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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독교교양읽기] 다시 읽는 영웅전, 사울과 다윗 이야기
    일그러진 영웅 vs 만들어진 영웅 이스라엘 건국의 영웅들의 얘기 역사는 과연 승자의 편일까? 이스라엘의 초대왕 사울과 2대왕 다윗. 두 영웅과 중재자인 선지자 사무엘의 일대기를 새로운 시각에서 재구성한 평전이다. 우리의 뇌리 속에 각인 된 사울왕은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하고 왕위에 병적으로 집착한 실패한 왕으로, 다윗은 영원한 별이 되어 이스라엘의 성군으로 기억한다. 저자는 제목에서 암시하듯 사울은 저평가 되었으며, 다윗은 필요 이상으로 고평가되었으니 일그러진 부분은 펴고, 만들어진 거품은 걷어내 원래의 모습을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칫 지루할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자. 책장을 몇 장 넘기다 보면 책의 매력에 푹 빠져든다. 그리고 페르소나를 벗은 영웅의 민낯을 통해 오버랩 된 나의 모습을 보게 된다. 성경을 입체적으로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 저자소개 ∥저자 곽건용 목사는 현재 미국장로회 소속 LA 소재 향린교회 담임목사이다. 도미 전엔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향린교회 부목사로 재직했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와 한신대학교, 대학원을 마치고 미국 클레어몬트 대학원에서 구약성서학을 전공했다. 목회 외에 성서에 대한 학문의 연구성과를 반영하는 책을 집필하여 기독교인들이 성서를 올바르게 읽고 해석하는 방법을 깨우치게 하는 것을 중요한 목회의 과제로 삼고 있다.저서로는 《하나님 몸 보기 만지기 느끼기》, 《알 수 없는 분》, 《예수와 함께 본 영화》 , 《길은 끝나지 않았다》 등이 있다. 꽃자리 간 / 2019년 / 15,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 / 유진 피터슨 저 / IVP《성경 속의 심리학》 / 이재현 저/ 장로회 신학대학교출판부《성경으로 배우는 심리학》 / 이나미 저 / 이랑 다시 읽는 영웅전, 사울과 다윗 이야기- ‘평전에 대한 평전’- ▲ ‘사울과 다윗’ 왕위를 위협하는 다윗을 죽이려는 사울왕 렘블란드 작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담임목사 두 영웅의 엇갈린 평가“후대의 역사는 사울을 일그러뜨리는 값을 지불하고 다윗을 찬란한 영웅으로 만들었다. 다윗을 그렇게 미화하기 위해서는 사울을 일그러뜨려야 했다. 물론 사울이 다윗을 능가하는 인간적인 매력을 갖췄다고는 볼 수는 없다. 사울은 사울대로, 다윗은 다윗대로 매력과 약점을 모두 갖고 있었다. 하지만 사울은 약점이 부각되었고, 다윗은 매력이 두드러지게 강조되었다.” 신명기와 역대기적 사관김길구 시즌Ⅱ를 시작한 지도 1년이 넘었습니다. 참고로 시즌Ⅰ이 책을 읽은 후의 느낌에 대한 얘기를 다뤘다면, Ⅱ는 독자들에게 책의 내용을 알리는데 좀 더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번에 다룰 책은 성경의 두 영웅 사울과 다윗 얘기를 다룬 곽건용 목사님의 《일그러진 영웅 vs 만들어진 영웅》입니다.김현호 이 책은 성경의 역사서에 기록된 사울과 다윗의 얘기를 저자는 역사비평방법론적인 접근이 아닌 문학적인 방법론에 영향을 받아 쓴 책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김형기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쓰여진 계시의 책이라고 고백하지만 각 성경마다 저자 고유의 사관이 배어있어요. 성경에 나타난 기사 자체가 아무리 객관적 입장을 견지하여 기술한다고 해도 기본적인 저자의 주관적 시각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평전에 대한 평전’인 셈이군요. 김길구 목사님이 저자의 사관이라고 하셨는데 오늘 주제와 관련해서 신명기적 역사관과 역대기적 역사관이 있지요. 그 차이가?김현호 신명기 사관은 모세가 죽기 전 요단강 건너편에서 새로운 세대들을 위한 율법들을 재정리하면서 이 율법을 지키면 축복을 받고, 거역하면 저주를 받는다는 언약의 사관이라면, 역대기 사관은 고난의 바벨론 포로기 70년을 거친 후에 기록된 역사서로 하나님께서 다윗과 맺은 언약, 즉 그의 후손이 영원히 왕이 될 것이고, 설사 잘못하더라도 회개하면 용서해 주신다는 것과 성전 중심, 선택받은 민족이라는 선민의식의 역사관을 말하지요. 김형기 우리가 역사서를 읽을 때 이런 사관을 알고 읽으면 성경을 이해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블레셋의 침략이 왕정을 재촉김길구 이 얘기는 사사시대의 끝자락에서 제1대 이스라엘 왕정시대를 연 사울과 2대 다윗왕의 재위기의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이 책의 제목 《일그러진 영웅 vs 만들어진 영웅》을 통해서 사울은 저평가 되었고, 다윗은 고평가되었음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습니다. 그럼 타임머신을 타고 기원전 11세기의 팔레스타인으로 내려가 보죠.김현호 성경의 사사로 불리던 영웅들의 200년 사사시대의 통치에 종언을 구한 것은 지중해 쪽에 위치한 블레셋인과의 전쟁 때문이었습니다. 철기무기로 강력히 무장한 이들의 침략은 이스라엘의 느슨한 12지파동맹의 사사를 중심으로 한 민병대 체제로서는 막기에 역부족이었을 거예요. 참고로 블레셋(Philistine)은 히브리어로 ‘이주자(의 땅)’란 뜻으로 오늘날 ‘팔레스타인’(Palestine)의 어원이 되었습니다.김길구 사가들에 의하면 블레셋인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팔레스타인에 들어 온 비슷한 시기에 정착하여 사사시대 대부분을 알력 속에서 때론 싸우고, 때론 공존하면서 살아오다 힘이 커지자 정복의 야욕 들어내면서 이스라엘은 큰 위기를 맞게 됩니다. 이때 이스라엘의 정신적 지도자는 사무엘이었습니다. 김현호 연로한 사무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요구가 격해지고, 이에 여호와도 백성들의 원대로 왕정을 허락하지요. 사무엘 역시 자식 농사에 실패한 상황이라 별다른 방도가 없었을 거예요.김형기 이렇게 해서 뽑힌 인물이 사울이에요. 바야흐로 신정정치에서 군주제로의 역사적 전환기에 접어든 것입니다. 그에게는 밖으로는 국방을 튼튼히 해 블레셋인들의 외침을 막아내고 안으로는 사무엘과의 역할분담으로 정국을 빨리 안정시켜 초대 왕으로서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책무가 있었던 거죠. 사무엘과 사울의 알력김길구 사울은 나름 성과를 거두기도 했어요. 영토를 크게 넓히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빼앗기지도 않았지요. 실패한 왕이 된 결정적 요인이 사사이자 제사장이기도 했고, 예언자이기도 했으며, 그를 왕으로 억지로 세운 사무엘과의 불화일까요?김형기 그렇다고 볼 수 있겠죠. 공식적으로는 제사장직무의 남용과 아멜렉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후 이른바 ‘헤렘’ -진멸하라는 왕을 포로로 살려두고, 전리품 중 일부를 남겨 둔 것이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한 죄로, 노여움을 산 이후 사무엘과 결별하지요. 여호와께서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는 명언이 여기서 나옵니다. 이 일 후 사무엘은 사울을 지지하기는커녕 다윗을 사울의 대체자로 세우고, 사무엘도 역사에서 멀어집니다.김현호 이 부분에서 저자는 사울에게 동정적인 입장을 가진 학자 데이비드 건의 말을 인용 ‘사울의 잘못은 도덕적인 것이 아니라 절차에 관한 것으로 다윗의 잘못에 비해 과도한 처벌을 받았다’며, 이는 핑계로 그의 낙마는 계산된 것이라고 두둔합니다.김길구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다윗과의 과도한 라이벌 의식으로 사울은 스스로 파멸하고 맙니다. 한때는 대중의 기대주가 몰락해 가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파요.김형기 사울은 첫 왕이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해요. 주변의 도시국가들처럼 왕권이 확고한 것도 아니었고, 각 지파들은 독립성이 강해 왕의 명령을 따르지도 않았으며, 안으로는 사무엘과의 권력분담이 갈등의 요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겠죠. 사무엘은 아마 그에게 전쟁의 승리만을 원했는지 모르죠. 재임기간 내내 그는 전쟁터에서 살다 죽어간 불안정한 권력을 가진 비운의 군주에 불과했으니까요. 여기에 강력한 정치적 라이벌이 등장했으니 요즘 말로 멘붕이 와 정신이 멀쩡한 게 도리어 이상할 정도니까요. 김현호 그를 더욱 비참하게 한 것은 자신의 불행하나로 끝난 것이 아니라 온 가족의 불행으로 이어졌다는 거예요. 끝내는 패전하고 자결로 생을 마무리했으니까요. 그나마 마지막 전투에서 요나단이 곁에 있어준 게 조금의 위로가 되었을까요? 석연치 않은 죽음들김길구 다음은 ‘전쟁의 달인’ 다윗의 얘기로 넘어가보죠. 저자는 과포장된 다윗에 대해서 예민합니다. 왜 사울은 안 되고 다윗은 온갖 악행에도 하나님은 그를 왜 계속 감싸냐?는 거예요.김현호 요즘 말로 하면 팩트 체크를 해보자는 것입니다. 다윗은 이미 골리앗을 넘어뜨렸던 전설적 영웅이었습니다. ‘사울은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라는 노래가 있을 정도로 대중적 인기가 높았으니까. 사울의 음악치료사로서 인연을 맺으면서 정치적 야망도 키웠던 것 같아요. 요나단과의 깊은 우정, 사울의 딸 미갈과 정략결혼도 그렇고‥ 김형기 그런 다윗도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었습니다. 사울의 의심이 도를 넘어 자신을 죽이려하자 목숨을 부지하기 위하여 적국인 블레셋의 용병으로 망명을 한 것이죠. 그리고 그것을 은폐하려 한 마을주민을 몰살하기도 합니다. 김현호 저자는 정적들, ‘우연인지 필연인지 사울, 요나단, 이스보셋, 아브넬은 모두 다윗이 아닌 다른 사람의 손에 죽었다.’며 조일 베이든의 ‘다윗은 이 모든 죽음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는 말을 인용 그들의 예사롭지 않은 죽음을 분석하고 있습니다.김길구 아쉽지만 시간이 다됐네요. 여기서 더 나가면 스포일러가 되니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모처럼 책과 성경을 대조하면서 B.C 11C로 과거여행을 떠나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읽을 책은 류호진 교수의 《교회에게 하고픈 말》 두란노 출판사입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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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2-11
  • [문화] 왜 민주주의는 여전히 미완성일까?
