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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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무엇일까요? 조무래기 시절 짓궂은 친구가 무서운 이야기를 해 준다면서 달걀귀신 이야기를 하곤 했습니다. 아이들은 무서워서 이불을 뒤집어썼고, 여자애들은 울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건 정말 두려운 게 아닙니다. 이십여 년 전에 80리터 배낭에 침구와 먹거리를 싸서 메고 혼자 무작정 걸었던 적이 있습니다. 경상북도 영양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출발해서 봉화, 현풍을 거쳐 정선을 지나 평창 오대산을 넘어 강원도 양양을 거쳐 속초까지 갔습니다. 8월 무더위에 가다가 쉬고, 밥을 해 먹고, 한잠 자고, 또 걷고, 지치면 1인용 텐트를 치고 잤습니다. 평창 오대산 아래 도착했을 때는 해가 질 때여서 등산객들이 하산하는 시간이었지만, 저는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밤새 쉬지 않고 오대산을 넘어 다음날 새벽 4시경에 도로에 도착했습니다. 피곤이 몰려와 잘 곳을 찾았는데, 새벽 어둠 속에서 희끗한 건물이 보였습니다. 폐교된 초등학교였는데, 운동장에 사람 키 이상의 풀이 자라 있었습니다. 대충 정리하고 텐트를 쳤습니다. 어렸을 때 학교 화장실에서 나왔다는 달걀귀신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그러나 무섭지 않았습니다. 오대산을 한밤에 홀로 걸어도 무섭지 않았습니다. 정말 두려운 것은 따로 있습니다.

본문은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것이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침묵입니다. 이스라엘의 초대 왕 사울은 교만했고, 말씀에 불순종하여 하나님의 버림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회개하지 않았고,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울 대신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 차기 왕으로 준비하셨습니다. 사울에게 기름을 부어 왕으로 세웠던 사무엘도 세상을 떠난 마당에 사울은 영적으로 외톨이가 되었습니다. 그때 블레셋이 대군을 일으켜 침공했습니다. 사울의 마음이 크게 떨렸습니다. 사무엘상 28장 5절은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사울이 블레셋 사람들의 군대를 보고 두려워서 그의 마음이 크게 떨린지라> 그는 하나님의 뜻을 알길 원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침묵하셨습니다. 아무 답도 주지 않으셨습니다. 28장 6절입니다. <사울이 여호와께 묻자오되 여호와께서 꿈으로도, 우림으로도, 선지자로도 그에게 대답하지 아니하시므로> 사울은 하나님께서 침묵하시자 어쩔 수 없이 신접한 여인을 찾아갔습니다.

가난, 질병, 외로움, 실패에 대한 불안감, 정치 사회적 갈등, 전쟁 위협 등이 다 두렵습니다. 그러나 가장 두려운 것은 하나님의 침묵입니다. 하나님께서 침묵하시자 사울은 신접한 여인을 찾기도 했으나 무익했고, 길보아 산에서 블레셋을 막다가 아들들과 함께 전사했습니다. 그의 시신마저 벳산 성벽에 매달리는 수치를 겪어야 했습니다.

지금 형편이 어떻습니까? 어렵습니까? 그러나 하나님께서 침묵하지만 않으신다면 아직 괜찮습니다. 하박국 선지자는 자신이 살던 남 왕국 유다의 악한 현실에 깊이 좌절했습니다. 하박국 1장 2~4절에서 그는 하나님께 항변했습니다. <2 여호와여 내가 부르짖어도 주께서 듣지 아니하시니 어느 때까지리이까 내가 강포로 말미암아 외쳐도 주께서 구원하지 아니하시나이다 3 어찌하여 내게 죄악을 보게 하시며 패역을 눈으로 보게 하시나이까 겁탈과 강포가 내 앞에 있고 변론과 분쟁이 일어났나이다 4 이러므로 율법이 해이하고 정의가 전혀 시행되지 못하오니 이는 악인이 의인을 에워쌌으므로 정의가 굽게 행하여짐이니이다> 하나님께서는 이에 대해 갈대아 사람을 일으켜 남 왕국 유다를 징벌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는 이에 대해 또 항의를 제기했습니다. 하박국은 매우 낙심했습니다.

그러나 하박국의 형편이 절대 절망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과의 통로가 아직 열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박국은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렸습니다. 하박국 2장 1절을 보면 <내가 내 파수하는 곳에 서며 성루에 서리라 그가 내게 무엇이라 말씀하실는지 기다리고 바라보며 나의 질문에 대하여 어떻게 대답하실는지 보리라 하였더니>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침묵하지 않으시고 응답하셨습니다. 하박국 2장 2절입니다. <여호와께서 내게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는 이 묵시를 기록하여 판에 명백히 새기되 달려가면서도 읽을 수 있게 하라>

우리의 소망은 <여호와께서 내게 대답하여 이르시되>에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응답하시기만 한다면,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라도 깊이 기도하고 하나님과의 통로가 막히지 않게 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답을 주신다면 다른 두려움들을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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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연구] 아직은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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