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3-03-24(금)
 


김운성 목사.jpg

물구나무서기를 해 보셨지요? 아니면 고개를 숙여 가랑이 사이로 세상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이렇게 하면 세상이 거꾸로 보입니다. 거꾸로 보는 순간 세상이 새롭게 보이고, 새로운 안목이 생깁니다. 변화는 두 가지 차원에서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변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환경을 바라보는 우리의 생각이 바뀌는 것입니다. 거꾸로 보기를 하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변합니다. 시각과 생각이 변하면 그는 새 사람이라 할 것입니다.

 

십자가는 모든 것을 거꾸로 보게 만든 사건입니다. 십자가는 기존의 질서를 반대로 뒤집었습니다. 가장 높은 분이 가장 낮아진 곳입니다. 가장 강한 분이 가장 약해진 곳입니다. 또 세상에서 가장 멸시받는 죄수가 매달리는 형틀인 십자가에 <유대인의 왕>이라 붙인 것도 역설입니다. 왕은 가장 높은 존재인데, 가장 낮은 자가 매달리는 형틀에 붙었으니, 이것도 역설입니다. 죄수가 왕이라니, 또 진정한 왕이 죄수라니, 십자가는 모든 것을 거꾸로 뒤집습니다.

 

또 십자가는 본래 치욕적 형틀이었는데, 이제는 거꾸로 되어 구원의 자리가 되었습니다. 예배당 첨탑을 장식한 것은 다름 아닌 십자가입니다. 가장 부끄러운 형틀이 가장 자랑스러운 것이 되었습니다. 갈라디아 6장 14절에서 바울 사도는 십자가를 자랑한다고 말씀했습니다.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 아멘. 십자가에서는 죄인이 의인이 되고, 멸망할 자가 영생을 얻고, 높았던 자가 낮아지고, 낮았던 자가 높아집니다. 세상이 십자가에서 뒤집힙니다. 세례 요한을 잉태한 엘리사벳을 찾아간 마리아는 예수님 안에서 일어난 뒤집기를 다음과 같이 노래했습니다. 누가복음 1장 51~53절입니다. <그의 팔로 힘을 보이사 마음의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고 권세 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비천한 자를 높이셨고 주리는 자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으며 부자는 빈 손으로 보내셨도다>

 

성도는 십자가를 통과한 사람입니다. 십자가를 통과했는지의 여부에 따라 교인과 성도가 구분됩니다. 교인은 십자가를 바라보기만 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성도는 십자가를 통과한 사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십자가에서 죽고, 부활한 사람입니다. 십자가를 통과함으로써 그는 거꾸로 뒤집혔습니다. 과거에 중요하게 여기던 것이 이제는 하찮은 것이 되었습니다. 과거에 하찮게 여기던 것이 이제는 소중한 것이 되었습니다. 십자가를 통과하면 완전히 딴 사람이 됩니다. 이에 대해 고린도후서 5장 17절은 말씀하기를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라고 했습니다.

 

십자가를 통하여 뒤집힌 사람, 그래서 세상을 거꾸로 보게 된 사람 중에 바울 사도가 있습니다. 그는 과거에 소중하게 여기던 것을 배설물로 여기게 되었고, 과거에 핍박하던 주 예수님을 삶의 모든 것으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그의 이런 고백이 빌립보서 3장 7~8절에 나오는데, 『쉬운성경』으로 적어드립니다. <그 때는 이 모든 것이 내게 너무나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이후, 그 모든 것이 아무 쓸모 없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그것들뿐만 아니라 이 세상 그 어떤 것도 내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과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나는 모든 것을 버렸습니다. 모든 것이 쓰레기처럼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것을 이제 압니다. 이로써 나는 그리스도를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문제는 여전히 세상을 거꾸로 보지 못하고, 세상 사람들이 보는 대로, 죄인이었을 때 보던 대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거꾸로 보기를 연습해야 하겠습니다. 복음 때문에 고난 당하면 오히려 기뻐하고, 사람들이 칭찬하면 오히려 불편하게 여기고, 낮아짐으로 높아지고, 섬김으로 섬김을 받는 성도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세상 사람과 다르게 보는 것, 거꾸로 보는 것, 뒤집어 보는 것, 그리고 그대로 살아가는 것에 성도의 십자가가 있습니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성서연구] 십자가 – 거꾸로 보기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