    민주주의 완성을 위한 경제학자의 제언 신년특집으로 신앙 서적이 아닌 시민교양서를 선정해 보았다. 세계인이 격찬한 에버트 인권상에 빛나는 촛불혁명으로 2017년 탄생한 문재인 정권이 공언한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과 결과의 정의로움이 집권 4년을 앞둔 지금, 이를 체감하는 국민은 얼마나 될까? 나아지기는커녕 더디기만 한 우리 사회의 문제를 살림의 경제학자 강소돌 교수는 공정성, 공공성, 생동성이 살아 숨 쉬는 민주사회를 만들 때 비로써 완성된다고 주장한다. 남은 과제로 저자는 엘리트주의, 전문가주의, 시장만능주의, 가부장주의, 중앙집권주의, 국가주의를 극복하여 자율적인 시민적 역량에 기반한 생동성vitality 민주사회를 제시하고 있다. || 저자 강수돌교수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서 수학 중 돈벌이 경영이 아닌 ‘살림살이 경영’에 관심을 두고 대학원에 진학하여 학문의 길에 들어선 후 독일 브레멘대학에서 노사관계로 분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7년 이후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교수로 있으면서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저서로는 《행복한 삶을 위한 인문학》 《나부터 세상을 바꿀 순 없을까》 역서《중독사회》《세계화의 덫》 등이 있다. 파람북, 2019. 14,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을 기독 서적들 《현대사회의 문제와 그리스도인의 책임》 개정4판 존 스토트 / IVP / 2006 《교회의 윤리 개혁을 향하여》 문시영 지음 / 대한기독교서회 / 2016 《공공신학으로 사는 길》 최경환 지음 / 공공신학으로 가는 길 / 2019 《정의 평화교육시리즈1~3권》 정주진 지음 / 대한기독교서회 / 2014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 (출처: 다음카페에서) 생동성 민주주의를 위하여“보통사람들인 우리 시민이 주인이 되는 진짜 민주주의를 위해선 자유민주주의를 넘어서야 한다. 그 대안을 나는, 사람과 자연의 생명력이 살아 있는, 생동성 vitality 민주주의라고 부른다.” 영혼의 자유를 위하여김길구 교수신문이 선정한 2019년도 사자성어는 ‘공명지조(共命之鳥)’였습니다.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인 공명조가 자신만 살려고 다른 한쪽을 죽이면 결국 같이 죽게 된다는 의미로 작년 한 해 분열된 우리사회를 반영한 것이라 씁쓸했습니다. 올해는 공존공영(共存共榮) 같은 따뜻한 얘기로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김형기 저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한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영육 간에 강건하세요.김현호 국내·외의 여러 요인과 100여일 앞으로 다가선 선거로 꽤나 시끄러운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최근의 이란과 북한 등의 돌발변수도 우려가 됩니다. 이달의 책은 촛불 이후 한국사회의 행방을 모색하는 시민교양서를 선정했습니다.김길구 무례한 기독교란 말들이 회자될 때 교양을 높여 보자는 취지로 이 코너가 기획됐으나, 지금은 기독교의 위기란 말이 일상화된 시기라 교양, 문화 같은 말이 사치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만큼 우리의 삶에 여유가 없어졌어요. 책 표지에는 인권상인 에버트상에 빛나는 촛불혁명과 새로운 정부의 출현에도 ‘왜 민주주의는 여전히 미완성인가?’라는 도전적 부제를 달았습니다. 이 책을 적극 추천하신 목사님께 선정이유를 들어보죠.김형기 기대가 실망으로 바꿔서일까요? 개혁피로감이랄까? 허탈감이릴까? 지금 이런 분위기잖아요? 문재인 정권 4년 차에 돌입했고, 총선을 앞둔 이 시점에서 변화가 더딘 이유도 궁금하고, 제목도 눈에 띄죠. 사실 저자도 잘 몰랐고, 책 내용도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목만으로도 오늘 모임의 길잡이 역할은 하겠다고 생각했지요.김현호 최근에 시사와 관련하여 언론 등에 발표한 다양한 주제들을 묶어서인지 우리가 아는 친숙한 생활 주변의 사례들이라 생소하지 않고요, 저자 자신이 ‘돈벌이 경영’이 아니라 ‘살림살이 경영’ 자로 소개하듯 서민들의 삶과 관련된 일상의 문제들을 다뤄서 저자의 관점에서 사회를 들여다보는 계기는 된 것 같아요.김길구 저자는 민주주의가 헌법에 명시된 대로 국민이 주인이 되는 사회라고 했을 때 우리는 주인이라기보다는 노예에 더 가깝다며, 촛불혁명은 위대한 성과지만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한 시작에 불구한데 가야할 길은 멀다며 극복해야할 과제들을 제시하고 있어요. 주목할 것은 영혼의 자유 특히 물질에 장악당한 영혼의 자유를 되찾는 일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완성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김형기 그가 주장하는 민주주의의 완성을 위하여 극복해야 할 과제로는 엘리트주의, 전문가주의, 시장만능주의, 가부장주의, 중앙집권주의, 국가주의입니다. 성서에도 요시야와 느헤미야의 개혁이야기가 있습니다만, 두 사례 다 비슷하게 출발했지만 승패를 가른 결정적인 차이는 국민의 의식화, 조직화, 동원화 과정의 차이였습니다.김현호 저자는 보수우파들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는 돈벌이의 무한자유를 추구하는 자본계급의 이념으로 이는 가짜민주주의라며 그 대안으로 인간과 자연까지 아우르는 시민적 역량을 중시하는 생동적민주주의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입니다. 공정성의 가치김길구 저자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되묻고 있고, 이를 완성하기 위하여 우리 사회의 공정성, 공공성, 생동성으로 나눠 얘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 순서를 따라가 보죠.김형기 우선 저자는 공정성의 가치에 대해서 말하고 있어요. 세목들로 보면 정치적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제도화되고 있지만 ‘민주주의는 공장 문 앞에서 멈춘다’는 말이 상징하듯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공존에 대한 현장의 얘기, 직장 내 왕따문제와 갑질에 속수무책인 직장문화 등 돈에 종속되어버린 시장의 폭력성과 수단화되어버린 노동의 소외문제 등을 다루고 있어요,김현호 기울어진 운동자처럼 불공정한 사회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를 읽다가 문득 복음주의자 존 스토트를 떠올렸어요. 그는 그리스도인들이 19세기 노예제 폐지운동에 앞장선 예를 들면서 일(노동)은 고용주와 개인의 계약문제이면서 동시에 우리 모두의 공동의 문제이자 세계의 문제라며, 이를 위하여 생산뿐 아니라 소비적 측면까지 고려한 윤리적 소비와 공정무역fair trade까지 언급하면서 그리스도인은 사회구조를 바꾸려는 노력과 함께 사회정의를 이루기 위하여 사회행동social action의 필요성을 주장합니다. 공공성의 가치김길구 IMF사태 이후 지난 20여 년 동안 우리나라는 신자유주의의 전 지구적 단일시장에 편입되면서 정치, 사회, 경제를 포함한 사회 전 영역이 황폐화 되었어요. 그 결과 직장인 85%가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에 시달리고, 최고의 실업률, 최저의 출산율, 최고의 산재, 최저의 행복도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김형기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교육 불평등을 낳고 이것이 취업 불평등을 낳으며 다시 이것이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낳은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결국 생존을 결정하는 건 결국 금수저냐? 흙수저냐? 의 ‘수저의 색깔’인 셈이죠.김현호 경제적 불평등을 넘어 더욱 근본적인 문제, 의식의 문제라고 봅니다. ‘인간적 필요와 충분함의 미학을 온 삶의 과정에 녹여내는 진정한 시스템 전환’만이 민주주의와 삶의 질을 고양하니까요..김길구 이런 주장들은 늘 있어 왔고 지금도 있어요. 한 예로 2004년 가나에서 열린 세계개혁교회협의회의 공식 신앙고백문인 아크라 문서에는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를 신앙과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시스템’으로 규정하였고, 2006년 WCC의 아가페 문서에는 무한 경쟁의 신자유주의 세계질서를 ‘죽음의 경제학’으로 표현하면서 여기에 맞서는 대안으로서 ‘생명의 경제학’을 제안하기도 했지요.김형기 이러한 입장은 신앙적 측면뿐 아니라 우리 삶의 전 영역에 총체적 복음으로서 지금, 여기에서 벌어지는 하나님의 주권과 다스림을 인정하고, 우리 사회를 하나님의 선한 통치로 바꾸려는 신앙에 기초한 고백에 기초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생동성의 가치김길구 끝으로 생동성의 가치인데요? 영어로는 vitality 활력이예요. 저자는 이 생동성에 대하여 뭐라고 말하고 있나요?김현호 특별히 생동성 민주주의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진 않지만 권력과 돈으로부터 벗어난 영혼이 자유로운 시민들의 자율성에 기반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새로운 세상, 혹은 시스템으로 묘사했는데 너무 추상적인가요?김형기 읽으면서 느낀 것인데 가장 현세적이어야 할 경제학자의 글에서 영혼의 자유, 돈으로부터의 자유, 인간과 생명의 가치 등 기독교의 가치들이 녹아있어서 놀랬어요. 그리스도인인 우리들이 정작 더 세속화 되어 있지 않은지 되새겨봐야겠네요.김길구 끝으로 강수돌교수의 글중 일부를 옮기는 것으로 오늘의 얘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과연 우리는 속물주의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속물주의는 마음의 습관이기도 하지만, 자본이 만든 제도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속물주의에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느끼기보다 당당함을 느끼는 것도 이미 자본(돈벌이 논리)을 내면화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자연성인 내면의 본성, 즉 영혼의 자유를 회복하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새 세상을 열려면 이 속물주의와 부단히 투쟁해야 한다. 알콩달콩 소중한 우리네 삶을 도둑맞지 않기 위해서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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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1-13
  • “삶은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닌, 품어야 할 신비”
    힘든 이들을 위한 치유의 메시지 자살률 세계 1위인 우리나라! 모두가 힘들다며 아우성이다. 강단에서도 치유의 메시지가 넘쳐나지만 우리는 여전히 아프다. 그동안 영화 <밀양>과 소설 <오두막>을 소재로 한 「숨어 계신 하나님」과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아프다」 의 출간에 이어 자신이 주례한 장례예배의 설교를 통하여 죽음의 의미를 곰 씹어본 「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의 연작을 통하여 상처와 치유의 문제에 천착한 바 있는 저자는 최근작 「가만히 위로하는 마음으로」에서 우리 사회 아픔의 근원과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평소 영감 있는 글쓰기 작업을 통하여 많은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저자의 설득력 있는 메시지 는 힘든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위로와 희망을 안겨준다. ◈ 저자소개 ∥이 책의 저자 김영봉은 감리교 신학대학원과 미국 남감리교 대학교의 퍼스킨 신학교, 캐나다 맥매스터 대학교에서 연구하고 1992년부터 10년 동안 협성대학교에서 신약학을 가르치다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버지니아 주 와싱톤한인교회에서 목회 중이며 목회에 지친 이들을 위한 ‘목회멘토링사역원’을 설립하여 미국과 한국의 교회갱신을 위해 애쓰고 있다.저서로는 「가상칠언 묵상」, 「가장 위험한 기도, 주기도」, 기독교서회 100주년 기념 주석 시리즈 「마태복음2」와 유진피터슨의 「메세지」 신약을 감수한 바 있으며 그 외 다수의 저서가 있다.IVP 간 / 2019년10월 / 11,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숨어계신 하나님》 / 김영봉 저 / IVP / 2008《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아프다》 / 김영봉 저 / IVP / 2011《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 / 김영봉 저 / IVP / 2016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 많은 이들이 고난을 피하는 길로 믿음을 오해하고 있다.〈SBS 드라마에서 차인표의 분노하는 모습〉 저항하라, 그리고 기적과 신비에 눈떠라!“ 삶을 저주로, 일상을 무덤으로 느끼게 만드는 모든 세력에 저항하십시오. 그리고 매일 당신 앞에 펼쳐지는 기적과 신비에 눈뜨십시오. 그것이 우리 시대의 아픔의 문제를 극복하고 초월하며 변모시키는 진정한 힘이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아프다김길구 5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는 아픔과 함께 살기입니다. 