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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영혼을 비추는 빛의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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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의 하나님
- 성서화의 거장 -
복음과 문화는 깊은 관계가 있다. 종교는 문화의 실체이며 문화는 종교의 형식이다 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이 책은 바로크 미술의 거장으로 ‘빛의 마술사’라 불리우는 렘브란트에 관한 책이다. 네델란드 현지에서 목회한 안재경 목사가 12편의 성서화를 주제로 작품의 배경과 해석, 그리고 성경적 의미 등을 담은 290쪽 분량의 책에는 70여 장의 작품사진이 수록되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그가 활동한 17세기는 개혁교회 중심인 네델란드의 절정기로 당시의 시대정신이 어떻게 작품에 반영되었는지를 가늠해 보는 것도 흥미있는 일이다. 세상과 타협하지 못하고 가난을 자초한 천재화가가 시장성도 없는 성서화를 고집하며 비추고자 했던 영혼의 빛줄기는 기독예술의 위대한 유산으로 우리 곁에 남아 빤짝이며 길을 밝혀준다.
◇ 저자소개 ∥안재경 목사
고신대학교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군종목사로 근무하며 젊은이들을 위한 복음전도에 헌신한 뒤 한국 해비타트 총무를 역임했다. 화가 렘브란트와 고흐의 고국인 네델란드에서 한인교회를 7년간 목회하면서 그들의 작품에 빠져들어 고흐의 하나님(2010년)과 렘브란트의 하나님(2014년)을 출간했다.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 온생명교회를 개척에 동참하여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을 토착화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 저서∥《고흐의 하나님》
홍성사 / 2014 / 15,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렘브란트의 거룩한 상상력》 서상록 / 예영커뮤니케이션 / 2007
《인문의 바다에 빠져라2 서양미술사》 최진기 / 스마트북스 / 2013
《미술관에서 만난 하나님》 서상록 / 예영커뮤니케이션 / 2003
기독교인문학 〈35〉
“영혼을 비추는 빛의 화가”
-고난 속에서 핀 찬란한 기독예술의 유산-
인간의 무늬가 새겨진 복음
“서양에서 일어난 계몽주의가 인간의 자유, 평등, 박애를 부르짖는 것도 교회와 신학을 반대하기 위한 모토였다. 기독교가 사람의 가치를 억눌러 왔다는 지적은 한국에서도 예외가 아니게 되었다. 기독교가 인문에 역행하면서 주류 종교가 되었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부끄러움이 아닐 수 없다”
바로크의 두 거인
김길구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요즘 책 읽기 힘드시죠? 그래서 이번에는 분위기를 바꿔서 그림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안재경 목사가 2014년에 출간한 <렘브란트의 하나님>입니다. 렘브란트(1606~1669)는 네델란드에서 활약한 바로크미술의 대가이지요. 우선 바로크미술에 대해서 알아보지요?
류지원 사실 바로크 용어는 포르투칼어로 허세를 부르고 지나치게 과장되었다는 부정적 의미로 쓰였어요. 17세기 로마로부터 시작되었는데 로마교황청은 반종교개혁 이후 자신의 승리를 과시하기 위하여 사치스러운 성당이나 건축물, 예술 작품을 통하여 하나님의 권위와 교황의 힘을 과시하여 성도들의 신앙심을 북돋기 위하여 예술활동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후원하며 활용했습니다. 이 사조는 프랑스로 넘어가 루이 14세가 식민지로부터 온 막대한 자금으로 지은 베르사유 궁전에 있는 미술품과 정원에 사용되었지요.
김현호 가톨릭 국가들은 종교미술의 전성기를 맞았지만 영국이니 네델란드 같은 북부 유럽의 신교국들은 종교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이 금지되었습니다. 따라서 미술의 소재가 정물화, 초상화, 풍경화, 풍속화 등 일상생활로 확대 되었습니다. 교회와 왕족, 귀족 등의 수요가 줄어든 대신 신흥부자들의 수요가 늘어났어요.
류지원 그는 전성기 네델란드의 문화중심지 가운데 하나인 레이든에서 태어났어요. 그 지방의 라틴어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그만두고는 화가가 되기 위해서 도제생활을 하는데 더 배울 것이 없었던지 6개월 만에 개인화실을 열어 독립화가의 길을 걷게 됩니다. 1631년 암스테르담으로 이주한 후 그곳에서 작품활동을 하며 살았습니다.
김현호 첫 작품이 <스데반의 순교>로 그의 나이 열아홉 살 때입니다. 그의 전성기는 30대라고 할 수 있지요. 이때 이미 가장 촉망받는 화가로 부와 명예를 동시에 갖게 됩니다. 그의 대표작 중에 하나인 문제작 <야경꾼>도 그 시기의 작품입니다.
김길구 렘브란트의 작품 중 어느 작품이 마음에 들었나요?
김현호 저는 그의 걸작 중에 하나인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입니다. 이 작품은 암스테르담으로 이주한 후 성경을 그린 최초의 걸작인데 당대의 대가 루벤스의 그림에 감동을 받은 통령 프레데릭 헨드릭이 주문한 〈그리스도의 수난〉 5부작 중에 하나입니다. 30살 위인 루벤스는 이태리 유학파 출신으로 유럽에도 알려진 다재다능한 화가로 가톨릭 교인이었습니다. 이에 반해 렘브란트는 국내파로 암스테르담을 중심으로 활동한 신교도지요. 바로크미술의 두 거장의 같은 제목의 작품을 비교해 보면 화가의 시선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예수를 묘사하면서 루벤스는 근육질의 영웅적인 모습이나 렘브란트는 초라하고 볼품없게 사실적으로 그렸습니다. 구경하는 군중의 묘사에도 루벤스는 돈 있고 권세 있는 기득권층을 주로 그렸다면, 렘브란트는 가난하고 힘없는 민중들을 그렸다. 한 폭의 그림 속에서 서로 다른 차이로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문제작 <야경>의 성공과 실패
류지원 제가 좋아하는 그림은 이 책에 나오지 않지만 〈야경〉입니다. 그의 대표작으로 천재성이 엿보이는 이 작품은 당대에는 고객의 요구를 묵살했다는 이유로 환불소송까지 가 자기 세계에 빠진 고집불통 화가라는 이미지를 남기면서 잘나가던 그에게 인생에 먹구름을 안긴 작품이지요. 고객들을 잃게 되어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고 말년에는 빈민촌에서 쓸쓸한 노후를 맞이하는 요인 중에 하나가 되었으니까요.
김길구 렘브란트는 기아로스쿠라는 명암법을 구사했습니다. 이제는 렘브란트의 상징이 된 ‘렘브란트 조명’이라고 위에서 45˚ 각도로 내려 빛을 비추면 비춘 대상이 스포트라이트와 어둠을 대조시켜 돋보이게 하는 기법으로 얼굴의 한쪽을 환하게 비추면 다른 한쪽은 얼굴에 그늘이 지나 눈 부위로 밝은 면이 역삼각형의 형태로 나타나는 명암법을 말합니다.
김현호 초기 바로크미술의 거두 카라바조가 처음으로 어두움과 밝음을 대비시켜는 명암법으로 대상을 돋보이게 하여 극적 효과를 연출했는데 렘브란트에 와서는 이 기법을 한 단계 더 높여 빛과 어둠 자체가 말을 하게 함으로써 그 완성도를 높였다는 거예요.
류지원 문제작 <야경>의 경우 16명의 의뢰인인 자경단들이 단체 사진 찍듯이 단체 초상화로 그리려면 등장인물들이 1/n로 균등하게 그려야 하잖아요? 그는 자경단의 바닝 코크 대장과 그의 부관들은 크기와 명암에 차이를 두어 부각시키고, 그 외 나머지 사람들은 누가 누군지 알 수 없게 작고 어둡게 처리함으로써 나머지 대원들을 들러리로 만든 셈이 된 것입니다. 그림 그리는 날 잘보이려고 좋은 옷도 입고 경비도 100길드씩 균등하게 공동으로 부담했는데 얼굴도 알아볼 수 없게 되었으니 화가 날만도 했겠죠.
김길구 이러한 고집이 고객들의 요구에 의한 주문용 작품이 아니라 화가 자신의 주체적인 판단에 의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림으로서 당시의 화가들에게 큰 충격을 준 것입니다.
김현호 또 하나의 특징은 그림 속에 자기 자신을 등장시킵니다. 자신의 얼굴을 등장시키고 때론 변장을 하여 마치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자기투영을 하는 것도 특징 중에 하나지요.
성서화의 대가
김길구 렘브란트는 신·구약성서 전체를 그린 화가이기도 합니다. 그의 성서 사랑은 첫 데뷔작이 1625년 작 <스데반의 순교〉로부터 마지막 작품이 1669년 〈탕자의 귀환〉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미술평론가 서상록은 거룩한 상상력에서 “렘브란트에게는 성경이 「예술적 영감」이요 「진리의 저장고」였고, 여기서 그는 「생명의 양식」을 얻었고 살아갈 희망과 용기를 얻었다”고 평했습니다.
류지원 그의 진정성이 더욱 빛나는 것은 종교개혁자 칼빈의 권면에 따라 17세기 당시의 네델란드 교회는 교회 내의 하나님의 형상은 물론 어떤 장식도 하지 말라는 권면에 따라 교회의 그림 수요가급격히 줄어든데다 사회분위기가 기독교적 주제는 인기가 없어 그리자마자 보관 창고로 들어가는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서 이룬 성과라는 것입니다.
김현호 평생 그가 그린 성서화가 유화 160점, 에칭 80점, 드로잉 600점 등 850여 편에 달합니다. 그중에는 미술사에 빛나는 걸작들도 많아 오늘날에도 기독예술의 찬란한 유산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면서 기독예술에 헌신하시는 예술가들에게 그는 큰 위로가 되겠죠.
자화상으로 쓴 자서전
김길구 렘브란트는 고흐처럼 많은 글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대신 그는 누구보다도 많은 90편이 넘는 자화상을 남겼습니다.
류지원 삶의 마지막 문턱에 선 1669년 빚어낸 ‘자화상’은 렘브란트 자화상의 최고작품이라 꼽히고 있지요. 런던 내셔널갤러리에 소장 중인 이 작품 속 렘브란트는 험한 세상을 지나며 늙고 지친 모습이 역력한 63세 노인으로 평생 부대껴온 삶의 곡절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김현호 그의 마지막 작품 <탕자의 귀향>은 헨리 나우웬을을 통해 더 많이 소개되기도 했지만 노년에 그가 파산당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마지막 남은 아들 부부도 흑사병으로 보내야 했던 절망 가운데서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는 마음이 담긴 탕자의 귀향과 1669년 10월4일, 이젤 위에 미완성으로 남아 있었다는 <아기예수를 안은 시므온>에서 눈먼 두 노인의 간절한 기대가 성취되는 그 간절함을 읽을 수 있어서 애틋합니다.
김길구 당대에는 ‘우리시대의 기적’, 18세기에는 ‘변칙적 화풍의 창시자’, 19세기에는 ‘반항적인 천재’, 사회예술적 일탈을 꾀한 개성이 뚜렷한 화가. 20세기에는 ‘대담한 실험정신을 추구한 화가’라는 찬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여러분의 평가는 어떤가요?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거인의 화풍은 고야, 밀레, 고흐, 샤갈 같은 거장들에게 영향을 주어 면면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 정리 : 김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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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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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교회성장의 새로운 시도, 기독교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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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神이 만든 수수께끼- 고전에 대한 기독교 인문학적 해석 -
저자가 지역선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7년 동안 월 1회 기독교인문학 강좌를 개설하여 강의한 내용 중 일부를 이 책에 담았다. 당시에 모신문사가 게재한 서울대학교 세계인문학 고전 추천도서 100권을 보고 힌트를 얻어 기독교 인문학적 시각에서 강의한 고전 중 50권을 존재란 주제로 발췌하여 수록하였다. 이 강좌는 젊은 층으로부터 호응을 얻어 교회성장에 큰 역할을 하였으며, 전도의 새로운 대안으로 기독교 인문학을 주목하는 계기가 되었다. 문학평론을 전공한 저자의 인문학적 전문성이 돋보이는 이 책은 최인훈의 〈광장〉,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 그리고 사마천의 〈사기〉, 서양편에서는 푸코의 〈감시와 처벌〉, 플라톤의 〈국가론〉 등 50편의 작품해설과 평가 그리고 기독교적 이해가 담겨 있다.
