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2(금)
 
인천 송도 K어린이집에서 교사 Y씨가 4세 아동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친 CCTV 화면이 공개됐다. 이유는 A양이 음식을 먹지 않고 뱉어 냈기 때문이다. A양이 음식을 뱉자 교사 Y씨는 손으로 머리를 강하게 내리쳐 A양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인천 연수경찰서에서 밝힌 이번 아동학대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국민이 분노했다. 여론은 들끓었고 ‘아동학대’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하루가 멀다하고 매일같이 아동학대 사건이 보도됐다. 아이들을 주먹으로 때리고, 강제로 재우느라 이불로 싸매고 교사가 다리로 억압해 아이가 죽고, 아이 발을 잡고 질질 끌고 다니는 등 아동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 근현대사에서 기독교는 교육을 이끌어 왔다. 고아원, 선교원,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대안학교 등 교육 시설 설립은 물론 교육 전반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많은 교회들이 부설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그렇다면, 교회에서 운영 중인 어린이집은 아동학대로부터 안전할까?


■기도 안한다고 등짝 때려
부산에 위치한 B교회 부설 C어린이집은 규모도 있고, 잘 운영돼 와서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편이다. 교회 부설 어린이집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강당에 모여 전체 예배를 가지곤 했다. 전체 예배를 가지던 어느 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어린이집 전체 아이들과 교사들이 강당에 모였다. 기도를 마친 B교회 담임 D목사가 마이크를 잡고는 아이들을 나무랬다. 기도 시간에 눈도 감지 않고 떠들며 기도를 잘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D목사는 아이들 중에 자신의 손자 E 군을 불러냈다. E군이 기도를 못했다며 혼내는 것이었다. 결국 E군은 아이들 앞에서 울음을 터뜨렸고 D목사는 E군에게 “하나님께 회개하세요”라며 아이를 다그쳤고, 울고만 있던 E군의 등짝을 내리쳤다. 강당에 모인 교사들은 당황했고, 아이들은 겁에 질렸다.
예배를 마치고 각 교실로 돌아온 아이들은 예배 시간이 무서웠다며 울기도 했다. 교사들은 이 사태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며 원장에게 D목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하겠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우리는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가 지나가더라도 아이들이 집에 가서 학부모에게 말할 경우 교사들까지 피해를 입게 되기 때문에 신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E군의 어머니이자 D목사의 딸이 어린이집을 방문해 사건을 수습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한 훈육이니, 자신은 신고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교사들은 D목사의 폭행을 현장에서 봤기 때문에 신고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뒤, D목사를 해당부처에 아동학대로 신고했다. D목사는 아이들을 훈육했을 뿐인데 아동학대 신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교사 = 예비 범죄인?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확대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내 아이는 안전할까? 이런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어린이집은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학부모들의 항의 및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어린이집 교사 박모 씨는 요즘 정신없이 바쁘다고 하소연했다. 2월 졸업과 3월 입학을 앞두고 원래 바쁜 시기인데,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보도되면서 학부모들의 전화가 빗발친다고 말했다. “선생님은 믿는다”, “어린이집 CCTV를 보여달라” 등 학부모들이 어린이집으로, 교사에게 전화해서 항의 및 당부를 하는 것이다. 계속되는 사건 보도에 학부모들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업무에 차질이 생긴다고 말했다. 또 3월 입학하기로 한 아동들이 돌연 취소하는 경우가 높아졌다. 불안감에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고 집에서 키우겠다는 부모들이 증가하면서, 어린이집의 입학을 취소하는 것이다. 취소해 자리가 생기면 대기자에게 연락해 입학하고, 만약 하지 않을 경우 다음 대기자에게 기회가 넘어간다. 그런데 최근 취소 사례가 증가하면서 취소하고 대기자 등록, 취소-등록이 빈번하게 일어나서 교사들의 업무가 증가했다.
교회 부설 어린이집 F원장은 “가족들도 이제 일을 그만두라고 한다. 마치 모든 어린이집과 보육교사들을 싸잡아 범인 취급한다. 보육교사라고 하면, 언젠가 아동학대를 일으킬 예비 범죄자라고 한다. 가족들은 이런 대우를 받으면서 왜 일하냐며 그만두라고 한다”고 말했다.
아동학과, 유아교육학과 등 해당학과 학생들은 물론 어린이집 교사와 유치원 교사들을 예비 범죄자로 매도하는 것이다.


■CCTV, 법제화 전 미리 설치
지난 1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아동학대근절 특별위원회 위원들과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당정 협의가 열렸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날 당정협의에서 잇달아 발생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 근절을 위해 몇 가지 대책을 세웠다. 어린이집 보조교사를 대폭 증원하며 정부가 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방안이다. 정부는 담임 교사의 보육과 급식을 지원하는 부담임 교사를 배치하고 보육교사의 결혼, 연가 등에 한해 지원하던 대체교사를 직무교육시에도 파견하기로 했다. 누리과정(3~5세)의 경우 6천500명의 보조교사를 투입해 3~4개의 반 당 보조교사 1명이 투입돼 담임교사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보육교사 학과제’도 추진된다. 관련 학과를 나와야 보육교사를 할 수 있는 제도로, 보육교사 자격증 취득 과정을 국가시험으로 전환하되 장기적으로는 관련 학과를 나와야 보육교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인천 어린이집 폭행교사인 Y씨가 사이버대학 졸업한 것이 논란이 돼 온라인 강의를 통한 학점 획득 방식에 논란이 있었지만 이는 앞으로도 계속 인정하되 인성교육과 대면교육 등을 교육과정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인성교육, 대면교육, 실습교육 등은 사이버 대학 뿐만이 아니라 해당 학과 교육 내용 내실화를 위해 추진되며 이를 이수해야 국가 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또 아동학대 신고 유도를 위해 포상금을 현행 최대 1천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대폭 상향 조절하기로 했다. 동시에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의 의무 불이행시 부과하는 과태료도 현행 5백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상향키로 했다.
가장 관심이 높은 CCTV(폐쇄회로) 설치 의무화는 어린이집 인가요건으로 신설하고 기존 시설은 빠른 시일 내 설치하도록 했다. 당정은 이같은 방안을 2월 중 법안을 마련해 국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과거에도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가 추진됐으나 교사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교사들의 인권이 강조됐으나, 현재 들끓는 여론에 CCTV 의무화가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것이 의무화가 되든 안되든, 학부모들은 어린이집에 CCTV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어린이집 입학 문의 첫 질문이 “어린이집에 CCTV가 설치되어 있나요?”이다. 또 CCTV를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학부모들의 심정을 이해한다면, 교회 부설 어린이집은 의무화 이전 CCTV를 먼저 설치하는 본을 보여야 한다는 여론이 증가하고 있다. 일반 가정 어린이집에도 CCTV를 설치하는 와중에 교회에서 솔선수범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인권과 교사들의 인권을 둘러싼 어린이집 CCTV 설치논쟁,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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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부설 어린이집에도 문제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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