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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독교인문학] 이 시대의 멘토가 쓴 신앙고백록
    김기석의 <고백의 언어들> 문학적 깊이와 삶의 열정을 겸비한 목회자이자 문학평론가, 시, 문학,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글쓰기로 지금까지 40여권의 저서와 10여권의 번역서를 낸 저자가 43년의 목회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캐나다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교의 초청으로 진행한 다섯 번의 강의를 이 책에 담았다. -나의 인생, 나의 하나님-이란 부제처럼 목회자의 깊은 신학적 통찰과 올곧은 삶을 느낄 수 있다. 그의 깊은 묵상과 폭넓은 사유의 울림은 멘토를 잃고 위기에 처한 한국기독교에 각성과 함께 위로를 준다. 370여 쪽에 각주만 해도 100여 개에 달하는 이 고백록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그의 방대한 지식에 대한 경탄과 함께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끼며, 자신이 하나님의 구원이야기의 일부임을 깨닫게 된다. ◇ 저자소개 ∥ 김기석 감리교신학대학교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청파교회 전도사, 이화여대 교목, 청파교회 부목사를 거쳐 1997년부터 2024년 4월까지 27년간 청파교회를 담임했으며, 지난 4월, 43년간의 목회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한 후 신간을 준비 중이다. 방송을 비롯한 여러 매체, 온라인 설교 등을 통하여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 저서∥ 말씀 등불 밟히고 《하나님의 숨을 기다리며》, 《당신의 친구는 안녕한가》, 《일상 순례자》, 《사랑의 느림에 기대어》, 《김기석 목사의 청년편지》 등이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삶이 메시지다》 김기석 / 포이에마 / 2010 《흔들리며 걷는 길》 김기석 / 포이에마 / 2014 《오래 된 새 길》 김기석 / 포이에마 / 2012 기독교인문학 〈55〉 이 시대의 멘토가 쓴 신앙고백록 - 숙성된 묵상과 사유의 열매 - 인생의 곤경이 다가올 때 “하나님은 늘 우리가 기대하는 모습으로 말랑말랑하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고통과 시련이 새로운 인식의 문이 되기도 합니다. 시련과 고통까지도 자기 삶으로 품어 안을 때 삶이 무르익기 시작합니다.” 43년 목회자의 고별메시지 김길구 저자의 책은 전에 다뤄본 적이 있었죠. 유럽의 교회, 수도원, 미술관들을 순례한 기행문 《흔들리며 걷는 길》인데요. 확인해 보니 벌써 10년 전이었습니다. 세월이 참 빠르다는 느낌이 드네요. 마지막 사역지인 청파교회의 27년 목회를 올 4월 마무리하고 은퇴하셨지요. 독자들은 자유로운 가운데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더 좋은 글들을 기대하는 눈치예요. 저자는 독서광으로 알려져 있는데… 김현호 독서와 글쓰기는 밀접한 관계가 있잖아요. 좋은 글감은 많은 독서와 깊은 사고에서 오는 것이니까요. 요즘도 새벽 3시부터 저녁까지 6시간 정도 독서를 한다니 한 달에 6권 정도 읽는 셈이죠. 물론 책의 난이도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곧 신간도 준비 중이고요. 류지원 이 책은 작년 여름, 캐나다의 벤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의 초청으로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과 함께, 하나님을 향하여’란 주제의 5일간의 벤쿠버 강연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인데요, 그동안 저자의 목회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그의 신학과 목회를 정리한 고별메시지라고 할 수 있어요. 김길구 이 책이 43년 동안 사역한 노목사님의 고별메시지이니 저자에 대한 얘기를 좀 더 해보죠. 이 책의 출판에 대하여 기독교계는 물론 연합뉴스, TV조선을 비롯한 많은 매체에 보도되어 교계 원로가 사라진 이 시대에 그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아요. 김현호 그동안 기독교 목회자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하고는 결이 다른 목사님의 캐릭터를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성직주의와 강퍅한 교리주의자가 아닌 탈권위적이고, 포용적이며, 부드러운 인격자, 낮은 곳을 지향하되 폭력적이지 않고, 지적이되 따뜻한 그런 이미지가 있지요. 글이나 표정에서… 류지원 이 강좌를 주최한 벤쿠버기독교세계관 대학원의 최종원교수는 서평에서 저자를 한국의 그리스도교 사상가로 ‘진실하고 신실하고자 달음질해 온 고독한 구도자의 삶과 신앙이 문학의 언어로 고백 되어 우리 앞에 다가왔다’고 격찬한 대목이 와닿았습니다. 인간이라는 수수께끼 김길구 첫 장에서 저자는 우주선 보이저 1호가 해왕성 궤도 밖에서 찍은 칼 세이건이 명명한 ‘창백한 푸른점’에 불과한 지구를 언급하면서 무한한 하나님과 유한한 인간을 대비시키며, 창조의 신비와 인간의 한계, 불안과 방황이 상수인 삶과 영원에 대한 그리움이 공존하는 인간은 그 자체가 수수께끼라고 합니다. 김현호 교목시절 물리 선생님과 나눈 얘기를 소개하는데, 그 선생님이 대학생 시절 1년 동안 공부하니 ‘세상에 설명 못 할 물리적 현상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졸업할 즈음에는 ‘내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는 일화와 함께 43년간의 목회자 생활을 마무리하는 저자에게 “누가 하나님에 대하여 다 아십니까?라고 묻는다면 하나님의 옷자락을 슬쩍 보았을 뿐이라며, 이 말은 겸양의 이야기가 아니라 솔직한 고백이라”고 하면서 어느 신학자의 말처럼 ‘자기 확신에 찬 설교자를 경계’ 하라고 했는데 음미해 볼 대목입니다. 김길구 이 장에서 ‘모호함’ambiguity과 흔들림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는데 확고한 믿음을 강조하는 풍토에서 부정적 의미가 담긴 ‘분명하지 않다’, ‘흐릿하다’는 뜻이 담긴 이 단어를 굳이 쓰는 이유는 무엇이죠? 류지원 욥기의 예에서 보듯 인생은 모호하기 그지없지 않나요? 저자는 오규원의 시 「살아있는 것은 흔들리면서」을 인용하면서 인간의 인식이라는 게 모호한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사유의 여백이 열리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며, 의심하게나 흔들림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도종환의 시도 있잖아요. ‘흔들리며 피는 꽃’처럼, 흔들림은 경직된 것이 아닌 유연한 것으로 어쩌면 회복의 탄력성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하나님 안에서 태어나다 김길구 이 장은 고난과 낯선 부르심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우리가 살다 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습니다. 독일의 철학자 칼 야스퍼스가 말하는 한계상황이 바로 그렇습니다. 이럴 때 내가 의지하고 있던 세계가 흔들립니다. 이러한 고난에 직면하여 신 앞에 단독자로 섰을 때, 신앙인은 자기 속으로 누군가를 끌어들여서 없애버리려 하지 말고, 낯선 세계에 직면하여 끊임없이 결단하며 나아가라고 권면합니다. 류지원 전설적인 희곡 사뮈엘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를 언급하는 부분이 재미있어요. 누군지도 모르고 언제 온다는 기약도 없는 ‘고도’를 기다리는 두 사람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 권태를 이기려고 쓸데없는 말장난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 문득 무대 한켠에 서 있는 나무를 보며 아무 생각도 없이 ‘우리 심심한데 저기 목이나 매 볼까?’ 하고 있는데, 살려달라는 외침에 놀라서 보니 연극 1막에 잠시 등장했던 포조였어요. 처음에는 우리가 아닌 불특정 다수를 겨냥해 한 외침이니 우리가 안 해도 누군가 살려 주겠지 라고 생각하다가, 방금 이 소리는 인류 전체에게 한 말이라고 무시하다 생각해 보니 그 자리에는 자기들뿐임을 깨닫고는 ‘싫건 좋건 그 인류가 우리들이야, 이번 한 번만이라도 의젓하게 인간이란 종족의 대표가 되어 보자는 말이야’ 라는 대목에서 저자는 인간의 삶의 무의미성과 고통하는 ‘타자의 얼굴’에 반응하는 인간상이 작가 베케트가 기다리던 ‘고도’ - 그 희망을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작가는 이 각본과 기독교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하나님과 함께 걸어가다 김현호 호렙산에서 모세가 하나님을 만날 때 하나님은 ‘내 백성 이스라엘이 고통받는 것을 보았고, 그들의 신음소리를 들었다. 그들이 얼마나 힘겨운 인생을 살고 있는지 알고 있다며 그래서 내가 개입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데 네가 나의 손발이 되어 주면 좋겠다’고 하시면서 하나님 자신을 개정개역본으로 ‘나는 스스로 있는 자’로 소개하여 존재론적 의미로 해석되게 번역되었다며, ‘나는 나다’라는 원래의 의미는 ‘나는 나이고자 하는 나다’란 뜻을 내포한 관계론적인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나님은 누군가의 의지에 의해 규정되는 존재가 아니라 절대적인 자유 속에서 이루어가시는 분으로, 사건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신다는 거예요. 나의 인생 나의 하나님 류지원 하이데거가 인간은 죽음에 이르는 존재라고 ‘존재와 시간’에서 말한 것처럼 인간은 죽음이라는 실제적인 상황에서 삶에 관해 성찰하게 됩니다. 하이데거가 이런 상황을 들기 위해 ‘하기누스의 우화’를 통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생명을 가진 존재인 ‘쿠라’는 그 말뜻이 ‘근심’, ‘불안’이다. 인생은 살아있는 동안 늘 근심과 불안의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예시를 들고 있다. 김현호 현대 사회는 이런 불안의 상황이 가중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지요. 나희덕 시인의 ‘기능주의자’의 시에서 보듯이 욕망의 전장에서 패배자가 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동안 내면의 온기는 온데간데없고 나만이 살아남기 위한 남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기후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상황은 국제적인 재난이기도 하고 결국 인간이 욕망을 자제하지 않고 소비와 경제발전에 매몰된 사고와 많은 상업적 기업들과 무분별한 개인소비성향으로 인한 결과물이 되돌아오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김길구 오늘 다룬 《고백의 언어》들 류의 책들은 소개하기가 참 까다로워요. 소주제들도 많고, 문장 하나하나에 문학적 표현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동서를 아우르는 고전류의 참고도서들의 인용문이 많아 전체적인 맥락을 이어가며 한 주제로 요약하기가 쉽지 않아 주마간산, 수박 겉핥기식의 맥락 없는 단편적 소개로 이 책의 매력과 감동을 충분히 전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 계절에 우리의 신앙을 한 단계 높여줄 거장의 고백록에 흠뻑 빠져보시죠.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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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9-13
  • [기독교인문학] 미우라 문학은 ‘전도 문학’
    권요섭의 《미우라 아야코의 길 따라》 - 아사히카와 문학기행 가이드 북 - 폭우와 폭염이 교차하는 휴가철이다. 배낭 매고 일상을 벗어나 해외여행을 하고픈 이들에게 일본의 아사히카와 문학기행을 권하는 일본 선교사 권요섭 목사는 <빙점>의 저자 미우라 아야코의 광팬이다. 60년 전 아사히신문사가 주최한 1천만엔 현상공모에 <빙점>이 당선되면서 일약 인기작가의 반열에 오른 그녀의 작품들이 인간의 구원과 사랑에 대한 깊은 통찰로 복음의 진수를 잘 보여주는 유용한 도구로 보고, 미우라 아야코의 문학과 사상을 독서회 등을 통하여 대중에게 알리고 보급하는 일에 열심인 저자는 지난 4월 160여쪽의 《미우라 아야코의 길 따라》라는 문학기행 안내서를 출간했다. 미우라 아야코의 고향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를 중심으로 그녀의 생애와 작품의 소개, 문학과 사상, 그리고 홋카이도 근처 관광지 지도 등을 친절히 안내하고 있다. ◇ 저자소개 ∥ 권요섭 전북대와 총신신대원에서 공부하고 2001년 일본선교사로 파송되어 도쿄에 게이센(恵泉)그리스도교회 고다이라(小平)채플을 개척하여 목회중이다. 2012년부터 미우라문학에 심취하여 2016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2022년 William Carey International University에서 <미우라 아야코 선교문학의 비평적 고찰-미우라 아야코 독서회를 중심으로>로 박사학위(Ph.D)를 취득했다. 현재 일본 미우라아야코독서회 운영위원과 한국담당으로 활동하고 있다. ◇ 저서∥ 역서로 모리시타 다쓰에의『「빙점」 해동』(세움북스)과 하세가와 요시미쓰의 『드라마틱한 하나님』(아이프렌드)이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빙점》 / 미우라 아야코 / 범우사 / 《속, 빙점》 / 미우라 아야코 / 범우사 / 《양치는 언덕/ 미우라 아야코》 / 설우사 / 《길은 여기에》 미우라 아야코 / 문지사 / 미우라 문학은 ‘전도 문학’ - 일본여행, 관광을 넘어 문학기행으로 - 미우라 아야코 문학 - 복음의 진수를 보여줘 “나는 이 그리스도의 구원을 13년의 투병 생활 중에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인간을 진정 살리는 길, 참으로 행복하게 하는 길, 즉 복음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그 복음을 전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다. 