차성’을 감별하고 향후 치료계획을 세우기 위해서 일반 두개골 X선 검사, 뇌 MRI 및 근전도 검사를 시행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삼차 신경통’이 의심되어 뇌 MRI 검사할 때는 삼차신경과 다른 뇌신경을 정밀히 분석하기 위해 일반 촬영기법뿐만 아니라 ‘조영제 투약 검사와 FIESTA 검사’를 추가로 반드시 해야만 삼차 신경통을 정확히 확진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필자도 외부 병원에서 뇌 MRI 기본 검사를 하고 진료실을 찾아온 환자들의 대다수가 삼차 신경통의 원인과 진단을 놓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경우를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물론 필자에게도 진료를 보면서 정밀 MRI 검사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었지만,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통해 좋은 결과를 이끌 수 있었다.

 

 우선 삼차신경통의 해결을 위해서는 의심 증상을 꼭 알고 전문의의 진료와 정밀검사를 위해 병원을 방문하여야 한다.


삼차신경통 의심증상

⑴ 발작적으로 전기 쇼크나 송곳과 같은 예리하고 찌르는 듯한 통증

⑵ 이러한 발작적인 통증은 수초에서 수 분간 지속하고 여러 번 반복될 경우

⑶ 통증이 얼굴의 오른쪽 또는 왼쪽 중 한쪽 편에서 특정한 이마, 눈, 볼, 및 턱에만 국한될 경우

⑷ 얼굴의 감각은 정상이고, 그리고

⑸ 세수, 이닦기, 식사, 대화할 때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


 삼차신경통 환자는 위와 같은 통증으로 인해 삶의 질과 영양 상태가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정상적인 사회활동에 제한이 많아 우울증을 자주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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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이유 모를 안면통증, 삼차신경통(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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