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11-30(수)
 

김운성 목사.jpg

목사로 살면서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한 마디로 목사답지 못할 때가 그렇습니다. 성도들은 기본적으로 목사를 신뢰합니다. <우리 목사님은 다를 거야>라고 기대합니다. 강단에서 외칠 때만 보면 그렇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목사가 부족 투성이라는 것을 아실까요? 목사가 정말 부족하다는 것을 몰라서 신뢰한다면 미안한 일이고, 알면서도 사랑하신다면 성도님들이 정말 귀하지요.

 제가 젊은 담임목사였을 때, 연로하신 장로님께서 교회 마당에서 질문을 하셨습니다. <목사님, 제가 꼭 알아야 해서 그런데요, .....이란 말씀이 성경 어디에 나오지요?> 장로님께서 말씀하신 구절은 아주 귀에 익숙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성경 어디에 나오는지 금방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얼버무렸습니다. <생각이 날 듯 한데 떠오르지 않네요. 제가 알아서 알려 드리겠습니다> 장로님께서는 <조금 후에 바로 필요해서요.>라고 하셨습니다. 지금까지도 부끄러운 한 장면으로 남아 있습니다. 물론 목사라고 해서 성경 전부를 다 외우는 것도 아니니 – 외우는 분도 있다고 듣기는 했습니다만 – 변명은 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렇다고 부끄럽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것보다 더 부끄러운 게 있습니다. 그것은 뻔히 안다고 생각하는 말씀을 실제로는 모를 때입니다. 그중 하나가 오늘 본문입니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가 그렇게 하길 원하시는 뜻이라는 것은 알겠습니다. 그래서 정말 그렇게 하겠다고 생각합니다.

 이 중에서 <쉬지 말고 기도하라>는 부분은 스물네 시간 기도하듯이 기도에 힘쓰라는 격려로 이해하고, 늘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라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알 듯합니다. 물론 그렇게 살지는 못하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정말 어려운 것은 <항상 기뻐하라>는 것과 <범사에 감사하라>는 부분입니다. 항상 기뻐하는 것과 범사에 감사하는 것은 동전의 양면 같습니다. 항상 기뻐하는 사람은 범사에 감사하는 사람이겠지요.

 11월의 갈등을 아시나요? 11월에는 추수감사주일이 있어서 모든 목사님이 감사를 주제로 설교합니다. 그런데 정말 감사하면서 설교하는 것일까요? 설교하는 것, 현재의 사역지, 둘러싸고 있는 성도들, 가정 등에 대해 감사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목사인 나는 감사하지 못하지만, 성도들이라도 감사하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하는 것일까요? 항상 기뻐하라고 말하면서 찌푸린 얼굴이라면, 범사에 감사하라고 설교하면서 원망이 가득하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정말 말씀대로 살고 싶습니다. 감사와 기쁨으로 행복한 목사가 되고 싶습니다. 무슨 노하우가 있습니까? 강단에서 얼굴을 벌겋게 되도록 열을 올리면서 <항상 기뻐하세요>라고 강단을 치며 외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11월이 다가오면 제대로 감사하지도 못하면서 범사에 감사하라고 설교하고, 진실한 기쁨을 알지도 못하면서 항상 기뻐하라고 설교하는 것이 참 불편합니다. 어느 목사님의 말씀처럼 <11월의 고뇌>입니다.

 이제부터 진지한 고민을 해 봅시다. 항상 기뻐하고, 범사에 감사하는 진정한 비결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닙니다. 감정은 강요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노력한다고 상대방을 사랑하게 되는 게 아닌 것과 같습니다. 겉으로는 사랑하는 척 할 수 있지만, 서로를 속이는 것뿐입니다. 감정은 우러나야 합니다. 기쁨도 감사도 우러나야 합니다. 그러려면 우리 마음이 움직여야 합니다. 우리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를 지으시고, 우리 마음을 다스리시는 하나님께서 하십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에게 임하면 우리는 기뻐하고 감사할 수 있습니다. 바울은 성령의 임재 가운데서 <주 안에서 기뻐하라>고 빌립보서 4장 4절에서 말씀했는데, 그때 그는 감옥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뻐하고 감사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성령님께서 마음을 다스려 주시도록 기도하고자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를 다스리면 우리는 고난 중에도 감사하고 기뻐할 것입니다. 여러 가지로 감사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성령님 안에서 감사하는 11월이 되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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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연구]추수감사절을 맞으며(데살로니가전서 5장 16-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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