따라서 나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이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려 쓰고 있는 것이다” -《고독의 옆에는》‘나는 왜 쓰고 있는가 중에서 - 기독교문학의 고전 김길구 여름 휴가철을 맞이하여 해외여행을 계획하신 분들이 많을 텐데, 엔저의 영향 등으로 일본이 인기랍니다. 한·일간의 해빙 무드도 있어 많은 한국인들이 이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늘은 지난 5월 일본의 인기 작가 《미우라 아야코의 길 따라》를 출간하신 권요섭 선교사님을 모시고 일본 문학기행의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그리고 이야기 손님으로 독서지도자이시며 지난 6월 《낚시하는 거미》를 출간하신 동화작가 김정희 선생님도 함께 하셨습니다. 김현호 목사님 소개를 짧게 하면 2001년 일본 선교사로 파송되어 도쿄의 게이센 그리스도교회 고다이라채플을 개척하여 목회 중이십니다. 2012년부터 미우라 문학에 빠져 2016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2022년에 William Carey International University에서 <미우라 아야코 선교문학의 비평적 고찰-미우라 아야코 독서회를 중심으로>로 박사학위(Ph.D)를 취득한 미우라 아야코의 전문가이십니다. 현재 일본 미우라아야코독서회 운영위원과 한국담당으로 양국에서 활발히 사역하고 계시고, 지금 번역 중인 《빙점》을 하반기에 마칠 예정이래요. 김길구 제가 어렸을 때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기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과 함께 미우라 아야코의 《빙점》은 홋카이도의 눈보라가 휘날리는 혹한의 눈 덮인 풍경과 함께 일본에 대한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던 기억이 새로운데 목사님께서는 60년도 더 된 오늘, 우리에게 왜 미우라 아야코인지 말씀해 주시죠? 권요섭 좋은 글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지요.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 중에 하나가 ‘빙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선교사로 일본에 와서 언어공부를 마치고 교회 개척 후 중고서점에서 미우라 아야코의 소설을 접한 후 그녀의 열렬한 팬이 되었습니다. 학위논문도 목회 사역에도 큰 영향을 끼친 나의 인생 책이 된 셈이죠. 김정희 아야코를 흘러간 작가라고 치부해선 안 돼요. 1964년도에 아사히 신문사 공모에서 1위로 당선된 이래 소설과 영화는 물론 일본 TV드라마의 단골메뉴로 1966년부터 2006년 동안 무려 8편이 제작되었을 정도로 마니아 층이 두터운 일본의 국민 드라마가 되었고, 이웃인 우리나라에서도 영화 2편(1967, 1981), 드라마로 2편(1990, 2004)이 제작될 정도로 인기는 여전합니다. 기독교 복음의 진수를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도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문학성 못지않게 ‘전도 문학’의 백미로 국경을 넘어 깊은 감동을 주니까요. 미우라 아야코에 대하여 권요섭 우선 그녀의 생애를 간략히 말씀드리면 1922년생인데 청소년기는 책을 좋아한 문학소녀기를 지낸 뒤 1940년도에 보통고등소학교의 정식교사가 됩니다. 1945년 태평양전쟁의 패망을 계기로 그동안 신봉하여 가르쳤던 군국주의 교육의 잘못을 깨닫고 죄책감에 시달리다 1946년 자진 퇴직하는데 사직을 결심하게 된 것은 ‘교과서 먹칠 사건’ 때문입니다. 승전국 미군들에 의해 교과서에 실린 군국주의적 내용들은 먹물로 지우라는 명령에 따라 영문도 모르는 학생들은 먹을 갈고 교사는 먹으로 지울 부분을 지시하면서 ‘뭐가 바른지도 모르고 가르쳐 온 것’에 대한 자괴감에 고민하다 7년간의 교사직을 끝으로 학교를 떠나게 됩니다. 김현호 학교를 그만둔 아야코는 방황하게 되죠. 허무주의에 빠져 두 남자와 약혼하고, 한 남자의 약혼 예물이 오던 날 뇌빈혈로 쓰러지고, 얼마 안 돼 결핵으로 13년 간의 긴 요양생활을 하게 됩니다. 이 기간동안 그의 소꿉친구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되고 1952년 병상에서 세례를 받습니다. 애인인 소꿉친구가 34세에 죽음으로 위기를 맞았으나, 미우라 미쓰요가 나타나 헌신적인 사랑으로 병세가 호전되자 그와 결혼식을 올린 뒤 잡화상을 운영하며 글쓰기에 몰두합니다. 1963년 공모공고를 보고 응모를 결심, 다음 해 총 731편의 소설이 경쟁한 아사히신문의 천만엔 현상공모에 당당히 당선, 작가로 데뷔 후 1999년 소천할 때까지 35년간 100여점의 작품을 집필하고 여러 작품이 드라마, 영화, 연극 등으로 제작되어 전국적인 인기를 누렸습니다. 김길구 앞에서 13년간의 요양생활을 경험했던 병약한 아야코는 이후에도 폐렴, 직장암, 파킨슨병 등 각종 병을 달고 살아 여러 질환으로 고생하다 1999년 10월12일 7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미우라 아야코 문학의 특징 권요섭 전쟁 기간에 군국주의 교사로 살았던 아야코는 패전 후 반전주의자가 됩니다. 그녀의 자전 소설 《돌맹이의 노래》, 《길은 여기에》를 통하여 자신의 전쟁 체험을 기술하면서 군국주의의 철저한 사상·언론 통제를 비판했으며, 그 비판을 소설화 한 것이 마지막 장편소설 《총구》였는데, 전쟁을 일으킨 일본에 대한 비판과 피해자와 국가에 대한 사죄, 그리고 아시아의 평화를 염원하며 집필한 소설입니다. 미우라 아야코는 생전에 “한국이나 중국에 가게 된다면 저는 그 나라를 발바닥으로 밟고 걸어갈 수 없고, 무릎을 꿇고 얼굴을 땅에 대고 기어갈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하곤 했는데, 실제로 그녀는 그의 집을 방문하는 한국과 중국의 방문객에게 먼저 머리를 땅에 대고 엎드려 용서를 빌고 난 후에 용무를 보는 진정성을 보여 주었습니다. 첫 데뷔작이 인생작이 되다 김정희 《빙점》은 미우라 아야코가 42세에 아사히신문에 당선되어 세상에 나왔는데 그녀가 폐결핵으로 13년의 투병 생활을 거치고 나온 삶의 숨결이 묻어나온 첫 소설 데뷔작이 고전이 되었습니다. 줄거리를 요약해 드리면 병원장 게이조의 아내 나쓰에는 젊은 의사와의 감미로운 죄의 유혹으로 인해 어린 딸이 유괴되고 결국엔 죽지요. 남편 게이조는 아내에 대한 배신감에 ‘원수를 사랑하라’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하려는 위선으로 유괴범의 아이를 입양합니다. 그러나 “웬만한 일은 노력하면 할 수 있지. 그러나 자기의 원수를 사랑하는 것은 노력만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이네”처럼 내부의 갈등으로 계속 힘들어 합니다. 한편 나쓰에는 입양한 아이를 요코라고 이름 짓고 정성을 다해 키웁니다. 그러나 요코가 살인범의 자식이라는 걸 알게 되고, 남편에 대한 심한 배신감과 요코에 대한 애증이 뒤섞이어 갈등합니다. 나쓰에는 학예회에 흰옷 대신 빨간 옷을 입혀 요코를 보내고, 하나님의 준비된 계획일까요? 요코의 빨간 옷은 모두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나쓰에의 은근한 괴롭힘은 계속되고, 요코는 자신에게 범죄자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알게 되어 괴로워하다, 결국 죄의식에 사로잡혀 자살을 시도하는데, 그러나 범죄자의 자식이 아니라는 진실이 밝혀지며 나쓰에와 게이조는 죄책감에 절규하고. 게이조는 요코를 살리기 위해 마지막까지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요코가 살아날 거라는 희망을 암시하면서… 김길구 이 소설의 첫 문장 ‘바람 한 점 없다’에서 바람은 절대자(하나님)의 숨결을 의미하는 것으로 기독교의 진리를 표방하며 썼다고 하고요, 제목인 ‘빙점’의 의미는 잉크가 얼 정도의 추운 방에서 ‘마음이 얼어서’ 자살을 시도하는 주인공 요코를 연상하면서 지은 제목이라고 하더군요. 아사히카와 문학기행-도보코스 권요섭 미우라아야코기념관을 시작으로 빙점에 등장하는 장소와 미우라 부부와 관련된 곳을 걸어서 탐방하는 하루 코스를 소개해 드립니다. ①미우라아야코기념문학관⇨②가구라소학교⇨③아사히카와적십자병원⇨④도키와공원⇨⑤도립아사히카와히가시고등학교⇨⑥다이세이소학교 터⇨⑦로쿠조교회⇨⑧카페 지로루⇨⑨아사히카와역⇨⑩빙점다리⇨⑪빙점거리⇨⑫외국수종견본림으로 2~3박이 추가하면 인근에 있는 홋카이도의 빼어난 관광코스 등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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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7-26
  • [기독교인문학] 붓다는 자신을 신이라 하지 않았다
    정성민의 인간 붓다와 신 예수 - 기독교 시각으로 본 초기 불교 가르침 - 한국과 미국 그리고 인도에서 신학과 철학, 비교종교 등을 두루 섭렵한 저자가 2년 전 출간한 방대한 걸작 〈예수와 석가의 대화:기독교인의 시각으로 본 석가모니〉에 이어 올 1월 노작 《인간 붓다와 신 예수》를 펴내 주목을 받고 있다. 저자는 인도의 고타마 싯다르타에 의하여 창시한 동양을 대표하는 불교는 당시 인도의 힌두교의 신, 우주적인 영의로서의 브라만의 존재를 부정하고 자립 해탈의 길을 연 무신론적 종교개혁으로 호응을 받았으나 그의 이상적이며 완벽한 도덕주의는 사후에 진행된 붓다의 신격화 작업과 자력에서 타력신앙의 유신론적 경향을 띠며 변화하는 과정들을 추적한다. 붓다는 오늘날에도 영향을 미치는 근대 계몽주의 사상의 원조요, 현대 철학과 교육의 원형으로 현대 무신론의 진정한 시조라는 것이다. ◇ 저자소개 ∥ 정성민 현재 미국 그레이스미션대학교 비교종교학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드류대학교 신학석사, 동 대학과 대학원에서 철학 석‧박사(종교철학), 인도 마드라스대학교에서 철학박사 과정(비교종교)을 수료한 후 서울신학대학교 겸임교수와 숭실대학교 기독교학대학원와 호서대학교 신학대학원 초청 강사, 인도 마드라스신학대학교 방문 교수를 역임하였다. ◇ 저서∥《폴 틸리히와 칼 바르트의 대화》와 《예수와 석가의 대화》 등이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예수와 석가의 대화 - 기독교인의 시각으로 본 석가모니》 / 정성민 지음 / CLC / 2022 《붓다와 희생양 - 르네자라르와 불교문화의 기원》 / 정일권 지음 / SFC / 2013 기독교인문학 〈52〉 붓다는 자신을 신이라 하지 않았다 -기독교 시각에서 본 불교 이야기- 기독교와 불교의 차이점 “붓다의 세계관은 신(神)을 전면 부정한다. 그럼으로써 반기독교적 입장에 서게 된다. 왜냐하면 기독교 신앙은 신의 존재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독교는 영혼의 존재를 믿고, 각 영혼이 신과 개인적인 관계를 맺는다고 믿는다. 더 나아가 죽음은 개인적 삶의 끝이 아니라 사후세계로 들어가는 출발점이다.” 비교종교학의 고전이 될 책 김길구 1월에 두란노에서 나온 따끈따끈한 책입니다. 얼마 전 한 스님의 초청으로 절을 찾은 적이 있는데, 스님의 말씀이 성탄절과 석탄일에 서로 축하의 현수막도 걸어주며 교류하는 분들도 더러 있는데 개신교 목사님과는 왠지 어색하다며 그 이유를 묻던 기억이 납니다. ‘참된 앎과 믿음을 위하여’란 부제처럼 동양과 서양을 대표하는 사상의 뿌리를 알고 소통하는 것은 서로에게 믿음의 근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를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김현호 김영한 기독교학술원장은 이 책이 ‘비교종교학의 고전’이 될 것이라는 감수평을 남겼습니다. 2022년에 《예수와 석가의 대화》라는 582쪽의 대작으로 주목을 끌더니, 이번에는 300쪽이 채 안 되는 분량의 오래된 그러나 여전히 낯선 불교에 관한 흥미진진한 얘기는 감수평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타종교와의 합리적인 대화도 가능하게 되었다는 기대도 갖게 됩니다. 붓다는 누구인가? 류지원 들어가기에 앞서 용어 정리부터 해야겠어요. 붓다는 원래 ‘깨달은 자’란 산스크리어 붓다(佛陀)의 음역으로 불교의 창시자인 석가모니를 뜻합니다. 그의 일대기는 잘 아시니까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본명은 고타마 싯다르타로 네팔 남부 인도 국경 근처인 히말라야산 기슭에 있는 작은 나라 사카국의 왕자였는데 고달픈 인생의 문제, 곧 생로병사와 정신적인 고통의 문제를 풀기 위하여 29세에 출가, 수행 6년 만에 깨달음을 얻고 불교를 창시하여 그의 사상을 널리 포교하다 향년 80세로 열반한 동양 최고의 종교지도자입니다. 김현호 이 책은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후 설파한 근본 가르침은 지금처럼 인간의 소원을 들어주는 초월적 성격의 종교가 아니라 오히려 종교의 초월적이고 신비한 성향을 배척한 초기 불교를 중심으로, 붓다는 순수한 인간이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의 철학자요, 유신론을 거부한 무신론적 철학자요, 당시 인도를 지배하고 있던 브라만교의 부패와 신과 윤회를 앞세워 동물 희생 제사와 고행을 강조하는 종교의 부정적 행태에 분노한 혁신적인 종교개혁자였으며, ‘신’의 존재나 ‘우주’ 그리고 ‘사후세계’ 같은 문제에는 별로 관심 없이 인간이 지닌 고통의 문제 해결을 위하여 실제적인 방법을 찾는데 고민했던 현세적인 종교지도자로 도덕적이며, 거룩한 생활을 실천한 불교의 창시자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류지원 붓다의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여 저자는 책의 앞부분에 정진홍 서울대 명예교수의 ‘불교는 붓다를 신격화하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거절함으로써 불교의 종교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다소 역설적인 불교의 독특한 종교성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불교의 핵심교리 톺아보기 김현호 붓다의 깨달음은 불교의 궁극적인 목적인 열반(涅槃) 즉 인생사의 모든 정신적인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마음의 편안함에 이르게 하는 진리의 길을 사성제(四聖諦)로 요약하였는데요 현세에서의 삶은 곧 고통이라고 보는 고제(苦諦), 괴로움의 원인은 끝없는 애집(愛執)에 있다는 집제(集諦), 모든 욕망을 벗어나서 괴로움이 소멸된 열반의 경지를 이상이라고 풀이하는 멸제(滅諦), 그리고 번뇌와 업을 끊고 열반에 도달하는 길을 도제(道諦)라고 합니다. 류지원 사성제가 붓다의 우주와 인생의 원리라면 삼법인은 세 가지 진리의 진리로 모든 존재는 변한다는 제행무상(諸行無常)과 모든 사물은 실체가 없고, 인간 내면에 있다고 믿어지는 자아, 곧 영혼이 없으며, 이 세상에 영원히 존재하는 사물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제법무아(諸法無我) 그리고 우주의 진리를 깨달아 집착을 버린 자는 정신적 고통에서 해탈하여 평안함을 누린다는 열반적정(涅槃寂靜)입니다. 