◇ 저자소개 ∥고시영 목사는 성균관 대학교 국문학과에서 문학평론을 전공하고 서울장신대학교,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문학교육을 장로회신학대학교 대학원에서 목회상담 등을 전공했다.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재직하다 25년 전 53세의 늦은 나이에 부활교회를 개척, 설립하고, 성전을 건축했으나 전도가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던 중 신문에서 서울대학교 추천도서 100권을 보고 전공을 살려 지역민을 위한 인문학 강좌를 월 1회 실시하여 개척 12년 만에 건평 560평의 성전을 헌당하였다. 모교인 서울장신대학교에 인문학 연구소 개설하여 인문학이라는 말이 생소하던 당시 불모의 땅에 기독교 인문학 보급에 힘써 온 공로로 2017년 한남대학교에서 수여하는 인돈 문화상을 수상하였다. 구의교회 담임 목사, 부활교회 설립 목사, 서울장신대학교 이사장 등을 역임하였고, 지금은 은퇴 후 설교보다는 기독교 인문학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 저서∥《검인정 중고등학교 성경교과서》, 《기독교 인문학적 자기성찰》 등 다수가 있다. 죠이북스 / 2022.2.25. / 23,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인간이 된다는 것》 / 로완 윌리엄스 / 복있는 사람 《인간, 그 100개의 가면》 / 고시영 / 드림북 “교회성장의 새로운 시도, 기독교 인문학”-한국교계 기독교인문학 개척자 고시영 목사-
기독교 인문학의 정의 “기독교 인문학은 기독교적 입장 즉 성경적 진리를 가지고 인문학을 이해, 비판, 수용하는 것을 뜻한다.”
교회성장 도구로서의 기독교 인문학?김길구 우리 사회에서 일고 있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교회에도 영향을 미쳐 기독교 인문학에 대한 인식이 나아졌지만, 교회의 성장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는 부정적 견해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다소 생소한 기독교 인문학을 목회에 도입, 교회의 성장 동력으로 삼으신 고시영 목사님이 저술한 《인간, 신(神)이 만든 수수께끼》란 책을 가지고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현호 서울대학교에서 추천한 고전 100선 중 존재란 주제로 그 절반인 50권을 선정하여 기독교 인문학적 해석을 한 책으로, 각 권은 작가와 작품해설, 해석과 평가, 기독교적 이해로 각 8쪽씩 총 415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류지원 첫 인상은 가정에 한, 두 세트씩 있음직한 문학전집 맨 뒤에 붙어있는 작품의 해설집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 난해한 작품들을 전문가의 맛깔난 글솜씨와 쉬운 설명, 예리한 통찰로 우리를 고전의 세계로 인도합니다. 저자가 문학평론을 전공한 국문학과 출신으로 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다 소명을 받고 신학을 전공, 53세의 늦은 나이에 교회를 개척, 설립하고 목회한 경륜이 돋보이는 책으로 인문학 교재로도 좋겠습니다.김길구 저 개인적으로는 기독교 인문학적 해석이라는 제목을 보고 책을 주문했는데, 저자가 제가 다니는 교회의 김태영 목사님과 사돈지간이라는 사실을 뒤에 알곤 세상 참 좁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울장신대학교 이사장을 역임하신 저자에게 기독교 인문학에 관한 글을 부탁드렸더니 〈교회성장의 새로운 시도로서 기독교 인문학〉 제목의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오늘은 그 발제문과 함께 이 책에 대한 얘기를 해보지요. 우선 제목이 도전적입니다. 인문학이 교회성장의 도구가 될 수 있다 ! 인문학이란 말을 불온 시 하는 교계의 분위기가 여전한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세요?김현호 이 책은 저자 자신의 목회현장인 부활교회에서 7여 년 동안 매월 1회씩 강의한 인문학강좌의 내용을 묶은 것으로 자신이 몸소 경험한 개척교회의 성공 사례라 새로운 대안 목회의 롤 모델로서의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겠지요.
신앙과 동시에 인문학적 이해 필요김길구 칼뱅은 ‘하나님을 알려면 인간을 알아야 하고, 인간을 알려면 하나님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바 있습니다. 우선 기독교 인문학의 정의부터 확인하고, 왜 필요한지 알아보죠. 류지원 저자는 발제문에서 인문학과 기독교인문학의 차이를 말하고 있습니다. 우선 인문학이란 문학, 철학, 역사 등을 통하여 인간의 본질을 규명하려는 학문으로 기독교 인문학과의 차잇점은 ‘기독교적 입장, 즉 성경적 진리를 가지고 인문학을 이해, 비판, 수용하는 것으로 교회 내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무분별한 인문학의 수용에는 분명히 선을 긋고 있어요.김현호 저자는 인문학의 필요성에 대하여, 전도가 예전만 못해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보다 믿는 자들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인데, 세상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훈련된 교양있는 교인들이 필요하고, 기존의 교회가 엇비슷해 교회의 차별화가 필요한데, 시설을 좋게 하려니 돈이 많이 들고, 설교를 통하여 차별화하려니 목사의 선택이 여의치 않은 현실에서, 저자는 기독교 인문학은 평신도 중심의 자생력 있는 교인을 확보할 수 있고, 불신자들도 편하게 참여할 수 있어 전도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류지원 교인들의 변화에도 주목해야죠. 성경에 근거하지 않은 기복신앙이나 자기 생각이나 자기 자랑, 예화 중심, 지나치게 주관적인 간증 설교, 재탕 삼탕 하는 되풀이 설교에 지친 실망한 교인들은 깊은 주제, 삶을 사는데 필요한 자각, 깨달음이 있는 수준 높은 설교에 목말라 있고,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이해하게 되면 서로를 용납하고 용서하는 사랑의 공동체가 되어 평화로운 교회를 만드는데 도 기독교 인문학이 도움을 준다는 것이지요.김현호 이 책 인간, 신이 만든 수수께끼라는 제목은 ‘인간은 천사와 악마 사이를 오가는 수수께끼 같은 존재’라는 쾨테의 말에서 따왔는데 이 수수께끼를 풀려면 신앙과 동시에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는 뜻이겠죠. 그러기 위해선 목회자의 리더십과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교인들과 지역의 여건 등 이 잘 어우러져야지요.
기독교인문학 교회에 적용하기김길구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전문성과 리더십 그리고 이를 수용하는 훈련된 평신도 지도력 확보 와 주위 여건 등이 잘 맞아야 하는데 교회에서 이를 적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류지원 역사인물을 중심으로 한 어린이 인문학 교실, 문학 중심의 중학생 인문학 교실, 논술 준비를 위한 철학 중심의 고등학생 인문학 교실, 문학, 역사, 철학을 활용한 인문학적 지식과 체험 활동으로 자기 삶에 적용할 능력을 배양하는 대학생 인문학 교실과 매월 1회 전문가를 초청한 평신도 인문학 교실 운영 등 나이와 수준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있습니다.김현호 우선 유의할 사항으로는 도서 선택에 신중해야 하는데, 이미 검증된 서울대학교 추천도서 100권을 중심으로 시의에 맞는 화제의 책 등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니다. 독서지도에 있어서는 일차적으로 작품과 작가에 대한 해설, 평가, 기독교적 비판과 수용, 그리고 적용 등을 지도할 리더가 필요하고요. 질의 응답과 토론은 반드시 해야 하며, 동기부여를 위하여 김유정, 박두진, 이효석 등의 생가 방문이나 박물관 탐방과 톨스토이 생가나 토스토엡스키 박물관 등 해외 문학 유적지 탐방이 다른 여타 해외여행 보다 더 효과가 큽니다.
인간, 신이 만든 수수께끼 중에서김길구 마지막으로 세계고전 50 중에서 기억에 남는 대목 한 가지씩 말해볼까요? 저는 최인훈의 광장 중에서 ‘구약성경을 보면 여호수아는 가나안 땅을 정복한 다음 그 땅을 백성들에게 분배해 주었다. 분명 분배는 성경적인 가치이다. 그러나 그 분배는 공산주의적, 사회주의적 분배가 아니다. 여호수아는 인구비례로 분배해 주었다. 합리적 분배이다. 그리고 여호수아에게는 별도로 그 공은 인정하여 개인의 땅을 분배해 주었다. 이는 성과급 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자본주의나 공산주의는 분배에 대한 서로 다른 견해 때문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으나 충분히 광장에서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리적인 분배를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의 인격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부분이 인상적이네요.김현호 부활 중에서 나오는 대목인데요. ‘톨스토이는 예수처럼 살고 싶어 했기에 당시 러시아 정교회를 비판했고 이로인해 이단으로 정죄되어 제1회 노벨문학상 후보에서 탈락했다. 러시아가 무너지고 소련이 정권을 잡자 톨스토이의 사회개혁 이념이 공산당 이념과 유사하다 하여 그를 복권시켜 소련을 대표하는 작가로 칭송하였다. 권력은 자신들의 권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톨스토이를 이용했지만 톨스토이 문학은 이념을 초원하여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 기념비적 빛이라고 할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류지원 저는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 중에서 인용할께요. ‘이 소설은 당시 독자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우선 기성기독교를 아주 논리적으로, 그 행태를 문제 삼아 비판했고, 인간은 신에 대한 진지한 명상을 하면서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는 단초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그는 참된 신앙은 구원이냐 축복이냐가 아니라 신에 대한 고민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그는 신을 맹목적으로 믿는 것보다는 신에 대한 명상, 회의, 결단 등을 통해서 믿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도전적인 명제를 제시하고 있다.’는 구절입니다.김길구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오늘은 묵직한 주제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오늘의 주제 《인간, 신이 만든 수수께끼》는 기독교 인문학의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 같습니다. 아울러 귀한 발제문을 주신 저자 고시영 목사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 정리 : 김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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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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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독서를 통한 교회의 지역가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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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선을 위한 독서》책은 어떻게 교회와 이웃의 번영을 돕는가 교회의 시선이 따갑다. 또 하나의 이익집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이쯤에서 우리는 우리를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성찰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예수의 가르침은 무엇이며, 그를 따르는 제자도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가 꿈꿨던 하나님나라는 어떻게 오는가? 저자는 그해답을 독서를 통한 인식의 변화와 이를 통한 교회의 지역가꾸기에서 찾는다. 단순한 사회이론의 전개가 아닌 지난 20년동안 행한 그가 속한 잉글우드교회의 지역밀착형 마을만들기를 통하여 그 밑걸음이 된 독서운동에 주목한다. 2014년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슬로처치》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슬로 리딩의 소개와 행동을 통해 우리의 교회와 지역, 그리고 세계의 성숙과 번영을 확신한다. 하나님은 그의 제자들이 충만히 번영된 삶을 원하기 때문이다.
◇ 저자소개
C.크리스토퍼 스미스는 “잉글우드 북리뷰”의 창립자요 편집장이며 인디애나폴리스 니어이스트사리드에 있는 잉글우드교회의 성도다. 저자와 잉글우드교회는 하나님의 화해 사역을 실천하는 차원에서 독서하고 대화하며 성장해 갔다. 그들의 독서는 신학, 역사, 생태학, 경제학, 소설 등으로 확장되었다. .◇ 저서
《슬로처치》의 공저자이며, 《그리스도의 몸이 말하는 방법》 외 다수, 스미스의 글은 《책과 문화》, 《크리스천 센추리》, 《소저너스》, 《인디애나 그린리빙》에서 읽을 수 있다. 죠이북스 / 2022.2.25. / 13,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치유가 일어나는 독서모임》 / 이영애 외 / 요단출판사 《한국교회와 하나님나라를 위한 공적신학》 / 윤철호 / 새물결플러스
기독교인문학 〈34〉 “독서를 통한 교회의 지역가꾸기”-잉글우드 교회 사례를 통해본 사회개발 프로젝트-
공동체를 위하여 읽고 대화하라 “읽고, 숙고하고, 대화하고, 배우고, 일하고, 함께 묶는 것, 이것이 우리의 공동체들(교회와 지역, 세계)의 성숙과 번영을 시작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연결된 삶이 우리가 창조된 즐겁고 의미가 풍성한 결말이다. 이것이 충만히 살아있는 인간이다.”
독서를 통한 교회의 지역가꾸기김길구 저가 수년 전에 감명 깊게 읽었던 《슬로처치》의 공저자 크리스토퍼 스미스의 책이라 기대를 갖고 읽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땠나요? 김현호 그동안 제가 펼쳐왔던 독서가 교회을 넘어 공동체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책이라 반가웠어요. 신약학자이자 유명 블로거인 스캇 맥나이트가 서문을, 저명한 구약학자인 월터 브루그만이 추천한 이 《공동선을 위한 독서》라는 200여 쪽의 소책자는 우리에게 많은 통찰을 주는 책이예요. 류지원 이 책이 설득력이 있는 것은 이론만이 아닌 저자가 다니는 미국의 잉글우드교회의 지역개발사업 등 경험을 토대로 검증된 얘기를 다루고 있어 더욱 호소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김길구 이 책의 원제는 Reading for the Common Good입니다. common good은 공익 또는 공동선인데, 번역은 공동선으로 했어요.류지원 공동선의 반대말이 개인선이니 의미가 명확해지죠. 공동선은 개인주의가 만연한 이때에 모든 사람이나 주어진 모든 공동체 구성원들을 위하여 분배되고 이익이 되는 철학, 경제학 등에 쓰이는 기술적 용어입니다.김현호 20C 후반 무한 경쟁의 신자유주의의 파고가 거셀 때 신앙도 이런 세태를 반영 점차 내세화, 사사화 되어가자 교계도 하나님나라 복음과 교회의 공공성에 관한 공공신학이 등장했는데 함께 생각하며 읽었으면 좋겠네요.
