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2-07-06(수)
 

최병학 목사.JPG

 

최근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는 사회의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로 인해 급속도로 ‘진보’가 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일부 이대남들은 극단적인 보수주의자, 곧 ‘일베 이대남’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물론 이들을 ‘활성 이대남’으로 부르는 이도 있습니다만(사회비평가 박권일), 아무튼 이들은 ‘안티 페미니즘’의 기치를 내걸고 절차적인 측면에서 공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가령 평창 겨울올림픽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과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관련 사안에 있어서 이대남들은 “왜 아무 근거도 없이 패자를 승자와 같게 만들어 버리냐?”라고 따져 묻습니다. 기성세대는 공정을 내용적인 공정, 곧 서로 경쟁하더라도 승자와 패자 간에 격차가 크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대남들은 각자도생과 승자 독식의 가치관을 주입받았기에 사회적 평등보다는 개인의 만족과 자유를 중시하는 가치관에 길들어 있습니다. 이것은 겉으로는 능력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은 서열주의에 가깝습니다. 이렇게 극단적인 우경화로 이대남들이 60대보다 더 보수적으로 되었습니다.

 

반면 미국의 이대남들은 급속도로 좌경화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씨앗은 일찌감치 뿌려졌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불평등을 인식하고 2011년에는 월가를 점거하고 “우리는 99%다!”를 외쳤습니다. 그리고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민주사회주의자인 버니 샌더스의 강력한 지지자가 되어 힐러리 클린턴을 패배 직전까지 몰아세웠습니다. 물론 한국의 이대남은 그 반대 견해인 후보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밀레니얼 사회주의 선언: 역사상 가장 똑똑하고 가난한 세대의 좌회전』(동녘, 2021)에서 미국 밀레니얼 좌파 정치의 주역이자 열렬한 민주사회주의자인 네이선 로빈슨(무려, 1998년생입니다!)은 미국 이대남의 목소리를 이렇게 전합니다.

 

“나는 가난과 부가 이해되지 않았다. 나는 봤다. 명품 판매업체들이 별로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터무니없는 가격에 파는 것을(티파니는 490달러짜리 순은 각도기를 판다). 나는 봤다. 미국인이 매일 먹지 않고 버리는 음식 15만 톤부터 버버리가 상품의 희소성과 비싼 값을 유지하기 위해 해마다 소각하는 수천만 달러어치 고가 핸드백까지 어마어마한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을. 나는 봤다. 누구는 해마다 새 휴대전화를 사고 전에 쓰던 휴대전화를 서랍에 넣어두는데,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일용 노동자들이 45센트를 벌기 위해 토마토를 따서 14㎏들이 바구니를 채우는 것을. 나는 왜 사람들이 이 모든 것에 분노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 미국은 전역에서 밀레니얼 사회주의자들이 독서 모임을 시작하고, 책자를 출간하고,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집마다 찾아다니며 영향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의 문제가 역사상 가장 똑똑하지만 가난한 세대를 이렇게 만든 것입니다. 그러나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우리나라는 ‘사회주의’라는 단어만 봐도 놀라고 두려워합니다. 남북이 갈라지고 휴전 중인 우리나라에서는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는 무찌르고 박멸해야 할 그 어떤 것으로 상징됩니다(재벌 부회장이 잘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그 이념이 아니라, 현실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를 말하는 것이겠죠? 아무튼 이념에 공감하는 이들에게도 사회주의는 무겁고 비장하며 다소 칙칙한 정언명령으로 다가옵니다. 그러나 미국 밀레니얼 세대들에게는 사회주의 이념이 “따뜻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향한 ‘힙’ 한 상상력”이 됩니다. 로빈슨의 사회주의 개념 정리를 볼까요?

 

“사회주의는 현실적인 믿음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돼야 하고 어떻게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급진적 생각으로 나아간다. 사회주의는 인도주의적 공감에서 미래의 비전을 이끌어낸다. 즉 사회주의는 전쟁이 없는 세계, 계급이나 인종적·젠더적 위계가 없는 세계, 심각한 권력 불균형이 없는 세계, 부와 빈곤이 없는 세계, 모든 사람이 즐겁고 행복한 세계를 추구한다. 우리는 지금 이런 세계에 살지 않는다. 지금 세계는 불평등하고 폭력적일 뿐만 아니라 가난한 사람으로 가득하다. 사회주의자는 엄청난 환경 파괴를 막고 자살과 영양실조, 독재자든 사장이든 압제를 없앨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다. 이는 야심 찬 포부의 말이지, 사회적 약자를 사랑하자는 막연한 주장이 아니다.”

 

새로운 세상에 동참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이대남들에게, 미국 이대남 따라하기를 제안하면 박멸될까요? 조카와 동생, 아니 아들 같은 이대남들에게 우려 섞인 걱정을 합니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최병학 목사]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와 한국의 이대남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