김현호 이러한 원리를 실천하는 방법으로 팔정도가 있습니다. 열반에 이르는 여덟 가지의 올바른 길로 올바른 견해와 올바른 사유, 올바른 언어와 올바른 행위 그리고 올바른 생활과 올바른 정진, 올바른 새김과 올바른 집중으로 수행을 위하여 붓다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삶으로 실천하며 명상을 통해 열반에 이를 수 있는 특별한 지식 즉 명지를 깨우치는 측면의 세 부분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김길구 불교에서 중시하는 수행의 궁극적인 목적은 명지를 얻는 것으로, 바로 보고(正見), 바르게 생각(正思惟)하여야 하는데 그러려면 수행자는 붓다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이를 동의해야 하는데, 그 핵심교리가 불교의 연기론에 바탕을 둔 무아론 입니다. 만물은 인연에 의하여 생성되었다가 사라지므로 이를 통제하는 신의 존재나 그 안에 변하지 않는 영원한 자아(영혼)가 존재할 수 없다는 거예요. 결국 붓다의 세계관은 무신론, 무아론 그리고 사후세계를 인정하지 않는 무신론적 내세관에 뿌리를 둡니다. 기독교와의 대화 류지원 시간이 없어 불교의 변천사는 생략해야겠어요. 축약해서 그 역사를 변증법적 시각으로 보면 불교의 토대가 된 인도의 전통 힌두교 신앙이 정(正)이라면, 붓다가 시작한 브라만교의 허구와 부당성에 반기를 든 이상적이며 혁신적인 종교개혁을 반(反)이라고 할 수 있고, 그의 사후부터 진행된 이상과 현세적인 측면을 가미하여 민중들의 요구를 절충한 좀 더 세련된 종교?가 오늘의 불교가 합(合)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김현호 저자는 사상적으로 예수와 붓다의 닮은 점을 몇 가지로 얘기합니다. 마음 속의 욕망이 고통의 원인이다. 이 땅에서도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다. 도덕적이고 거룩한 삶은 인간이 지향해야 할 이상적 삶이다. 예수와 붓다가 지향하는 삶은 무욕과 무소유다 예수와 붓다는 비폭력 무저항주의를 가르쳤고, 몸소 실천했다는 것입니다. 생각보다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류지원 그렇다면 예수와 붓다의 대화 가능성은 있을까요? 저자는 이를 일축합니다. 기본적으로 기독교와 소승불교의 교리적 대화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대화가 되려면 예수와 붓다가 신적인 차원이어야 하는데 그 전제부터 틀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초기 붓다와 사후 후대의 신격화된 붓다의 사상과도 상호 모순되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같은 논리로 교리적 대화 역시 예수를 보통사람으로 전락시킨다는 이유에서죠. 그러므로 종교 간의 대화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전제로 서로의 입장과 사상을 이해하고, 슬기롭게 조화를 이루어 하나밖에 없는 지구상에서 서로 존중하며 공존하는 것이 곧 궁극적인 진리를 찾아가는 일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김현호 이 책 말미에 가면 종교다원주의 시대의 타종교와 무신론자와의 소통방법, 그리고 기독교 복음의 유일성에 대한 과제 등을 참조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김길구 서구사회는 물론 미국에서 조차 쇠퇴를 거듭, 기독교가 위기감을 느끼는 가운데 동양종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추세입니다. 사람과의 무한 경쟁에 이어 AI와도 같은 기계와도 싸워야 하는 극심한 경쟁사회에 지친 현대인들은 명상, 요가, 탬플스테이 등 안식을 찾고 ‘멍때리기’가 유행합니다. 과연 기독교가 이 시대의 참된 안식을 줄 수 있을지 반문해 봅니다. 다음 호에는 일본문화기행 편으로 저명한 <빙점>의 작가 《미우라 아야코의 길을 따라》란 가이드 북을 내신 권요섭 목사와 함께 그의 문학과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 문화
    • 기독교인문학
    2024-06-14
  • [기독교인문학] 작은교회에 보내는 위로와 연대
    이재학 지음 《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 이 책은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교회의 전성기가 저물고 교회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이때, 교회의 본질에 충실한 작지만 강한 교회를 표방하며 혁신적인 목회사역으로 작은교회의 롤모델이 된 하늘땅교회 이재학 목사의 육필 수기로 그의 성공비결은 말씀이 실제가 되는 건강한 교회론에 기반한 교회에 있다. 부름받은 공동체, 세움받은 공동체, 보냄받은 공동체의 3부로 구성된 본서에는 개척부터 현재까지의 목회 노하우가 240쪽에 빼곡이 수록되어 있다. 삶의 감동을 전하는 유쾌한 ‘소풍목회’, 하늘땅교회의 뼈대가 된 교회본질 목회와 공동체목회 이야기, 성도 100명이 되면 교회를 분리 개척시키고, 300명의 사역자를 훈련시켜 41개의 교회를 개척한 작은교회연구소의 사역을 통해 우리는 이제 한국교회의 희망을 얘기할 수 있게 되었다. ◇ 저자소개 ∥ 이재학 저자는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를 졸업하고, 웨스터민스터신학대학원에서 선교와 문화학교를 전공했다. 건강한 교회, 바른신학을 추구하는 목회자이자 개혁현장에 신학을 다시 써 가는 실천신학자이다. 오산에서 하늘땅교회를 개척하고 기존의 틀을 깬 혁신적인 목회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실험적 목회를 바탕으로 교회의 위기 시기에 교회가 교회를 세우고, 목회자가 목회자를 세우는 작은교회연구소를 설립, 작은교회의 멘토로서 목회에서의 경험을 나누며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다. ◇ 저서∥《큐틴즈》공저, 《베스트 다니엘서》, 《심방설교 핵심파일》 등이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교회, 다시 봄》 유재춘 지음 / 세움북스 / 2023 《하나님의 나그네 된 교회들에게》 김승환, 강영안 / 비아토르 / 2023 《센터처치》 팀 켈러 / 두란노 / 2016 《누가 포스트모더니즘을 두려워 하는가》 제임스 K. A. 스미스 / 도서출판 100 / 2023 기독교인문학 〈52〉 작은교회에 보내는 위로와 연대 - 삶의 감동을 전하는 유쾌한‘소풍목회’이야기 - 교회의 사명 “교회의 사명은 사해가 아니라 갈릴리 바다처럼 주께 받은 사랑을 흘려보내는 것이다. 교회는 기꺼이 축복을 유통하는 삶, 축복의 통로로 존재한다. 교회는 흘려보내는 존재다. 생명이 생명이 되도록 흘려보내는 주님의 사역이 선교다.” 하늘땅교회 이야기 김길구 한목협의 통계에 따르면 그동안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 오던 한국 기독교인의 수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2017년 기준으로 2023년 현재 15.0%인 275만명이 감소한 771만명으로 나타났고, 미래학자인 미래목회전략연구소의 최윤식 박사에 의하면 2050년이면 한국 기독교인 수는 400만으로 줄 것이라는 충격적 예측도 있습니다. 교회의 위기가 더욱 심각해 지고 있는 이때 올 1월 출간된 ≪우리는 날마다 교회가 무엇인지 묻는다≫의 저자이신 이재학 목사님을 모시고 개척교회 체험담을 중심으로 건강한 교회가 무엇인지를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이재학 경기도의 작지만 젊은 도시 오산에서 개척한 지 20여년 된 ‘하늘땅교회’를 섬기고 있는 이재학 목사입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현호 몇 가지 더 소개 드리면 목사님은 종손으로 치악산 절을 다녀 태어났다 하여 공양하는 불교 집안에서 자랐답니다. 부친을 따라 소를 돌보던 초등학교 시절부터 시를 좋아해서 문학도를 꿈꾸는 청소년기를 보냈는데, 지금은 교회목회와 더불어 작은교회연구소 소장으로 계시면서 작은교회의 멘토로 활동 중이며 글쓰기와 강연 등으로 매우 바쁘신 분인데 내부해 주셨습니다. 개척 교회를 세우다 류지원 목회 얘기로 들어가 보지요. 목사님의 교회 이름이 재밌어요. ‘하늘땅교회’? 이재학 이름을 대면 교회의 위치가 지평선 끝에 하늘과 맞닿아 있는 곳인지 물어보곤 해요. 그런 공간적 개념보다는 ‘땅에서도 하늘을 지금, 여기서, 나부터 품고 살자’는 의미입니다. 김현호 개척교회를 하기 전에 교회론에 천착하셨는데 그 이유는? 이재학 선교와 문화학과를 공부할 때 학위논문의 주제가 교회론이었습니다. 김길구 책의 구성이 칼 바르트의 교회론의 부름받은 공동체, 세움받은 공동체, 보냄받은 공동체의 삼중구조로 되어 있군요? 이재학 내용은 전문가들의 신학적 서술한 것이 아니고 교회 되어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서로 꿈꾸는 교회가 다르더라도 교회의 본질과 씨름하며, 거기에 맞는 실천적 대안을 모색하여,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하늘땅교회’의 속 사도행전의 여정 말입니다. 소풍목회 류지원 1부 중 흥미로운 대목은 ‘목회는 소풍이다’는 대목입니다. 목사님이 말하는 소풍목회는 어떤 것이죠? 이재학 저는 늘 감동이 메마른 이 세대에 삶의 감동을 이야기로 전해주는 목회를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어요. 날마다 성도들과 함께 나그네처럼 소풍을 떠나는 자유로운 목회를 하고 싶었던 거예요. 교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제가 바쁜 성도들을 다그치지 않아서 좋고, 나 또한 사색하고 글을 쓰고 읽는 것이 사역의 일부고, 여기저기 목회이야기를 나눠 달라는 곳에 설교하고, 교회를 다시 세워야 할 곳에 강의하거나 부흥회를 인도하느라 바쁘기도 해서죠. 그러나 소풍의 목적지는 항상 천국을 향해야지요. 땅에서 하늘을 품고 살아가는 소풍을 지금, 여기서, 나부터 누리며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믿음이 아닐까요? 본질 목회와 공동체 목회 김현호 목회에 있어서 목사님이 강조하시는 본질 목회와 공동체 목회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이재학 목회에 있어 교회론의 주요 뼈대는 중 하나는 본질 목회입니다. 교회의 기원이 무엇인지를 되새겨 보는 거예요. 가령 예수의 삶과 사역과 죽음과 부활을 보았던 초대교회는 다른 것 때문에 모인 것이 아니라 예수 신앙, 예수 정신 때문이지요. 이를 위해 그들은 마가의 다락방에 모여 기도하였습니다. 이것이 첫 교회였습니다. 교회의 본질을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저희는 적어도 본질 목회라고 할 때 예수 그리스도 외에는 다른 것을 자랑하지 않고 예수의 신앙, 예수의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공동체 목회 이재학 그리고 또 하나는 공동체 목회입니다. 공동체를 뜻하는 community는 com+munus 즉 ‘함께’라는 com과 ‘선물’이라는 munus의 합성어로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이 되어 주는 의미를 담고 있죠. 지체로서 한 몸을 이뤄가는 공동체 목회를 뜻합니다. 오늘날 교회가 대형화되면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 중에 하나가 공동체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공동체 목회는 생명의 예수 이야기, 신앙 이야기를 가까운 가족부터 지역으로, 자녀들에게 계승하여 나누는 데 있습니다. 건물이 아니라 우리가 배우고 나누었던 삶의 감동을 누군가에게 이야기로 들려주는 서사가 있는 교회, 희노애락의 사소한 것이라도 서로가 공감하고 공존, 공생하는 교회 말이죠. 작은교회연구소 김길구 목사님의 사역 중에 2009년에 작은교회연구소 설립이 인상적입니다. 교회가 교회를 세우고 목회자가 목회자를 세운다는 표어가 가슴에 와 닿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사역을 소개해 주시죠? 이재학 오래 전부터 저는 하나의 사명이 있었습니다. 교회를 세우는 일이죠. 그런데 교회는 혼자 세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하나님나라 관점에서 모든교회가 서로 손을 맞잡고 세워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지요. 제가 여기 저기 강의하고 돌아오면 우리교회에서 훈련을 받고 싶다는 분들이 생기고 이들을 외면할 수 없어 공동목회를 표방하며 동역자로 세워 주2회 정도 설교와 구역을 맡깁니다. 자신감이 들 때까지 하지요. 이러다 보면 우리교세보다 많은 인원과 재정이 들지만 성도들이 이해해 주시고, 동역자들은 자신의 목회처럼 훈련하다 독립하게 됩니다. 그동안 300명 이상이 참여하고 41개 개척교회가 세워졌지요. 이런 사례들이 알려지자 동남아를 비롯 일본 사역자들의 교류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현재는 초교파적으로 스무 분이 모여서 교회론을 연구하고 나눔을 통해 서로 연합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김현호 이들이 훈련을 마치고 교회를 개척하게 되면 연구소 회원들이 십시일반 인테리어 공사를 지원하고 필요한 성구와 장비, 비품들을 마련하는 등 뜨거운 연대의식을 자랑합니다. 귀한 사역이지요. 류지원 ‘하늘땅교회’는 성도가 100명 이상이 되며 매번 교회를 분리 개척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이재학 제가 개척할 당시는 교회세습, 대형교회의 비리 등 한국교회의 변질을 목격하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성도가 100명 이상이 되면 분리 개척시킵니다. 건물에 돈을 투자하거나 건물 관리를 위해 교회가 존재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려는 것이죠. 그렇다고 건물이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김길구 시간이 없어 주마간산식으로 훑어보다 말았네요. 목사님의 조근조근한 목소리에 작지만 강한 혁신적인 목회활동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오는 5월15일은 석탄일입니다. 이웃종교를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자와 감수자가 대단한 분입니다. 정성민 교수가 짓고, 김영한 교수가 감수한 두란도 출판사의 최신작 《인간 붓다와 神 예수》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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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4-19
  • [기독교인문학] 포스트모더니즘과의 대화는 가능한가?
