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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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은 형님 에서의 축복을 가로채기 위해 아버지 이삭을 속이기까지 했습니다. 이 일을 두고 좋게 말하면 축복을 사모했다고 할 수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인간적 위계로 살아간 잘못된 태도였다고 하겠습니다. 야곱이 복을 받은 것은 형님의 복을 가로챘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가 태어나기 전, 태중에 있을 때 이미 하나님께서는 작은 자가 더 큰 복을 받을 것이라고 하신 바가 있습니다. 복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이지, 사람이 쟁취하는 게 아닙니다.

이 일로 야곱은 형님 에서의 분노를 피하여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도피했고, 20년을 머물렀습니다. 그 기간에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얻었고, 짐승 떼를 얻어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을 오랫동안 짓누르는 무거운 짐이 있었는데, 다름 아니라 형님 에서와 조우하는 일이었습니다. 20년 후 외삼촌의 집을 떠나 돌아올 때 그 짐은 점점 더 무거워졌을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길을 가다가 야곱은 하나님의 사자들을 만났습니다. <사자>라고 번역된 단어는 <천사>라고도 번역됩니다. 하나님의 사자를 본 것은 야곱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천사는 한둘이 아니었고, 그 수가 엄청나게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야곱이 이들을 본 후에 그곳을 <마하나임>이라 했는데, 그 의미가 <하나님의 군대>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두려운 형님 에서를 만나기 전에 먼저 하나님의 사자들을 만난 것입니다. 우리도 언제나 먼저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야곱이 외삼촌의 집으로 갈 때도 그는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들판에서 노숙할 때 하나님께서 나타나셨고, 은혜의 사다리를 내려보내시고, 하나님의 사자들이 오르내리면서 그를 지켰습니다. 그리고 축복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을 먼저 만났고,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기에 외삼촌의 집에서 무사하게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도 에서를 만나기 전에 먼저 하나님을 만난 것입니다. 우리도 매사에 먼저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늘 하나님께 먼저 묻고, 하나님의 인도를 받아야 합니다.

또 야곱은 <하나님의 군대>라는 의미로 <마하나임>이라 했는데, 더 정확히 말하면 <두 군대>라는 뜻입니다. 마하나임은 군대, 진영을 의미하는 마하네의 쌍수로서 둘을 말합니다. 야곱은 하나님의 두 군대를 본 것이었습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두 군대의 진영을 보게 하셨을까요? 그것은 하나님의 한 군대는 그의 뒤를 지키고, 한 군대는 그의 앞을 인도하는 것을 보이기 위함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야곱의 뒤를 지키고 계셨습니다. 야곱이 인사도 없이 떠난 것을 알았을 때 라반은 분노했습니다. 그는 길을 재촉하여 야곱을 추격했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야곱을 덮치기 전날 밤에 하나님께서는 라반에게 경고하셔서 야곱을 해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창세기 31장 24절을 보면 <밤에 하나님이 아람 사람 라반에게 현몽하여 이르시되 너는 삼가 야곱에게 선악간에 말하지 말라 하셨더라>고 했습니다. 이뿐 아닙니다. 야곱의 아들들이 다말이 겁탈당한 일로 세겜 남자들을 죽인 후 야곱이 그곳을 도망할 때, 하나님께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주셔서 야곱을 추격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한 군대는 그의 뒤를 지키셨던 것입니다. 후에 이스라엘이 홍해를 건널 때 하나님의 불기둥이 이스라엘과 애굽 군대 사이를 막아 이스라엘을 추격하지 못하게 하신 적도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도 이런 은혜를 베푸십니다. 우리가 저지른 과거의 죄는 무섭습니다. 학교 폭력을 저지른 오래전 일 때문에 인생의 고통을 겪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보혈은 우리의 모든 과거의 죄를 씻어 다시는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지 못하게 하십니다. 우리에게도 뒤를 지키는 군대가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군대는 야곱의 앞을 인도하셨습니다. 무장 군인 사백 명을 거느리고 오는 에서의 마음의 분노를 녹이셨고, 에서와 야곱이 사랑으로 포옹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앞길을 인도하시길 소원합니다. 우리 앞으로 다가오는 원수를 격파하시고, 길을 열어 주시길 소원합니다. 2023년 한 해 동안 하나님의 두 군대가 앞뒤를 지키는 가운데 강건한 삶을 누리길 소원합니다. 주여, 저희와 한국교회와 대한민국을 보호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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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연구] 마하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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