사회적 참여에 대한 신학적 성찰김길구 누구나 교인이면 자신뿐 아니라 내가 섬기는 교회가 사회적 상상력으로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길 원하죠. 그러나 마음만 먹는다고 이런 일이 다 일어나진 않죠.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그가 몸 담고 있는 잉글우드 교회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성공의 바탕에는 독서의 힘으로, 학습된 지역교회가 어떻게 한 개인과 교회 그리고 지역사회를 바꾸는지를 보여줍니다. 류지원 저자는 이제는 고전이 된 《예언자적 상상력》의 월터 브루그만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책 곳곳에 그의 주장이 묻어있지요. 이 책은 그의 대표작 《슬로 처지》를 만들기 위하여 독서를 통한 학습조직의 필요성과 정체성 과정들을 친절하게 안내합니다. 김현호 이 책의 장점은 독서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그것을 교회와 신앙의 공공성과 연결시키는 지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결국 교회와 이웃으로 흐르는 읽기의 방향을 제시하고 함께 독서하며 사유할 때 어떤 기적이 일어 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데 있습니다.
슬로 리딩(Slow Reading)김길구 이를 위하여 저자는 독서란 “지성뿐 아니라 생각, 묵상, 기도, 나아가 하나님에 대한 관상을 통해 받아들여지고 새로워지는 전인격에 매우 중요한 행위”라는 토마스 머튼의 말을 인용하면서 그 독서법으로 슬로 리딩을 제시합니다.류지원 슬로 운동의 옹호자인 저자는 사회학자 조지 리처가 ‘사회의 맥도날드화’라고 이름 붙인 주류문화의 속도와 파편화에 맞서 주창한 느리지만 차분하고 수용적이며 양보다 질을 앞세우는 느림의 운동을 독서법에도 적용하는데 그 모델의 하나가 렉치오 디비나의 실천입니다.김현호 레치오 디바니는 수도원에서 수세기에 걸쳐 발전돼 왔는데 글을 읽고 듣는 과정인 렉치오, 글과 나누는 대화인 묵상(메디타치오), 본문 속 하나님을 만나는 수행인 기도(오라치오) 과정을 거쳐 마지막 단계인 일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나게 되는지를 상상하기 시작하는 관상(콘템플라치)로 이 과정을 속에 교회의 형제자매, 가족, 이웃, 동료 등 우리 삶과 얽혀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데 이러한 과정의 관상은 비전과 행동이 결합하는 역할을 하지요.
잉글우드교회의 경우김길구 저자가 다니는 교회 잉글우드교회의 사역이 나와 있어요. 그가 다니는 교회가 그리스도와 함께 구현하고자 하는 지역교회 공동체로서의 소명을 인식하고 추진한 사업들이 나열되어 있는데, 어린이 집과 유치원, 저렴한 주거환경과 경제개발에 참여하는 지역사회개발 기업, 그리고 저자가 현재 운영 중인 전 세계에 출판정보를 제공하는 잉글우드 북리뷰 등입니다. 김현호 책 뒤쪽에 있는 부록을 보면 추천도서 목록이 있는데 신학과 관련 분야의 수준 높은 전문서적의 목록을 보는 순간 부러운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는 사역을 할려고 해도 사람도, 돈도 없잖아요. 전문사역은 꿈도 못꿔요. 류지원 교회는 역사적으로 예배를 드리고 성례전을 행하고 신학을 생산, 보전하는 곳이지만 지역민들의 다재다능함과 풍요로움을 통하여 윤리, 교육, 공공성을 실천하도록 부름받은 공동체이기도 하죠. 이를 위하여 내부에서는 끊임없이 탐구하고 하나님의 뜻과 소명을 확인하기 위한 공동체적 독서가 필요합니다.
지역에 뿌리내리기김길구 본문에는 《새로운 교구》의 공저자인 팀 소렌스가 젠트리피케이션으로 황폐해진 지역재개발사업을 주민들의 이해관계를 잘 조정, 설득하여 성공시킨 사례를 소개하였는데, 우리교회들도 지역과 잘 소통하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현호 도시가 잊어버린 단어 중에 하나는 ‘마을’이 아닐까요? 교회를 넘어 마을을 교구로, 마을목회를 지향하는 목회자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류지원 저도 이 대목에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농촌과 달리 대도시가 공동체지향적이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역에 뿌리내리려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 문제라고 봅니다.
TIP 한마디?김길구 독서에 관하여 팁 하나씩. 독서하는 회중을 만들려면 책읽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습니다. 반드시 대화의 공간을 만들어 읽은 것에 대해 서로 얘기해 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지혜를 나누고 다른 사람들과 더 깊은 관계를 맺기 위하여 배우도록 우리를 창조하셨습니다. 본문 사례 중 하나로 교회인근 도서관을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했는데, 우선 교인들이 도서관의 자원봉사자로 등록하여 회원으로 활동하고, 독서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지원금과 연관된 도서대출을 활성화하여 도서 이용 실적도 올려주고, 나중에는 자치제의 도서관 폐쇄 조처에 맞서 도시관 폐쇄조처를 취소시켰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류지원 성 이레니우스의 ‘하나님의 영광은 충만히 살아가는 인간이다’란 말처럼 번영한다는 것은 충만히 살아가는 것이다. 독서는 우리를 교회, 이웃, 그리고 세상의 번영과 삶으로 깊이 이끈다. 김현호 이 책에서 저자는 관할 지역의 마을만들기 활동을 하면서 지자체와 역내 다양한 NGO들과의 협치와 연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외톨이로 남지 않으려면 유념해야할 점이라고 생각됩니다. 교회 내에서 고령층을 중심으로 생활고를 호소하는 어르신들이 많이 있습니다. 잉글우드에서의 사례들이 소개되었는데 그 교회에서 직접 채용한 장년층 직원은 몇 분 안 되었지만 이웃의 비영리 및 영리단체가 12군데나 되어 자원봉사자의 교류를 비롯하여 다양한 형태로 그들과 교회 사이에 깊은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회고합니다.
김길구 교회가 높은 담을 헐고 지역에서 뿌리내리려면 신학자 윌리 제닝스의 말대로 ‘교회에 대한 제 소망은, 교회가 그 공간에 거주할 것을 주장하고, 그곳 역사를 배우며, 가능하다면 여러 방법으로 지역의 역사를 말할 수 있는 믿음의 공동체가 되는 것입니다’란 말이 떠오릅니다. 다음호에는 《바다행전》의 저자 한국선원선교회 대표 최원종선교사를 초대하여 바다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리 : 김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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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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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떠날 수 없다면 그곳을 사막과 움막으로 바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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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달음은 더디 온다 》- 사막교부와 교모 지음, 이덕주교수 풀이 엮음 -
사순절 기간에 어울리는 책. 끝없이 이어지는 모래언덕,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불모의 땅, 한치의 앞도 볼 수 없는 중동의 거친 모래폭풍의 절대고독 속에서 하나님 앞에 단독자로 서기 위해 사막과 광야로 떠난 이들의 이야기. 교회사가인 편자는 번영과 풍요로 신앙의 순수성을 잃어가는 오늘의 그리스도인에게 3~5세기 이집트 나일강 유역의 사막과 움막에서 그리스도의 완전을 추구한 사막교부와 교모의 치열한 신앙과 삶, 그리고 주옥같은 금언을 통하여 십자가 신앙의 회복을 말하고 있다. 스무고개 처럼 그들이 수행을 하면서 직면했
던 출가, 기도, 묵상, 노동, 청빈 등 신앙의 20가지 주제들을 넘다 보면 우리의 문제는 몸의 자리가 아닌 주님을 향한 마음의 방향으로 그곳이 곧 사막이며 광야라는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
◇ 풀어 엮은이 소개 ∥이덕주 감리교신학대학교 역사신학 교수로 한국교회사와 아시아교회사를 강의하다가 2018년 은퇴후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며 성경 읽기와 묵상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저서∥《한국 교회 처음 이야기》, 《한국 교회 처음 여성들》, 《기독교 사회주의 산책》, 《팔복: 이덕주의 산상팔복 이야기》,《한국 영성 새로 보기》,《이덕주 교수가 쉽게 쓴 한국교회 이야기》,등 많은 저술이 있다.
사자와 어린양 간 / 2022. 2. 10. / 17,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소유권-사막교부들의 경제사상》 / 찰스 아빌라 / CLC 《사막교부들의 금언집》 / 두란노 아카데미 / 두란노
“떠날 수 없다면 그곳을 사막과 움막으로 바꾸라”-그리고 은밀한 중에 계시는 주님을 만나라-
좌담: 김길구(전 YMCA 사무총장), 김현호(기쁨의집 기독교서점 대표), 류지원(부산진청소년오케스트라 단장)
사막과 광야? “공간과 시간을 구별하는 것은 몸의 자리가 아니라 마음의 방향이었다. 주님을 사모하고, 주님과 하나 되어, 주님의 일을 하는 사람의 마음이 향하는 곳, 그곳이 곧 사막이요, 광야였다.”
김길구 정말 격동의 한 달이었습니다. 코로나19의 여세가 만만치 않은 가운데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역대급 네거티브 선거에 개표 끝까지 가슴 조이게 한 초박빙 결과, 서방의 허를 찌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맞선 약소국의 놀랍고 눈물겨운 항전. 무려 213시간 43분 동안 최장시간 타올랐던 울진·삼척지역 산불 등 그 어느 때보다도 이번 사순절에는 기도 제목이 많아질 것 같습니다. 김현호 ‘인류의 종교 역사를 살펴보면 한 세대가 끝나고 다음 세대가 열리는 종말론적 위기상황에서는 언제나 전쟁과 기근과 온역이 등장하는데 지금이 그런 때인 것 같다’ 며 성경은 그때를 ‘하나님의 날’이라고 불렀다는 저자의 서문이 가슴에 와 닿는 요즘 입니다. 류지원 이 책은 초기교회의 영적 바탕이 된 사막교부와 교모에 대한 금언과 영적으로 갈급한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직면한 위기감을 대비 시켜 ‘사막의 영성’이 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지를 묻고 있어 사순절 기간 꼭 읽어야 할 책 같아요.김길구 이 책 부록의 주요 교부·교모 인명록에는 수도원의 아버지로 불리는 안토니부터 대략 3세기에서 5세기경에 활동한 서른아홉 분의 행적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사막의 압바(교부)와 암마(교모)김현호 본문으로 들어가 보죠? 본문은 의외로 읽기가 편해요. 설교집을 보듯이 각 장이 성경본문이 있고 이덕주 교수의 풀이에 이어 10개 내외의 일화와 금언으로 짜여 있고요. 각 장 하나 하나가 각 각의 설교 한편 같은 독립된 20개의 주제들로 구성되어있어 순서와 관계없이 읽어도 되고요. 류지원 편저자가 밝혔듯이 이 책은 사막 교부와 교모에 대한 말씀을 발췌했으니 완역한 것도 아니고 그들에 대한 연구서도 아닌 사막 교부와 교모에 대한 교양적 ‘사막 교부’, ‘교모 읽기’라고 보면 되겠네요.김길구 이 책을 보면 낯선 표현들이 많아요? 용어부터 정리해 보죠. 사막의 교부 교모는 세속의 도시를 등지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홀연히 사막으로 들어가 오랜 수련 끝에 성인의 반열에 오른 이들로, 도시교회의 일반교부(Church Father)와 대비시켜 사막교부·교모(Desert Father and Mother)라고 하는데, 제자들이 스승을 높여 부르는 칭호로 남자 교부는 압바(아버지), 여자 교모는 암마(어머니)입니다. 특이한 점은 차별이 심했던 그 시절에도 교모 반열에 오른 여성들의 활동이 눈에 띄네요.