    제임스 K.A. 스미스의 누가 포스트모더니즘을 두려워하는가? - 데리다, 리오타르, 푸코를 교회로 데려오기 - 20세기 후반부터 합리성에 기반한 근대적 사유를 비판하면서 예술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일기 시작한 포스트모더니즘이란 단어가 한동안 맹위를 떨치다 요즘은 조금 잦아들고 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영향력은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내려 우리 삶의 일부로 일상화된 느낌이다. 저자는 포스트모던적 근대성 비판에서 일종의 동료의식을 가지고 기존의 질서와 토대를 해체해 가는 포스트모더니즘의 거두 삼인방의 핵심논제(텍스트 바깥에는 아무 것도 없다-데리다, 메타내러티브는 모두 사라졌는가?-리오타르, 권력/지식/훈육 –푸코)를 예리한 통찰력으로 소개, 분석하고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 딱딱한 주제를 매 장 서두에 소주제에 맞는 영화를 선정하여 해설함으로써 이해를 높이고 있다. ◇ 저자소개 ∥ 제임스 K. A. 스미스 James K. A. Smith 캐나다 출신으로 워털루대학교와 엠마우스성경대학을 졸업하고 기독교학문연구소(철학 석사)와 빌라노바대학교(철학박사)에서 수학했다. 현대프랑스 사상을 연구하고 아우구스에서 칼뱅, 에드워즈와 카이퍼에 이르는 신학적 문화 비평의 전통에서 영향을 받은 그는 철학, 신학, 윤리학, 미학, 과학, 정치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학계와 사회와 교회를 이어주는 교량 역할을 통해 이 분야의 선구적 사상가로 평가를 받는 등 대중 지식인이자 문화 비평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 저서∥《하나님 나라를 욕망하라》, 《하나님 나라를 상상하라》, 《왕을 기다리며》, 《습관이 영성이다》 등이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철학한다는 것》 표정훈, 강영안 / 홍성사 / 2021 《현대사상입문》 지바 마사이 / 아르테 / 2022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우치다 타츠루 / 갈라파고스 / 2010 《포스트모더니즘의 이해》 스탠리 그렌치 / WPA / 2010 기독교인문학 〈50〉 포스트모더니즘과의 대화는 가능한가? - 열린대화와 비판적 전유 - 근대성에 대한 포스트모던적 비판에 주목 “그리스도인이 근대성에 대한 포스트모던적 비판에서 동맹을 찾을 수 있으며, 이러한 비판은 교회가 인간 번영에 대한 성경의 비전과 일치하지 않는 근대성과 공모해 온 방식을 깨닫도록 돕는 치료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포스트모더니즘은 다가올 왕국을 갈망하는 고대의 하나님 백성이 되는 방법을 기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길구 저번 호에 다룬 R.C. 스프로울의 ≪서양철학 이야기≫는 사상가들의 이름만 나열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어 죄송하기도 하고 아쉬웠는데, 다행히 이 논의를 이어갈 책이 눈에 띄어 급하게 선정했습니다. 작년 8월 인문학&신학연구소 에라스무스와 도서출판 100이 우정의 연대를 통하여 새롭게 재번역하여 출간된 ‘데리다, 리오타르, 푸코를 교회로 데려오기’란 부제가 붙어있는 ≪누가 포스트모더니즘을 두려워하는가?≫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책입니다. 김현호 이 책은 2006년에 출간되었고 국내에서는 2009년에 살림출판사에 의해서 소개되었으나 최근 탄탄한 인문학적 훈련과 사유를 겸비한 종교개혁자 에라스무스의 전통을 이어 인문학과 신학 양자 간의 자유로운 대화와 비판적 전유를 목표로 한 에라스무스 총서 중에 하나로 최근 기획 출간된 책입니다. 류지원 이 책은 포스트모더니즘이 역사적 그리스도교 및 정통의 역사와 양립될 수 없다는 선입견을 가진 복음주의 교인들에게 포스트모더니즘의 비판적 분석을 통하여 그 위험성을 지적하면서도 그리스도인이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근대성과 탈근대성 사이에는 상당한 영속성이 있지만 탈근대성과 포스트모던니즘 사이에는 불연속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화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지요. 이 책은 그 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 김길구 우선 용어의 정의부터 얘기해 보죠? 우선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말은 계몽주의 이후에 나타난 모더니즘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나타난 철학의 흐름이요, 문화적 현상을 말합니다. 주로 1960년대부터 1990년대의 프랑스 철학자들이 주축이 된 현대사상을 말해요. ‘포스트’라는 접두어에는 ‘후기’나 ‘탈’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 연속의 의미와 단절의 의미가 같이 있어요. 류지원 현재 두 가지 맥락에서 사용된다고 보면 됩니다. 하나는 새로운 예술 사조를 지칭하는 말이고, 다른 하나는 합리성에 기반한 근대적 사유를 비판하면서 여기에 맞선 개념으로 등장한 사상적 흐름을 말해요. 이 둘은 모두 근대성에 대한 반성이라는 점에서 같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여러 갈래도 많고 너무 복잡하고 난해합니다. 김현호 저자는 이 책에서 탈근대성은 문화현상의 집합을 가리키는 반면 포스트모더니즘은 20세기 후반의 철학적 흐름을 가리키는 용어로 구분해서 쓰고 있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거장들 김현호 제가 맡은 철학자는 2장에 나오는 ‘텍스트 바깥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핵심적 명제를 남긴 데리다 입니다. 데리다는 텍스트를 작성한 저자의 정체성과 의도는 그 텍스트의 해석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며 나아가 그 텍스트 속에는 어떤 식이든지 불변의 의미를 발견할 수 없다는 ‘해체이론’을 펼쳤습니다. 텍스트 독해에 있어서 작가의 전기적 사실과 작품의 역사적 사회적 배경 등, 텍스트 외부를 일체 고려하지 않고 어디까지나 텍스트만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아 텍스트가 지닌 모순, 다의성 등을 드러내어 하나의 의미로 독해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텍스트의 한계를 드러내고, 텍스트에 편입하지 않은 타자성과 만나게 하는 것입니다. 데리다의 텍스트의 해석과 연결되는데 텍스트 바깥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주장은 모든 것이 다 텍스트라는 말로, 이 말은 모든 것이 책이라거나 우리가 거대한 모든 것을 에워싼 책 안에 살고 있다 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모든 것은 경험하려면 모두가 다 해석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성경텍스트 너머에 있는 역사적 사실의 객관성을 확신할 수 없으므로 성경 중심성을 강조하는 교회의 입장과 다르며, 따라서 교회는 그 텍스트를 통한 성경의 내적 역사에 치중해야 합니다. 류지원 리오타르는 <포스트모던의 조건>이란 책에서 근대이성이 기반하고 있는 ‘큰 이야기’(거대담론)의 효과가 상실됐음을 선언했는데요. 그의 핵심 명제 ‘메타내러티브를 불신하라’는 것의 참 의미는 이념이나 이데올로기, 자유, 구원, 계급, 진리 같은 큰 이야기를 믿지 말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포스트산업사회에서는 한 가지의 진리, 한 가지의 이념에 기반한 이야기는 존재하지 않고 유효하지도 않다는 주장 때문입니다. 근대이성이 구축한 서양철학은 그 큰 이야기 속에 보편성과 절대진리를 표방함으로써 이성 그 자체에 내재하는 폭력성을 은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념의 이름으로 치러진 전쟁, 종교의 이름으로 치러진 전쟁을 우리는 자주 보았기 때문이죠. 이에 반해 저자는 서사와 내러티브를 구분하면서 기독교를 보편적 이성으로 입증 가능한 진리와 사상의 체계로 간주하는 근대적 기독교 이해에 반대하여 기독교의 계시는 본질상 서사라며 계시가 이야기의 형태로 주어진 것은 신앙의 핵심적 과제가 진리에 대한 입증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의 이야기 속에 참여하여 세상을 향해 복음의 이야기를 살려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포스트모던 교회는 성경의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이야기 하는 교회일 뿐 아니라 살아내는 것입니다. 우리의 스토리텔링은 우리가 이야기를 살아냄으로서 뒷받침 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진정한 예배는 구도자에게 다가가는 것과 성도를 세우는 것입니다. 김길구 푸코가 말한 ‘권력은 지식이다’라는 주장은 근대사회의 기반에는 그물망처럼 촘촘한 권력관계가 작동하고 있으며, 이런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힘은 지식체계라는 거예요. 국가는 법률이나 규칙 등 외부의 제도뿐만 아니라 훈련으로 형성된 도덕과 윤리로도 국민을 지배한다는 것이죠. 우리는 자율적으로 그것이 좋은 일이므로, 혹은 도덕적임으로 자연스레 행동한다지만 그것도 훈련을 통해 학습된 새로운 지배형태라는 것입니다. 마치 정상인이지만 정신병원에서 길들여지는 과정과 권위주의에 맞서서 자유를 찾아 탈출하는 내용을 다룬 영화 <뻐꾸기 둥지 위를 날아간 새>처럼 이러한 담론을 생산하고, 통제하고, 선택하고, 조직화하고 배분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은 스스로 ‘규율의 내면화’와 보이지 않은 권력을 통하여 자율적인 순종을 강요하는 체계에 숙련됨으로써 권력의 체계를 받아들이고 이때 지식의 주체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에 저자는 그리스도인은 훈육을 통한 통제와 형성을 인정하면서도 권력의 부정적인 측면인 억압적이고 자본주의적인 소비문화의 훈육에는 거부하고, 성경적인 대안, 전통적인 교회의 훈육방법인 영성훈련과 봉사활동 등은 활용하라고 권면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적인 대안문화를 실천하는 제자도의 삶을 살려면 성화의 연습을 통해 훈육되어야 합니다. 훈육을 통한 형성이 구조적으로 선함을 인식하고 기도와 금식, 묵상, 검약, 단순한 삶의 영적 훈련 전통을 회복하고 몸의 의례를 통하여 영혼을 빗어내는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고 합니다 김길구 이머징교회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책의 마무리인데 아쉽습니다.그동안 두 차례에 걸쳐서 ≪서양철학이야기≫, ≪누가 포스트모더니즘을 두려워 하는가?≫란 책을 통하여 철학과 신앙에 대한 문제를 다루어 봤습니다. 이를 통해서 지금 여기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세상을 둘러보고 사유하는 힘을 길러보았습니다. 낯선 경험이었습니다. 3월은 사순절 기간이라 경건한 삶을 실천한 열여덟 분의 일대기를 다룬 이정후 교수님의 ≪기독교 영성이야기≫란 책을 선정했습니다. 신앙과지성사가 10년전에 발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 문화
    • 기독교인문학
    2024-03-04
  • [기독교인문학] 세상을 보는 틀, 철학
    R.C 스프로울의 《서양철학 이야기》 거대담론이 사라지고 가벼움이 판치는 철학이 홀대받는 이 시대에 고대의 철학자부터 현대의 다윈과 프로이트에 이르는 인류에게 큰 영향을 끼친 사상가와 철학자들의 삶과 사상을 평신도들이 알기 쉽도록 안내하는 서양철학 입문서이다. 우리는 우리가 사는 삶의 자리에서 알게 모르게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대부분의 사상을 진지한 검증 없이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의 발자취를 함께 걷다 보면 우리의 사고와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뒤돌아 보게 된다. 현대철학의 신들은 ‘기독교의 살아있는 신을 철학적으로 분해해서 태어난 단순한 부산물’이라는 에티엔 질송을 지지하며, 칸트와 아퀴나스의 손을 들어 주고 있다. ◇ 저자소개 ∥ R.C. 스프로울 개혁주의 신학계를 이끈 저명한 신학자로 딱딱하게 들리는 성경교리를 명쾌한 논리와 적절한 예화로 풀어내는 탁월한 재능을 지녔다. 낙스신학대학교 등 여러 주요 신학교에서 신학과 변증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오랫동안 플로리다주 세인트 앤드루 채플에서 말씀을 전했다. 평생을 각종 강의와 콘퍼런스, 방송과 저술 활동으로 교회를 섬겼다. 1994년 『크리스채너티 투데이』 비평가들이 뽑은 ‘신앙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준 학자’ 3위로 선정되었으며, 리고니어 선교회를 통하여 많은 사람에게 기독교 진리를 알리려고 노력했다. ◇ 저서∥《모든 사람을 위한 신학》와 《구원》, 《성령》 등 90여권이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강교수의 철학이야기》 강영안 지음 / IVF / 2001 《철학한다는 것》 표정훈, 강영안 / 홍성사 / 2021 《현대사상입문》 지바 마사이 / 아르테 / 2022 《푸코,바르트,레비스트로스,라캉 쉽게 읽기》 우치다 타츠루 / 갈라파고스 / 2010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주현성 / 더좋은책 / 2013 기독교인문학 〈44〉 세상을 보는 틀, 철학 - 사상의 흐름을 검증하고 분별해야 - 현대 철학의 정의 “에티엔 질송은 현대 철학의 신들을‘기독교의 살아있는 신을 철학적으로 분해해서 태어난 단순한 부산물’이다.’” 철학에 얽힌 이야기 김길구 오늘은 「생명의 말씀사」가 2002년에 첫판을 낸 이후 21년 만에 개정판을 낸 《R.C. 스프로울의 서양철학 이야기》입니다. 개혁주의 대표 신학자가 꿰뚫어 본, 우리 세계를 형성한 사상의 본질이란 수식어가 제호 위에 있습니다. 