우리나라는 작년 한 해 하루 평균 37.5명이 자살을 하여 OECD 중 수년째 부동의 1위라는 오명을 갖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10대의 자살률이 전년 대비 무려 22.1%가 증가했는데 우리나라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요? 걱정입니다.김현호 더욱 놀라운 것은 서울대학교 학생의 절반이 현대의 흑사병으로 불리는 마음의 병인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김형기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라는 도종환의 시가 생각납니다. 깨어진 세상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상처이지요.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모두가 다 아프다고 봐야지요. 잡을 수 없는 목표를 향해 숨이 차도록 달려온 우리의 자화상이 아닐까요.김길구 문제는 상처가 전환되지 않으면 전이 된다는 데 있어요.김현호 모두가 아프다는 것을 전제로 누구를 만나든 그 사람의 겉모습만 보지 말고 내면도 함께 보려고 애써보세요. 물론 그 전에 우리 자신의 내면에 꽈리 튼 상처를 마주보는 용기가 있어야겠지요. 김형기 래리 크립이 말했듯 내적치유를 위한 가장 강력한 힘은 ‘믿음의 공동체’에 있는데 오늘의 교회는 더 많은 상처를 주고받는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믿음의 공동체 회복을 통하여 진정한 인격적 사귐을 가져야겠어요. 그러려면 가식의 가면을 벗고 사도바울처럼 ‘꼭 자랑을 해야 한다면 내 약점을 자랑 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김길구 흥미로운 것은 미국사회에서도 한인들의 자살률이 소수민족 중 가장 높다는데요? 최근 연예인 설리와 구하라의 연이은 자살로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김현호 문제는 10대와 20대 그리고 30대의 경우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고요. 7~80대 자살률도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과거에는 우울증이 중년에나 찾아오는 홍역 정도로 알았는데 이제는 세대와 계층을 초월하여 확산 중으로 주위에서 조울증, 정신분열증, 공황장애 같은 말들을 듣는 것이 일상화 되었습니다. 김형기 ‘터널증후군’이라는 말이 있지요. 어려운 시절을 보내다 보면 마치 터널 안에서 영영 못 벗어날 것 같은 절망감에 빠져드는데, 우울증이 깊어지면 죽음이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지요. 우리는 생명을 도구화시켜 결국 모두의 생명을 값싸게 만드는 세상의 풍조에 결연히 맞서 ‘선한싸움’을 싸워야 합니다. 생명은 관계 안에서 존재김길구 다음은 용서에 대하여 말해보죠. 한 통계에 의하면 작년 SNS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가 ‘혐오’와 ‘분노’였다고 합니다. 인간으로서 용서는 쉬운 일이 아니죠. 예수님은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셨지만… 김형기 용서는 내 마음에서 시작하지만 화해는 상처를 준 상대와의 관계에서 이루어집니다. 용서는 어그러진 관계를 고치는 것이고 화해는 그 관계를 완성하는 일이라고 봐야지요. 그래서 용서는 나의 것이지만, 화해는 우리의 것입니다.김현호 에버레스트 워딩턴 교수는 용서의 다섯 단계를 말했는데 먼저 상처를 생각하고, 상처 입힌 사람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용서의 애타적 선물을 주고, 당신이 용서에 전념하고, 붙잡고 있는 것이다 고 했어요. 우리가 한 용서가 진정성이 있는지 가늠해볼 대목입니다.김형기 본문에서 소개한 캐롤라인 볼로냐 기자가 제시한 잘못된 ‘사과의 기술’ 7가지를 소개하면 도움이 되겠네요. 핑계 대기, 진심이 아닌 건성으로 하기, 메시지나 이메일 등으로 때우기, 미안하다고 하면서 토 달기, 상대방에 책임전가하기, 너무 늦게 혹은 너무 일찍 사과하기, 사과한 즉시 용서받으려고 기대하기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김길구 다음은 불공정한 조건에서 살기입니다. 사회의 양극화나 불공정을 뜻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은 원래 홈경기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인 스페인 축구의 명문구단 FC바르셀로나 구단의 운동장을 빗댄 표현입니다. 우리사회도 요즘 불공정에 대해서 예민합니다. 혹자는 조국이전의 시대와 이후의 시대로 나누어질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김형기 강남좌파로 대중적 인기가 많았던 조국 전 장관의 위선에 우리가 실망한 것은 이러한 불공정에 대한 분노 때문입니다. 사회적 분노는 그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대해 ‘아프면 환자지 뭐가 청춘이야’라는 유명 연예인의 패러디는 우리 사회의 출발선이 다른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분노와 불안, 그리고 절망의 늪에 대한 항변이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불균형이 나아지기는커녕 우리뿐 아니라 지구적으로 더욱 확대, 심화되고 있는데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것입니다.김현호 자칫 이 토론도 자기개발서처럼 우리 사회의 구조적 제도적 개선 없이 개인적인 신앙의 문제로만 보면 치부해 버리면 비슷한 딜레마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합니다.김길구 이에 대하여 저자는 성서의 희년정신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믿음이란 원죄로 인한 기울어진 운동장을 태초 에덴동산처럼 평평한 운동장에서 영원한 춤판에 참여할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거죠. 김형기 예수님이 말씀하신 하나님의 나라는 저자의 표현대로 미래에 죽고 나서 가는 곳이기 이전에 ‘지금’, ‘여기에’ ‘뚫고 들어오는 나라’입니다. 하나님은 현존(現存)하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김현호 하나님의 사랑과 의가 교회 안에서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편만해야 합니다. 밤에 우리나라 땅을 밟은 외국인들이 수많은 십자가의 불빛에 놀라듯이, 예수의 정신이 사회제도 곳곳에 녹아있는지 의문입니다. 도리어 최근의 행태는 기득권 유지에 급급해 교계가 수구골통화 되고 있어 교회가 변혁의 주체가 아닌 사회발전의 걸림돌이 아닌지 의심스러워요. 그런 행태는 성서와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냐? VS 신비냐? 김길구 끝으로 죽음에 대해서는 루게릭병의 고난 속에서도 우리에게 큰 감동을 줘 ‘삶과 죽음을 끌어안는 최고의 휴머니스트’로 알려진 미치 앨봄 교수의 “진실은, 당신이 어떻게 죽어야 할지 알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알게 된다” 글로 시작되는데요. 읽어보니 어땠어요.김현호 삶을 ‘풀어야 할 문제’로 보는 사람과 ‘품어야 할 신비’로 보는 사람은 다들 수밖에 없겠지요. 저자의 말대로 신비로 생각하는 사람은 때론 부조리하고 때론 억울한 일을 겪어도 허허 웃으며 넘어갈 수 있습니다. 김형기 요즘처럼 각박한 사회에서는 이런 사유의 너그러움이 긍정적 삶의 에너지가 되겠네요. 아울러 고대 로마에서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고 돌아오는 개선장군에게 군중들이 환호하며 ‘당신도 죽는다는 것을 잊지 마라 –Momento Mori-’라는 외침은 삶의 절정의 순간에도 겸손함을 잃지 말라는 삶의 지혜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길구 따듯한 책이었습니다. 읽으면서 다소 힐링이 되셨는지요? 두 분께서 의무감 때문에 책이 주는 즐거움을 잊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네요.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호에는 분위기를 바꿔서 고려대 강수돌 교수의 〈촛불 이후 한국사회의 행방〉이란 책으로 왜 민주주의는 여전히 미완성인가? 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 문화
    • 기독교인문학
    2019-12-09
  • ‘오직’, 성서, 은혜, 믿음, 그리스도, 하나님께 영광
    알기 쉽게 풀어 본 종교개혁의 5가지 원리 난 10월의 마지막 날은 마틴 루터가 교회갱신을 위하여 비텐베르크 대성당의 정문에 95개조의 논제를 붙여 종교개혁의 횃불을 든지 502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저자들은 500여 년 전 참된 믿음을 추구한 마르틴 루터의 개혁 원리인 오직(SOLA) 성서, 은혜, 믿음, 그리스도, 하나님께 영광의 5대원리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의 신앙과 삶 속에서 적용되어할 원리라고 말한다. 제이슨 앨런과 동료 4명이 한 주제씩 알기 쉽게 풀이한 이 책은 교회의 편법세습 용인과 불법건축물 파문에 이어 종교와 정치의 위험한 동거 - 빤스××의 망동 등 교계 안팎으로부터 따가운 시선과 질타가 쏟아지고 있는 이 때 교회갱신의 의미를 되묻게 하는 좋은 지침서이다. 178쪽의 적은 분량이라 소그룹 토론 교재로도 좋을 듯. ◈ 저자소개 ∥이 책을 주도한 제이슨 앨런은 텍사스대 남침례신학교(M.Div, Ph.D)를 졸업하고 Midwestern Bapist Theological Seminary의 최연소 총장으로 선출되었으며, 웹사이트 WWW.jasonkallen.com을 통해 개혁적 관점에서 교육, 신학, 설교, 문화 등의 다양한 주제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제라드 윌슨 목사(미 버몬트주 미들타운 스프링스 커뮤니티 담임)와 그의 Midwestern Bapist Theological Seminary 동료 교수들인 제이슨 듀싱 학장, 조직신학 매튜 바렛 교수, 기독교신학 오웬 스트라첸 교수가 공저자로 참여했다.생명의말씀사 간 / 2019년 / 12,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교양으로 읽는 종교개혁 이야기》 / 이상규 저 / 도서출판 영음사《종교개혁 핵심질문》 / 마이클 리브스 外 저 / 복있는 사람《오직 믿음- 칭의의 교리》 / 토마스 슈라이너 저 / 부흥개혁사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 마르틴 루터는 보름스 제국회의에서 종교재판을 받았다. 보름스에 있는 종교개혁기념공원. 루터를 비롯한 여러 종교개혁가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오직’ 교리는 기독교적인 삶의 토대이자 안내자“‘오직’이라는 단어를 개신교가 강조한 다섯 가지 핵심, 즉 성경, 믿음, 은혜, 그리스도, 하나님의 영광에 붙여 말하는 순간, 신학과 교회와 우리의 신앙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교리들이 생성된다.” 용어의 힘김길구 이 책의 제목은 ‘오직’(SOLA) 종교개혁의 5대 원리입니다. 첫 장부터 용어의 힘에 대해서 얘기해요. 평신도들도 종교개혁 하면 낯설지 않은 슬로건 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혜 등 종교개혁의 핵심 주장을 이처럼 분명하게 표현한 사례도 드물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어떻게 생각하세요.김현호 교회사를 돌아봐도 용어나 문구 때문에 분열된 예가 많아요. 본문의 예처럼 ‘성령께서 성부와 성자로부터 나온다’는 의미를 지닌 ‘필리오크베’에 대한 해석의 차이로 11세기에 동방정교회와 로마 가톨릭이 분열되었고, 16세기 종교개혁가들이 ‘이것이 나의 몸’이라는 해석을 둘러싼 성만찬 논쟁으로 분열되었는데, 후에 ‘오직’이라는 이 단어는 종교개혁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간결하게 표현한 멋진 문구예요.김형기 몇 마디의 말이 세상을 바꿀 수 있어요.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행동경제학자가 쓴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는 의미인 ‘넛지(nudge)’ 란 책을 보면 짧은 용어와 문구 하나가 국민이나 소비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준다고 했는데, 요즘 교계를 보면 거친 용어와 문구가 난무해 기독교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까 염려됩니다. 95개 조항의 반박문이 종교개혁을 촉발김길구 우리가 기념하는 종교기념일이 마르틴 루터가 교회갱신을 위한 토론 주제 95개조 논제를 비텐베르크 대성당 정문에 붙여놓은 날입니다.김현호 대학가의 대자보처럼 토론의 논제를 성당입구에 붙여 놓은 안내문의 일종이지요. 이런 주제로 토론해 보자는 것인데 95개의 많은 논제 중에 가장 주목을 끈 것은 ‘면죄부’ 판매였습니다. 만연한 교리적 변질과 교황청의 부패, 성직자들의 도덕적 윤리적 타락과 함께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지요.김형기 결과적으로 루터의 이 작은 시도가 130여 년 동안 전 유럽을 흔들며 교회는 물론 정치,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게 되었죠.김길구 루터 자신은 당시의 교회 즉 로마 가톨릭의 갱신이 목적이었지만 그 파급효과는 교회를 넘어 결과적으로 세계사의 큰 물줄기를 바꿨습니다. 그 요인은 무엇일까요? 김현호 우선 루터 이전의 개혁자들이 있었어요. 위클리프, 후스 같은 이들이지요. 그들의 개혁은 실패했는데 화형을 당한 후스의 “ 너희가 오늘은 거위를 불태워 죽이지만 앞으로 백년이 지난 뒤에는 너희가 삶거나 죽일 수 없는 백조가 나타날 것이다,”라는 유언이 이루어졌는데, 마르틴 루터는 당시의 국제 정치, 사회적 상황과 특히 인쇄술의 덕을 톡톡히 봤어요. 