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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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종종 지방에 출타하곤 했습니다. 섬 지역에 교회를 건축하거나 돕는 목적 때문이었습니다. 또 어머니는 심방 등의 목적으로 온종일 집을 비우시는 일도 잦았습니다. 저는 주변 정리를 잘 하지 못해서 사방에 널어놓곤 했습니다. 어머니는 정리를 잘 해야 한다고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저도 때로는 갑자기 정리정돈에 매달리곤 했습니다. 특히 어머니가 온종일, 혹은 여러 날 집을 비우실 때, 어머니가 돌아오시면 깜짝 놀라게 해 드릴 목적으로 정리정돈을 하곤 했습니다. 어떤 때는 제 물건과 책상만 정리하는 게 아니라, 온 집안을 다 청소하고, 심지어는 부엌살림까지 정리한 적도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지방에 출타했다가 영등포역에 내릴 무렵 역으로 마중 가서 같이 집에 옵니다. 대문을 열고 방에 들어서는 순간, 어머니께서 깜짝 놀랍니다. 누가 집을 정리했는지 제게 묻습니다. 그러면 저는 모른다고 하면서 시치미를 뚝 떼곤 했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인가, 아니면 저희 집에 자주 와서 일을 돕던 주변의 여러 사람인가 궁금해 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 제가 정리한 것을 알게 된 것은 한참 후였습니다. 어머니를 위한 깜짝 쇼였습니다.

 

그런데 아십니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이런 깜짝 쇼를 언제나 기쁨으로 하십니다. 며칠 전에 창세기 1장을 읽으면서 큰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1장에는 하나님의 창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열심히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빛을 만드시고, 하늘과 땅을 만드시고, 바다를 만드시고, 그 안에 사는 생명체들을 만드셨습니다. 사람에게 먹거리가 될 각종 식물을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완성된 후에 맨 마지막으로 사람을 창조하셨습니다. 모든 것이 완성된 상태에서 맨 마지막에 사람이 등장하게 하셨습니다. 어떤 공식 모임에 가 보면 가장 신분이 높은 사람이 맨 마지막에 도착하여 착석하면 행사가 시작됩니다. 국가기념행사에 대통령이 가장 늦게 도착하고, 그때 행사가 시작되지요.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우주 만물이 막을 올리는 숨 막힐 정도로 놀라운 순간에 사람을 가장 늦게, 가장 존귀하게 등장시키셨습니다. 이는 사람을 향한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배려였습니다. 만약 사람이 먼저 창조되었다면,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무척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완벽한 공간에, 완벽한 터전에 등장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아무도 보지 않을 때 홀로 이루셨습니다.

 

저는 창세기 1장의 이러한 놀라운 창조에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봅니다. 이게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우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우리가 존재하기도 전부터 준비하신 하나님의 깜짝 쇼입니다. 마치 아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엄마가 아기 요람과 이불과 요, 옷과 신발, 장난감을 준비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기를 위해 완벽하게 준비합니다. 하나님께서도 그렇게 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읽으면서 저는 하나님께서는 창조 때만 그렇게 하신 게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그 후에도 우리를 위한 하나님의 손길은 멈춤이 없었습니다. 엄마가 아기를 낳을 때만 준비하는 게 아니라, 그 후에도 계속 준비하고 사랑하고 키우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것은 모두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늘 원망하고 불평합니다. 그러나 산하를 둘러보세요. 주변을 둘러보면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 하나님을 경외할 수 있는 영적 환경, 그리고 먹고 입고 살아가도록 준비하신 것들, 우리가 숨 쉬며 살아갈 대한민국이 존재합니다. 올해도 하나님께서는 햇빛과 비를 주실 것이고, 농작물이 자라서 먹거리가 될 것이고, 우리 자녀들의 키와 몸무게가 자랄 것이고, 올해도 하나님께서는 어려운 중에도 한국 사회와 교회를 지키실 것입니다. 어려움은 우리의 허물과 죄 때문에 온 것이지, 결코 하나님 탓이 아닙니다. 언제나 문제는 우리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신실하게 경외한다면, 지금도 하나님께서는 아무도 모르는 순간에도 우리를 위해 일하실 것입니다.

 

이 놀라운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사랑을 의지하고, 믿음으로 하나님을 바라보며 걷는 2024년이 되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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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연구] 아무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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