이 책과 함께 2001년도 출간된 근대 철학자 9명을 조명한 강영안교수의 《강교수의 철학이야기》도 함께 참조하시면 좋겠습니다. 20년이 넘은 오래된 책이지만 국내에서 두 책의 초판이 거의 같은 시기에 나왔던 책입니다. 김현호 서두에 있는 1959년 여름방학 때의 아르바이트 경험담이 인상적이었어요. 이과를 전공하는 친구들은 쉽게 괜찮은 일자리를 잘도 얻는데 철학전공자인 그가 겨우 얻은 직장은 한 병원의 관리원으로 최저 시급의 비숙련 노동자였어요. 하루는 주차장을 청소하던 중 같은 일을 하는 50대의 청소부를 만나서 통성명을 하다 자신이 철학을 전공한다고 했더니 반색을 하며, 철학자들에 대한 질문을 쏟아놓더라는 거예요. 그 질문들이 예사롭지 않아 알아보니 그는 독일 출신으로 베를린에서 철학교수로 있다가 히틀러가 이끌던 나치당에 붙잡혀 해직된 후 ‘위험한’ 사상을 가진 반체제 인사로 찍혀 아내와 아들은 처형되고 자신과 딸은 간신히 미국으로 망명을 했다는 거예요. 왜 강단에 서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와 그의 가족은 히틀러의 사상이 위험하다는 것을 예견했고 그들 역시 나의 철학이 그들의 체제를 위협한다고 생각하고 취한 조치로 우리 가족의 삶이 송두리째 망가져서 다시는 강단을 포기하고 딸만을 위하여 살고 있다며 눈물을 흘리더라는 거예요. 류지원 책을 읽으면서 철학과 신앙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어요. 한 예로 초대교회 시대에는 신앙을 정당화하기 위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고대 헬라철학을 활용하여 교리의 뼈대 세우는데 공헌한 예라든지 스토아 철학은 기독교 윤리를 정교하게 이론화하는데 도움을 줘 안셀무스는 논리학, 토마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를 활용하여 이 시기를 신학대전을 집필 중세철학과 신학의 거두가 된 예 같이 지금도 서로서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고대 그리스 사상 김길구 책속으로 들어가 보죠. 독일 철학자 칼 야스퍼스는 기원전 8세기부터 기원전 3세기까지를 ‘축의 시대’라고 했어요. 이 시기에 멀리 떨어져 교류도 없던 지역에서 미래의 철학자와 종교에 영향을 미친 사상가들이 나와 사람들의 관심을 신화에서 자연으로 돌리고, 자연과 도덕의 보편성을 추구하기 시작해 그때부터 인간은 '이성'과 '인격'을 가진 존재로 바꿔가기 시작했는데, 야스퍼스는 이러한 변화를 '정신화'라고 했습니다. 인간이 비로소 정신적 존재로 변화했다는 뜻입니다. 고대시대의 대표적 철학자는 소크라테스와 그의 제자 플라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현호 서양의 모든 철학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플라톤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는 그의 스승 소크라테스가 추구한 절대적이고 보편적인 진리에 대한 믿음을 ‘관념’ 즉 이데아 사상을 통해 변화하는 현실과는 다른 영원불변성을 구현해 냄으로써 현실주의자이자 이상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류지원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을 집대성한 인물로 철학자라는 호칭을 받는 인물로 부동의 원동자라는 개념의 신 이해는 훗날 토마스 아퀴나스의 사상에 영향을 주나 윌 듀란트는 이에 대해 그의 신은 ‘군림은 하되 통치하지 않는 왕’이라는 비아냥을 주기도 했습니다. 근대의 철학가들 김길구 중세는 서양이 그리스도교로 통일된 시기입니다. 고대와 중세, 중세와 근세의 시대구분은 서로마와 동로마제국의 멸망을 기준으로 나누는데 이 시기에 활동한 철학자는 이 책의 별명을 제목을 따라 은총의 박사 아우구스티누스와 천사 박사인 토마스 아퀴나스인데요, 뒤에 다루기로 하고요, 근대의 철학자부터 해보죠. 본문에는 데카르트부터 프리드리히 니체까지 7명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류지원 소크라테스부터 시작된 철학은 플라톤에 이르러 보편이란 실재론을 만들고 진리를 이성으로 이해하고 신과 이성이 하나로 보던 관점이 오컴의 면도날에 의해 유명론이 힘을 얻으면서 신학과 철학이 분리되는 시기가 근대입니다. 신학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철학, 신앙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이성이 근대의 시작을 알린 것입니다. 새로운 철학적 사유의 모색은 인간의 이성을 중시하는 합리론과 실험과 관찰을 중시하는 경험론으로 갈라집니다. 김현호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란 말로 유명한 근대합리론의 아버지 데카르트는 코페르니쿠스, 케플러, 갈릴레이로 이어지는 근대과학의 철학적 의미를 최초로 포착한 철학자들로 전통적인 종교와 도덕을 유지하면서 전혀 새로운 과학. 새로운 과학적 삶의 태도를 확립하려 했다면, 국가 안에서 인간의 행복을 추구한 홉스와 이성을 확고히 믿으면서 신 없이 신 안에 사는 삶을 찾으려 했던 스피노자는 전통을 완전히 포기하고 새로운 과학적 세계관에 따라 삶과 세계를 해석하려 했던 혁신적인 철학자로 분류됩니다. 합리론과 경험론 김길구 베이컨이 경험론의 길을 열자 그 길 위로 존 로크가 경험철학을 들고 나타나고 버클리에서 흄으로 이어지며 경험론이 완성됩니다. 혁명적인 철학자인 이마누엘 칸트는 직관(경험) 없는 개념(이성)은 공허하고,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라며, 합리론과 경험론을 통합하여 철학사의 거목으로 우뚝 서고 그가 그려놓은 그림에 헤겔이 정반합이라는 변증법적 원리를 집어넣어 독일관념론이라는 근대철학이 완성됩니다. 김현호 헤겔이 칸트의 이원론을 변증법을 통하여 극복하려 했다면 쇼펜하우어는 의지를 통해 극복하려고 하였고, 덴마크의 골칫덩어리 키르케고르는 한 개인의 실존이 더 중요하다고 외칩니다. 여기서 실존이란 단순히 존재하는 개인적 인간이 아닌 어떤 상황 속에 놓인 ‘나’로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결정해야 하는 동적인 나입니다. 이런 양자택일적 상황을 실존적 상황이라고 말하는데, 기독교 실존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는 실존이 철저히 개별적이고 주관적이기 때문에 ‘신 앞에 선 단독자’라는 말로 주체적 삶을 표현합니다. 류지원 단독자란 개념은 당시의 부패한 기성교회의 반발에 묻혔으나 두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되살아나 마르크스의 사상에 견줄만한 철학은 실존주의 밖에 없을 정도로 맹위를 떨치게 됩니다. 쇼펜하우어에 영향을 받은 무신론적 실존주의자인 프리드리히 니체는 서유럽의 모든 지적 전통에 반기를 듭니다. 비겁자와 노예의 도덕인 기독교의 도덕을 부셔야 한다며, 신의 죽음을 선언합니다. 그리고 주인의 도덕을 가지고 권력의 의지를 불태우는 초인을 불러냅니다. 그런 그의 사상은 망치를 든 철학자란 별명과 함께 실존철학의 하이데거와 사르트르로 이어지고 현재까지 데리다 푸코 등에게 영향을 미쳐 프랑스 현대철학을 지탱하고 있어요. 김길구 오랜만에 고등학교 윤리시간이 생각납니다. 계획은 현대철학, 구조주의와 후기 구조주의도까지 다뤄볼까 했는데, 결론도 못내리고… 주마간산식으로 훑어만 봤는데도 책의 2/3도 못했습니다. 지면도 지면이지만 그 어려운 철학의 2,500여년의 여정을 비전문가가 불가 2시간 만에 끝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 것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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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독교인문학
    2024-01-15
  • “ 기독교 변증가가 말하는 인생의 질문과 신앙의 답변"
    박만 교수의 《인생의 질문 신앙의 답변》 거대 담론이 사라지고 가벼움이 판치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기독교 신앙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제거할 수 있다’고 감히 나선 이 시대 기독교 변증가 조직신학자 박만교수의 600쪽 대작 변증서이다. 저명한 C.S 루이스와 팀 켈러에 빚진 바 있다는 그는 시대를 넘나들고 동·서양을 아우르는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들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목회자는 물론 평신도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쓰여진 이 책은 신앙인이라면 물어볼 수밖에 없는 10가지의 인생의 질문과 17가지의 교리에 대한 변증을 20쪽 내외로 요약 정리하여 답하고 있다. 각 장이 끝나면 내용을 정리한 세 줄 요약과 주제를 서로 나눌 수 있는 토론문제를 두어 묵상과 그룹별 성경공부가 가능하다. 좀 더 진지한 신앙생활을 원하는 분께 이 책을 권한다. ◇ 저자소개 ∥ 박 만 현 부산장신대학교 조직신학 교수이며, 부산대학교 심리학과(B.D),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M.Div) 및 대학원(Th.M.),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신학대학교(Th.M.)를 거쳐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신학부에서 현대 삼위일체론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 저서∥ 《최신 신학연구》, 《현대 삼위일체론 연구》, 《폴 틸리히: 경계선상의 신학자》, 《현대신학이야기》 등이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순전한 기독교》 C.S. 루이스 / 홍성사 / 2018 《팀 켈러의 센터처치》 팀 켈러 / 두란노 / 2016 《예수와 하나님 나라》 김균진 / 새물결플라스 / 2016 기독교인문학 〈47〉 “ 기독교 변증가가 말하는 인생의 질문과 신앙의 답변" - 그리스도인을 위한 가이드북 - “신학자 더글라스 존 홀은 ‘참다운 기독교 변증은 신앙에 이르는 지적인 오해를 제거함으로써 성령께서 자유롭게 역사하도록 돕는 일이라고 말했다.’그렇다 성령 외에는 이 세상 그 누구도 예수를 알고 믿게 할 수 없다. 하지만 기독교 신앙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제거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하나님이 일하시게끔 도울 수는 있다.”(서문 중에서)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설의 변증서 김길구 오늘 저자와의 만남은 올 6월에 새물결플러스에서 출간한 《인생의 질문 신앙의 답변》의 저자이신 박만교수님의 캠퍼스가 있는 김해시 구산동에서 갖게 되었습니다. 우선 책에 대한 소개부터… 박 만 신앙인이라면 알아야 할 주제 27가지를 선정하고 각 장 20쪽 내외의 설명과 논문 3편을 더해 총 30장을 하루 1장씩 한 달에 다 읽게한 기독교 변증서입니다. 사실 주제 하나하나를 놓고 보면 책 한 권으로도 부족하겠지만 핵심사항들을 요약 정리해서 목회자들의 설교나 강의를 준비하는데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류지원 책을 들면서 600쪽의 두께와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묵직한 신학적 주제들의 무게에 주눅이 들었는데 막상 읽다 보니 동과 서,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인생의 질문과 신앙의 답변을 신학과 철학, 사회, 경제 등을 넘나드는 통섭적인 학문의 깊이와 높이로 독자들을 설득하되 평신도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이 책의 장점 같아요. 김현호 그동안 한국교회의 건강성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만 이를 극복할 의지가 부족해요. 하향식 문화에 길들여진 결과입니다. 도구가 아닌 행위자로 부상한 AI시대의 도래는 제대로 질문하는 인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제대로 질문하고 성실하게 연구한 성과들로 독자들을 설득하고 토론과 묵상을 통하여 결단하는 쌍방향식 구성의 친절함이 돋보이는 책이라 호감이 갑니다. C.S. 루이스와 팀 켈러에 영향 커 김길구 이 책의 서문에 C.S 루이스와 팀 캘리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셨는데 두 분의 어떤 점에 영향을 받았습니까? 박 만 두 분 다 정통적인 복음주의자요 저명한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점입니다. 그들은 수준 높은 지성과 논리를 무기로 기독교를 옹호한 거장들입니다. C.S 루이스는 1, 2차 세계대전과 세속주의의 등장, 자유주의의 거센 파고로 유럽이 정통신앙에 대한 회의에 빠져들 때 신앙의 합리성과 도덕성을 명료하게 변론했다면, 작년에 별세한 팀 켈러는 자본주의의 심장 뉴욕 맨해튼의 리디머교회를 통해서 도시의 젊은이들과 지성인에게 복음, 도시, 문화, 사회정의와 교회개척 중심의 목회로 교인 평균연령이 29세인 역동성 있는 교회로 성장시켜 도시교회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혁신성 때문이지요. 류지원 내가 과문한 탓인지 〈순전한 기독교〉 등 제가 읽어본 책들은 그의 명성에 비해 감동이 덜한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해 교수님 책에는 한국적이고 깊이 있는 정보들이 가득해 설득력을 더하는 것 같습니다. 박 만 개인의 취향과 환경의 차이겠지요? 사실 루이스는 너무 압축해서 제가 봐도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어요. 60여 년 전이라는 시대의 간극과 당시의 상황에서 이성적으로 경험해 봐야 믿는 영국사람 특유의 심성에 루이스의 호소력 있는 설교와 작품들이 맞아떨어진 결과 많은 감동을 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팀 켈리의 경우 ‘나의 책 매 페이지 마다 루이스의 영향을 볼 수 밖에 없다’고 술회했던 그는 이 시대의 가장 핫한 첨단의 도시 뉴욕 맨해튼에서 세속주의화 된 뉴요커들에게 정통적인 신앙을 카페에서 마주보고 ‘그래 우리 한번 따져 보자’는 식의 쉬우면서도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변증으로 도시를 변화시켰어요. 