자발적 고난을 택한 이들김길구 오늘 우리가 소개하려는 사막의 교부와 교모들은 300년 동안 로마제국의 불같은 기독교 박해의 칼날을 피한 후, 드디어 313년 그토록 갈망했던 ‘제국의 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밀라노 칙령’ 이후에 삭막한 사막으로 들어간 자발적인 구도자들의 이야기입니다. 김현호 지하토굴이나 묘지에 숨어 숨죽여 예배를 드리던 고난의 시절이 끝나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힘 있고 돈 많는 이들과 함께 좋은 곳에서 예배를 드리게 된 제국 로마의 ‘국교 기독교’ 시절의 일입니다.류지원 기독교를 공인함으로써 제국 내 평화를 기대했던 황제의 뜻과는 달리 교회는 교리문제로 정통과 이단으로 나뉘며 극심한 혼돈 속으로 빠져들어요.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정죄하는 상황이 온 것이지요. 김길구 300여 년이 지난 초기 기독교의 다양성으로 볼 때 기독교 신앙이 정립되어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부득이 한 측면이 있었다고 봅니다만, 편저자는 교리적 측면뿐 아니라 교회 내부의 역학관계도 영향을 끼쳤다고 하지요? 김현호 그래요 시리아의 안디옥과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로마 제국의 새로운 수도가 된 콘스탄티노플, 그리고 옛 수도 로마가 교회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던 시기에 기독론과 삼위일체론, 교회론, 성령론 등을 둘러싸고 교리논쟁까지 벌어져 교회의 분열로 이어집니다.류지원 사막을 택한 이들은 그리스도의 완전(perfection Christ)을 경험하고 실천하기 위하여 스스로 사막이나 광야로 들어가 오로지 기도와 묵상, 노동과 청빈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이전의 출가와는 다르다고 봐야지요. 김길구 이런 소수의 움직임이 대중적 지지를 받게 되고 따르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기도원 운동으로 확산되어 사막에서 회생된 십자가 영성이 다시 도시교회로 들어와 세속화한 기독교 영성을 되살리는 역할을 하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4차 산업시대에 사막의 영성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안토니와 파코미우스김길구 이러한 알렉산드리아 아래쪽 나일강 유역의 공동체들은 수도원 운동으로 확산되는데 기억할 인물로는 273년 사막생활을 시작한 안토니와 320년 수도원제도를 창시한 파코미우스를 들 수 있습니다. 둘의 스타일은 달랐어요. 365년 안토니가 105세로 죽었을 때는 수천 명의 토굴 수행승이 있었다고 전해지는데 안토니의 수행방식은 보통 에레미티즘(eremitism)이라고 하는데 개별적인 은둔생활을 통한 수행이지요.류지원 파코미우스는 이와는 달리 높은 담이 둘러싼 수도원에서 집단적 엄격한 규율 아래 체계적인 수행을 함으로써 개인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했어요. 수도승들을 위하여 일종의 매뉴얼인 ‘규율’이란 문서를 만들어 사용했는데, 이런 형태의 수행을 공동+생활을 뜻하는 세노비티즘(cenobitism)이라고 해요.
금언들김길구 이 책의 백미는 그들의 생애와 금언들인데 몇 가지 소개해 볼까요? (기도) 루스 압바의 말이다. “기도를 하면서 모든 것이 그대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지 마시오. 하나님께 맡기시오. 그러면 평온할 것이며 기도에 감사가 넘칠 것입니다.” (노동) 키 작은 요한 압바의 말이다. “내가 스케티스에 있을 때는 영으로 하는 일이 우선이고 손으로 하는 일은 그 다음이었는데, 지금은 거꾸로 돼서 손으로 하는 일이 우선이고 영으로 하는 일은 그 다음이 되었습니다.”김현호 (청빈) 한 수도원장이 포에멘 압바에게 이렇게 물렀다고 합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어떻게 얻을 수 있습니까?” 포에멘 압바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의 배가 치즈와 음식으로 가득 차 있으니 어찌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생기겠습니까?”류지원 엘리야가 경험한 호렙산의 ‘세미한 소리’에 대하여 이덕주 교수의 (묵상)풀이가 마음에 와닿네요. ‘세미한 소리’를 직역하면 ‘아주 작은 침묵의 소리’(a sound of sheet silence,NRSV)가 된다. 쉽게 풀면 “침묵으로 말씀하셨다”이다. 경험해 본 사람은 알지만 하나님과 통할 수 있는 기도의 주파수는 ‘침묵’이다. 즉 잠잠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의 사막은 어디에?김길구 우리도 살다 속상하면 기도원이나 들어가 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간혹 있지요?류지원 그들이 사막으로 들어간 이유처럼 교회 내의 부패와 관습적 예배, 그리고 제한된 봉사뿐 아니라 로마의 수탈과 과중한 세리나 토지관리인의 착취 등의 사회 경제적 요인도 분명히 있었을 것입니다. 배경은 달라도 우리가 직면한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지요.김현호 편저자는 말합니다. “집과 가족, 교회를 떠날 수 없다면 그곳을 사막과 움막으로 바꾸라. 그리고 거기서 은밀한 중에 계시는 주님을 만나라”
김길구 우리의 때 묻은 신앙을 회복하기 위하여 순례의 길을 떠나 보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다음 호에는 죠이북스에서 출간한 스캇 맥나이트의 《공동선을 위한 독서-책은 어떻게 교회와 이웃의 번영을 돕는가》로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리 : 김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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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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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내 것인줄 알았는데 다 기프트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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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 김지수의《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
이 책은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으로 많은 베스트셀러 작품과 평론가로 필명을 날리며 한 시대의 문화 아이콘으로 국민적 사랑을 받은 이어령의 마지막 강의록이다. 기독교 귀의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바 있는 저자가 노령에 얻은 암으로 항암치료를 포기하고 죽음을 목전에 둔 상태에서 전문 인터뷰어 김지수 기자가 묻고, 그가 답하는 형식으로 1년에 걸쳐 16차례의 삶과 죽음에 대한 1대 1의 대화가 담겨 있다. ‘삶 속의 죽음’ 혹은 ‘죽음 곁의 삶’을 주제로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특유의 은유와 비유로 독자들에게 다가
가 큰 울림을 주는 이 책은 쇠약한 노스승이 평생에 ‘죽기 살기로 팔씨름’ 하며 깨달은 지혜의 성찬과 이미 검증된 인터뷰어의 맛갈스런 글솜씨와 어우러져 독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 저자소개 김지수∥28년째 패션지 《마리끌레르》 《보그》 에디터를 거쳐 현재 디지털 경제미디어 조선비즈에서 문화전문기자로 일하고 있다. 8년째 인터뷰 시리즈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는 누적 조회 1,000만을 돌파하며 인기리에 연재 중이다. 저서로는 《일터의 문장들》 《자존가들》 《괜찮아 내가 시 읽어줄게》 등이 있다. 이어령∥문학박사, 문학평론가, 이화여대 석좌교수, 조선일조, 중앙일보, 경향신문 등 여러 신문의 논설위원을 지냈으며, 월간 문학사상의 주간으로 편집을 주도했다. 서울 올림픽 개·폐회식을 주관했으며 초대 문화부 장관을 지냈다.저서로는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축소지향의 일본인》 《우상의 파괴》을 비록 소설과 희곡, 시나리오 등을 남긴 베스트셀러 작가로, 기독교에 귀의 후 《지성에서 영성으로》 《의문은 지성을 낳고, 믿음은 영성을 낳는다》와 시집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등이 있다. 2021년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금관문화훈장을 수상했다. 열림원 간 / 2021. 10.28. / 16,5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지성에서 영성으로》 / 이어령 / 열림원 《의문은 지성을 낳고 믿음은 영성을 낳는다》 / 이어령 / 열림원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 / 이어령 / 열림원
기독교인문학 〈31〉
“내 것인줄 알았는데 다 기프트였어”-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
영성은 오로지 받았다는 깨달음 “창을 열면 차가워진 산소가 내 폐 속 깊숙이 들어와요. 이 한 호흡 속에 얼마나 큰 은총이 있는지 나는 느낍니다. 지성의 종착점은 영성이예요. 지성은 자기가 한 것이지만, 영성은 오로지 받았다는 깨달음이에요.” 김길구 신년 첫 작품은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입니다. 너무 알려진 분이라 우리까지 굳이 다룰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있었으나 죽음을 앞두고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어 선정했습니다.김현호 이 책은 죽음을 앞둔 저명한 문학가이자 평론가, 통섭의 지식인인 이어령 선생과 일년 간 총 열여섯 차례 가졌던 일 대 일의 독강을 전문 인터뷰어 김지수기자가 정리한 강의록입니다. 국민적 관심이 높았던 만큼 인터뷰어의 입장에선 심적 부담이 매우 큰 취재기라고 봐야겠죠.박영규 김 기자는 비즈조선의 문화전문 기자로 그의 인터뷰 코너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는 누적 조회 1,000만 회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 있는 중견 기자입니다. 한국의 대표적 지성과 전문 인터뷰어의 콜라보가 돋보이는 대담집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는 그를 어떻게 기억하는가?김길구 한국인이라면 문학을 좋아하든 아니든 책꽂이에 이어령 선생의 책 한 두 권쯤 꽂혀있지 않겠어요. 저도 보니 발간40주년 기념 개정증보판인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축소지향의 일본인》, 《생명이 자본이다>, 《디지로그》, 《지성에서 영성으로》 그리고 《마지막 수업》이 있더군요. 내가 언제 선생님을 이렇게 좋아했나 싶을 정도라 저도 의아했어요. 이사 때문에 여러 번 책들을 버렸음에도 그분의 작품들이 세월을 이겨내고 여전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김현호 그중 《흙 속에 저 바람 속에》와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밀리언셀러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책들도 스터디셀러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하지죠.박영규 책이 많이 팔린 것도 중요하지만 한 권 한 권이 그 시대의 아이콘으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재해석한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그리고 한국 문단에 돌직구를 던진 <우상의 파괴> 등은 20대의 작품입니다. 이제는 일본학의 고전 중에 하나가 된 <축소지향의 일본인>은 그의 탁월함을 보여주는 세계적인 작품이죠. 월간지 〈문학사상〉을 창간하여 오랫동안 한국문단을 주도했고요.
지성에서 영성으로김길구 그런 그의 화려한 인생에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무신론자인 한국의 대표적 지성이 2009년 3월 24일 그의 나이 75세에 일본의 복음화를 위한 문화선교집회인 러브소나타 도쿄대회 현장에서 공개적으로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세례받는 모습이 매스컴을 통해 보도됩니다. 김현호 그 계기가 극적입니다. 그의 딸 이민아 변호사 때문인데요. 소설가 김한길과 결혼하여 미국에서 성공을 위해 일상의 행복을 뒤로한 채 각자의 일에만 매진한 결과 남편은 신문사 지사장으로, 자신은 캘리포니아주 검사로 꿈을 이루어 교포사회에 부러움을 샀던 그들의 결혼이 5년 만에 파경을 맞게 되지요. 그 후 재혼한 그녀는 기독교로 귀의하고, 3개월 만에 암 판정을 받게 되고, 업친 데 겹친다고 아들은 자폐아가 되어 15년 동안의 길고 긴 병마와 싸움을 이어갑니다. 자신의 망막 손상으로 실명 직전의 위기와 자폐 아들의 불같은 시험을 신앙으로 극복 극적으로 치유되는 기적 같은 체험을 하게 되지요. 박영규 딸의 실명을 막아주면 하나님을 믿겠다는 이어령 선생의 간절한 서원이 세례를 통해 결실을 맺은 지 며칠 후 호사다마일까 하나님은 짓궃게도 가족들이 병마의 고통에서 벗어난 행복의 정점에서 온 가족의 희망이었던 이민아 변호사의 버클리 출신으로 법대를 준비하던 25살의 장남을 데리고 가는 황망한 일이 벌어집니다. 원인 모를 병으로 그것도 19일 만에 급사한 것이죠. 그후 목사안수를 받고 주님의 사업에 매진하던 이민우 목사마저 위암으로 투병 중 2012년 53세를 일기로 파란만장한 생을 마치고 영원한 안식에 들어갑니다. 이런 과정은 《지성에서 영성으로》란 책에 잘 나와 있습니다. 이어령 선생의 죽음을 관조하는 마지막 수업은 가족사에 얽힌 이면을 감안하고 보면 더욱 애틋해집니다.
‘앎’에 대한 끝없는 추구김길구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다 헛되다. 잠언서의 말씀이 아니더라도 죽음에 이르면 이런 마음이 들 것 같은데 선생님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당당하죠. 이어령으로 상징되는 이미지는 역시 ‘지성’이라는 것이겠죠. 마지막까지 죽음의 관찰자로서 배우려는 그의 자세에서 우리는 무엇을 느끼나요?박영규 그의 삶을 뒤돌아보면 문학사랑과 지성추구라고 봐야죠. 그리고 기독교 귀의 후에 영성이라는 단어가 하나 더 추가 됩니다, 세례를 받으면서 그는 영성의 세계로 들어간다고 지성과 이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영성은 이성과 지성을 넘어서는 것이며 창조주를 인정함으로써 자신의 예술적 지평이 훨씬 더 넓어졌다고 고백합니다.김현호 그래서 무신론자들에 대한 비판보다는 교회가 사랑의 하나님, 예수처럼 나눔과 사랑, 그리고 관용의 사회적 실천의 도구로 쓰임받도록 내적으로 새로워져야 한국의 앞날은 밝아진다고 하셨습니다. 비유와 상징김길구 이 책을 읽다 보면 메타포, 비유가 많아 흥미롭죠. 한마디로 정의해 주면 좋을 것 같은데 독자로 하여금 또 한 번 생각하게 하니까요. 예수의 교훈 중 35%가 비유로 되어있어요. 왜 그럴까요?박영규 예수님은 민중들에게 천국의 메시지를 누구나 알기 쉬운 일상의 이야기를 통해서 진리를 전달하고자 하셨다면 문학 역시 메시지를 상상과 허구를 비유라는 도구를 통하여 형상화하는 작업이기 때문이겠죠. 김현호 그래서 문학적 글쓰기 훈련 과정 중에 비유 훈련이 꼭 들어갑니다.김길구 수년 전에 장시간의 수술을 받고 깨어난 적이 있어요. 그 뒤 죽음에 초연해져 별거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는데, 암과의 사투에서 오는 고통을 ‘죽음은 철창을 나온 호랑이가 내게 덤벼드는 일’이라는 선생의 표현을 보고 피할 수 없는 죽음의 실존과 엄혹성을 다시 절감하는 계기가 되었어요.김현호 김지수 기자가 이 책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서 ‘죽음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삶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고 했어요. 동전의 양면이란 뜻이지요.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이 책의 주제입니다.박영규 ‘고통 없는 죽음이 콜링인 줄 알았나? 아니야, 고통의 극에서 만나는 것이라네. 신이 없다고 한 놈이 신을 보는 거라네. 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정작 신을 못 봐!’ 안락한 죽음을 기대하는 우리에게 죽비로 한 대 맞은 듯한 정신이 번쩍 드는 말씀입니다.