이 95개조 논제가 활자화되면서 한 달도 안 되어 전 유럽을 강타했으니까요. 김형기 구텐베르크가 서양의 금속활자를 발명한 시기가 1453년으로 종전의 양피지 등의 가죽에 필사하여 성서 한 권을 찍어내는데 3년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활자의 혁명’이 종교개혁에 끼친 영향력은 지대했지요. 루터가 종교개혁을 시작한 것은 60여 년이 넘은 1517년 후의 일이니 인쇄술의 급격한 발전은 문자가 소수 지배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대중화 되었다는 뜻이죠. 혁명의 여건이 마련된 것입니다. 이로써 성서가 자국어로 번역되어 대중화가 가능해줬으니까요. 오직 성서, 오직 은혜김길구 첫 번째 원리 Sola Scriptura 오직 성서입니다. 이 책의 표지그림은 루터가 종교개혁을 일으키기 3년 전인 1514년부터 말씀을 전했던 성모 마리아 교회 정면에 붙어있는 종교개혁의 화가 루카스 크라나흐의 ‘개혁의 제단화’라는 그림 중에 하나인데 루터는 한쪽 손가락엔 성서본문을, 또 다른 손가락으로는 그리스도를 가르치고 있어요. 교회갱신의 시대정신을 상징하는 그림입니다. 김형기 성서만이 우리의 신앙과 삶의 유일한 규범이라는 선언입니다. 여기서 성서란 우리가 쓰는 신구약 66권만을 말하는 것인데, 가톨릭은 지금도 성경 이외에도 토비트서, 유딧서, 마카비서 등 우리가 외경이라고 부르는 7권을 제2의 경전으로 부릅니다.김현호 이뿐 아니라 전통(傳統)을 성서와 동일한 권위로 받아들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전통은 교황이 공식적으로 선언한 문서나 교회의 결의사항을 포함하는 그런 개념으로 일상에서 우리가 쓰는 단어와는 다른 개념입니다. 성서의 해석권도 교황에게만 있어요. 김길구 두 번째 원리로 Sola Gratia 오직 은혜로 구원을 받는다는 것이죠. 김현호 우리는 값없이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함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구원은 인간의 수고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이를테면 우리의 선행과 하나님의 역사가 결합된 신인협력 사역의 결과가 아닌 오로지 하나님 자신의 단독사역이라는 것입니다.김형기 가톨릭은 하나님의 은혜만으로 부족하다고 주장합니다. 뭔가 인간의 공덕, 공로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러나 우리는 오직 은혜는 믿음을 뒷받침하는 힘으로 선행은 은혜의 결과라고 보지요. 본회퍼가 말한 ‘값싼 믿음’과 많은이의 공감을 일으킨 영화 ‘밀양’에서는 호도된 은혜를 고발한 것이지요. 오직 믿음, 오직 그리스도김길구 세 번째 원리는 sola Fide 오직 믿음으로 의롭다하심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오직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은혜로 구원을 받는다는 의미인데요…김형기 이 원리는 루터 자신의 중세적 신앙의 경험에서 유래합니다. 인간의 선행과 참회를 통해 진로의 하나님과 화해하려는 그가 성서연구를 통하여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에 의한 구원이라는 이신칭의(以信稱義) 즉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루터신학의 핵심사상에 도달하게 되지요.김길구 다음은 원리는 구원은 sola Christus 오직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어진다는 선언입니다.김형기 이것은 그리스도의 희생적인 사역과 그분의 제사장적 중보사역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로마 가톨릭의 사제는 하나님과 우리사이의 중보자이지요. 그러나 개신교는 성직자가 구약의 제사장이나 가톨릭의 사제로서의 중보자임을 부인합니다.김현호 다만 사역자들을 존중하고 그들에게 감사할 뿐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맺기 위해 그들에게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실제 교회 현장에서 교역자의 성직주의가 아직도 만연한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직 하나님께 영광김길구 soli Deo Gloria 오직 하나님께 영광입니다. 참고로 본문을 보면 종교개혁의 슬로건으로 널리 알려진 ‘오직’이라는 말은 어디서 유래됐는지 알 수 없다고 하네요. 루터나 칼빈 같은 개혁자들도 이 말을 사용하지 않았는데요. 다만 멜란히톤이 “우리는 오직 은혜로 의로워지고, 오직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라는 문구를 사용한 적은 있다고 합니다.김현호 이 문구를 서구사회에 정착시킨 이는 두 명의 음악가들인데, 바흐와 헨델로 자신이 작곡한 작품의 끝에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뜻하는 라틴어 SDG를 적었답니다.김형기 고전10:31에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 하였고, 웨스트민스트 신앙고백 소요리문답에 인간의 목적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라고 되어있지요.김길구 끝으로 오늘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이 5대 원리가 주는 가장 시급한 교훈은 무엇일까요.김현호 리처드 백스터는 ‘강단의 개혁이 교회의 개혁으로 나가는 길이다’고 했어요. 500년이 지난 지금도 사제에서 목사로 명칭만 바꿨지 목회자들의 성직주의는 여전하다고 봐야지요.김형기 루터의 말대로 ‘영광의 신학’을 버리고 ‘십자가의 신학’으로 돌아가는 것이겠지요.김길구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에는 김영봉 목사님의 삶이 어렵다고 느끼는 우리에게 드리는 〈가만히 위로하는 마음으로〉를 가지고 힐링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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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1-12
  • [기독교교양읽기] 캄캄한 밤에 별처럼 빛난 화가
    반 고흐의 예술과 신앙- 고난을 통한 치유의 묵상 - 반 고흐만큼 가을에 어울리는 이도 드물 것이다. 이글거리는 태양을 품은 해바라기와 추수를 앞둔 밀밭 위로 넘실대는 구름, 그리고 밤하늘에 가득한 별들… 우리는 근대미술을 연 이 위대한 아마추어화가에게 열광한다. 그의 인기에 힘입어 꾸준히 출간되는 고흐 관련 책을 올해는 박철수목사가 펴냈다. 저자는 캔버스에 자신의 신앙과 근대적 사고를 통합하려고한 고흐의 생애를 헨리 나우웬의 ‘상처 입은 치유자’를 키워드로 추적해 본다. 극심한 가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영원을 추구한 화가의 짧지만 불꽃같은 삶을 통해 우리가 왜 위로받고 치유 받는지? 아트지에 옮겨진 90여장의 작품과 편지, 그리고 그의 삶을 이 한 권의 책에 담았다. 가을 밤, 별이 빛나는 밤에 읽으면 좋을 책. ◈ 저자소개 ∥박철수: 연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총신대학 신학대학원(M.Div.),풀러신학대학원(D.Min.)를 마쳤다.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지도위원과 성서한국이사로 있으며, 분당두레교회 담임, 겨자씨형재단 대표, 「복음과상황」 초대편집장 및 발행인을 역임하고, 한동대학교에서 〈성경적세계관〉을 강의한 바 있다. 저서로는 하나님나라/축복의 혁명/성경제사/두개의 십자가 등이 다수가 있다.대장간 간 / 2019년 / 20,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고흐의 하나님》 / 안재경 저 / 홍성사《영혼의 순례자》 / 캐슬린 에릭슨 저 / 청림출판《고흥의 영성과 예술》 / 최종수 역편 / 한국기독교연구소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 너무나 멀리 떨어진, 너무나 먼 길이기에 슬프나, 멀리 영원한 도성을 바라보기에 희망에 가득 차 있다. 성직자 대신 화가의 길로“이건 신학과는 거리가 멀어, 그저 난롯가에 있는 저 가난에 찌든 목수나 농부, 또는 광부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영원한 안식처가 있다는 느낌, 그런 감정과 영감에 사로잡힐 수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려는 것뿐이야.”(고흐의 편지에서) 근대미술을 연 반 고흐김길구 오늘은 머리도 식힐 겸 분위기 전환용으로 문화에 관한 책을 선정해 봤습니다. 고흐는 저보다 정확히 100년 전 사람입니다. 두 분 다 고흐의 팬으로 알고 있고 김목사님은 고흐관련 시도 쓰셨다고 들었습니다, 그가 특별히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김형기 흔히 예술가들의 작품을 평가할 때 그 화가와 작품의 완성도, 그리고 작품의 미술사적 위치를 보고 평가하는데, 고흐는 그 외에도 동생 테오와의 애틋한 형제애 등 숱한 얘기꺼리가 많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봅니다. 김현호 그림 못지않은 방대한 독서량에 바탕한 그의 글쓰기 작업도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부분이지요. 그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들은 세계 서간문학(書簡文學)의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특이한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고요.김길구 문화수준을 가늠하는 잣대로 ‘고흐지수’가 있다고 해요? 그 나라에 고흐작품이 몇 점 있느냐는 것인데, 그만큼 그는 문화의 아이콘이 된지 오래입니다. 고흐에 대한 사랑은 우리나라도 유별나서 서울 전시회에 70만이 넘는 최다인파가 다녀갔어요. 김현호 그의 작품은 현재 고국인 네덜란드에 364점, 미국에 190점, 스위스에 80점 등이 많이 가지고 있어요. 살아생전에는 유화를 1점 밖에 팔지 못한 비운의 화가이지만 지금 그의 작품들은 천문학적인 최고가를 갱신 중입니다. 김길구 누구나 한두 명씩은 좋아하는 예술가가 있겠지만, 특이한 현상은 저 주위에 고흐를 좋아하는 분들은 팬 수준을 넘어 매니아에 가까워서 놀랐습니다.김형기 당시 화가들의 등용문인 아카데미 출신이 아닌 늦깎이 독학의 아마추어, 그것도 늦은 나이에 화가로서 10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900점의 작품과 드로잉 1,700여점을 남기고 37살의 나이로 불꽃같은 삶은 살아간 그의 치열성은 하루를 의미 없이 소비하는 우리들에게 큰 울림을 주지요.김현호 혹자는 생전에 유화 1점밖에 못 판 불우한 천재에 대한 미안한 생각에서 그를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만, 고흐에게는 뭔가 우리를 끄는 힘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김길구 저는 헨리 나우웬의 책을 통해서 고흐를 접했습니다만, 고흐에 대한 교계의 관련 책도 여러 권 있지요?김현호 예. 몇 년 전에 출판된 안재경목사님의 〈고흐의 하나님〉이란 책이 있어요. 그의 고국인 네델란드의 화란한인교회에서 7년 동안 목회하시면서 고흐에 매료돼 지은 책인데. 고흐의 생애와 그림의 신앙적 측면과 목회자의 단상을 담은 책입니다.김형기 제가 감명 깊게 읽은 책은 캐슬린 에릭슨의 <영혼의 순례자 반 고흐>라는 책입니다. 교회의 위선에 실망하고, 지금으로 말하면 가나안신자로 기성교회를 떠났고, 기독교가 금지하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 고흐의 평가에 대한 반론으로 그간 간과되어 온 고흐의 영적시각(spittual vision)을 재조명한 책입니다. 그의 결론은 하나님을 향한 ‘영적인 삶’이야 말로 반 고흐의 삶과 신앙과 그림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키워드임을 역설한 책인데 상당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상처입은 치유자 반 고흐김길구 우리도 어느새 그의 예찬론에 빠져들고 있네요. 이제부터는 본론으로 들어가 보죠. 책 제목이 <반 고흐 상처 입은 치유자>예요? 그리고 제호 밑에 “나는 항상 이렇게 생각한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최선의 방법은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것이라고”김형기 세잔느, 고갱, 고흐를 흔히 근·현대미술을 연 선구자라고 합니다. 고흐는 사물의 형태를 예쁘고 정확히 그리지 않았고 당시에 일반화된 원근법도 무시한 채. 느낌에 따라 형태를 과장하가나 변형시키며 어떠한 관습이나 틀에도 매이지 않았습니다. 자연을 모방한 사실적인 묘사는 막 보급되기 시작한 사진기의 몫으로 넘어가요. 이런 과도기에 새 시대를 연 것입니다.김현호 고흐는 밀레를 참 좋아했습니다. 그를 닮고 싶어 했죠. 우리가 어릴 때 보았던 〈만종〉이나 〈이삭 줍는 농부〉 등의 그림들을 그냥 농촌의 서정적인 풍경정도로 알고 향수를 달레잖아요. 종전의 그림을 생각해 보세요. 예술은 권세 있고, 돈 많은 사람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기풍 있고, 우아하고 예쁘게 그린 그림이 좋은 그림이지요. 이런 시대에 밀레는 힘든 서민의 삶을 소재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굳이 영웅이나 성서의 주인공들이 없어도 노동을 마치고 들녘에서 기도하는 농부의 일상에서 우리는 경건함을 느끼잖아요. 이것이 근대라는 시대정신이었습니다. 예술이 특권층의 전유물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예술이 된 것입니다.김길구 여기서 중요한 말씀을 하셨어요. 화가는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아닌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을 제공해 주는 사람이다. 