교회설립 당시 복음화율이 1%에 불과한 뉴욕시를 5%까지 끌어올렸으니까요. 그래서 ‘그리스도인을 포위된 소수에서 확신에 찬 소수로 이끌어 내었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지요. 저는 그의 도시목회에서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의 희망을 봅니다. 자본주의 - 어떻게 볼 것인가? 김길구 본문으로 들어가 보죠. 1부 인간편에는 고통의 문제부터 빈곤과 죽음에 대한 문제 등 10장의 주제들이 있고, 2부에서는 성경, 구원에서부터 기독교의 절대성 등의 교리의 문제뿐 아니라 정치와 자본주의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입장 등 일상에서 부딪치는 현실적인 문제도 다루고 있어요. 다 다룰 수는 없고 그중 몇 꼭지만 다뤄보죠. 김현호 소련의 붕괴와 동구권의 몰락이후 자본주의는 오늘날 모든 것을 지배하는 세계정신이 되어 버렸습니다. 과연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는 가능한지, 그리고 그리스도인이 자본주의를 대하는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지? 박 만 저 역시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살고 있으니까 물질적인 욕망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전제하고 제가 그렇게 살고 있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옳다고 여기니까 말한다는 점을 이해해 주세요. 단순하게 말해서 자본주의가 주는 달콤함보다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이 주는 행복을 우리 교회가 더 붙잡을 때 자본주의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자본주의가 주는 개인의 자유, 주체성, 창의력 등의 강점과 인간소외와 물신숭배, 개인주의, 환경 파괴 등의 폐해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지금의 자본주의가 변할 수 없는 절대의 가치가 아니라 장점은 늘이되 단점은 줄여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하고 이를 추구하는 정책을 지지하여 반영하게 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성경은 보는 두가지 입장 김현호 뒤쪽 논문편에서 성경이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이 되는지에 대한 물음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케빈 벤후저의 하나님의 화행으로서의 성경론을 소개하셨는데 간략하게 말씀해주신다면? 박 만 스코틀랜드 장로교회 목사이면서 교수인 캐빈 벤후저는 ‘성경은 영감 받은 하나님의 말씀이다’라는 정통적 성경관을 가진 복음주의자입니다. 성경관에 대한 논란은 장로교 안에서도 조금씩 입장이 달라요. 보수주의 입장에 선 찰스 하지, 위필드 등은 ‘성경은 문자적으로 하나님의 말씀’ 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주장은 성경이 쓰여진 특정한 시대 안에서의 제약과 문화적인 옷으로 입고 나타난 부분을 제대로 반영치 못하는 한계가 있어요. 이에 반해 칼 바르트는 참된 하나님의 말씀인 예수그리스도를 통하여 오늘도 말씀하신다며 그런 점에서 성경은 참된 하나님의 말씀인 ‘예수 그리스도를 들어내는 도구 내지 수단이요 증인’이라는 입장입니다. 케빈 밴후처는 이 두 진영의 입장을 다 같이 받아들여서 화행이라는 개념을 제시했지요. 하나님의 ‘화행’(speech-Act)으로서의 성경론 박 만 ‘말씀이 행하게 하는 것’이란 뜻이죠. 쉽게 예를 들어보죠. “야 비 온다”라고 누군가 말했다면 그 말이 단순히 비가 온다는 사실만을 전하는 것이라 게 보수적 장로교회의 문자주의적 입장이라면 “야 비온다”란 말을 들었을 때 그러면 어떻게 하지? 라고 묻고 행동하는 것이 K.Barth 입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여기에 영국의 언어론자의 영향을 받은 캐빈 밴후처는 “야 비온다”란 말의 의미에는 문을 닫고, 빨래 걷고, 비 안 젖도록 하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것처럼 성경도 그런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캐빈 밴후처는 이 두 입장을 다 수용해서 문자적인 것 중 진리인 것은 진리로 받아들이고 그것이 갖고 오는 결과도 열린 자세로 받아주자고 입장입니다. 저도 이 견해에 동의합니다. 특히 한국장로교가 합동, 고신, 통합, 기장으로 분열된 이유 중에 하나로 성경관의 차이도 있었던 만큼 한국교회의 특수성을 극복하자는 생각에서죠. 성경의 주제는 하나님의 나라 류지원 한국교회가 지금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에 대하여 부정하는 이는 없을 것입니다. 교수님께서는 그 해법으로 교회의 존재 이유이자 목적인 하나님 나라의 선포에 집중하는데 있다고 하셨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과연 어떤 나라입니까? 박 만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나라를 영적 구원을 위한 조직체 정도로 제한하여, 성령의 능력 아래서 인간과 세계를 총체적으로 해방하기 위한 하나님의 전위부대라는 자각이 없어요.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은혜로 가져오는 전혀 새로운 나라이고, 모든 인위적 차별을 극복하고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존중받는 세계이며, 물질이 아니라 사랑과 생명이 가장 소중하게 여겨지는 곳이고, 기쁨과 행복이 있는 곳이며, 모두를 향해 열려있는 개방적 공동체이자 진리와 사랑과 상호 이해에 근거하여 폭력과 차이를 해결하는 곳’ 입니다. 김길구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즐거운 만남이었습니다. 오랜만에 600쪽의 대작을 읽으시느라. 수고하셨는데 교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집에서 다시 한번 하루에 한 장씩 정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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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2-01
  • [기독교인문학] “ 2050년 대부흥을 위한 거룩한 전략서 ”
    미래학자 최윤식의 《2050 한국교회 다시일어선다》 이 책에서 딱 10년 전 《2020-2040 한국교회 미래지도》를 통해 한국교회 성도의 300~400만 명과 주일학교 30~40만 명대의 급감을 예측한 바 있는 미래학자 최윤식이 30년 후의 한국교회를 진단하고 이를 극복할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른바 「새로운 대부흥기를 위한 거룩한 전략」이다. 그가 예측하는 가까운 미래는 이슬람교의 부상이 아니라 ‘2050년이 되면 이단과 무신론의 나라’가 된다는 것. 이를 위하여 저자는 한국과 외국의 사례와 구 단위까지 종교별 분포도와 성향 등 다양한 통계를 동원하여 그의 주장을 논증하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지금 현재 목회자 절반이 극빈층이나, 2050년대이 되면 10명 중 9명이 은퇴생활비를 못받는다는 충격적인 예측 못지않게, 앞으로 최소 두 번의 하나님이 주신 기회의 파도를 탈 수 있다면 ‘생존’이 아닌 ‘대부흥’을 맞이할 수 있다는 7가지 사역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 저자소개 ∥ 최윤식 미국의 권위있는 미래학 정규과정인 휴스턴대학교 미래학부에서 학위를 받은 전문 미래학자이며 목사이다. 지금은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이며, 세계미래학회 및 세계전문미래학자협회 창립이사와 Wendy Schultz(세계전문미래학회)의 회장을 역임하는 등 미래학의 세계적 거장들에게 사사 받았을 뿐아니라 미래학 외 경영학, 철학, 윤리학, 신학을 공부한 전문미래학자로 주목받고 있다.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사랑의교회에서 부목사와 예수나무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한 바 있다. ◇ 저서∥ 《2030 대담한 미래》, 《제4의 물결이 온다》, 《앞으로 5년 미중전쟁 시나리오》, 《앞으로 5년 한국미래 시나리오》 외 다수가 출판되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한국 교회 트렌드 2024-정확한 조사 데이터에 근거한 2024년 한국 교회 전망과 전략》 지용근 외 10인 공저 / 규장 / 2023 《한국 기독교 분석 리포트 - 2023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 1998-2023》 /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 2023 기독교인문학 〈47〉 “ 2050년 대부흥을 위한 거룩한 전략서 ” - 7가지 사역 전략으로 대부흥기의 파도를 타라 - 위기에 일하시는 하나님 “미래는 부정적으로 보면 안 된다. 그렇다고 긍정적으로 봐도 안 된다. 미래는 ‘객관적’으로보아야 한다. ‘균형 있게’ 보아야 한다. 대신, 그 어떤 위기가 예측되더라도 그것을 대하는 태도는 긍정적이어야 한다.” 김길구 저번 호에 예고해 드린 개혁주의 대표 신학자 R.C. 스프로울의 눈으로 분석한 《서양철학이야기》는 마틴 루터 종교개혁일에 맞춰 미래학자 최윤식의 《2050 한국교회 다시 일어선다》와 순서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김현호 이 책을 보고 예상을 웃도는 한국교회가 직면할 다가올 미래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단순한 예측이 아니라 미래학자와 교회전문가들이 예측 모델을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를 수치로 보여주니 더 위기를 절감하지 않았나 생각돼요. 류지원 이 책의 저자는 최윤식과 미래목회전략연구소입니다. 미래목회전략연구소는 최윤식목사가 이사장으로 있고, 그의 제자인 서경원목사가 연구소의 대표이자 선임연구원으로 사역하며, 공동대표로는 윤찬일 목사와 미션어웨이크 대표인 김광근 목사가 사역하고 있습니다. 2050 한국교회 대전망 김길구 서두에 저자는 한국교회 138년 역사 중 발전 단계를 3단계로 대부흥기를 이끌었다고 구분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열정적인 성경읽기가 특징인 ‘평양대부흥운동’으로 상징되는 사도행전 부흥기, 제2부흥기는 제1차 부흥기를 통해 형성된 평양을 중심으로한 북쪽 기독교인들의 강력한 신앙과 열정이 남북분단과 6.25전쟁을 계기로 남쪽으로 전수된 신유와 축사 등 성령 사역과 부흥회, 기도원 사역 등을 특징으로 하는 초교파적 민족 복음화운동, 세 번째가 1970년대 한국 경제 부흥기의 시작과 6.25전쟁 이후 베이비부머 세대 등장으로 인한 인구 성장수혜로 1990년대까지 만들어진 대부흥기로, 제3의 대부흥기를 촉발시킨 결정적 사건인 빌리그레이엄 전도집회를 꼽았습니다. 이 세 번째 물결의 특징은 거대한 대중집회로 복음의 물결이 전국으로 확산되었다는 것입니다. 류지원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세 번의 대부흥기 마다 제2, 3차 대부흥기로 적게는 2~3배, 제1차 부흥기의 경우는 10배 이상 교인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구가했던 고속성장은 쇠퇴기를 맞고 있습니다. 김현호 통계적으로 2000~10년 사이를 기점으로 총 교인 수의 감소라는 대반전을 맞이하기 시작했고요, 2020~22년 ‘코로나19’라는 전염병 팬더믹으로 기독교 최대교단인 예장통합과 합동은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1%씩 교인 수가 감소하였고, 최근 2~3년에는 그 속도가 2~3배 빨라졌으며, 특히 코로나19 기간 한국에서 문 닫은 교회는 전체 교회의 15% 정도라니 정말 심각한 수준이 아닐 수 없어요. 김길구 이 책에서 주목하는 것은 이탈한 교인들의 상당 수가 ‘노마드 성도’ 즉 유목민 교인들이 되어 온라인상을 떠돌며 디지털 노마드가 되었다고 사실입니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2050년에는 한국사회가 이단과 무신론의 나라가 되고, 2067년이 되면 한국기독교인 총인구는 가나안 성도를 포함해도 전체 인구의 7.09%인 213만 7,764명까지 줄면서 229만 8,011명인 되는 이단에게도 추월 당할 수 있다고 예측이 무섭습니다. 올해 발표한 영국스코틀랜드 교회는 지난 22년동안 교인 수가 반토막 났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헌금 기근의 시대가 온다 김현호 2장의 제목이 자극적이예요. ‘헌금 기근의 시대가 온다’입니다. 2012년 통계로 한국 기독교인들의 헌금액이 월평균 22만2000원이었으나 2023년에는 19만5000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사회 경제적으로 살림살이의 어려움을 보여줍니다. 류지원 원인으로는 고령화와 청년 일자리의 감소 등의 요인인데 저출산의 때문에 일하는 인구의 감소로 국민연금의 고갈에 대한 우려, 불경기와 고금리로 인한 부동산 가격 하락 충격으로 자산이 감소하면서 점점 가난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대적 비율에서 60세 이상이 36.1%로서 교인들의 감소와 경제상황악화는 교회재정의 악화로 직결되어 대형교회 상위 10%가 70%이상을 독점하는 상황에서 나머지 교회들은 이미 재정적으로 심각한 상태예요. 김길구 문제는 한국경제의 ‘성장의 종말’입니다. 현재 한국 경제는 일본처럼 장기 침체에 빠질 급박한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에 이 추세로 가면 2050년에는 헌금이 현재의 3분의 1로 준다고 예측까지 나왔습니다. 김현호 규모가 작을수록 재정능력 약화가 가중되죠. 