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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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 초하루(한국 시간), 암 투병 중이던 이제 약관(弱冠)을 갓 넘긴 나이의 미국인 유튜버 테크노블레이드(본명 알렉스)가 아버지를 통해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는 동영상이 공개되어 1,300만 명이 넘는(당시) 구독자들을 슬프게 한 일이 있었습니다. “만일 당신이 이 영상을 보고 있다면, 나는 죽은 것이다”로 시작되는 고인의 마지막 말은 “모두들 오래토록 행복하게 잘(long, prosperous, happy)” 지내라는 인사로 끝을 맺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최근 며칠 사이 한국은 한 악성 유튜버(gzss, vellado)의 형제가 청와대 행정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세상이 시끌벅적했습니다(현재 사표). 여기서 “유튜버”란 유튜브를 하는 사람이란 뜻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유튜브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온 세상을 울리기도 분노하게도 하는 걸까요?

 

2005년 2월 당시 한국 나이로 27세였던 자웨드 카림(Jawed Karim), 28세였던 채드 헐리(Chad Hurley), 그리고 가장 연장자이자 29세였던 스티브 첸(Steve Chen)은 그때까지 존재하지 않던 인터넷 사이트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1년 뒤인 2006년 이들이 창업한 회사가 구글에 16억 5,000만 달러 즉 한화로 1조 5,800억 원에 팔렸습니다. 세 사람이 똑같이 나눠가져도 한 사람 당 5,000억 원 이상을 순식간에 벌어들인 셈이 되었는데, 그게 바로 “유튜브”였습니다. 그런데 이들도 자신들이 만든 이것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스티브 첸은 한 인터뷰에서 그저 보고 싶은 동영상이 있었는데 어떻게 찾을지를 몰라 궁리하다가 이런 채널을 하나 만들면 편리하겠다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세 명의 젊은 창업자들은 처음에 회사 이름을 무엇으로 할지 무척 진지하게 고민하고 회의를 거듭했다고 합니다. 그들이 정한 원칙이 있었는데,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말하기 쉽고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제목이어야 하고, 절대로 알파벳 철자로 7자를 넘지 말아야 하며, 두 음절로 이루어지되 각각의 의미가 있어야 하는데 하나는 소셜(social) 또 하나는 미디어(media)의 의미를 담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채드 헐리의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홀연 튀어나온 이름이 바로 “유튜브(YouTube)”였다고 합니다. 여기서 “유”는 물론 영어로 당신, 너라는 뜻이고 “튜브”는 통로나 당시 TV를 가리키는 단어였지요. 즉, 유튜브란 말은 ‘당신이 곧 튜브다’, ‘당신이 곧 미디어다’, ‘당신이 곧 매체다’ 이런 뜻을 가진 말이었다는 뜻입니다. 유튜브가 어떻게 인생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었을까요? 누구나 영상제작자요 감독이 될 수 있고, 동시에 누구나 심지어 동물조차도 슈퍼스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그러합니다.

 

좋든 싫든 우리는 현재 유튜브의 세상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유튜브는 어떤 접점이 있을까요? 서울 지역의 한 교회는 찬양에 집중해서 엄청난 투자를 한 끝에 유튜브에 올린 그 교회의 찬양 동영상들이 합쳐서 1억 조회 수를 넘는 놀라운 역사를 이룬 적이 있습니다. 벌써 일 년 전 이야기입니다. 그런가 하면 각종 강의와 영상으로 기독교계의 스타로 일약 발돋움한 전도사님이나 집사님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차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이들이 유튜브를 복음을 전하는 매체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성세대보다 훨씬 더 유튜브라든지 현대인터넷문명에 익숙한 세대들에게 놀라운 기회의 문이 열렸습니다. 기대가 됩니다.

 

하지만 유튜브는 반드시 인터넷 사이트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매체(미디어)”라는 말은 유튜브를 통해서 처음으로 등장한 개념도 아닙니다. 기독교가 시작된 이래로 언제나, ‘당신이 곧 복음을 전하는 통로다’, 즉 ‘당신이 매체(미디어)다’라고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튜브가 아니라 인터넷 자체가 존재하지도 않던 시절부터 우리는 늘 그렇게 복음의 전달자로 살았습니다. 그간 대면예배를 드리지 못해 우리는 유튜브에 많은 빚을 졌습니다. 이제 그 빚을 다른 각도로 갚아야 할 때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복음 전도가 어렵다고 하는 이 시대에, 물론 인터넷 유튜브를 활용해서도 힘써야 하겠지만, 바로 나 자신이 예수의 유튜브가 되어 아름다운 소식을 전해야 하겠습니다. 유-튜브, 즉 당신이 바로 복음의 유튜브입니다. 우리가 바로 복음의 유튜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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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칼럼] 유튜브, 당신이 바로 매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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