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7(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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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이, 훌륭해!”촌장이 외쳤다.“많은 땅을 차지했군!”빠홈의 일꾼이 달려와 그를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빠홈은 입에서 피를 쏟으며 엎드러져 죽었다. 바시끼르인은 혀를 끌끌 차며 안타까워했다. 일꾼은 삽을 들고 빠홈의 무덤을 파기 시작했다. 빠홈은 정확하게 머리에서 다리까지 들어갈 수 있는 2미터가량의 무덤에 묻혔다> 이 이야기는 톨스토이의 단편『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중에 나오는 <사람은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의 맨 마지막 부분입니다. 빠홈은 작은 무덤에 갇혔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광활한 대지를 바라보며 기쁨에 겨워 달리기 시작하던 그 날 아침에 이미 그의 영혼은 땅에 대한 욕심에 갇혀있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족하지 못하고 <조금만 더>라는 감옥에 갇혀 삽니다. 무덤은 죽은 후에만 들어가는 게 아닙니다. 욕망을 품는 그 순간 이미 갇혀버립니다. 그래서 무덤이라 불리는 좁은 욕망의 공간에서 벗어나는 것이 인생 최대의 과제가 됩니다. 

 

  <알프레드 에더스하임>은 19세기에 살았던 유대교 출신의 기독교 학자이며, 목사로서 당대 비견할 인물이 없을 정도의 성경학자요, 교회사가였습니다. 그의 작품 중에 『유대인 스케치』(1867년)가 있는데, 예수님 당시의 유대인의 삶과 환경에 대해 1차 사료에 입각해 저술한 탁월한 저서입니다. 그는 팔레스틴 땅을 <그 땅>이라 부르면서, 예수님 당시의 유대인들이 얼마나 그 땅에 집착했는지를 보여줍니다. 오래된 히브리 문헌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어느 날 랍비 요나단이 제자들과 무화과나무 아래 앉아 있었다. 그런데 위쪽에 달려 있던 농익은 열매가 갑자기 터지더니 달콤한 즙이 바닥으로 주르르 쏟아졌다. 또 조금 떨어진 곳에서는 암염소의 불대로 분 젖이 뚝뚝 흘러내렸다. 그 두 줄기가 하나로 섞이는 것을 지켜 보던 랍비가 외쳤다. ‘보라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는 약속이 말 그대로 이루어졌구나!’> 유대인들이 얼마나 광적으로 팔레스틴 땅에 집착했는지를 보여주는 가르침들이 있습니다. ‘쉐키나(하나님의 영광스런 임재)는 오직 팔레스틴에만 있다’‘팔레스틴의 공기가 사람을 지혜롭게 한다’ ‘팔레스틴에 사는 것만으로도 모든 계명을 준수하는 것과 맞먹는다’‘팔레스틴에 사는 자에게는 죄가 없다’‘이스라엘 땅에 묻힌 자는 제단 아래 묻힌 것과 같다’

 

  그런데 지금 그 땅에서는 평화와 행복의 웃음소리 대신 참혹한 전쟁 소식만 들려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하마스에 의해 무참하게 폭행당하고 살육되었는지 듣고 있습니다. 또 그에 대한 보복으로 시작된 전쟁이 벌써 여러 달이 지나도 멈출 기색 없이 확전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로 떠나려던 성지 순례는 모두 중단되었습니다. 이미 그 땅은 성지가 아닙니다. 폭력과 전쟁의 땅으로 전락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시고 무덤이라는 좁은 공간에 갇히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욕망 때문이 아니라, 죄인을 구원하시려는 지고지순한 사랑으로 갇히셨습니다. 그랬기에 무덤은 예수님께 갇힌 곳이 아니라, 위대한 부활을 위한 전초기지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흘 후 무덤을 열고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시는 순간, 무덤은 예수님을 가둘 수 없었습니다. 부활은 자유 그 자체였습니다. 무엇에도 매이지 않으셨습니다. 문이 잠겨 있는 다락방에도 나타나셨고, 시공을 초월하는 완전한 자유를 보이셨습니다.  부활은 자유입니다. 얽매던 모든 것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것처럼, 자신도 부활할 것을 믿는 성도는 예수님께서 보이신 자유를 누려야 합니다. 우선 욕망 때문에 갇히지는 말아야 하겠습니다. 갇힌다면 사랑 때문에 갇혀야 합니다. 예수님처럼, 바울 사도처럼, 선배들처럼 사랑을 위해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부활의 능력 안에서 무덤 같은 감옥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 무엇에도 매이지 않는 자유로 훨훨 날아야 합니다. 그 자유가 나중에는 육체의 부활과 함께 영원한 생명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유인이 하나님을 찬양하는 삶의 터전이야말로 성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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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연구] 부활이 주는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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