노익장들의 새 문화, 웰다잉김길구 마지막으로 생각할 부분이 최근 선생님을 비롯한 김형석교수나 방송인 송해 선생님 같은 분들의 활약이 두드러집니다. 이분들을 통해 일고 있는 수명 100세 시대의 달라진 모습에 대하여 한 마디씩?김현호 김형석교수나 송해선생의 경우 고령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 좋은 선례를 남겼다면, 연명치료를 거부하고 죽음을 관찰하면서 마지막까지 품위를 잃지 않으려는 선생님의 모습에서 죽음이 슬픔만이 아니라 그를 사랑하고 기억하고 감사하고 위로하는 아름다운 마무리의 귀감이 되고 있어요. 더 오래 사셔서 ‘스승이 없는 이 시대’에 더 큰 울림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박영규 오늘의 주제가 다소 무거운데 아쉬운 것은 한 장 한 절 한 단어를 음미해 보면 볼수록 깨달음이 있는 책입니다.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책 읽을 틈이 없어 오늘을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잠시 작별 인사를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김길구 박영규 원장님께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고요. 그 빈 자리를 류지원 박사님이 메우기로 하였습니다. 현직 교사로서 교육학 박사시고 부산진청소년오케스트라 단장을 맡고 계셔, 음악 및 예술 분야에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리 : 김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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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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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관계를 재구성하는 변화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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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요한의 《관계를 읽는 시간》- 나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바운더리 심리학 -
“인간의 고민은 전부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민이다.”는 초기 심리학자인 아들러의 말처럼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인간관계에서 오는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더구나 나와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상처를 받는다면 더욱 더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에 빠져든다. 그렇다고 사회를 등지고 혼자 살아갈 수 없는 노릇이다. 저자는 ‘치유’는 물론 ‘성장’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자기계발과 상담의 통합에 힘쓰고 있다. 이 책은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자아와 대상의 경계이자 통로인 ‘바운더리’ boundary가 어릴적 애착손상으로 자아
발전과 인간관계의 교류에 영향을 미쳐 자신도 모르게 형성된 미숙한 바운더리의 관계 습관을 보다 더 성숙한 관계의 틀 재구성하는 해법을 제시한다. 인간관계에 미숙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
◇ 저자소개 ∥문요한 정신과 의사이자 상담과 코칭을 아우르는 퓨전형 카운슬러. 전남의대를 졸업 후 국립서울병원에서 정신과 의사로 재직하였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는 태릉선수촌 인근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면서 국가대표 선발을 앞둔 당시 예비 선수들의 멘탈 트레이닝 방법에 대해 연구하였다. 현재 상담전문 클리닉 「더 나은 삶 정신과」와 성장리더십 및 정신훈련 전문교육기관인 「정신경영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 저서∥《굿바이, 게으름》, 《천개의 문제, 하나의 해답》, 《스스로 살아가는 힘》, 《여행하는 인간》 등이 있다. 더 퀘스트 간 / 2018. 8.10. / 16,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성경 속의 심리학》 / 이재헌 / 장로회신학대학교출판부 《적정심리학 당신이 옳다》 / 정해신 / 해냄 《마음아, 넌 누구니》 / 박상미 / 한국경제신문
“관계를 재구성하는 변화의 심리학”- 바운더리, 건강한 거리두기 -
바운더리, 인간관계의 시작 “바운더리란 인간관계에서 ‘나’와 ‘나 아닌 것’을 구분해주는 자아의 경계이자, 관계의 교류가 일어나는 통로다. 자아의 진짜 모습은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 관계 안에서 바운더리라는 형태로 그 실체를 드러낸다.” 심리학의 흐름김길구 오늘은 심리학에 관한 책입니다. 심리학 하면 왠지 교회가 불편하게 생각할 것 같은 선입견이 드는데 왜죠?박영규 우선 다른 학문에 비해 역사도 짧고, 그 출발선에 있던 프로이트를 비롯한 초기심리학자들의 영향도 있지 않을까요? 종교란 단지 내적, 심리적 과정인 환상에 불과하다고 폄훼했으니까요.김현호 무의식에 억압돼 있던 것을 움직여서 의식으로 나오는 게 하는 프로이트 같은 관점을 정신역동이론이라고 해요. 이를 비판하고 나온 것이 심리학이 학문이 되려면 눈에 안 보이는 무의식 대신 검증 가능한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행동에 주목하자는 것이 행동주의 이론이고요, 이 둘을 다 부정하며, 인간은 스스로 자기의 운명을 결정하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존재라는 관점에서 인본주의 심리학이 출현합니다.김길구 이러한 분위기에서는 신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을 여지가 좁지요. 1960대에 이르면 분위기가 조금 달라져요. 미국을 중심으로 일반심리학을 수용하면서 목회신학을 연구하기 시작하는데, 그 배경에는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는 인지심리학의 영향이 컸습니다. 박영규 지금은 과학의 발달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인간의 뇌를 통하여 심리를 스캔하여 마음→뇌(머리)→신경세포, 신경전달 물질 등으로 전달되는 생물학적 시스템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김현호 실제 목회현장에서 심리학을 적용하려는 분들도 많아요. 이제는 일반화 된 C.G.융의 심리유형론을 근거로 만든 MBTI를 활용하기도 하고요. 신앙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그 마음과 생각을 배워가는 과정이라면 하나님은 성서 속 사람들의 인생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시니 인간에 대하여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하여 더 깊이 알려는 것은 자연스런 것이죠.
고슴도치 딜레마 - 관계의 심리학김길구 오늘은 서론이 길었습니다. 이 책은 기독교 서적은 아닙니다. 정신과 의사로 매스컴에 많이 알려진 문요한의 《관계를 읽는 시간》이라는 책을 가지고 얘기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 인간관계의 어려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 책을 읽은 느낌은? 박영규 건강한 대인관계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 같아요. 알면 알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니까요.김현호 우리 사회가 과거에 비해 경제적으로 나아졌지만 마음은 피폐해지고 그로 인한 인간관계는 더 메말라 가는 느낌이 들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란 책이 떠올랐어요. 인간본성의 메카니즘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유익한 책입니다. 김길구 본서의 제목이 《관계를 읽는 시간》이고 나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바운더리 심리학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어요. 인간관계의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상관계심리학이나 자기심리학 등과 연계해서 얘기하면 좋겠네요.박영규 이 책은 우리가 잘 아는 고슴도치 딜레마에 대한 원인과 해법의 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너무 가까이 하면 서로 찌르고 찔리니 아프고, 그것이 두려워 거리를 두면 서로의 온기를 느낄 수 없으니 서로에게 찌르지도, 찔리지도 않는 ‘접근’과 ‘회피’의 건강한 적정 거리를 두자는 저자의 주장을 자아의 경계이자 관계의 통로인 ‘바운더리’ 개념으로 풀었습니다.김현호 저자는 우선 관계가 깨어질 때 흔히 하는 얘기로 ‘내 맘 같지 않다’며 투정을 부리는사람의 그 이면에는 “내가 너에게 얼마나 잘해줬는데 … 너는 뭐니~”하는 보상심리가 자리하고 있어 관계가 먼 사람보다는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받기 쉽다고 지적합니다.
관계의 재구성 - 자기결정권김길구 그럼 건강한 관계는 어떤 것인지 알아보죠. 첫째는 ‘나와 상대가 서로 다른 마음을 가진 개별적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입니다.김현호 두 번째는 자신만 생각하지 말고 ‘상대의 마음에 대한 관심을 두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마음을 헤아리는 대화를 하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자신의 주장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라고 조언합니다. 박영규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자아와 대상과의 경계이자 통로인 바운더리라는 개념으로 얘기하는데, 자신을 보호할 만큼 충분히 튼튼하되 동시에 다른 사람과 친밀하게 지낼 수 있을 만큼 개방적인 바운더리가 필요한데, 건강한 사람은 내적상태를 반영해서 외부로 표현하지만, 건강치 못한 사람은 내적상태와 외적표현이 크게 어긋나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김길구 저자는 「자기결정권」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남의 눈치를 너무 보는 타인중심적 태도나 관계에 연연하는 관계중심적 태도를 버리고 스스로 살아가라는 것이지요.김현호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인간관계를 잘못하는 사람들은 어릴 때의 ‘애착손상’과 관련이 있는데, 그 시기에 대상을 동일하게 지각하는 능력인 대상항상성이 형성되어 혼자 있는 능력, 좌절과 불안을 다독일 수 있는 정서조절 능력, 자기 욕구에 기반한 자기 세계를 구축하는 능력을 가집니다. 여기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과분화된 자아-경직된 바운더리로 나타나거나 미분화된 자아-희미한 바운더리 형태로 나타나 커서도 대인관계가 어렵다는 것입니다.박영규 아이는 태어나 엄마와 가족 등을 통해서 나, 너, 우리라는 관계를 통하여 심리학에서 말하는 ‘기본믿음’을 익혀가는데 이 과정이 순탄치 않으면, 애착손상으로 자아발달의 왜곡과 인간관계의 문제로 방어기재가 발동하여 커서도 요청의 거절과 존재의 거절을 구분 못 하는 순응형, 공존의존과 상호의존을 구분 못하는 돌봄형, 불신으로 인한 방어형, 병적인 자기애인 지배형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어릴 적 기억이 마음의 문신처럼 새겨져 우리의 마음을 지배한다는 것입니다.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알아야 할 대목입니다.
바운더리를 세우는 자기표현 훈련김길구 책 속에서 가슴에 와 닿는 대목 하나씩 말해보지요. 저는 “건강한 자기세계를 가진 이들은 ‘지금’ 행복할 수 있다. 행위의 보상이나 결과에 상관없이 그 행위자체가 나에게 기쁨을 주는 것을 라틴어로 오티움(Otium)이라고 한다. ‘영혼을 기쁘게 하는 능동적인 여가’를 뜻한다. 오티움은 내일이 아닌 오늘의 행복이며, 기쁨과 의미를 주는 진정한 행복이다. 자기세계를 세우고 그곳을 걸어 나갈 때 우리는 자아와 관계의 균형을 맞춰 갈 수 있다.”박영규 “영어 frank와 honest라는 둘 다 ‘솔직한’이란 뜻을 가진 단어이다. frank는 때로는 남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는 거친 솔직함이다. 그에 비해 honest는 상대의 기분을 고려한 부드러운 솔직함이다. 거친 솔직함에는 없는 상대에 대한 판단이 중심이 아니라 나의 마음이나 상황을 표현하되 이성과 감성이 연결되어 말하는 것이다.” 김현호 저는 칼림 지브란의 시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를 춤추게 하라’입니다. 김현호 끝으로 저자는 끝으로 건강한 자기표현은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한 4단계 훈련을 소개했는데, 자동적인 반응을 멈추는 P(pause), 감정과 욕구, 책임을 자각 A(awareness)하고, 안팎의 상황을 파악 C(control)한 뒤 솔직하지만 절제된 표현 E(expression)을 하라고 권합니다.박영규 이런 훈련을 통하여 감성과 이성의 균형있는 건강한 인간관계를 재구성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길구 새해에는 암투병 중인 이어령의 삶과 죽음에 대한 라스트 인터뷰 열림원의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가지고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 김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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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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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 거룩한 분별력과 명확한 통찰력으로 교회의 위기 극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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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진의 《시선》- 세상을 향한 따뜻한 통찰 -
보수교단의 중견교회 목회자인 저자가 그동안 한국기독신문에 게재한 시사컬럼을 발췌하여 한 권의 책으로 묶은 사회비평 에세이이다. 어거스틴을 전공한 저자답게 “글은 단지 소통의 필요를 채우는 데 급급해서는 안 되며 영혼을 살찌우는 유익함이 있어야 한다”는 어거스틴의 수사학에 부합하는 글이라는 은사 문병호 교수의 평대로 시대와 공감하는 시의적절한 예화와 원전에 대한 해박함, 법대 출신다운 날카로움과 정연한 논리, 무엇보다 군더더기 없는 정갈한 글솜씨가 읽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편을 갈라야 속이 풀리는 이 세태에 양심과 성서의 가르침 따라 어느 한쪽의 진영논리에 휘둘리지 않는 그의 시선은 교회를 넘어 우리 사회의 작은 이들을 향하고 있다. ◇ 저자소개 ∥홍석진 목사 부산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와 서울대학교 법괴대학에서 공법을 전공했다. 사법, 행정, 외무고시를 준비 중 척추 뼈가 터져서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주님의 강권의 힘에 굴복, 뒤늦게 총신신학대학원에 입학,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는 저자는 대전 서문교회와 부산 사랑의 교회를 거쳐 현재 온천제일교회의 담임목사로 재직 중이다. 목회 기간 중 세상과 소통하기 위하여 매주 주보에 칼럼을 쓰기 시작, 호응을 얻으면서 교계신문의 칼럼리스트로 이어졌다. 출판사의 간곡한 요청으로 출간된 이 책 《시선》은 저자의 첫 저서이다.
