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2(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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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상의 여행자를 위한 《에세이 北》

 

 

제78주년 광복절은 맞는 우리는 어느 해 보다도 착잡한 심정이다. 우리에게 해방은 곧 분단의 역사이기도 할 터인데 신냉전시대의 도래와 함께 다시 한반도에 이는 전쟁의 불안, 일본의 핵오염수 방출에 즈음하여 맞게 된 간토 학살 100주년, 거기다 육사의 홍범도 흉상 이전에 따라 불붙는 철 지난 이념논쟁 등의 와중에서 문뜩 한 인물이 떠올랐다. 가수 겸 작곡가인 평신도 이지상이다. 그는 괴짜 가수이다. 2019년 펴낸 〈여행자를 위한 에세이 北〉와 2010년 여름 출간된 〈시베리아 철도여행기 ‘스파시바, 시베리아’〉를 통해 그가 꾸는 꿈은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북한을 가로질러 독립투사들의 말 달리던 연해주와 강제 이주된 시베리아를 여행하는 화해와 평화의 대장정에 여행가이드가 되는 것이다.

   

◇ 저자소개 ∥ 이지상

가수 겸 작곡가. 성공회대 외래교수, 경희대 국문과 졸업, 시노래 운동 나팔꽃 동인 등의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음반으로는 현재 6집까지 낸 대중가수로 대학에서의 전공을 살려 글쓰기 작업에도 열심이며, 노래와 글뿐 아니라 평신도로서 참여한 기독교공동체 활동과 사회활동에도 활발한 그는 성공회대학에서 ‘노래로 보는 한국사회’ 등을 강의하고 있다.

 

 

◇ 저서∥

음반으로는 《1집 사람이 사는 마을》 등 6개의 앨범을 낸 바 있으며, 산문집 《이지상 사람을 노래하다》, 러시아 기행 《스파시바 시베리아》와 북한을 소개한 《여행자를 위한 에세이 北》을 출판하였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스파시바 시베리아》 이지상 지음 / 삼인 / 2010

《그리스도인을 위한 서양철학이야기》 / 크레이그 바르톨로뮤, 마이클 고힌 / IVP / 2019

《서양철학과 신학의 역사》 / 존 프레임 / 생명의말씀사 / 2018

 

   

 

                                                                    “ 평화는 방향을 가두지 않는다 ”

                                                           - 디아스포라 가이드가 쓴 북한기행 예행연습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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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철도남북출입국사무소 전경

 

 

광복78년, 분단78년

“신앙이라는 소중한 열매의 자양분이 전쟁과 분단, 그리고 반공이었다면 이제는 대립이 아니라 남북의 화합을 위해 그 열매를 나누어야 할 때다”

 

자칭 북한 안내인의 여행예습기

김길구 요즘 시국이 심상치 않아요. 그동안 고속성장을 구가하던 경제도 곤두박질 치고, 그나마 어렵사리 유지되던 남북관계도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몇 개월 남지 않은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사활을 건 샅바싸움이 철 지난 이념논쟁으로 얼룩지면서 안 그래도 어려운 시민들의 피로도만 높아가고 있습니다. 이럴 때 기독교 본령인 사랑과 평화, 그리고 화해의 메신저로서 희망의 노래가 필요치 않을까? 생각해서 이 책을 선정했습니다.

김현호 이 책은 ‘시인의 성정으로 노래하는 가수 – 이지상’이 2019년에 출간한 《에세이 北》입니다. 저자는 희망래일 대륙학교 교장을 맡아 2010년부터 해마다 여름에 다녀온 시베리아 여행기를 묶어 《스파시바 시베리아》란 제목으로 출판한데 이어, 북한의 역사 문화 예술 등을 소개한 책으로 시베리아 기행문은 자신이 직접 발로 뛴 체험기라면, 이 책은 북한에 대한 여러 자료를 엮은 만든 디아스포라 여행안내자를 자처하는 저자의 에세이 형식의 가이드북입니다.

 

시대적 사고를 노래하는 가수

김길구 이 책은 제1여정이 그리움에 설레는 가슴을 안고, 제2여정이 북한에서 뭘배울지 생각해 봤어? 제3여정이 감호에서 미역 감고 두만강에서 첫눈 맞으면으로 총3여정으로 구성 되어 있습니다.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저자부터 알아볼까요? 가수이자 작곡가인 이지상은 대중적이지 않아 아무나 아는 가수가 아닙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시대적 사고를 노래로 풀어내는 가수’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어요.

류지원 전공이 국문학이라 그런지 그는 ‘시’를 아는 음악인이예요. 그의 제3집 앨범 《위로하다, 위로 받다》에 수록된 곡의 예를 들면 정호승, 곽재구, 이용악, 허남기 등의 시를 노랫말로 작곡을 했더군요. 팬들이 오라는 곳이 있으면 통기타 하나 둘러매고 어디든 가는 그가 부르는 노래는 작고 그늘진 이들을 보듬는 ‘그 자체로 아프고, 아파서 고와’ 힐링이 되는 음류시인이라고 할까요?

김현호 그는 젊어서 만주벌판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귀국 난곡 철거민 촌에서 쓸쓸히 죽은 이우석 할아버지를 모티브로 한 민병일의 시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곡을 붙여 노래를 완성한 뒤 그 역사적 현장인 만주벌판을 찾아가서 조선독립군의 치열한 삶을 추적하고, 남태평양으로 날아가 일본군 위안부의 고단한 여정을 둘러보고, 슬픈 디아스포라 재일 조선인들 찾아가선 폐교 위기의 조선인학교를 지원하고, 2010년에는 연해주의 또 다른 디아코니아 고려인들의 여정을 따라 시베리아를 찾아 나서든 등 가슴 뜨거운 행동하는 예능인이예요.