한목협의 통계에 의하면 2023년 현재 한국교회 목회자의 절반 정도는 극빈층으로, 교인수 100명 미만의 목회자 월평균 사례비는 최저임금보다 적어져, 2050년쯤에는 목회자 10명 중 9명 정도가 은퇴 생활비를 받을 수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우수한 인재들의 목회기피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의 대부흥이 온다 류지원 이 장에서는 위기 속에서도 아직은 희망이 있으며, 우리에게 최소 2번의 기회’가 있다고 확신합니다. 확실한 제5차 부흥기는 남·북한의 ‘통일’이 실현될 때인데, 문제는 제4차는 언제 오느냐?는 것입니다. 그것은 통일 이전에 오는데 현재의 위기를 ‘감이나 경험’에 의존하는 목회가 아니라 ‘데이터’와 하나님의 방법에 의한 성경적 전략 즉 ‘거룩한 전략’을 통하여 위기의 파고를 극복해서 제5차 통일부흥시대를 대비하라는 것입니다. 김현호 저자가 정의하기를 제4부흥기는 통일을 준비하는 부흥기이며, 제5부흥기는 통일시대에 이루어지는 부흥기라는 가슴 벅찬 예측입니다. 통일이 되면 인구감소 문제도 자연히 해결되고, 북한의 기독교인들이 자유를 얻으면서 새로운 활력으로 부흥기를 맞이하여 우리나라의 가장 큰 부흥의 역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김길구 이를 대비하는 한국교회는 현재 세 가지 형태로 나눠볼 수 있는데 현재와 같은 상황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소멸하는 교회, 다음이 다시 부흥하는 교회, 그리고 새롭게 탄생하는 교회입니다. 특별히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과거 습관에 그대로 머물러 있거나 패배주의에 빠진 교회는 스스로 소멸하게 되고, 심각한 위기나 고통을 통해서 하나님을 깨닫고 회개하고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는 교회는 다시 부흥하게 될수 있다며, 새로운 시대를 감당하기 위해서 하나님이 새롭게 세운 교회가 출현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류지원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우리가 한국 교회가 위기라고 말하는 것은 ‘변화가 필요하다.‘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이제 끝장났다.’라는 패배의식 말하는 것이 아니므로 긍정적인 말과 생각의 변화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대부흥기를 대비하는 사역 전략 김길구 이 장은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하는가 하는 7가지 해법이 담겨 있습니다. 각 페이지 마다 깨알 같은 통찰과 지혜, 사례 등이 있어 목회에 이 책이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크게 보면 시대의 변화를 분별하고 다양화된 지역에 적합하고 교회가 잘할 수 있는 맞춤형 사역으로 전환하라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미국의 제3차 대각성운동과 한국의 제3의 대부흥기에서 20세기 중반 미국에 일어난 제3차 부흥운동의 중심인물인 빌리그래함의 성공의 요인 중에 하나인 라디오와 TV 등의 새로운 기술문명을 복음화의 도구로 적극적으로 사용하였듯이, 국가통계청자료와 빅데이터 사용법, 그리고 혁명적인 챗GPT4를 목회에 활용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주네요. 류지원 뒤바뀌고 있는 두 개의 목회 축에 주목하라고 합니다. 그 첫 번째는 1-2인 가구의 증가로 2023년 현재 이 둘을 합치면 1,368만 여 세대로 총 가구수의 62.68%를 차지하고,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2050년에는 1,732만 여 가구로 75.82%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그중에는 다문화, 한부모, 비친족, 분거, 독거가구 등의 다양한 형태의 가구들의 급증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미래가 아닌 현재 우리 교회의 모습들로 이들이 갖는 걱정거리인 경제문제, 외로움, 건강, 주거 고통, 안전 위협, 사별과 이별의 고통, 식사 문제 등에의 실생활의 접근이 필요성을 제기합니다. 김현호 앞으로 30년, 뒤바뀌고 있는 두 번째 목회 축은 ’중심연령의 변화‘입니다. 그 핵심은 신중년(新中年)세대인데 신중년의 사전적 개념은 ’주된 일자리에서 50세 전후에서 퇴직하고 재취업 일자리에 종사하며(72세) 노후를 준비하는 과도기 세대(5060세대)로 고령자나 노인들과 달리 경제적, 시간적으로 여유로우며, 기술발전에 잘 적응하는 ‘활력있는 생활인’으로 2040년에는 전체인구의 34%까지 증가할 이들을 교회의 핵심인력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교회의 위기를 헤쳐나갈 동력으로 삼으라고 권고합니다. 김길구 마지막 부분은 저자는 ‘부의 사명’을 가르치면서 5가지의 힘으로 설명하는데, 현대판 요셉의 해법인 시간의 힘, 복리의 힘, 적립의 힘, 절약의 힘, 공부의 힘의 원리로 노후대책을 마련하라며, 10대의 성인식에 지인과 친척들이 부조금을 주면 부모들이 자식들의 ‘종잣돈’으로 장기투자를 통하여 사회 첫 출발 때 몫돈을 만들어 주는 유대인의 관습을 통한 지혜로운 경제생활을 소개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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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10-20
  • [기독교인문학] “ 평화는 방향을 가두지 않는다 ”
    이지상의 여행자를 위한 《에세이 北》 제78주년 광복절은 맞는 우리는 어느 해 보다도 착잡한 심정이다. 우리에게 해방은 곧 분단의 역사이기도 할 터인데 신냉전시대의 도래와 함께 다시 한반도에 이는 전쟁의 불안, 일본의 핵오염수 방출에 즈음하여 맞게 된 간토 학살 100주년, 거기다 육사의 홍범도 흉상 이전에 따라 불붙는 철 지난 이념논쟁 등의 와중에서 문뜩 한 인물이 떠올랐다. 가수 겸 작곡가인 평신도 이지상이다. 그는 괴짜 가수이다. 2019년 펴낸 〈여행자를 위한 에세이 北〉와 2010년 여름 출간된 〈시베리아 철도여행기 ‘스파시바, 시베리아’〉를 통해 그가 꾸는 꿈은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북한을 가로질러 독립투사들의 말 달리던 연해주와 강제 이주된 시베리아를 여행하는 화해와 평화의 대장정에 여행가이드가 되는 것이다. ◇ 저자소개 ∥ 이지상 가수 겸 작곡가. 성공회대 외래교수, 경희대 국문과 졸업, 시노래 운동 나팔꽃 동인 등의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음반으로는 현재 6집까지 낸 대중가수로 대학에서의 전공을 살려 글쓰기 작업에도 열심이며, 노래와 글뿐 아니라 평신도로서 참여한 기독교공동체 활동과 사회활동에도 활발한 그는 성공회대학에서 ‘노래로 보는 한국사회’ 등을 강의하고 있다. ◇ 저서∥ 음반으로는 《1집 사람이 사는 마을》 등 6개의 앨범을 낸 바 있으며, 산문집 《이지상 사람을 노래하다》, 러시아 기행 《스파시바 시베리아》와 북한을 소개한 《여행자를 위한 에세이 北》을 출판하였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스파시바 시베리아》 이지상 지음 / 삼인 / 2010 《그리스도인을 위한 서양철학이야기》 / 크레이그 바르톨로뮤, 마이클 고힌 / IVP / 2019 《서양철학과 신학의 역사》 / 존 프레임 / 생명의말씀사 / 2018 “ 평화는 방향을 가두지 않는다 ” - 디아스포라 가이드가 쓴 북한기행 예행연습기 - 광복78년, 분단78년 “신앙이라는 소중한 열매의 자양분이 전쟁과 분단, 그리고 반공이었다면 이제는 대립이 아니라 남북의 화합을 위해 그 열매를 나누어야 할 때다” 자칭 북한 안내인의 여행예습기 김길구 요즘 시국이 심상치 않아요. 그동안 고속성장을 구가하던 경제도 곤두박질 치고, 그나마 어렵사리 유지되던 남북관계도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몇 개월 남지 않은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사활을 건 샅바싸움이 철 지난 이념논쟁으로 얼룩지면서 안 그래도 어려운 시민들의 피로도만 높아가고 있습니다. 이럴 때 기독교 본령인 사랑과 평화, 그리고 화해의 메신저로서 희망의 노래가 필요치 않을까? 생각해서 이 책을 선정했습니다. 김현호 이 책은 ‘시인의 성정으로 노래하는 가수 – 이지상’이 2019년에 출간한 《에세이 北》입니다. 저자는 희망래일 대륙학교 교장을 맡아 2010년부터 해마다 여름에 다녀온 시베리아 여행기를 묶어 《스파시바 시베리아》란 제목으로 출판한데 이어, 북한의 역사 문화 예술 등을 소개한 책으로 시베리아 기행문은 자신이 직접 발로 뛴 체험기라면, 이 책은 북한에 대한 여러 자료를 엮은 만든 디아스포라 여행안내자를 자처하는 저자의 에세이 형식의 가이드북입니다. 시대적 사고를 노래하는 가수 김길구 이 책은 제1여정이 그리움에 설레는 가슴을 안고, 제2여정이 북한에서 뭘배울지 생각해 봤어? 제3여정이 감호에서 미역 감고 두만강에서 첫눈 맞으면으로 총3여정으로 구성 되어 있습니다.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저자부터 알아볼까요? 가수이자 작곡가인 이지상은 대중적이지 않아 아무나 아는 가수가 아닙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시대적 사고를 노래로 풀어내는 가수’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어요. 류지원 전공이 국문학이라 그런지 그는 ‘시’를 아는 음악인이예요. 그의 제3집 앨범 《위로하다, 위로 받다》에 수록된 곡의 예를 들면 정호승, 곽재구, 이용악, 허남기 등의 시를 노랫말로 작곡을 했더군요. 팬들이 오라는 곳이 있으면 통기타 하나 둘러매고 어디든 가는 그가 부르는 노래는 작고 그늘진 이들을 보듬는 ‘그 자체로 아프고, 아파서 고와’ 힐링이 되는 음류시인이라고 할까요? 김현호 그는 젊어서 만주벌판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귀국 난곡 철거민 촌에서 쓸쓸히 죽은 이우석 할아버지를 모티브로 한 민병일의 시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곡을 붙여 노래를 완성한 뒤 그 역사적 현장인 만주벌판을 찾아가서 조선독립군의 치열한 삶을 추적하고, 남태평양으로 날아가 일본군 위안부의 고단한 여정을 둘러보고, 슬픈 디아스포라 재일 조선인들 찾아가선 폐교 위기의 조선인학교를 지원하고, 2010년에는 연해주의 또 다른 디아코니아 고려인들의 여정을 따라 시베리아를 찾아 나서든 등 가슴 뜨거운 행동하는 예능인이예요. 북한여행 가이드 류지원 저자는 그동안 여행 가이드로서 연해주나 시베리아, 일본 등지의 잊혀져 가는 우리 동포의 한 맺힌 자취를 찾아다녔는데, 흩어진 유대인을 뜻하는 디아스포라의 하이라이트인 북한여행 안내자를 자처하는 그의 꿈은 부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경의선을 거쳐 북녘땅과 연해주와 몽골, 대륙과 시베리아철도를 잇는 대륙횡단으로 그 여정에는 남북통일의 염원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김길구 책이 2017년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고 남북관계의 해빙무드에 젖어 있던 2019년 출간되었습니다. 북한여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과 이미 저자가 시베리아 여행기를 출간한 경험으로 미리 북한에 관한 여행 안내서를 준비하자는 취지에서 부제로 북한여행 안내자의 ‘예행연습기’라고 했으나 우리나라 정세로 보아 그의 꿈은 불과 몇 년 사이에 격세지감을 절감하겠죠. 북한은 왜 예수를 버렸을까? 김길구 흥미로운 대목이 북한의 기독교에 대한 평신도인 그의 생각이었습니다. 이 책을 선정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8월 광복절 78년, 분단 78년에 읽어야 할 책이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이 책이 최근에 노정된 이념논쟁과 심화 되는 남북갈등, 평화와 화해 그리고 멀어져만 가는 통일의 얘깃거리의 화두를 주겠다고 생각했어요. 김현호 저자는 남과 북의 적대적인 요인으로 동족상잔의 한국전쟁 외에도 북한의 토지개혁과 관련해서 큰 사찰이나 성당 명의의 땅도 몰수되었으나 공동의 재산이어서 큰 저항이 없었던 반면 1만5천 평 이상의 토지를 가진 피해자 중에는 지주계급인 기독교인들이 많았는데, 재산을 몰수당한 이들이 사회주의 반대편인 민족주의 편에 서서 스스로 우파가 된 과정과 그중에 황해도와 평안도를 중심으로 반공운동이 거셌으며, 해방후 1953년까지 약 7만~10만의 기독교인들이 남하하여 개신교의 주류가 되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류지원 책에 윤정란이 쓴 〈한국전쟁과 기독교〉의 한경직 목사의 증언을 인용했는데 남과 북의 갈등의 선봉에 우리 기독교인들이 섰다는 게 가슴 아팠습니다. “그때 공산당이 많아서 지방도 혼란하지 않았갔시오. 그때 서북청년회라고 우리 영락교회 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조직했시오. 그 청년들이 제주도 반란 사건을 평정하기도 하고 그랬시오. 그러니까니 우리 영락교회 청년들이 미움도 많이 사게 됐지요.” 라는 대목인데 우리의 반공정서가 아직도 치유되지 못한 역사의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불거진 육사의 홍범도 장군의 흉상이전 문제도 일제청산 문제와 더불어 이념문제의 트라우마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독일교회에서 배운다 김길구 저자는 기차로 북녘땅을 지나 대륙을 가로지르며 시베리아를 횡단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신냉전시대에 우리의 선택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어 안타까워요. 김현호 해방 당시 남한의 기독교인구는 전체의 1%미만이었지만 지금은 20%를 상회해요. 세계 50대 교회의 반이 한국 교회가 차지하고 있어요. 놀랄만한 부흥의 성과지요. 이제는 역사의 갈등을 넘어 원수까지 사랑하라는 말씀에 따라 피스메이커로서의 성숙된 자세가 필요합니다. 평화와 화해의 역할 필요 김길구 그런 의미에서 독일의 성공사례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봐요. 2차 세계대전에 패한 후 전범국가로 동서독으로 나뉘는 아픔을 겪게 되지요. 1990년 재통일에 이르는 과정에서 교회의 역할이 매우 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류지원 동족상잔을 겪은 우리 나라와 다르지만 독일도 동서독 정부가 1949년 수립되어 분단국있었으나 양쪽 교계는 사회주의나 자본주의 양쪽 이데올로기의 편을 들지 않았다고 해요. 끝까지 화해와 평화의 자리에 선다는 원칙을 지키며 분단의 영구화도 반대하면서… 김길구 독일교회가 이러기까지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얻은 교훈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2차대전을 앞두고 신학교수와 목회자를 포함한 대표적 지도층과 교회가 전쟁을 지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두 차례의 전쟁으로 온 나라가 폐허가 된뒤 값비싼 댓가를 치른 뒤에야 평화의 소중함을 알게되었습니다. 김현호 이러한 경험이 독일의 통일과정에서 평화와 화해라는 기독교 가치아래 독일 통일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교회를 통한 지원은 동서독 교류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류지원 그런 의미에서 요즘 한국교회가 정치권의 영향을 받아 정치화되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어요. 교회가 현실정치에 거리를 두고 평화와 화해의 메신저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했으면 좋겠습니다. 김길구 사색의 계절 가을입니다. 다음 호에는 현재 우리 세계를 형성한 대표적 사상의 본질을 개혁주의 대표 신학자 R.C. 스프로울의 눈으로 분석한 《서양철학이야기》를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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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9-08