프로테스탄트“우리는 먼저 스스로에게 항의해야 합니다. 혹시 잘못 걸어가고 있지는 않은가. 부지불식 간에 본질에서 멀어져 버린 것은 아닌가, 성경에 투사하여 자문해 보고 고칠 부분이 있으면 과감하게 고쳐서 다시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이 개혁주의의 본령입니다.” 사회비평에세이김길구 이 책은 한국기독신문에 게재된 2017년부터 2020년까지의 칼럼 중에서 뽑은 50편의 칼럼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책표지에는 ‘목사가 쓴 사회비평에세이’라는 소제목이 우선 눈길을 끕니다. 읽고 놀란 것은 중견교회 목회자가 성경 원어부터 자크 라캉, 칼 폴라니 같은 사상가들을 넘나드는 박학다식함 때문입니다. 독서의 폭과 깊이를 가름해 볼 수 있는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김현호 저도 복음주의 목회자들이 인문학적 글이나 설교에 약해 사회와 소통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는데, 그 편견을 깬 책이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홍석진 우여곡절 끝에 목회를 결심하고 다시 만난 주님을 접하곤 기존의 인간과 사회, 그리고 역사를 바라보는 눈이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마치 색깔 있는 안경을 쓴듯한 느낌? 새로운 시선 말입니다. 이런 관점을 한 길가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생각을 주보와 신문에 썼는데, 책으로 이어질 줄 몰랐습니다. 이 책을 읽고 단 한 분이라도 주님 안에서 거룩한 분별력과 명확한 통찰력, 그리고 새로운 혜안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김길구 아무리 에세이라 해도 사회비평이라면, 우선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이해해야 하고 개개인의 삶의 모습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역사적 과정에 대한 관계적, 구조적인 종합적 사고가 필요할 텐데‥ 글을 쓸 때 어떤 기준으로 쓰나요?김현호 우리 사회가 극심한 진영논리에 빠져있잖아요? 그 관점에서 본다면 저자가 바라보는 시선은 중립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홍석진 우선 저는 이 방면의 전문가가 아닙니다. 말씀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믿는 목회자예요. 교회와 세상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을 극복해야지요. 그래서 제가 느낀 세상을 글을 통해 소통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같은 사물을 바라볼 때도 저마다의 시선이 다르겠지요. 저의 글쓰기 작업은 우선 양쪽의 입장을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게 소개하고, 과연 성경 원문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가를 판단한 후 글쓰기의 기준으로 삼습니다.
교회의 오적(五賊)김길구 그럼 본문 속으로 들어가 보지요. 시인 김지하의 시 제목을 딴 한국교회의 오적을 얘기했는데 한국 교회가 세상을 논하기에 앞서 자성의 뜻으로 우리 문제가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보죠? 교계의 오적이 무엇인지?홍석진 편의상 오적을 ABCDE로 구분했어요. 우선 부재(Absence)의 문제입니다. 성서 텍스트 해석 부재, 공시적인 통찰력의 부재, 통시적인 역사의식의 부재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후자의 두 가지가 젊은이들이 교회로부터 멀어지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독재(Bonapartisme)입니다. 권위적인 목회자와 조직, 그리고 우매한 평신도들의 맹종이 어우러진 결과입니다. 셋째는 상업주의(Commercial)입니다. 한국교회는 경건이 아닌 「돈」에 물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넷째는 이원론(Dualism)입니다. 교회와 일상을 구별하는 이중적인 삶이죠. 마지막으로 이기주의(Egoism)입니다. 우리집 뒷마당은 안된다는 님비(NIMBY)현상을 넘어 우리 교회만 아니면 된다는 개교회주의인 님시(NIMCY)현상으로 인해 교회가 위기에 처했지요.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차별금지법에 관하여김길구 살기가 각박해져서 그런지 혐오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지구촌의 중요한 화두 중에 하나인 것 같습니다. 기독교와 혐오 일견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역사를 돌이켜보면 혐오를 자양분으로 성장했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혐오의 늪에 빠진 한국 교회’라는 분들도 계십니다. 본문 중에는 차별금지법에 대한 언급도 있는데‥김현호 묻지마 반대를 외치는 우리 지역 교계의 풍토에서 이런 주장은 의외인데요?홍석진 저의 주장은 단순합니다. 한자 모순(矛盾)처럼 논리의 모순이죠. 교계의 주장은 “우리는 차별주의자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 이런 논리로 우리 교회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면서, 동시에 차별금지법에 대해 반대하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지잖아요. 성경은 차별을 조장하지 않습니다. 주님은 막힌 담을 허무신 분이시니까요. 아젠다 설정을 다시 해야 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국가김현호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사회는 분명 다를 것이라는 예측이 많습니다. 우리나라도 대응을 잘한 편인데, 앞으로의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홍석진 우리는 팬데믹의 상황 속에서 희미하게나마 그에 대한 답을 얻었다고 봅니다. 첫째, 민주주의적 가치와 절차를 존중하는 나라가 살아남고 발전하리라고 봅니다. 둘째, 형평과 선을 실천하는 나라가 살아남고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형평과 선은 국제법상의 원칙입니다. 창18:19의 하나님 나라의 핵심 원리인 ‘의와 공도’와 무관치 않습니다. 성경은 나그네와 이방인, 고아와 과부, 가난한 잔에 대한 돌봄과 배려를 ‘공의와 정의’라고 부릅니다. 이 원리가 잘 작동되는 나라는 흥하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쇠퇴하리라고 봐요. 셋째는 신뢰를 소중히 여기는 나라는 틀림없이 생존하고 발전합니다. ‘포노사피언스’ 세대에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 나라와 비밀주의로 은폐와 조작을 일삼는 나라와는 신뢰면에서 차이가 있겠죠. 신뢰지수가 국력으로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죠. 환경은 교회 본연의 사명김현호 이 책의 내용 중 공감 가는 것 중에 하나는 환경문제에 대한 교회의 대응에 대한 것인데요? 요즘 이상기후에 대한 위기의식이 예전에 비해 많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기후변화가 우리가 피부로 느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는 방증이겠죠?김길구 2019년 환경파괴로 인한 지구멸망의 위기 앞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세계 정상들에게 경종을 울린 당시 16세의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의 눈물어린 UN기후행동정상회의의 연설은 인류의 대홍수를 예언한 성경의 인물 노아를 빗대 ‘노아방주급 예언’으로 회자 되고 있습니다. 교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홍석진 하나님이 주신 창조세계의 모습을 간직하는 일은 교회의 당연한 일입니다. 우선 기후위기를 보는 시선의 차이가 문제입니다. 인류생존의 문제이지, 좌·우 진영의 이념적 문제가 아닌데, 환경문제를 얘기하면 좌파라는 딱지를 부치는 것이 문제예요. 저희 교회가 지금 건축 중이잖아요? 생태적인 교회로 살기 위해서 세 가지를 제안했어요. 첫째는 교회 십자가 색을 붉은 것이 아닌 초록십자가로 하자, 두번째는 지붕을 태양열 집열판으로 하자. 세 번째가 교회 용수를 빗물재순환 분리시스템으로 하자는 것이었는데, 이러 저런 현실적인 이유로 무산되고 말았죠. 아쉽지요.
김길구 길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만, 저자의 진리에 대한 갈구와 복음의 진정성을 느끼기에는충분한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매 주제 하나 하나가 여운을 주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책들을 기대해도 좋을 것 깉습니다. 다음 호에는 꽤 알려진 분이죠? 나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바운더리 심리학’의 저자 정신과 의사인 문요한의 《관계를 읽는 시간》을 가지고 얘기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리 : 김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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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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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교양읽기]“우리는 모두 주님 앞에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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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교의《손 모 아》
-시련 앞에서의 시 이야기-
기도하는 손의 모습을 책 제목으로 하였다. 저자 김응교 시인 겸 평론가는 활발한 매스컴 활동으로 대중에게 친근한 문학인이다. 기독교문학을 포함하여 문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그가 2016년 겨울 KBS국제부 라디오에서 북한에 보내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소개된 시편과 2017년 《월간 목회와 신학》 세계기도시에 연재한 내용 중 팬데믹 시대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하여 수정 보완하여 엮은 시 해설서이다. 츠빙글리로부터 기형도, 칼 바르트, 릴케, 까뮈, 윤동주, 디킨스,
톨스토이 등 국내외의 유명 문학인과 종교인
등 50여 편의 시편들이 수록되었다. 중학교 졸업식 때 저금통을 깨 기타를 사줬던 저자의 누이가 팬데믹 기간 중에 죽은 개인사도 있어 질병과 슬픔 앞에서란 부제가 더 공감이 간다. 늦가을, 시가 그리운 교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 저자소개 ∥김응교 시인, 문학평론가
문학과 종교는 본래 하나로 출발했다고 믿고 있는 저자는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 분단시대에 시 발표를 시작으로 1990년 한길문학 신인상을 받았다. 1991년 《풍자시, 약자의 리얼리즘》을 실천문학에 발표하면서 평론 활동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1996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공부하였고, 1998년 와세다대학 객원교수로 10년간 강의하였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교양교육원 교수로 있으며, 트위터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 저서∥
《씨앗/통조림과 평론집 한일쿨투라》, 《한국시와 사회적 상상력》, 《박두진의 상상력 연구》등 많은 저술이 있으며, 번역가로도 활동 중이다.
비아토르 간 / 2021. 5.25. / 16,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그늘-문학과 숨은 신》 / 김응교 / 새물결플러스
《처럼-시로 만나는 윤동주》 / 김응교 / 문학동네
《곁으로- 문학의 공간》 / 김응교 / 새물결플러스
#기도는?
“기도(祈禱)는 첫째 ‘나’를 잘라내는 영적인 도끼질이다. 내 정욕과 욕망과 고집을 쳐내는 대화의 시간이다. 둘째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깨닫게 해 달라는 말씀을 듣는 시간이다. 셋째 그 힘으로 노력하며 살겠다고 다짐하고 고백하는 시간이다.”
김길구 휴가가 예상보다 길어졌네요. 그 사이 박 관장께서는 제8대 부산복지개발원장에 취임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공직에 있어 바쁘실 텐데 이 코너를 계속하기로 하셨습니다. 참가자들의 자원하는 마음이 이 코너가 장수하는 비결 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인사 한마디~
박영규 복지개발원은 부산광역시의 사회복지정책개발과 시민에 대한 사회복지서비스를 증진시키는 일을 하는 기관입니다. 시민들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현호 3개월을 쉬었다 다시 시작하려니 새로운 느낌이네요. 심기일전해서 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팬데믹 시대의 성찰과 위로의 메시지
김길구 오늘은 계절에 어울리는 가벼운 주제로 정했습니다. 흔히들 가을을 사색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이번 호에는 문학평론가이자 시인인 김응교의 《손모아》로 정했습니다. 이 책에 대해서 소개해 주시죠?
김현호 요즘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모든 매스컴들이 팬데믹 소식을 우선해서 다루잖아요? 이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주는 저명한 분들의 기도문과 시편 등 50여 편을 묶어 해설한 책입니다.
박영규 그동안 코로나19는 많은 신조어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코로나 블루’는 우울한 일상을 표현하며, ‘코로나 레드’는 장기화에 따른 분노를, 그리고 분노를 넘어 폭발해 버린 현대인들의 심리상태를 ‘코로나 블랙’이라고 한다더군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인데요. ‘질병과 슬픔 앞에서’라는 부제가 상징하듯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고난에 대한 깊은 성찰과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김길구 저도 다양한 저자의 이력 그리고 시에 대한 해제까지 있어 한편 한편이 많은 것을 생각게 하여 오랜만에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월별로 4~5편씩 구성되어 있는 50여 편의 전 작품을 다 다룰 순 없고 오늘은 가을 편을 중심으로 몇 편만 소개해 보지요. 저는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의 마지막 시가 여운에 남습니다. 「(중략) 아버지여, 생명의 근원이시여, 우주의 영이시여, 생명의 근원이시여, 날 도와주소서. 내 인생의 마지막 며칠, 마지막 몇 시간이라도 당신에게 봉사하며 당신만 바라보며 살 수 있도록 날 도와주소서」 이 시를 읊조리다 보면 생의 마지막을 시골의 작은 역에서 객사한 노 사상가가 떠오릅니다. 그 무엇이 이 거인을 거리에서 헤매게 하였을까? 기성교회를 거부하고, 그가 배회하며 그토록 찾으려고 했던 것이 과연 무엇이었을까? 궁금했는데, 이 시를 보고 깨닫게 되었어요. 우리 교계도 거목들의 마지막 모습이 구도자로 보기 힘든 경우가 종종 있잖아요? 마지막 며칠, 몇 시간이라도 하나님을 바라보고 봉사하겠다는 거인의 간절함이 우리를 숙연케 합니다.