문학이나 예술가들이 그래서 중요해요. “신성하고 위풍당당한 큰 예배당에는 없는 그 무엇이 사람의 눈 속에는 살고 있거든, 불쌍한 가난뱅이나 창녀의 영혼이라 할지라도 한 인간의 영혼이 내 눈에는 더 흥미롭다”는 고흐의 작품을 감상할 때 어떤 사람은 바로보지 말고 비스틈히 봐야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그의 삶과 작품, 그리고 글 속에서 한 인간의 영혼을 찾는 것도 의미가 있겠죠.김형기 동생 테오의 생활비로 연명하는 고흐는 굴하지 않고 화가라는 직업을 신앙의 소명으로 이해하고 그의 목표를 분명히 했어요. “갈기갈기 찢어진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하는 예술을 원했다. 엄마가 상처 받은 아이를 위로하듯 반 고흐는 위로가 되는 미술을 준비하라”는 소명과 함께 “위로는 현대의 삶의 회피할 수 없는 슬픔 속에서도 삶을 분명하게 바라보는데 있다” 고 함으로써 그의 그림에 숨어 있는 종교성을 강조했어요. 종교3부작-<피에타>, <나사로의 부활>, <선한사마리아인>김길구 1888년 12월23일 일요일 밤 반 고흐는 고갱과의 다툼 이후 정신발작으로 자신의 귓불을 면도칼로 잘른 후 24일 병원에 실려 가고 고갱과 헤어진 후 5개월 후인 1889년 5월에 생레미의 생폴드모솔 정신병원에 자진해서 입소한 후 그곳에서 〈별이 빛나는 밤〉, 〈자화상〉, 〈마지막 자화상〉, 〈아이리스〉, 〈사이프러스 나무가 있는 밀밭〉과 〈해바라기〉 같은 아를에서 그렸던 작품의 연작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생레미에서 완성하는데 그중 관심을 끄는 것은 종교 3부작입니다.김현호 3점의 종교화는 고흐 자신이 겪던 비참한 고통과 회복의 희망을 담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어요. 〈피에타〉는 이태리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란 뜻인데, 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앉고 있는 모습을 그린 들라크루아의 <피에타>의 모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피에타〉와 〈나사로의 부활>에서 예수의 얼굴 대신 자신을 그려 넣어서 주인공의 고통과 비애에 공감하며 죽음과 부활, 치유와 재생을 기원하는 고흐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작품입니다.김형기 고흐가 토마스아캠퍼스의 책 <그리스도를 본받아>와 존번연의 〈천로역정〉을 즐겨 읽고 영향을 받았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요. <선한사마리아인>은 종교의 형식보다는 사랑의 실천을 표현하며, 제사장과 레위인으로 상징되는 기성 종교인들의 행태를 힐난하는 의미도 있다고 봐야겠지요. 저자는 이 책에서 19세기 고흐를 조명할 뿐 아니라 시대를 넘어 기독교의 본래의 정신을 일깨우며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준 상처 입은 치유자 고흐의 정신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김길구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끝으로 〈드 포르트푀유〉에 게재된 이삭손의 글로 마치겠습니다. “그는 캄캄한 밤에 홀로 분투하면서 자신의 길을 갔던 선구자다. 그의 이름을 기억해 두는 게 좋을 것이다. 그가 바로 반 고흐다.”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미뤄진 제임스 앨런 외 《종교개혁의 5대원리》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정리: 김길구]
    • 문화
    • 기독교인문학
    2019-10-14
  • 대화의 시작은 상호존중에서
    대화로 풀어 보는 과학과 신학 - 철학자와 과학자가 존재와 진리를 말한다 - 작년에 고려대학교에서 개최된 제1회 베리타스(진리)포럼의 강연내용을 보완하여 올해 출간되었다. 1992년 하버드대학교에서 진리를 중심주제로 삼아 시작된 포럼을 모델로 고려대 기독교수회가 중심이 되고 조영헌교수가 실무를 맡아 설립한 한국베리스타포럼의 첫 결과물이다. 당시 수백 명 청중의 뜨거운 관심과 열기는 한국교회의 척박한 지적풍토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 책에서 저자인 과학자 우종학교수, 철학자 강영안교수는 최근의 천체물리학이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과학과 철학, 그리고 신학을 넘나드는 해박한 지식으로 과학과 신학의 대화를 모색하고 있다. ◈ 저자소개 ∥강영안: 현재 서강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와 미국 칼빈신학대학원 철학신학 교수로 재학 중이다.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에서 칸트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 저서로는 《철학은 어디에 있는가》,《어떻게 참된 그리스도인이 될 것인가》, 《강교수의 철학이야기》 등 다수로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공동대표, 대한철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 우종학: 현재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블랙홀과 은하 진화의 천문학자다.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산타 바바라 소재 캘리포니아 대학교와 UCLA에서 연구원으로 일했고, NASA로부터 젊은 연구자에게 수여하는 허블 펠로십과 한국천문학회가 중견연구자에게 주는 학술상을 받았다. 천체물리학저널 등 국제학술지에 100여 편의 논문을 게재한 저명한 학자이다. 학술단체인 ‘과학과 신학과의 대화’를 설립하여 과학과 신학과의 소통에 힘쓰고 있는 크리스천 과학자이다. 복있는 사람, 2019. 13,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믿는다는 것》 / 강영안 저 / 복있는 사람 《종교전쟁》 / 장대익, 신재식, 김윤성 / 사이언스북스 《과학시대의 도전과 기독교의 응답》 / 우종학 저 / 새물결플러스 《신을 모르는 시대의 하나님》 / 강영안 저 / IVP 대화의 시작은 상호존중에서- 질문을 허용하는 교회의 환경 필요 -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 ■ 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이다! 허블망원경이 찍은 안드로메다성운(사진출처:네이버) 차이의 인정에서 출발“기독교가 무신론에 비하여 훨씬 설명력이 크다는 신학자 맥그래스의 말을 빌리면, 과학의 서사가 있고 종교의 서사가 있습니다. 두 서사를 독립적으로 읽어야지 둘을 섞으면 두 서사가 모두 망가집니다.” 질문할 수 없는 풍토가 고립자초김길구 작년 고려대에서 개최된 포럼실황을 인터넷을 통하여 본적이 있습니다. 책을 보면서 현장의 뜨거웠던 열기가 떠올랐습니다. 포럼의 첫 주제로 ‘창조와 진화’의 문제를 꺼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김형기 그만큼 이 주제가 심각하다는 반증이 아닐까요? 김현호 교인들은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지만 이중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해있어요. 교회에서는 창조론을 가르치는데 교실에서는 진화론이 진리이지요. 여기에 토를 달면 왕따 당하기 십상이구요.김길구 비단 과학의 문제만이 아니지요. 성서는 사랑과 나눔을 얘기하지만 사회는 승자가 독식하는 무한경쟁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런 논리는 교회 안이라고 예외가 아니지요.김형기 요즘 국제관계를 보세요. 전입가경입니다. TV를 틀기가 무서워졌어요.김현호 그 원인을 제공한 책임이 교회도 있어요. 질문을 허용치 않으니까요. 머리 굴리지 말고 그냥 믿기만 하라는 풍토가 있잖아요. 그러니 교인들은 교회 안으로 그들만의 천국을 만들어 갈 수 밖에 없어요. 그 결과 마치 갈리파고스 섬처럼 고립되지요.김형기 그래서 교인들은 존재니 진리니 하는 거대담론에 무관심해져요. 논리가 막히니 감성팔이에 몰두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궁색해 보이는 교인들에게 이 책은 그럴 필요가 없다며 어깨를 당당히 펴라고 말합니다.김현호 이 책의 제목이 ‘대화’입니다. 숨지 말고 맞장 서서 얘기해보자는 것입니다. 우주의 5가지 특성김길구 본문으로 들어가 볼까요. 천문학자 우종학, 철학자 강영안 두 분의 글을 읽으면 우선 글들이 군더더기 없이 명료해서 진지한 주제임에도 지루함 없이 읽는 재미가 있어요. 첫 번째 주제가 <우주가 던지는 질문>으로 우교수의 주장을 들어보죠.김현호 인류가 지난 한세기 동안 과학의 발달로 이해하게 된 우주의 5가지 특성인 시공간의 광대함과 경이로움, 우주의 수학적 특성, 우주의 우발성과 지성의 출현, 인간의 이성과 수학적 우주의 공명, 끝으로 우주의 특별한 역사에 대하여 말합니다.김형기 우교수는 천체물리학자인 마틴 리즈의 《6개의 숫자》라는 책을 인용하면서 물리학의 기본이 되는 6가지의 상수, 이를테면 원자 간 결합력이 너무 컸다면 수소가 다 없어져서 물의 생성이 불가능 했다는 등의 상수가 있어 지금의 우주가 만들어졌고, 인류의 탄생이 가능했다며 이것이 우주의 특별한 역사라고 말하지요.김길구 우연 같은데 우연이 아닌 필연? ‘우주를 마치 누군가가 그렇게 세밀하게 조정한 것 같이 보인다고 해서 미세조정 우주(fine-tuned universe)라고 하는데, 마치 인류를 탄생시키기 위하여 우주가 준비해 온 것처럼 보이는 우주를 과학철학자들은 ‘인류원리’ 혹은 ‘인간원리’ 라고 한다’는 대목이 가슴에 와 닿아요.김형기 과학은 경험의 세계를 파악하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합니다. 지금의 진리는 영원한 것이 아니라 ‘잠정적이고 가변적’임을 알아야 해요. 과학은 그동안의 많은 성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학이 답할 수 없는 많은 질문에 직면해 있습니다.김현호 아인슈타인의 고백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의 종교심을 이루는 것은 우리의 나약하고 힘없는 정신으로 인식할 수 있는 사소한 일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무한히 우월한 영을 향한 겸손한 감탄이다’며 ‘과학은 사실을 알아낼 수 있을 뿐 당위를 알아낼 수 없다’며 과학의 영역 밖에서는 온갖 종류의 가치 판단이 여전히 필요함을 말합니다.김길구 우교수는 앞에서 언급한 우주의 5가지 특성에 대하여 과학주의 무신론의 입장을 비판하며,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 이에 대해 오히려 기독교가 더 많은 답을 준다고 말합니다.김형기 예를 들면 우주의 수학적 특성에 대하여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졌기 때문에 하나님의 성품을 반영해서 질서 있게 운행되는 수학적 특성을 갖는 우주를 파악할 수 있는 이성을 가졌고, 그래서 우주의 수학적 특성과 인간의 이성은 서로 공명한다’고 변증하지요.김현호 우교수는 결론적으로 기독교신앙은 과학과 대립하지 않다며, 신에 대한 믿음은 과학으로 증명되어 생긴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과학으로 경험한 우주와 잘 들어맞는다고 주장합니다. 왜 무엇이 존재하는가?김길구 다음으로 왜 무엇이 없지 않고 존재하는가에 대한 물음, 즉 존재론에 대한 얘기입니다. <왜 무엇이 존재하는가> 강영안 교수의 주제에 대하여 얘기해 보죠.김현호 강교수는 이 물음에 답하는 세 가지 방식인 반실재론, 자연주의, 유신론적 입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입장인 반실재론은 세계가 보여주는 구조와 성질은 그 자체로서 실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이성이나 상상의 산물이라는 주장으로, 인간을 중심에 놓고 인간의 관점으로 보기 때문에 ‘인간주의’라고도 하는데, 존재하는 것들이 과연 인간의 상상력과 지성, 인간 정신의 산물인가에 대한 부정적 측면을 지적합니다.김형기 두 번째 입장은 자연주의인데요. 자연주의도 갈래가 많지만 여기서는 철학적 자연주의로 신과 같은 존재는 없으며 존재하는 것은 오직 자연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 견해에 따르면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 물질적이고 물리법칙의 지배를 받는 자연 밖에 없기에 결론적으로 유물론과 무신론에 불과하다고 비판합니다.김길구 왜 무엇이 없지 않고 오히려 존재하느냐의 질문은 존재의 기원뿐 아니라 존재의 목적, 존재의 의미와 연관된 물음이기도 한데, 유신론적 답변은 삼위하나님께서 창조하셨기 때문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삶의 목적과 방식이 있어 이 모든 물음의 답이 된다는 것입니다. 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김길구 제3부는 두 연사의 토론시간인데요. 토론을 보고 느낀 점 한 가지씩 얘기해 주시죠?김형기 처음엔 진부한 주제를 선택했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강연과 토론의 수준을 보고 제 말을 철회했어요. ‘나는 천문학의 제사장이다’라는 케풀러의 말대로 평신도들이 재능과 자부심을 가지고 전문영역에서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인가를 확인했지요. 저명한 천체물리학자가 과학을 넘어 신학과 철학의 범주를 넘나들며 대학자와 대화하는 것을 볼 때 한국의 기독교도 희망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김현호 패러다임으로 유명한 쿤은 과학활동을 이른바 ‘정상과학’안에서 주어진 퍼즐들을 풀어나가기에 비유했지만 포퍼는 과학활동을 진리에 가까이 다가가는 과정으로 이해했어요. 과거 교회사에서 저지른 갈릴레이나 원숭이 재판 등을 되풀이 않기 위해서도 과학에 대한 열린 마음으로 대화했으면 좋겠네요. 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이다 는 말이 떠오른 독서였습니다.김길구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제임스 앨런 외 《종교개혁의 5대원리》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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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9-10
