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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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절 기간 중인 12월 5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에 있는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한국기독교기념관 홍보관 및 예수 조형물 착공 감사예배’를 드렸다고 한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모 인사는 “케이팝에 열광하는 전 세계인들이 한국에 왔다가 기독교기념관을 방문한 뒤 예수님을 만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하나님의 계획하심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일에 작은 도구가 되길 바란다.”는 계획을 밝혔다. 


보도에 의하면 한국기독교기념관은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일대 65,000여 평 부지에 총 사업비 1조 800억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 짓는다고 한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기독교 테마파크로 기념관 내에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예수상보다 훨씬 더 큰 예수상을 세운다고 한다. 


브라질에 있는 예수상은 정식 명칭이 ‘구세주 그리스도상’인데, 높이 710m의 코르코바두 산 정상에 높이 30m, 양팔의 길이 28m, 무게 635t 규모를 자랑한다. 자유의 여신상이 뉴욕을 상징하고, 에펠탑이 프랑스 파리를 상징하듯이 이 예수상은 리우데자네이루를 넘어 브라질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다. 


바로 이 점에 착안했는지 천안에 만들 예수상의 규모가 엄청나다.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보다 3배나 더 큰 92m 예수상을 만들겠다고 한 것이다. 이날 참석한 교계 지도자들과 정치 지도자는 왜 이 프로젝트가 필요한지를 말했지만 아무리 좋게 봐도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첫째, 하나님의 말씀이 금지하는 일이다. 십계명의 두 번째 계명은 분명히 말씀한다.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것의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며,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출 20:4~5상). 물론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쪽에서는 이 예수상은 우상이 아니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역사는 이런 생각에 반하는 길을 걸어왔다. 항상 거대한 형상은 우상숭배로 연결되었다. 그랬기에 종교개혁자들은 과도할 만큼 교회당 안에 모든 성상을 없앴고, 십자가까지 우상화될 수 있어서 교회당에 설치하기를 꺼려했다.  


둘째, 규모의 논리는 전혀 복음적이지 않다. 지금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쪽에는 92m나 되는 예수상을 보러 온 사람들이 결국 복음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 묻은 복음이 거대한 예수상 앞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인가? 이들의 주장대로 케이팝에 열광한 사람들이 거대한 예수상으로 인해 복음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반복음적이다. 기독교 복음은 거대한 예수상이 아닌 말구유에 누인 아기 예수를 지향한다. 세상의 종교들처럼 거대한 교주의 무덤이 아닌 빈무덤을 자랑한다. 기독교는 규모의 논리를 거부한다. 


셋째, 상업적 생각이 가득한 이 프로젝트는 중단되어야 한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총 공사비가 1조 800억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엄청난 재정을 어떻게 마련하겠다는 것인가? 아마도 이 정도 천문학적 금액이면 교회의 헌금으로는 안 될 것이다. 결국 사업자가 붙을 것이고, 여러 사업에 따른 각종 이윤을 추구하는 이런저런 방식이 개입되지 않겠는가? 이미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말 부정적으로만 본다면 ‘예수 사업’을 하겠다는 것인데 교회가 이런 일에 함께 하는 것이 맞는가?


이런 이유로 이 사업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엄청난 돈을 들여 거대한 건물을 짓는 것보다 교회의 다음 세대를 키우는 것이다. 또한 세속화되고, 반기독교적 정서가 강한 우리 사회의 물줄기를 바꾸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능하신 하나님이 낮아져서 인간이 되신 ‘성육신 정신’이 필요하다. 이런 거대한 예수상을 짓는데 시간과 막대한 돈을 쓸 여유가 없다. 천안의 거대한 예수상 건립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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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철 목사] 천안 예수상 건립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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