김현호 그의 일대기를 보면 유서 깊은 백작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군복무 중인 24살에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는데, 당시만 해도 그는 권위와 폭력에 길들여 있었고, 40대까지 방탕한 생활을 했어요. 결혼 후 그의 대표작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 등을 통해서 명성도 얻었지만, 그의 인생관이 바뀐 것은 그의 나이 42세 때 시작해 50세에 마친 안나 카레리라 집필 시기인 8년여의 기간이라고 해요. 국가와 권력과 종교에 대한 깊은 회의로 자살을 생각했을 정도의 고뇌 끝에 50대에 이르러 그는 회심하게 되었고 58세 때 ≪바보 이반≫이란 작품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박영규 이 단편에서 톨스토이의 분신인 바보 이반은 톨스토이의 좌우명을 그대로 실천합니다. 영리한 사람들은 손으로 일하지 않는다는 악마의 유혹에 “손과 등은 일하라고 주어진 것이다.”라고 말하며 이반처럼 우직한 바보들이 모인 나라야말로 누구도 정복할 수 없는 건강한 나라라고 말합니다. 농노해방운동에도 기여한 그는 기독교인의 실천적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잘 보여 주고 있어요.
김길구 저자의 전작인 ≪그늘≫을 보면 톨스토이는 헨리 조지가 쓴 베스트셀러 ≪진보와 빈곤≫이란 책을 읽고 큰 영감을 받습니다. 그 결과 당시의 농노제도에 가까운 토지제도를 신랄히 비판합니다. 헨리 조지의 토지 사상을 건너뛰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그의 대표작 ≪부활≫에 서 “땅은 사람의 소유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것입니다.”라는 것을 보면서 이 시대 젊은이들의 좌절과 ‘대장동 사건’으로 시끄러운 우리나라를 보면서 톨스토이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요?
#선한 힘들에 관하여
김현호 지난 2020년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제일 많이 읽힌 책은 알베르트 카뮈의 <페스트 La Peste>라는 소설이라고 하는데, 저는 기도문에 실린 네 명의 인물에 주목하는데 도그마에 싸인 교리의 기독교와 부조리한 세계에 맞서 예수의 삶과 변혁적 기독교에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졌던 인물들이죠. 의사 리유, 반항하는 인물 장타루, 성실한 임시직 공무원 그랑, 참혹한 현실 속에서 새롭게 깨달은 인물, 기자 랑베르를 통해 이상적인 ‘선한 사마리아인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김길구 책에는 널리 알려진 곡들의 일화를 소개 하고 있는데, 디트리히 본회퍼의 기도문 <그 선한 힘들에 관하여>이 가스펠 <선한 능력으로>로 번안되어 교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독재자 히틀러 암살운동에 가담한 죄목으로 체포된 후 수감, 종전을 코앞에 두고 1945년 4월 9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 죽음을 예감하고 그의 약혼자에게 전한 편지에 쓰인 기도문으로 그의 마지막 유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70년 작곡가 지그프리 트피치가 곡을 붙인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마틴 루터의 ‘내 주는 강한 성이요’라는 찬송가 못지않은 감동을 느끼곤 합니다. 전편에 흐르는 신앙의 확신과 죽음 앞에서도 당당했던,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잔혹한 낙관주의’가 가슴을 여미게 합니다.
박영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슈렉>에 삽입되어 화제가 된 곡이며, 2008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과 2010년에는 작곡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던 2016년 82세로 작고한 캐나다의 다재다능한 시인이자 싱어송 라이터, 배우인 레너드 코헨의 중독성이 강한 노래 <할렐루야>에 대한 얘기도 흥미로운데, 다윗과 밧세바의 금지된 사랑을 노래한 곡인데, 가사가 많은 것을 생각케 합니다. 「(중략) 사랑은 승리의 행진이 아니야 사랑은 차가운 것 사랑이란 부서진 할렐루야~」나 「그래서 내가 사랑으로부터 배운 것은 그대보다 총을 빨리 뽑는 사람을 먼저 쏘는 방법이었죠」라는 노랫말이 부서질 줄 알면서도 사랑하고 욕망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와 성서기자의 한 인간의 실수를 눈감지 않고 굳이 다윗의 아내가 아닌 우리아의 아내로 표현한 강직한 역사관, 그리고 부정한 가계에서 태어날 수밖에 없었던 예수의 피할 수 없는 운명 등의 얘기가 흥미롭게 이어집니다.
김길구 50여 편을 다 들려드리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한편 한편이 다 귀한 글들 입니다. 이 짧은 가을날 독서삼매경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 호에는 도서출판 엠마우스에서 펴낸 홍석진 목사의 세상을 향한 따뜻한 통찰 《시선》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리 : 김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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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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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이 인문학 공부를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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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코니아부산 제2회 기독교인문학 포럼
우선 귀한 시간을 주신 백양로교회와 이를 주관하시는 (사)디아코니아부산 이사장 김태영 목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 사역과 관련하여 기독교인들이 왜 인문학을 알아야 하는지 묻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긍정적인 의미로 묻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계시죠. 교단의 선배 목사님 한 분이 교회에서 그런 공부를 왜 하느냐고 해서 제가 ‘종교개혁자 중에는 인문학자들이 많았다’고 했더니, ‘그래서 종교개혁이 엉망인 거야’ 이러시는 거예요. 그래서 말을 더 잇지 못하고 ‘예’하고 말았습니다. 그러한 분들의 인식 속에는 인문학이 기독교의 적으로 교회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논쟁은 초기 교회사에도 많았습니다. 실제로 터툴리안의 경우 ‘예루살렘과 아테네’가 무슨 상관이 있으며 ‘아카데미아와 에클레시아(교회)는 무슨 관계가 있으냐?며 적대감을 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물론 터툴리안이 유명한 법학자이기 때문에 몰라서 한 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한국의 기독교인 중에는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 이 시간 제가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리려고 하는 것은 크게 역사적 맥락과 개념적인 측면에서 설명을 드리려고 합니다.
■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실제 인문학이 무엇이냐고 했을 때 우선 동양적 개념에서 인문학이란 말을 더 잘 이해하려면 그 말의 반대말을 알아보면 됩니다. 동양에서는 인문(人文)의 반대 말이 천문(天文)입니다. 천문은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별의 움직임이잖습니까? 하늘에 대한 연구가 천문학입니다. 그래서 천문지리라고 했고 혹은 인문지리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하늘 天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무늬 문자라 의미도 있습니다. 그래서 별의 움직임의 무늬, 자취, 흔적을 조사하는 것을 천문학이라고 한다면, 인문학은 사람의 자취입니다. 뱀이 지나가면 흔적을 남기듯, 사람의 자취를 통하여 사람이 가야 할 길을 연구하는 것을 인문(人文)이라고 하였습니다. 동양에서는 만물을 구성하는 요소로 천, 지. 인(天地人)을 말하는데 지는 지리 즉 땅의 원리 같은 것이지요. 여러분들이 학교를 다니실 때 문·사·철이란 말을 들어보셨지요? 일반적으로 동양의 인문학은 보통 문학, 역사, 철학을 아우르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들이 쓰는 인문학은 서양적 개념입니다.
인문학은 인문과학, 자연과학, 사회과학과는 다릅니다. 영어로 보면 인문학(Humanities)이란 단어가 humanity 와 liberal arts(교양과목)의 의미로 쓰입니다.
인문과학이란 인간이 무엇인가를 묻는 학문으로 추상적이고 보통적인 인간, 개별적 인간을 다룬다면, 사회과학은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를 다루는 학문으로 사회학과 역사학처럼 공동체 속에서의 관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자연과학은 자연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그런데 요즈음 개념이 확대돼 이러한 것을 다 아우르는 개념이 되었습니다. 과학의 발달로 자연과학의 도움 없이 - 생물학, 빅뱅이라든지 상대성이론, 불확실성의 원리 등과 신경과학, 뇌과학 같은 것을 안 다루고는 - 인간을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석, 박사 등이 연구하는 humanity가 전문적이고 학문적인 영역이라면 우리가 말하는 인문학은 liberal arts 즉 시민교양으로서의 대중인문학 입니다. ‘한 사람으로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인간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그런 것을 교양으로 가르치는 학문으로서의 인문학’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매스컴이나 유튜브 등을 통하여 플라톤아카데미 등 인문학 강좌 등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 헤브라이즘 VS 헬레니즘
신학(Theology)이란 단어는 신을 나타내는 theos 와 학(學), 이성, 언어, 논리 등을 나타내는 logos의 결합, 즉 인간을 신의 눈으로 이해하는 헤브라이즘과 인간을 인간의 눈으로 이해하는 헬레니즘이라는 어떻게 보면 서로 상반되는 구조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래 전에 독일의 여성신학자 도르테 죌레가 예루살렘에 있는 <나와 너>로 유명한 마틴 부버(Martin Buber)를 방문했을 때의 일화입니다. 그녀가 신학을 한다고 하자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부버가 하는 말이 “신학이라…그걸 어떻게 하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죌레는 이때 비로소 히브리사상과 그리스사상의 차이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었다고 술회했습니다. 학문으로서의 하나님이 아니라 성경에서 경험하는 인격적 하나님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물론 부버가 신학을 왜 모르겠습니까? 몰라서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겠죠. 신학이란 뜻이 가능하냐는 반어적 표현이겠죠.
헤브라이즘은 하나님 중심의, 인간을 신의 눈으로 보는 것이라면 헬레니즘은 인간을 인간의 눈으로 보는 것입니다. 고신대학교 입구의 비석에 코람데오(Coram Deus) ‘하나님 앞에서’ 처럼, 인간이 인간이기 위해서는 우리의 일상이 항상 신을 인식하며 밥을 먹고 일을 하고 또 사람을 만나는 일 등의 모든 것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창조론에서 본 기독교는 어떠한 존재입니까? 성경은 우리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image of God)대로 창조되었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왕만이 신의 형상이던 시절에 하비루 같은 하찮은 민중들에게 맹자의 말을 빌리면 왕후장상 따로 없다는 놀라운 선언을 한 것입니다. 기독교는 인간을 인간의 최대치로 본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 기독교는 인간을 보잘 것 없는 벌레같은 존재로 낮춰 보지 않습니까? 교회만 오면 죄인, 죄인하며 인간을 폄훼합니다.
구속론으로 보더라도 기독교만큼 인간을 높게 평가하는 종교는 없습니다. 기독교가 다른 종교와 차이점이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유별난 점은 신이 인간을 위해 희생하는 종교라는 것입니다. 보십시오. 다른 종교는 인간이 신을 위하여 헌신하는 것이라면 기독교는 신이 인간을 위하여 희생된 종교라는 것입니다.
■ 신학과 인문학의 관계는?
리챠드 니이버의 「그리스도와 문화」에 나타난 다섯 모델을 중심으로 1) 대립: 문화에 대항하는 그리스도 2) 일치: 문화의 그리스도 3) 종합: 문화 위의 그리스도 4) 역설: 문화와 역설 관계에 있는 그리스도 5) 변혁: 문화를 변화시키는 그리스도의 다섯 유형이 있는데 비판적 수용과 거리 확보를 통해 문화를 변화시키는 변혁 모델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회사 측면에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기독교 신학과 인문학과의 관계를 시간이 없어 짧게 말씀드리면, 고대에는 정통신학과 플라톤 주의가 결합했으며, 중세에는 중세신학과 신플라톤주의가 결합하였고, 근대를 연 종교개혁기에는 마르틴 루터, 훌리히 츠빙글리, 장 칼뱅 등 핵심 종교개혁자들은 모두 인문학자였다는 사실입니다.
중세가 몰락하고 새로운 질서 도래를 앞둔 과도기적 상황에서 다시 ‘근원으로(Ad Fontes)’ 돌아가자는 운동들이 전개되었는데 남유럽은 그리스와 플라톤 다시보기의 르네상스로, 북유럽은 성서와 어거스틴 연구의 종교개혁의 영향으로 ‘원전을 원어로!’ 읽는 독서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습니다.
왜 고전읽기운동인가? 한 예로 라틴어로 번역된 불가타역본에는 회개하라를 고해하라로 잘못 번역하여 카톨릭에서는 고해성사가 일상화 되었는데, 헬라어 원어를 대조해 본 결과 오역을 발견하고는 종교개혁자들은 고해성사를 폐지했습니다. 이처럼 인쇄술의 발달과 함께 각 나라의 민족주의 대두로 자국어 성경이 보급되면서 종교개혁의 열풍은 전 유럽을 강타하자 혹자는 종교개혁을 독서혁명이라고 부를 정도였습니다.