  • [기독교교양읽기] 생명의 근원인 마음의 비밀
    세상은 사랑을 위해 설계되었다! -정신의학자가 풀어본 하나님의 사랑의 법-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어요.’ 주변에서 흔히 듣는 말이다. 이처럼 나를 들었다 놓았다하는 종잡을 수 없는 마음의 실체를 성경적 관점에서 풀어놓았다. 그리스도인이며 저명한 정신과 의사인 저자 티머시R 제닝스는 수년전 펴낸 하나님을 어떻게 믿느냐에 따라 뇌가 변하고 삶이 변한다는 《뇌, 하나님설계의 비밀》의 후속작으로 펴낸 이 책은 하나님의 뜻을 왜곡된 실정법이 두려움과 중독과 폭력적의 노예로 만든다며, 신학적이며 신경학적 관점에서 삶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법인 사랑의 자연법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온전히 누리고 싶은 분이라면 앞으로 출간 예정인 사고의 비밀을 다룬 《생각, 하나님 설계의 비밀》과 함께 읽으면 유익한 책이다. || 이 책의 저자는 현직 정신과 및 신경과 의사로 정신약리학자이다. 경두개 자기자극, 우울증에 대한 약물치료분야의 전문가로 2008, 2010, 2011년 미국소비자연구위원회에서 뽑은 미국 최고의 정신과 의사 중에 한명으로 선정 되었다. 20년이 넘게 성경 원리와 현대 뇌과학과의 관계를 연구 중이며 기독교와 정신과의 관계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저서로는 《뇌, 하나님 설계의 비밀》 등이 있다. 도서출판 CUP / 2019.5. / 15,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뇌, 하나님 설계의 비밀》, 티머시R. 제닝스 / CUP / 2015 《신학과 심리학에서 본 인간》, 테리 쿠퍼 / 도서출판 대서 / 2011 《마음 뇌 영혼 신》 말콤 지브스지음 / IVP / 2015 생명의 근원인 마음의 비밀사랑으로 왜곡된 하나님과 율법주의 극복해야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 internet. godpeaple.com에서 우리를 변화시키는 힘, 마음“ 사고의 위력은 우리의 신념, 즉 내밀한 자의식에 영향을 미치고, 그 신념은 다시 우리를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마음(성품, 깊은 신념, 핵심 자의식)은 실제로 우리 뇌를 바꾸어 놓는 능력이 있다. ” 과학이 발견한 마음과 뇌김길구 우리 코너가 시리즈Ⅰ을 포함하여 50회 가량 이어오면서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통해 기독교인의 교양을 높이기 위하여 노력하여 왔습니다. 이번 호에는 최근 관심이 높아진 뇌과학과 신앙에 대한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김형기 이 책을 읽으면서 생소한 분야라 공부는 많이 했는데 내용이 방대하고 과감하고 복잡해서 제대로 된 얘기가 될지… 김현호 이 책은 미국의 저명한 정신과의사인 티머시R.제닝스가 우리나라에 4년 전에 소개된 책《뇌, 하나님설계의 비밀》의 후속편입니다. 전편을 읽었으면 더 이해하기 쉬웠겠지만 이 책만으로도 뜻은 충분히 전달된다고 볼 수 있어요. 인용한 사례는 저자가 임상에서 실제 경험한 것이라 설득력도 있고요.김길구 그동안 과학이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찾지 못해도 뇌 영상 촬영기법의 발달로 소위 갓스폿(God spot)이라는 뇌의 부위를 찾았다고 주장하고, 명상과 기도가 뇌를 변화시킨다는 연구결과도 학계에 보고되었는데, 여전히 논쟁이 많은 분야라 조심스럽군요.김형기 이런 주장은 신경학이나 신경과학에서 주류의 입장은 아니지만 이런 연구를 활용해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런 유의 주장을 신경신학(neurotheology)으로 분류하기도 해요.김현호 이 책의 주장을 한마디로 축약하면 ‘하나님을 어떻게 믿느냐에 따라 뇌가 변하고 삶이 변한다’는 것입니다. 무엇을 믿느냐에 따라 뇌도 바꿔김길구 이 책의 제목이 《마음, 하나님 설계의 비밀》인데, ‘마음’이란 무엇이며, 어디에 있나요?김형기 사전적 의미론 사람이 본래부터 지닌 성격이나 품성이라고 나와 있는데, 그동안 심장에 있다, 뇌에 있다 논쟁이 많더니 요즘은 뇌에 있으며 뇌는 마음이라는 소프트웨어가 돌아가게 하는 하드웨어라고 하는데 이견이 없는 것 같아요.김현호 저자는 ‘마음은 혈액을 뿜어내 순환시키는 흉부의 기관도 아니고 뇌도 아니라 성경 용어로 마음은 자아의 응어리로 심연의 내밀한 자아를 가리키며, 개성의 핵심 요소인 각 사람의 참 갈망과 애정과 동경과 신념과 정체가 머무는 곳이다.’라고 정의합니다. 결국 마음이란 ‘나를 나 되게 하는 성품’으로 이해하면 되겠네요.김형기 저자는 2011년 예일대에서 실시하고 〈건강 심리학지〉에 발표한 결과를 인용했는데 46명을 2팀으로 나눠 2주 간격으로 한 팀엔 620㎈의 지방과 당분이 든 유해음료를 주고, 다른 한 팀엔 140㎈의 영양분이 든 건강음료를 준 후 체내 그렐린 수치를 측정하는 실험인데, 그렐린은 공복일 때 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배불리 먹으면 그 분비가 줄어 혈액 내 그렐린 수지가 떨어져 이 수치가 뇌에 전해져 식욕과 공복감을 줄이는데, 연구 결과 620㎈의 유해음료를 마신 팀은 수치가 떨어졌고, 140㎈의 건강음료를 마신 팀은 반대의 결과가 나왔어요. 문제는 두 팀 다같이 380㎈가 든 음료를 줬는데도 말이죠. 몸의 반응과 그에 따른 포만감을 결정한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얼마나 열량을 섭취했느냐가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마신다고 믿느냐는 것이었어요. 결국 마음의 문제라는 것이죠. 이처럼 마음은 우리의 뇌를 바꾸는 능력이 있습니다.김길구 이 책은 심리학, 신학으로 분류하지만 너무 기존 교리에 얽매여 이 책을 볼 필요는 없다고 봐요. 저자는 기독교의 핵심은 사랑인데 성서가 쓰여진 때가 실정법이 지배하는 시대라 하나님상이 왜곡됐는데, 그 결과 법을 어기면 벌주시는 율법주의적인 무서운 하나님으로 각인 되었다며 하나님의 법인 자연법으로 성경을 재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이지요. 그래서 사역으로 신약성서를 쓰기도 해 기존의 신학의 틀을 넘고 있어요. 김형기 이에 대해서 저자 자신도 책 말미에 신약의 27%는 신학교를 다니지 않은 의사 누가에 의하여, 23%를 쓴 사도 바울 등의 예를 들면서 초기 성경 저자들이 다 평신도였잖느냐 는 당당한 입장이예요. 재미있는 분이 예죠.김현호 저자는 성경을 하나님의 법인 자연법적 입장에서 쓴 이유에 대해 ‘미국이란 사회가 전체인구의 80% 이상이 기독교인이지만 십대 임신과 낙태 비율이 서구국가 중 가장 높다’며 ‘음주문제, 불륜, 거짓말, 사기, 직무 유기, 염려와 불안 수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기독교인들이라고 전체인구와 크게 다를 바 없다’고 개탄하면서. ‘기독교는 뭔가 잘못됐다’고 진단하고, 이 이유로 서구 기독교 전체가 콘스탄티누스의 개종을 계기로 ‘실정법’에 길들여져 기독교를 병들게 했다고 주장합니다. 그가 말하는 ‘실정법’의 부작용으로 △잘못된 하나님관 △왜곡된 신관념 △왜곡된 행위 △율법주의적인 태도를 지적했어요. 실정법과 자연법김길구 저는 저자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심리학적 인간 이해는 신학적 인간이해와 다를 수 있지요. 의사로서 현장에서 부딪히는 상황의 임상학적 이해와 실존적이며 존재론적으로 접근하는 신학적 이해와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까요.김형기 신학과 심리학의 차이라, 전통적인 신학은 타락한 인간의 문제는 교만으로 팽창된 과대평가된 자기라고 보는 반면 인본주의 심리학은 자기를 멸시하고 증오하는 과소평가된 자기가 있다고 보는 경향이 있어요. 물론 좀 더 들어가면 동전의 양면 같은 유사점이 있지만, 그런 사람에겐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건강한 이해와 믿음으로 자기의 자존감을 높여줘야겠지요.김현호 저자는 유명한 심리학자 피아제의 나이에 따른 인지발달단계를 적용하여 만든 로렌스 콜버그의 도덕발달 6단계이론에 하나를 더한 7단계 발달단계인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을 추가하여 신약성경을 12년에 걸쳐 체계적으로 풀어썼는데 《하나님의 사랑의 법》입니다.김형기 구체화 하면 옳고 그름을 이해하는 능력의 7가지 발달단계로 ⓵ 상벌 ⓶ 교환가치 ⓷ 사회적 동조 ⓸ 법과 질서 ⓹ 타인의 사랑 ⓺ 순리를 따름 ⓻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인데 1~4까지를 보상과 처벌 등에 의해 조건이 붙는 인간의 법인 ‘실정법’으로 분류하고 자발적인 5~7까지를 하나님의 법인 ‘자연법’으로 구분했어요.김길구 저자는 그리스도인들이 율법과 낮은 단계의 도덕적 발달에서 벗어나 높은 단계로 자라서 가족이나, 동료, 사회와 같은 이타적인 사랑의 삶으로 더 넓은 관계망을 형성하여 마지막 단계에서 성숙된 그리스도인으로 통합되기를 바라고 있어요.김현호 하나님의 법이 사실상 인간의 법과 같다는 잘못된 생각에 감염되면 성장장애에 걸려 4단계에서 머물러 그 위인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지 못한다는 주장이지요. 교인이라면 한번쯤 내가 지금 어느 단계인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네요. 균형있는 신앙김길구 이 책을 보면서 문득 든 생각은 이미 오래 전에 쓰여진 성서에 그 답이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지킬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켜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4:23) 끝으로 한 말씀씩‥김현호 그동안의 저서를 통하여 뇌신경 속에 감정과 이성이 어떻게 조화롭게 성장하는지, 사랑은 뇌 속에서 어떻게 기능하는 하는지를 보여 주었던 저자가 오직 사랑만이 연합을 이루고 규칙을 뛰어 넘고 자의적인 법을 초월하고 교리적인 차이를 대신하며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는 사랑의 해법이야말로 난마처럼 얽힌 우리의 현실을 푸는 열쇠라는 생각이 듭니다.김형기 본문 중에 최근의 미국, 캐나다, 중국, 요르단, 남아공, 터키 6개국 1,170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종교적 가장에서 자란 아이는 세속적 가정에서 자라 아이보다 나눠가질 줄을 모르며 더 남을 벌하는 경향이 있어 종교가 아이의 이타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 통계를 인용했는데 ‘너희가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는 말씀에 반해 충격적인데요. 진리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사랑은 우리를 변화시켜 치유하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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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8-12
  • 기독교 복음의 핵심은 ‘하나님나라’
    평신도들을 위한 기독교 신앙 가이드북 저자 김형국목사는 연세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한국기독학생회(IVF)에서 5년 동안 간사로 청년사역을 했는데, 전도한 청년들이 기존 교회에 안착하지 못하는 현실을 고민하다 목회를 결심하고 미국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교(Ph.D.신약학)에 수학했다. 18년전 나들목교회를 개척하여 1,300여명의 교인을 둔 목회 경력 30년의 중견목회자이다. 대형교회보다는 온전한 복음에 충실한 건강한 교회를 지향하고 있다. 이 책은 기독교의 근본 진리를 친절하게 소개하면서 그의 목회철학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기독교의 핵심교리는 ‘하나님나라’에 있다며 신앙적 결단을 촉구한다. 지난 5월 200~300명 규모의 5개의 지역형 네트워크체제로 교회를 분립한 그의 도전이 최근 교계에 큰 화제가 되고 있다. || 저서로는 《풍성한 삶으로의 초대》 《교회를 꿈꾼다》 《한국교회가 잃어버린 주기도문》등이 있다. 비아토르, 2019. 11,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풍성한 삶으로의 초대》 김형국 지음 / 비아토르 / 2017 《풍성한 삶으로의 첫걸음》 김형국 지음 / 비아토르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 < <나들목교회의 도전: 창립 18년만에 5개 독립교회로 새 출발하는 파송예배/국민일보 인터넷판에서> 복음의 핵심은 ‘하나님 나라’“초기 기독교공동체를 가능하게 했던 힘은 예수가 전한대로 하나님나라가 예수의 죽으심과 부활을 통해서 실제로 이 세상에 임했다고 믿은 데 있었다. 하나님나라가 시작되었다고 진정으로 믿었기 때문에,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아 그들에게 선물로 주어진 성령을 따라서,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살아가려 했다.” <정림건축>의 김정철 회장김길구 오늘은 화제의 인물 저자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보겠습니다. 《하나님나라의 도전》이라는 이 책은 기독교 근간을 소개한 기본진리 안내서입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목회철학을 엿볼 수 있습니다.