 

북한여행 가이드

류지원 저자는 그동안 여행 가이드로서 연해주나 시베리아, 일본 등지의 잊혀져 가는 우리 동포의 한 맺힌 자취를 찾아다녔는데, 흩어진 유대인을 뜻하는 디아스포라의 하이라이트인 북한여행 안내자를 자처하는 그의 꿈은 부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경의선을 거쳐 북녘땅과 연해주와 몽골, 대륙과 시베리아철도를 잇는 대륙횡단으로 그 여정에는 남북통일의 염원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김길구 책이 2017년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고 남북관계의 해빙무드에 젖어 있던 2019년 출간되었습니다. 북한여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과 이미 저자가 시베리아 여행기를 출간한 경험으로 미리 북한에 관한 여행 안내서를 준비하자는 취지에서 부제로 북한여행 안내자의 ‘예행연습기’라고 했으나 우리나라 정세로 보아 그의 꿈은 불과 몇 년 사이에 격세지감을 절감하겠죠.

 

북한은 왜 예수를 버렸을까?

김길구 흥미로운 대목이 북한의 기독교에 대한 평신도인 그의 생각이었습니다. 이 책을 선정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8월 광복절 78년, 분단 78년에 읽어야 할 책이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이 책이 최근에 노정된 이념논쟁과 심화 되는 남북갈등, 평화와 화해 그리고 멀어져만 가는 통일의 얘깃거리의 화두를 주겠다고 생각했어요.

김현호 저자는 남과 북의 적대적인 요인으로 동족상잔의 한국전쟁 외에도 북한의 토지개혁과 관련해서 큰 사찰이나 성당 명의의 땅도 몰수되었으나 공동의 재산이어서 큰 저항이 없었던 반면 1만5천 평 이상의 토지를 가진 피해자 중에는 지주계급인 기독교인들이 많았는데, 재산을 몰수당한 이들이 사회주의 반대편인 민족주의 편에 서서 스스로 우파가 된 과정과 그중에 황해도와 평안도를 중심으로 반공운동이 거셌으며, 해방후 1953년까지 약 7만~10만의 기독교인들이 남하하여 개신교의 주류가 되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류지원 책에 윤정란이 쓴 〈한국전쟁과 기독교〉의 한경직 목사의 증언을 인용했는데 남과 북의 갈등의 선봉에 우리 기독교인들이 섰다는 게 가슴 아팠습니다. “그때 공산당이 많아서 지방도 혼란하지 않았갔시오. 그때 서북청년회라고 우리 영락교회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조직했시오. 그 청년들이 제주도 반란 사건을 평정하기도 하고 그랬시오. 그러니까니 우리 영락교회 청년들이 미움도 많이 사게 됐지요.” 라는 대목인데 우리의 반공정서가 아직도 치유되지 못한 역사의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불거진 육사의 홍범도 장군의 흉상이전 문제도 일제청산 문제와 더불어 이념문제의 트라우마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독일교회에서 배운다

김길구 저자는 기차로 북녘땅을 지나 대륙을 가로지르며 시베리아를 횡단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신냉전시대에 우리의 선택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어 안타까워요.

김현호 해방 당시 남한의 기독교인구는 전체의 1%미만이었지만 지금은 20%를 상회해요. 세계 50대 교회의 반이 한국 교회가 차지하고 있어요. 놀랄만한 부흥의 성과지요. 이제는 역사의 갈등을 넘어 원수까지 사랑하라는 말씀에 따라 피스메이커로서의 성숙된 자세가 필요합니다.

 

평화와 화해의 역할 필요

김길구 그런 의미에서 독일의 성공사례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봐요. 2차 세계대전에 패한 후 전범국가로 동서독으로 나뉘는 아픔을 겪게 되지요. 1990년 재통일에 이르는 과정에서 교회의 역할이 매우 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류지원 동족상잔을 겪은 우리 나라와 다르지만 독일도 동서독 정부가 1949년 수립되어 분단국있었으나 양쪽 교계는 사회주의나 자본주의 양쪽 이데올로기의 편을 들지 않았다고 해요. 끝까지 화해와 평화의 자리에 선다는 원칙을 지키며 분단의 영구화도 반대하면서…

김길구 독일교회가 이러기까지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얻은 교훈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2차대전을 앞두고 신학교수와 목회자를 포함한 대표적 지도층과 교회가 전쟁을 지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두 차례의 전쟁으로 온 나라가 폐허가 된뒤 값비싼 댓가를 치른 뒤에야 평화의 소중함을 알게되었습니다.

김현호 이러한 경험이 독일의 통일과정에서 평화와 화해라는 기독교 가치아래 독일 통일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교회를 통한 지원은 동서독 교류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류지원 그런 의미에서 요즘 한국교회가 정치권의 영향을 받아 정치화되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어요. 교회가 현실정치에 거리를 두고 평화와 화해의 메신저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했으면 좋겠습니다.

김길구 사색의 계절 가을입니다. 다음 호에는 현재 우리 세계를 형성한 대표적 사상의 본질을 개혁주의 대표 신학자 R.C. 스프로울의 눈으로 분석한 《서양철학이야기》를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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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 평화는 방향을 가두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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