■ 인문학을 하는 이유
그러므로 인문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사람답게 살기 위함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인문학이란 ‘인간다움’입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산다는 것을 캐묻는 작업입니다. 그렇기에 소크라테스는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했고, 톨스토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찰하지 않는 삶은 짐승과 같다고 했다. G.O.D의 노래 ‘길’의 가사처럼 내가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지를 묻고 또 묻는 작업입니다. 살기 위해서, 잘 살기 위해서, 살아도 산 것 같이 살기 위해서 우리는 인문학을 읽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인문학을 한다는 것은 자신과 시대를 성찰하기 위함입니다. 인문학은 거울과 같습니다. 거울이 없다면, 우리는 자신의 얼굴을 알 수도, 볼 수도 없습니다. 현재의 나와 우리의 삶에 대한 성찰의 작업이 인문학입니다. 그렇기에 그 책에는 나, 남 없는 우리 모두의 얼굴이 담겨 있습니다.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들여다보는 데는 인문학 만한 것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인문학을 한다는 것은 시대를 비판하기 위함입니다. 이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성찰하는 학문인 인문학은 비판하는 학문이기도 합니다. 성가시게 예언자처럼 쓴소리, 잔소리를 여과 없이 해대는 것이 인문학의 본령이기 때문입니다. 시대를 해석하기도 하고, 시대를 비판한다는 점에서 인문학은 우리에게 꼭 필요합니다.
다른 하나는 그 인문학을 비판하기 위해서 인문학을 읽어야 합니다. 앞서 신학과 인문학의 관계를 말하면서, 신학이 바라본 인간은 결국 하나님 앞에 선 인간(Coram Deo)입니다. 인간다움이란 창조자 하나님을 제외하고, 구속하신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젖혀두고는 설명하기 어려우며, 그것 없이는 참다운 인간을 해명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신학과 신자는 당대의 인문학적 결과물을 유심히 따라가며 세심하게 읽어야 시대를 통찰하고 비판할 수 있는 것입니다.
논리적으로 신학은 인문학 없이도 존재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인문학 없이 신학은 절름발이에 다름 아닙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누구보다도 인문학을 더 진지하게, 즐겁게 읽어야 합니다.
"학생 때 들은 허혁교수의 강의가 생각난다. ‘독일 교인들은 일상에서도 칸트나 하이데거와 같은 담론을 즐기는데, 우리는 명품, 부동산 얘기 밖에 없다. 그런 인문학적 소양의 부재가 지금의 기독교 위기를 초래한다고 볼 수 있다"
"문학, 예술 등을 아우르는 인문학은 우리에게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제공한다. 그리스도의 정신이 이 땅에 충만하려면 콘텍스트인 인문학적 시각으로 텍스트인 성경을 바라볼 때 더 많은 인간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신학은 그 시대의 물음에 대한 기독교적 응답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학과 인문학은 서로에게 상호보완적 관계로 발전해 왔다. 물론 한계가 모호한 지점이 있기는 하다. 최근 인문학의 붐은 상호 소통의 도구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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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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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문학]‘한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 그리고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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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양 규 《인문학은 성경을 어떻게 만나는가》
한국의 대형교회의 교육현장에 있던 그의 고민은 하나님의 말씀이 정작 필요한 갈급한 이들에게 성경은 왜 생동감 없이 격리된 언어로 존재하는가?에 대한 물음의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그의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모세와 함께 출애급한 200만명의 히브리인, 베드로가 전도한 3,000명의 결신자, 오병이어의 기적과 5,000명의 군중처럼 ‘영웅’만 기억하고, 그 뒤에 감춰져 숫자로만 기억되는 ‘아무개’들의 재발견이다. 이를 위하여 문학, 역사, 철학, 예술의 인문학을 끌어드린다. 인문학의 정신이 ‘영웅’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 그리고 존중이라 믿기 때문이다. 지적 과시가 아닌 밀레와 고흐의 시선처럼 아래로의 관심과 환대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때문이다.
◇ 저자소개
박 양 규∥ 총신대와 동 대학원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고려대학교 서양사학과에서 헬레니즘 분야로 석사과정을 마쳤다. 영국 에버딘대학교에서 중간사 분야로 박사 과정을 수료, 삼일교회에서 교회학교를 총괄했다. 목회자로서 저자의 오랜 고민은 목회와 교육현장에서 왜 성경이 현실에 와 닿지 않는가, 왜 성경은 격리된 언어로 존재하는가였다는 그는 현재 대형교회의 울타리를 벗어나 성경과 인문학을 연결한 교회교육 콘텐츠를 제시하기 위하여 유튜브 채널 <교회교육연구소>와 <큐리랜드TV>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유럽비전트립》, 《청소년들을 위한 하이델베르크》, 《중세교회의 뒷골목 풍경》 등이 있다.
샘솟는 기쁨 / 2021. 1. 21. / 16,5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인문학으로 읽는 성경》 김주철 / CLC /
《설교자는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 김도인 / 글과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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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 아닌 ‘시선’
“한국의 기독교 집단이 성경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것이 인문학과 관련해서 대담하게 던지는 질문이다, 성경적이지 않다면 인문학으로 성경을 읽는 ‘태도’가 필요한 이유이다. ~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 인간을 향한 ‘시선’이지 인문학 ‘지식’이 아니다.”
바르게 믿기 위하여 인문학 필요
김길구 우리 코너 이름이 기독교+인문학입니다. 서로 앙숙 같은 신본주의냐 인본주의냐를 가르는데 익숙한 우리 풍토에서 용어에 대한 오해가 꽤 있는 것 같아요?
김현호 그것은 오해지요. 중세는 물론 종교개혁을 선도한 이들의 학문적 배경에는 인본주의자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보수적이라는 미국도 1980년대부터 기계문명의 발달로 인한 인간성 상실에 대한 반성으로 대부분의 기독교 학교들이 고전교육 등 인문학을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박영규 말씀하셨듯이 원래 인문학은 기독교 세계 속에서 성경을 뿌리에 두고 태어났어요. 하나님이 주신 이성을 통하여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사고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함이었으니까요.
김길구 인문학 Humanities 은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를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그런 인문학이 성경과 만나면 어떻게 될까? 오늘의 주제입니다.
김현호 ‘수십 년간 기독교인으로 살아오면서 안타까운 점은 여전히 한국 교회에는 질문과 토론이 없고 자구 하나에 집착하며 바벨탑 같은 성경 지식만 쌓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공허한 설교와 맹목적 아멘만 넘쳐나는 것도 여전하다. 이를 극복하려면 관성으로 굳어진 시각의 틀을 깨고 성경을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경향신문 기자인 저자의 누나가 쓴 추천사의 일부입니다. 우리 교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이지요.
박영규 저자는 학문과 일상, 성경과 삶이 분리되고, 교회 교육의 안팎이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습관과 관성의 틀을 깨는 인문학적 시각으로 성경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김길구 최근 출판계의 흐름 중에 하나는 인문학을 주제로 한 출간이 꾸준히 느는 현상이 아닌가 싶은데, 기독출판계 역시 이러한 흐름에 예외가 아니죠? 어때요?
김현호 그렇지요. 저희 모임에서도 이정일 교수의 〈문학은 어떻게 신앙을 더 깊게 만드는가〉란 책으로 독서 나눔을 가진 적이 있는데 참가자들이 성경을 인문학적 배경을 통해 다양한 시각으로 이해하려는 것을 보고 저도 놀랐습니다. 교인들의 수준이 높아졌다고 봐야 하나요?
박영규 성경도 잘 모르는데 인문학까지? 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고요. 자칫 19세기의 ‘살롱문화’처럼 신분과 계급, 지적 허영을 과시하기 위한 일종의 ‘귀족적 문화’로 변질 될까 우려되기도 합니다.
김길구 책으로 들어가 보죠.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가들의 주제 의식과 명작이 된 시대적 배경에 대하여 예를 들고 있지요?
김현호 「데미안」에서 묘사된 인생의 고뇌, 「걸리버 여행기」에서 말하는 부조리한 현실, 밀레와 고흐의 작품이 전하는 ‘한 인간에 대한 연민’ 같은 투철한 주제 의식이 고전의 반열에 오른 이유로, 러시아 정교회의 극심한 타락과 프랑스 사회의 가득한 부조리가 톨스토이와 까뮈를, 영국사회의 부도덕과 스페인의 부패한 사회상이 톨스토이와 돈키호테라는 캐릭터를 창조한 시대적 배경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박영규 한마디로 시대를 꿰뚫어 보는 작가의 ‘시선’이 향하고 있는 곳을 얘기하고 있어요. 예를 든 작품들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산다는 기독교가 지배했던 유럽의 얘기들이잖아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우리 교계 기독교인의 삶도 점점 ‘살롱문화화’ 되고 있지 않은지 성찰해 봐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작품들은 우리에게 많은 통찰을 주고 있지요. 이것이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겠죠.
주인공이 아니 보통 사람들에 주목해야
김길구 이제 이 책의 주제로 들어왔어요. 먼저 성경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는데, 이 책의 또 하나의 주제는 성경에 나오는 ‘주인공’이 아닌 이 책에서 ‘아무개’라고 불려지는 이름 없는 작은 이들에 주목하라는 것입니다.
김현호 인문학이 신학을 전달하는 통로라면 그것을 잘 아우를 수 있는 장르가 문학 같아요. 서점에 있으면 신학책들이 많이 들어와요. 자칫 과잉교리와 신학의 전달로 성경 말씀이 실생활과 괴리된 공허한 설교가 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박영규 저자는 성경의 주인공들의 스토리에 가려진 동시대의 ‘아무개’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그 말씀을 적용할 때 말씀에 생명력이 생겨 아무개들이 살아갈 지혜와 영감을 얻게 되는데, 그 이유는 그 아무개들이 바로 오늘, 우리들의 모습이기 때문이죠.
김길구 이 책은 270쪽에 어떤 믿음을 가졌는가?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가? 등 흥미로운 12개의 주제로 나눠 각 주제마다 벤치마킹, 공감하기, 인문학적 성경읽기라는 3단계 과정을 두어 성경공부의 깊이를 더하는데요, 아브라함이 갈대아 우르를 떠나는 장면을 다룬 ‘떠날 것인가, 머물 것인가?’를 통하여 인문학과 성경이 어떻게 만나는가를 알아보죠.
김현호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을 이해하려면 우선 「우르」에 대한 선이해가 필요합니다. 우르는 세계사에 등장하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중심도시죠. 인류 최초의 서사시 <길가메시 서사시>나 성문법 함무라비 법전은 우르를 중심으로 꽃을 피웠던 이 메트로폴리스를 고려치 않으면 그의 ‘순종과 결단’의 의미가 빛이 바래죠. 당시 우르는 문명과 법 제도가 완비된 완벽한 주거공간이었습니다. 저자는 주인공의 아브라함의 결단에 주목합니다.
공감하기, 그리고 인문학적 성경읽기
박영규 1단계인 벤치마킹하기에서는 여기에 멈추지 않고 한 걸음 더 들어가 ‘영웅’인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처럼 하나님께 직접 듣지 못하고 전언을 듣고 그의 명령에 따라야 했던 그 많은 주변부 사람들의 입장에서 그 말씀을 재해석하고, 고심 끝에 따라나서야 했던 이들의 처지를 되돌아보고 그들의 결단에 우리도 공감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매일 매일을 크고 작은 선택을 해야 하는 수많은 ‘아무개’ 속에 한 명인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김현호 다음 단계인 공감하기 단계에 이르면 사걀의 <이삭의 희생>을 보면서 당시 사회적 약자였던 사라의 입장이 되어 보고, 고심 끝에 내린 그녀의 믿음에 주목합니다. 그리고 아브라함과 롯이 나그네를 환대하는 장면에 이르면 ‘선한 영향력’이란 고지를 점령해야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설정된 태도에서 나옴을 상기시킵니다. 3단계인 인문학적 성경읽기에서는 창세기 12장1절의 야웨께서 명령하셨다. ‘너 자신을 위해서’ 네 고향, 즉 네 친척, 네 아버지의 집을 떠나~(창12:1, 히브리어 원본)의 성경본문을 통해 번역본에 빠진 ‘너 자신을 위해서’란 부분을 통해 아브라함과 함께했던 아무개들을 살펴보면서 우르를 떠난 것은 하나님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아무개들 자신을 위한 것인가?란 물음에 우리가 스스로 답하도록 인도합니다.
박영규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인문학이 하나님과 다른 길을 가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간의 이성을 통하여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김길구 정리하자면 저자의 인문학적 성경읽기의 특징은 성경에 등장하는 수많은 등장인물 중 몇 사람으로 기억되는 ‘영웅’들의 위인전이 아니라 주변부의 등장인물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관심과 배려, 그리고 존중의 시선으로 잃지 않는 따뜻함이 있다는 점이고, 저자는 이것이 인문학의 정신이라고 합니다. 이를 위하여 시대를 넘나드는 해박한 문학, 역사, 예술을 아우르는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텍스트인 성경이 고대 중동의 케케묵은 박제화된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삶의 현장인 바로 지금 여기의 콘텍스트에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살아있는 말씀으로 다가오는 감동을 느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음 호인 7, 8월에는 여름휴가 관계로 연재를 쉽니다. 비정상이 정상이 되어버린 코로나19 시대 독자 여러분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성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정리 : 김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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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