김형기 저자의 약력은 신간소개 난에 있으니까 가족이야기부터 해보죠. 부친인 故 김정철 회장은 국내 건축설계의 1위 업체인 정림건축의 설립자입니다. 청와대 본관과 춘추관, 인천국제공항, 국립중앙박물관, 서울월드컵경기장과 전주예닮교회, 전주 서문교회, 한국교회100주년기념 순교자기념관 등 한국건축사의 기념비적 작품을 남긴 존경할만한 건축가요, 진정한 크리스천 건축가라는 평가를 받는 분이지요.김현호 개인중심의 우리나라 건축분야에 조직과 협업을 통한 기술의 표준화와 선진화에 기여한 분으로, 한 통계를 보니 2017년에는 정림건축이 세계 16위에 랭크된 세계적인 건축설계업체가 되었습니다. 2010년 고인이 되셨는데, 자신이 소유한 회사 주식 10%(60억원)를 유언에 따라 임직원에게 무상으로 분배해서 놀라게 하더니, 고인의 주식 30%를 두 재단에 기부한 윤리적 경영인이기도 해요. 김길구 저자의 간증을 들어보니 고교 1학년 때 회심을 경험하고 건축을 전공하여 ‘가업을 이어라’는 부친의 간곡한 청을 거절하고 ‘건물이 아닌 사람을 세우겠다’고 연대 사회학과를 나와 IVF 간사를 거쳐 신학을 하고 목회자의 길을 걸었더군요. ‘너 왜 그렇게 이기적이니?’라는 부친의 말을 들으면서도 그 고집을 꺾지 않았다니 대단하죠.김형기 신학을 하게 된 동기가 기독청년회(IVF) 출신들이 기존교회에 들어가면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서라고 했는데 저도 새문안교회 대학부 출신이지만 젊은 열정을 수용하지 못하는 기존교회가 반성할 부분이 많아요.김현호 2001년 대학로에서 첫발을 뗀 나들목교회는 고등학교 생활관에서 출발해서 기존교회와는 다른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들이 추구한 것은 규모보다는 건강한 교회였어요. 나들목교회의 중심가치김길구 저자는 사회학도답게 한국의 대다수의 교회가 교인중심, 이원론적 영성, 개인주의 영성, 기복주의, 기복주의적 예배라고 진단하였는데 이런 기성교회의의 현실을 극복하는 목회전략을 세우고 꾸준히 추진했어요. 7~8년 후 회고해 보니 그의 계획대로 목회를 했다고 평가하는 것을 보면…김형기 그래서 성도들의 지속적인 양육을 통해 나들목교회는 찾은 이 중심, 진실한공동체, 균형 있는 성장, 안팎의 변혁, 소망하는 예배 중심가치로 둔 목회였어요.김현호 사실 교회가 목적문이나 교회사명문 등을 두고 있으나 새해 등 한동안 반짝이지 전교인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추진하긴 힘든데 이런 훈련이 네트워크체제의 교회분립도 가능케 한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김길구 교회분립문제는 마지막부분에 다루기로 하고 이제 본문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저자는 기독교의 본질이 죽어서 천당에 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하나님나라는 무엇이죠?김형기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나라, 혹은 하늘나라, 천국 등의 용어들이 혼재되어 있어요. 학자들 사이에 예수가 ‘하나님나라’를 자신의 선포와 사역의 중심에 놓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요. 다만 하나님나라를 말하기는 하지만 그 뜻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서 다양한 학문적인 논쟁이 있습니다.김현호 대표적인 것이 하나님나라의 시기 문제 즉 현재인가 미래인가? 구원과 심판 중 어느 쪽이 더 강조된 기대인가? 그리고 하나님의 통치라는 역동적 개념인가, 아니면 영토라는 공간적 개념인가? 등이죠. 이미 시작된 하나님나라김형기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내 안에 임하는 하나님 나라, 예수의 이름과 함께 땅 끝까지 전파되는 하나님 나라, 믿는 자들이 가는 영원한 천국, 그리고 역사의 초월로서 예수 재림 이후에 이루어질 영원한 나라 즉 새 하늘과 새 땅이지요.김길구 저자는 예수가 이야기하신 하나님나라를 죽으면 가는 천당 같은 곳으로 생각하게 된 이유를 번역의 문제로 마태복음에서 하늘나라라는 표현이 하나님의 호칭을 입에 올리기 불편해 했던 유대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쓴 표현을 종전의 한글 개혁성경이 천국으로 옮기면서 이를 죽어서 가는 천당이라는 의미로 생각한데 있다고 지적했어요.김현호 그러나 성경은 메시야이신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심으로 하나님나라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완성될 미래적 하나님의 나라뿐 아니라 비록 완전하지는 않지만 지금 이곳의 현세적 하나님의 나라! 여기에 예수 가르침의 독특성이 있습니다.김형기 저자는 십자가의 의미를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로운 성품에서 찾으면서 십자가에서 하나님의 가장 중요한 성품인 사랑과 정의가 완벽하게 구현되었다며, 정의 없는 사랑은 무용지물로 우리사회의 문제도 정의의 실종에서 찾고 있어요.김길구 저자는 사회참여문제에서도 적극적입니다. 교회의 나들목교리신조에도 나와 있는데 나들목교회는 1974년 7월 스위스회의에서 채택된 로잔언약와 1989년 마닐라선언문, 2011년 케이프타운 헌신의 10개 신앙서약과 행동을 위한 요청으로 이어지는 정신을 계승하고 있습니다.김현호 하나님나라가 이미 임해서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는 사람은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서 인류의 역사 속에서 정의, 자유, 평등, 인권을 위해 살아왔으며, 세상 속에서 하나님나라 공동체로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사회문제에 참여하여 서로 연대하고 지원하는 공동체가 되어서 ‘깨어진 세상’을 회복하여야 한다는 적극적인 입장이지요. 5개 교회로 분립김길구 지난 5월이니 따끈따끈한 소식입니다. 저자가 시무하는 나들목교회의 새로운 도전, 네트워크체제의 교회분립에 대하여 의견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김현호 창립 18년 만에 1,300여명의 중견교회를 200~300명 정도의 5개의 독립교회로 분립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회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교회들이 한 명의 교인이라도 더 모으려고 하는데 스스로 도시형 네트워크체제의 작은교회를 지향하는 실험이므로 교계가 주시하고 있지요. 이러한 실험은 설립초기부터 계획하여 수년간의 협의 과정을 거쳐 민주적으로 분립하게 되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김형기 이번 나들목교회의 분립은 여러 면에서 파격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8년 전 자신이 세운 교회에 정년도 아직 안된 60세의 나이로 원로목사도 포기한 체 내려온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지요. 결과를 떠나 이미 교계에 큰 파문을 던졌다고 생각합니다.김길구 본문에도 언급된 ‘링반데룽’Ring-Wanderung 야간이나 악천후로 산에서 길을 잃으면 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해 원을 그리며 계속해서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산악인들의 용어인데요. 우리교계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오랜만에 좋은 소식이었습니다. 이번 책읽기가 저로서는 그리스도인이란 무엇이며 교회란 무엇인가를 되묻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은 티머시 R. 제닝스 저 《마음, 하나님 설계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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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7-09
  • 포스트모더니즘 시대, 온전한 가치를 위하여
    따뜻한 시선으로 본 신학과 인문학의 대화 이 책은 작년 932쪽의 대작 ‘인문학으로 읽는 하나님과 서양문명이야기’란 부제가 붙은 《신》의 출간을 계기로 저자가 신학과 인문학의 관계를 강연한 내용을 보완하여 펴낸 110쪽 분량의 단행본이다. 신학이라 따분하고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은 버려도 좋다. 고대의 플라톤부터 최근의 유발 하라리까지 고금을 넘나드는 저자의 해박한 인문학적 소양과 얇은 두께에 손에 꼭 쥐어지는 소책자에는 22장의 친절한 도표가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질적으로 보이는 신학과 인문학이 서로에게 영향을 줘 발전해 왔으며, 따뜻한 시선으로 ‘온전한 신학’을 위하여 인문학의 필요성을 설파한다. 키치kitsch 그 가벼움이 일상이 된 시대, 교양 있는 그리스도인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 저자 김용규는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며 후설의 현상학과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몰두했고, 튀빙겐 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며 위르겐 몰트만과 에버하르트 융엘의 강의를 들었다. 전업작가로 최근에 출간된 《신》을 비롯하여 《데칼로그》, 《생각의 시대》, 《설득의 논리학》,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 《철학카페에서 시 읽기》, 《영화관 옆 철학카페》 등 다수가 있다.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과 깊이 있는 성찰에 생동감 있는 문체가 어우러진 다양한 대중철학서와 인문 교양서를 집필하여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 같이 읽으면 좋은 책《신》 김용규 지음 / IVP / 2018《묻고 답하다》 강영안, 양희송 / 홍성사 / 2012《서양철학과 신학의 역사》 존 프레일 / 생명의 말씀사 / 2018 ▲ 작은 이야기 없는 큰 이야기는 폭력이다! 그러나 큰 이야기 없는 작은 이야기 역시 폭력이다!(본문 93P 중에서)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신학은 통합과 융합의 산물“기독교신학은 지난 2천년동안 성서의 계시와 시대의 인문학, 신앙과 이성, 헤브라이즘과 헬레니즘, 즉 서로 이질적이고 때로 상반되는 둘이 만나 빚어낸 이름답고 거대한 정신적 구조물이다.” 믿음은 지성을 배제 안 해김길구 순서를 바꿔 이번호에는 <신>의 저자 김용규의 <그리스도인은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란 책에 대하여 얘기해 보죠. 저번 시리즈에서 다뤘던 <신>이 932쪽의 방대한 책이라면 이 책은 100쪽이 조금 넘는 요약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현호 양도 적고 내용도 강의를 바탕으로 쓴 책이라 그런지 평소 신학에 관심이 없던 분들도 쉽게 접할 수 있어 기독교인문학 교재로 좋을 것 같아요.김형기 최근에 일기 시작한 기독교인문학의 지침서로서 좋은 자료가 될 수 있겠네요. 4차 산업혁명을 겪고 있는 현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는 책입니다.김길구 들어가기에 앞서 교계의 반지성적 정서가 적지 않은 풍토에서 우리의 신앙에서 과연 지성은 필요한가? 하는 문제부터 다루어 보죠.김형기 성경은 지성을 강조하지도 않고 지식을 통하여 구원을 얻는다고 보지도 않아요. 오히려 지식보다는 체험이나 실천을 우선하지요. 히브리적 전통에서는 하나님을 ‘안다’라고 할 때 지식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체험으로 아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지성이 무시되지도 않아요.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고 하셨는데 ‘회개’의 뜻은 지성을 완전히 바꾸라는 뜻이에요. 지성의 변화 없이 하나님의 나라에 갈수 없다는 것이죠.김현호 사도 바울도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온전한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라고 했을 때 ‘마음’은 앎의 능력 즉 지성을 바꿔서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라는 의미가 있다고 해요. 인문학의 도움으로 신학도 발전김길구 맹목적인 신앙이 아니라면 믿음 안에는 어느 정도 지성이 전제 된다는 의미네요. 그럼 한걸음 더 들어가 보죠. 오늘의 주제입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지금 왜 인문학입니까?김현호 우리사회에 한동안 붐을 이뤘던 인문학 열풍의 영향이 아닐까요? 미미하기는 하지만 저희 서점에도 독서모임 등을 통한 기독교인문학 관련 책들을 찾는 이들이 있고, 평신도 중에도 교양으로서의 신학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김형기 인본주의와 인문학은 구분돼야겠지요. 인문학은 인간에 관한 문제를 다루는 것이라면 인간 구원을 목표로 하는 우리가 소위 문사철(文史哲)로 대변되는 인문학을 도구로 초월적인 신앙을 시대의 사유양식으로 표현하여 대중과 소통하면서 복음사역에 도움을 주려는 의미도 있겠죠. 김길구 저자도 신학이 신 중심사회였던 중세까지 제1학문으로서 지위를 유지하다가 근대에 이르러 인간에게 자리를 내줬는데, 모두가 신이 되어버린 지금 분열과 투쟁과 파국의 포스트모더니즘의 본질을 알아야 하며, 나아가 문명과 인간을 구원하고 치유하려면 인문학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합니다.김현호 신학이 하나님 중심적 사유체계라면 인문학은 인간 중심적 사고체계라 대립과 갈등이 늘 있어 왔지만 그럼에도 인문학은 부단히 기독교신학에 새로운 피를 제공해 온 것이 사실입니다.