  • [기독교인문학] “ ‘붓을 든 신학자’들의 그림읽기 ”
    구미정의 《그림으로 신학하기》 최근 인문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교계에도 기독교 인문학과 관련된 책들이 심심치 않게 출간되고 있다. 그동안 《구약성서: 마르지 않는 삶의 지혜》, 《교회 밖 인문학 수업》 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기독교인문학자인 저자는 교리나 신학의 내용을 서양종교화의 거장들의 작품을 매개로 쉽게 풀어놓고 있다. 성서에서 죽음등 12개의 꼭지로 나눠 성서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210여 쪽의 이 책에는 1080년작 치마부에의 작품부터 1951년 피카소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서양미술사에 길이 남을 명작 139점이 동원되어 눈을 즐겁게 한다. 그동안 신앙적인 그림에 목말랐다면 갈증을 해소하는 청량제가 될 것이다. 그림을 보는 안목을 키울 뿐 아니라 쾌도난마식 경쾌한 글솜씨는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 저자소개 ∥ 구미정 이화여대 철학과, 동 대학원 기독교윤리학 박사. 신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세상의 다채로운 풍경에 신학적 사유를 덧입혀 재미있게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이은교회 담임목사로 재직 중이며,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한편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전임연구원, 문화예술 계간지 『이제 여기 그 너머』 편집인이다. ◇ 저서∥《한 글자로 신학하기》와 《두글자로 신학하기》, 성경 속 여성 인물들을 새롭게 조명한 《성경 속 세상을 바꾼 여인들》 등이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교회 밖 인문학 수업》 구미정 지음 / 옥당 / 2019 《성스러움과 아름다움이 입 맞출 때》 김학철 지음 / 비아 / 2022 《인문학은 성경을 어떻게 만나는가》 박양규 지음 / 샘솟는 기쁨 / 2021 기독교인문학 〈44〉 “ ‘붓을 든 신학자’들의 그림읽기 ” -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 - 붓을 둔 신학자들 “밀레는 하얀 빛을 가진 사람이고 어느 누구보다 훌륭해, 밀레에게는 복음이 있거든, 밀레가 그린 그림이 훌륭한 설교와 무엇이 다르랴? 제법 괜찮다는 설교도 밀레의 그림과 비교하면 검게 보여”(빈센트 반 고흐의 편지에서) 김길구 지리한 장마가 할퀴고 간 자리에는 물폭탄으로 인한 피해로 농민들의 탄식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지구촌 기후위기의 여파로 우리나라도 온대의 장마가 아닌 잦은 비와 국지성 호우가 일상화되는 아열대성 우기라고 해야 한다는 주장이 실감 납니다. 빨리 정상을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책 다 보셨지요. 139점의 거장들의 걸작들을 명쾌한 해설과 함께 사랑에 빠진 요 며칠 간은 눈이 호사를 누릴 수 있었는데 여러분들도 여름휴가 때 한번 읽어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김현호 저도 즐거웠죠. 성서화를 접할 기회가 적은 개신교도로서 그림에 담긴 사연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습니다. 화폭 담긴 화가의 붓질과 색상 못지않게 내면의 신앙과 사상이 고스란히 녹아있어 그것을 읽어내는 작업에서 얻는 즐거움이 컸습니다. 류지원 저자 구미정 목사는 신학과 인문학을 넘나들며 글 쓰고 강의하는 기독교 인문학자로 진지하고 심각한 우리의 신학 풍토 속에서 그녀의 이야기 신학은 자유롭고 경쾌한 놀이 같아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요. 말과 글로 삶의 지혜를 나누는 이런 창조적 시도가 기존의 틀을 넘어 하늘에 잇대어 세상을 꿈꾸고 있는 자유인? 이번 책은 대학의 서양종교화 교재로 기획되어 출간했다는데~분량에 비해 내용이 풍부하고 편집도 짜임새가 있어 종교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는 생각이 듭니다. 김길구 제목이 《그림으로 신학하기》 입니다. 그림과 신학의 결합이지요. 작년인가요 우리가 다룬 박양규의 《인문학은 성경과 어떻게 만나는가》란 책이 떠오릅니다. 우선 미술에 대한 얘기로 시작해서 그림에 담겨 있는 메시지를 통해 저자의 신학을 알아보는데 12꼭지를 다 다룰 수 없고 그중 2~3꼭지의 맛만 보겠습니다. 지면 관계로 작품들을 게재치 못해 의미 전달이 잘 될지 모르겠네요? 나그네-자발적 유목민이 된다는 것 김현호 이 장에서는 아브라함의 도시문명탈출기를 얘기하고 있어요. 하나님은 아브람을 선택하시고 이름을 바꾸라고 하십니다. 히브리어로 ‘아브’는 아버지, ‘람’은 높다는 뜻이고, 그의 아내 사래는 ‘공주’ 또는 ‘귀부인’을 뜻하는데 두 이름 다 부귀영화를 간절히 바라는 부모의 열망이 담겨 있는 이기적인 이름을 ‘만인의 아버지’를 뜻하는 아브라함과 ‘만인의 어머니’ 를 뜻하는 사라의 이타적인 의미를 담은 새 이름을 줍니다. 신앙을 갖는다는 것은 사사로운 개인에서 공공의 사람으로 거듭난다는 의미로 이러한 존재론적 혁명을 거치지 않고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없다며, 극단적인 자기 중심의 이기적인 기복신앙을 질타하고 있습니다. 류지원 아브라함의 사례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복의 전제는 갈대아 우르에서 하란으로, 도시 문명과 단절하라는 것입니다. 창세기 12장부터 끝까지 사막의 여기저기를 식솔들과 함께 떠돌아 다니는 나그네 인생이 펼치는 얘기 중에 그림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장면이 아브라함과 사라와 하갈 얘기 그리고 이삭을 번제 제물로 드리는 〈이삭의 희생〉 등의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같은 듯 다른 이미지 김길구 모리아산의 〈이삭의 희생〉을 소재로한 거인 3인의 작품을 비교한 적이 있는데 개신교도인 렘브란트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어린양 예수를 떠올리게 된다면, 가톨릭 신자인 카라바조 작품에서는 ‘은총’의 교리를 기반으로 한 개신교를 비웃는듯한 해석이, 그리고 유대인의 시각에서 샤갈은 울부짖는 이삭의 어머니 사라를 등장시켜 이삭, 예수,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을 모두 우리의 사랑하는 자녀임을 표현한 작품이 기억납니다. 류지원 일반적으로 가톨릭 미술은 종교적 메시지와 상징성을 중시한다면, 개신교는 종종 개인의 신앙경험과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어요. 물론 획일적으로 그렇다기 보다는 개인의 스타일이나 시대적인 요소 등에 영향을 받지요. 김현호 일반적으로 가톨릭 그림은 과도한 장식과 화려한 스타일을 보여주는데 이는 고대 로마 예술 전통과 결합하여 피렌체, 르네상스, 바로크 등의 작품에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그에 반해 개신교는 실용적이고 소박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이죠.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류지원 이번에는 가난을 소재로 한 얘기를 해 볼께요. 가난하면 떠오르는 화가가 있지요? 밀레와 빈센트입니다. 〈씨뿌리는 사람들〉과 흔히 만종으로 알려진 〈삼종기도〉의 작가 밀레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평화로운 농촌의 아늑한 풍경을 떠올리겠지만 이 작품이 충격적인 이유는 이전에는 화폭의 주인공들이 권세 있고, 돈 많은 사람 들이였는데 처음으로 힘없고 가난한 농부를 주인공으로 그것도 살롱에 전시까지 했으니, 혁명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요. 김길구 시기가 묘해요. 민중화가 밀레의 〈씨뿌리는 사람〉이 1850년, 영국 런던 다락방에서 그 유명한 카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과 자본론 출간된 해가 1848년이었으니 사회주의자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었죠. 김현호 구약성경에서 ‘가난’은 칭찬받을 대상이 아니였어요. 예수님은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나니’라고 선언하지요. 저자는 팔복의 첫 복, 가난을 설명하기 위해 조용필의 〈칼리만자로의 표범〉, 가난한 전도자 빈센트, 밀레의 〈씨뿌리는 사람〉과 〈삼종기도〉, 빈센트의 〈감자 먹는 사람〉들을 등장시킵니다. 밀레와 빅토르 위고를 좋아했던 빈센트는 문명을 일으킨 네피림 같은 소수의 엘리트들이 세상을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작고 힘이 없지만 가난한 ‘씨 뿌리는 사람’들이 하나님의 나라를 일구면서 이 세상을 살만한 세상으로 만든다고 증언합니다. 김길구 평생 동생 테오에 기대어 가난과 고독에 시달리며 빈센트가 간 길은 아직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었어요. 사진기가 발명되고 더 이상 사진찍듯이 묘사하던 시대가 저물어가던 시기에 ‘자기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게 아니라 자기가 보는 대로 그리는 게 진짜 화가’라는 발상의 전환이 현대회화의 길목에 서 있었던 화가로 평가받는 이유이지요. 하나님을 말하는 것은 사람을 말하자는 것이다 김길구 감정편에는 헤롯왕에 의한 자행된 유아학살을 그린 조토의 〈무구한 이들의 학살〉, 스페인 낭만주의 화가 고야의 나폴레옹 군대가 자행한 마드리드 시민들의 학살을 다룬 〈1808년 5월 3일의 학살〉, 그리고 1937년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여 유명한 〈게르니카〉의 작가 피카소가 1951년 한국전쟁의 참상을 그린 〈한국에서의 학살〉 등을 통하여 전쟁으로 인한 국가폭력의 참상을 고발한 내용도 있어요. 김현호 회화에 얽힌 깨알 상식도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미켈란젤로의 〈모세〉라는 조각상과 〈모세가 자기 백성의 고난을 보다〉는 그림, 그리고 샤갈의 〈십계명 돌판을 부수는 모세〉란 작품을 보면 모세의 머리에 뿔이 두 개가 소처럼 솟아있어요. 그러나 개신교도인 렘브란트의 작품 〈십계명이 새겨진 돌판을 던지는 모세〉라는 작품에는 뿔이 없어요. 이는 성경의 오역에서 비롯된 실수 때문인데요, 초기 기독교 교부 히에로니무스가 히브리어 성서를 라틴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일어났어요. 고대 히브리어는 모음이 없고 자음이 있는데 모음을 어떻게 발음하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데 카란(빛이 났다)을 케렌으로 잘못 읽어 코르니타(뿔이났다)라고 옮긴데 따른 착오 때문입니다. 류지원 수박 겉만 핥다가 만 느낌입니다. 저번에 다룬 박양규의 〈인문학은 성경을 어떻게 만나는가〉에 나오는 대목을 인용하는 것으로 대신할께요. ‘한국의 기독교 집단이 성경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것이 인문학과 관련하여 대담하게 던지는 질문이다. 성경적이지 않다면 인문학으로 성경을 읽는 태도가 필요한 이유이다. 태도에 강조점을 두는 이유는 인문학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구든지 밀레와 고흐의 시선은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한 인간을 향한 ‘시선’이지, 인문학 ‘지식’이 아닌 이유이다.’ 김길구 우리만의 게토에서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능력을 잃어가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에 응답할 영적감수성을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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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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