김형기 소책자라 너무 단순화 한 위험이 있지만, 고대신학은 플라톤, 중세는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철학, 근세에는 개혁신학이 인문주의라는 문예사조의 영향을 받았으며, 근대는 자유주의의 영향을 받았고, 현재는 포스트모더니즘이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치듯이 시대를 불문하고 인문학이 신학에 크든 작든,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영향을 미쳐왔음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지구촌시대, 그 유동하는 공포김길구 니체는 1882년 그의 책 《즐거운 학문》에서 “우리가 신을 죽였다-너희와 내가! 우리 모두가 신을 죽인 살인자다!”라고 외쳤는데 그가 죽인 신은 어떤 신일까요?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되고 신이라는 이름으로 그동안 누려왔던 신본주의의 몰락을 얘기 합니다. 신의 자리에 이성, 합리성, 객관성, 과학, 계몽, 자유, 평등, 박애, 진보, 혁명 등등 인본주의 가치들이 대신하게 되지요. 니체의 ‘신이 죽었다’는 말은 인간이 신이 되었다는 놀라운 선언이죠. 그 자리를 인간의 이성을 뜻하는 이신교(理神敎), ‘집단적 인류’가 하나님인 인류교. 급기야 인간이 신이 되는 호모 데우스의 시대가 도래 했습니다. 그렇다고 인류는 행복할까요?김현호 그렇지 않죠. 1986년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백은 ‘문명의 자기파괴적 잠재력’이라는 개념을 통해 문명은 발달하면 할수록 파괴될 위험이 증가하는데 이 문명은 실패가 아니라 성공이 곧 파멸로 이어진다며 우리 사회를 ‘위험사회’라고 했어요. 핵무기, 생화학무기, 환경오염, 기후변화 등의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사회를 말합니다.김형기 여기에 2017년에 죽은 유대인 사회학자인 지그문트 바우만은 2008년 미국의 서브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보듯 세계화가 낳은 인류의 단일화는 “근본적으로 달아날 곳이 아무데도 없다는 뜻이‘라며 신과의 유대를 단절하고 삶을 스스로 통제토록한 근대적 이성이 만들어낸 위험과 공포를 ’유동하는 공포‘라고 했어요.김현호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이런 불확실의 시대에 바로 이때다!고 나온 종교가 ‘데이터교’입니다.유발 하라리가 《호모 데우스》에서 명명했는데 실리콘밸리가 만들어 이제 막 태어났어요. 유명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예에서 보듯 건강한 유방을 암에 걸릴 확률이 87%라는 이유로 수술한 컴퓨터 알고리즘이 곧 ‘신’이고 데이터가 ‘말씀’인 종교입니다. 온전한 가치를 향하여김길구 요즘은 거대 담론이 사라지고 있어요. 개인의 심리와 성적취향, 다양한 문화와 요리, 놀이, 주거, 관광, 레저 같은 작은 이야기에만 몰두해요. 신문, 방송, 인터넷도 온통 이런 얘기들이에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카르페 디엠, 인생은 단 한번 뿐 이라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소확행(小確幸)과 같은 것인데 그 밑바닥에는 소비를 통해 생존하려는 후기자본주의의 교활한 상술이 도사리고 있어요.김현호 예로 대형서점의 인문학 코너에는 신, 진리, 사랑, 이성, 계몽, 혁명 같은 거대담론이 거의 사라졌어요. 그 자리를 차츰 작은 이야기들로 채워지는 추세입니다. 물론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진리성, 보편성, 객관성, 역사성 등을 내세워 자행된 그동안의 폭력성을 차단할 수 있으니까요.김형기 그래서 포스트모던니즘을 ‘큰 이야기에 대한 불신’이라고 리오타르는 정의했는데, 저자는 생명, 진리, 선함, 아름다움, 정의, 위대함 같은 전 근대적, 신본주의가치뿐 아니라 이성, 계몽, 혁명, 과학, 진보, 해방과 같은 근대적, 인본주의적 가치와 상대성, 다양성, 개별성, 현재성 등 탈근대적, 개인적 가치들까지 되살려 냄으로써 ‘온전한 가치’가 되게 하자고 합니다.김길구 저자는 기독교는 거대한 용광로라며, 기독교가 처음부터 물과 기름 같은 이질적이고 적대적인 사상과 사조들의 숱한 도전을 배척하지 않고 오히려 끌어안아 마침내 자기 것으로 만듦으로써 더욱 풍성하고 강해진 것처럼 ‘경직된 교리를 뛰어 넘는 사고’의 유연성과 올곧은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번호는 토론보다는 책을 요약하여 소개해드렸습니다. 다음호엔 저번에 예고해 드린 김형국목사의 《하나님나라의 도전》을 읽고 얘기를 나누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김길구〕
    • 문화
    • 기독교인문학
    2019-06-11
  • 복음 위에서 교회 밖을 보는 안목 길러야
    기독교적 정의를 말한다 반쪽짜리 그리스도인은 가라! 저자는 하나님의 주권은 온 우주에 편만하다고 믿는 철저한 개혁주의자이다. 한국교회의 위기를 신앙과 삶이 괴리된 이분법적인 사고에 있다며, 신앙과 삶을 일치시키는 교회 울타리를 넘어선 통전적인 신앙과 실천을 강조한다. 윤리신학을 전공한 신학자답게 설교 30편이 수록된 이 책은 1부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선 신앙 제2부 하나님나라와 세상나라 제3부 세상의 소망인 교회 제4부 정의와 공의 제5부 맘몬과 환경, 평화와 통일로 다양하고 균형 있게 구성되어있다. 눈에 띄는 것은 한, 두 달에 한 번씩 평화, 정의, 경제, 통일, 다문화 등의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저자의 영적, 지적인 통찰력이다. 교회에만 머물고 있는 반쪽짜리 소시민적 그리스도인에게 일독을 권한다. || 저자 최현범 목사는 중견교회인 부산중앙교회에서 16년째 목회 중인 목회자이다. 서울대와 총신대 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하고, 사랑의 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하다 독일로 유학하여 보쿰대학교에서 조직신학과 기독교윤리로 신학박사(Th.D) 학위를 취득했다. 도르트문트제일교회를 담임하기도 했으며, 학위논문이 교회와 국가의 관계에 대한 연구로 그의 관심은 교회와 일상의 삶이 분리된 이원론적 신앙을 극복하여 온전한 크리스천으로 세상을 변혁하는 일이다. 부산기윤실의 공동대표와 극동방송 시사칼럼 등의 사회적 활동에도 열심이다. 나침반, 2019. 13,000원. ◇ 같이 읽으면 좋은 책 《함께 살아가는 마을과 교회》 정재영 지음 / SFC 《복음의 공공성》 김근주 지음 / 비아토르 ▌좌담: 김길구 전 부산YMCA 사무총장, 김현호 기쁨의집 대표, 김형기 팔복교회 목사 통전적인 신학으로 프레임 전환 필요“개혁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져야 한다. - 이 칼빈의 가르침이야말로 선교 역사 한 세기를 넘긴 한국교회가 담아야할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이분법적이고 이원론적인 신학에서 벗어나 통전적인 신학으로의 프레임의 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김길구 이번 모임은 최현범 목사님을 모시고 최근에 출간된 설교집 《교회 울타리를 넘어서》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저는 존스토트 목사님의 유작 《제자도》를 읽는 기분이었습니다. 균형 잡힌 그리스도인의 매뉴얼 같은…저희도 설교집은 처음인데 목사님께서 굳이 설교집 형태로 내신 이유는?최현범 가볍지 않은 주제들인데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평소에 익숙한 설교집으로 출간했습니다. 설교는 우선 쉬워야 하니까요.김형기 그게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아요. 저도 설교자인데 이 설교집은 어려운 주제를 쉬우면서도 깊이 있게 영적, 지적, 정서적 필요를 다 아우르고 있어 매우 유익했습니다.김현호 저는 특히 4,5부의 정의와 공의, 맘몬과 환경, 평화와 통일 같은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 큰 도전이 되었습니다.김길구 이 책을 쓴 동기일수 있는데 목사님은 머리말에서 ‘한국교회는 프레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고 하셨습니다. 이유는?최현범 위기 때문이죠. 과거에는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교인들과 부딪히는 과정에서 생겼다면, 최근에는 재정, 세습, 성적일탈 및 수구적인 정치행태 등 공적인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젊은이들의 이탈이 심각해요. 사회적 영향력도 예전만 못하고.김현호 목사님은 그 이유를 세상과 교회를 나누는 이원론적 신앙에서 찾으셨는데‥최현범 100년 전 얘기입니다만 3.1운동을 보세요. 교인이 국민의 1%에 불과했지만 나라의 큰 희망이었지요. 지금은 덩치만 커졌지 그렇지 못합니다. 한국초기의 교회는 영적인 부흥성장뿐 아니라 신분타파, 여성운동, 인권존중 등 당면한 사회의 문제를 끌어안고 민족의 현실과 유리되지 않은 채 사회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습니다.김형기 활화산처럼 분출했던 3.1운동이 일제의 총칼 앞에 좌절되자 그 공허한 마음을 이용도 목사 같은 분들의 신비주의적 신앙이 자리를 잡게 되고, 현실에 눈감은 내세지향적인 신앙으로 흐르게 되면서 사회성을 상실한 채 신앙이 개별화, 내면화 되고 말았어요. ‘생각하지 않는 죄’최현범 종교개혁 이후 유럽의 기독교 전통에는 세상과 교회의 관계에 대한 2가지 견해가 있어요. 전 우주적인 그리스도의 통치를 바탕으로 세상나라와 하나님나라를 분리하지 않은 칼빈의 <그리스도 주권설>과 정교분리를 주장한 루터의 <두 왕국설>이지요. 물론 루터는 세속권력을 끌어들여 무력을 행사하는 로마가톨릭교회나 정부로부터의 간섭을 피해 교회를 보호하려는 의도였지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정교분리는 나중에 히틀러의 나치주의를 교회가 용인함으로써 유대인 학살과 제2차 세계대전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도 듣게 됩니다. 김현호 1974년 WCC에 대항해서 복음주의권이 스위스 로잔에 모여서 사회참여를 통한 정의, 평화문제 등에 그리스도인의 사회참여를 선언했는데‥최현범 그때 한국교회는 1972년 유신정권의 출현으로 사회분위기가 사회참여라는 말조차 꺼내기 힘들었던 엄혹한 시절이라 엄두를 못 냈지요.김형기 1961년 독일 SS친위대장 히믈로의 오른팔이었던 ‘아이히만’이 600만 유대인 학살의 주범으로 사형 당하는 세기의 재판을 참관하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를 쓴 한나 아렌트의 예화를 드셨는데, 그런 세기의 학살자도 우리처럼 가족을 사랑하고, 직장에서는 무슨 일이든 시키는 대로 성실히 일하고, 교회생활도 잘하는 그저 평범한 이웃아저씨에 불과했다는 충격적인 예화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최현범 그런 평범한 사람이 왜 세기의 엽기적인 괴물이 되었을까요? 한나 아렌트는 그의 죄목을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생각하지 않는 죄’”라고 했습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교회 안에서는 거룩한 성도인데, 교회의 울타리만 넘으면 하나님과 무관한 삶을 살아요. 세상은 하나님이 아닌 마귀가 득세하는 죄악된 곳이니 세상의 원리에 타협하며 ‘이중윤리’로 사는 겁니다. 사회가 부패하니 정직하게 살다간 손해를 본다는 피해의식 때문이죠. 그러니 그리스도인과 세상사람을 구별할 수 없어요. 도리어 세상의 왜곡된 문화만 교회 안으로 들어와 더 혼탁해지죠. 동성애, 낙태 반대 등 개인윤리에 머물러 김현호 목사님은 현재의 개신교가 번영신학이나 기복신앙 등 영광신학에 물들어 있다고 하셨는데‥최현범 원래 이 말은 루터가 복음을 왜곡하여 면죄부를 파는 부패한 가톨릭의 신학을 영광의 신학, 그리고 교회갱신을 위해 고난을 받는 자신의 신학을 십자가 신학이라고 했는데 참 아이러니 한 것은 개혁을 앞세우며 시작한 개신교가 500년이 지난 오늘날 개혁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개신교가 하나님 나라와 그 의를 위한 고난이 아닌 돈과 권력을 얻으려 하면서 일어난 일입니다. 그리스도를 위해서 고난 받으며, 헌신과 섬김으로 세상에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은 십자가의 신학으로 돌아가야 합니다.김길구 한국의 교회는 그동안 정치적으로 무관심하다 최근에 일부가 정치화하는 경향이 있어요.최현범 3.1운동이후 대부분의 한국교회는 정교분리에 충실하여 정치적인 분야에서는 무관심과 중립으로 일관하다 노무현 정권에 이르러 자기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어요. 기독NGO를 조직하고 반정부집회를 열고, 설교대에서 목사가 정치적 발언도 해요. 한국교회의 정교분리는 사실상 폐기되었습니다. 다만 동성애, 낙태 반대 같은 개인윤리에 머물러 우리사회가 당면한 부의 불평등 등 사회구조적인 면에 소극적이란 점은 생각해 봐야죠.김현호 기독교윤리적 측면에서 이런 현상을 어떻게 봐야할까요?최현범 이 사회를 더 나은 사회로 만드는 것이 과연 신앙인들이 해야 할 일일까요? 저는 대학생 시절에 이런 고민 없이 살았어요. 온 나라가 민주화운동으로 떠들썩해도 이원론적 신앙에 갇혀 세상과 교회를 철저히 구분했지요. 오랜 시간이 지나고 목사가 되겠다고 총신대 신학대학원에 입학하니 군부독재가 저항에 굴복한 6.29 선언을 즈음하여 신학생들과 함께 저도 데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학교는 물론 저에게도 놀라운 경험이었죠. 그후 이 문제를 깊이 고민했습니다. 유학을 결심하고 학위논문도 국가와 교회와의 관계에 대한 것을 썼지요. 그래서 얻은 결론은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일 뿐 아니라 세상의 주님이시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한손엔 성경을, 또 한손엔 신문을 들어야 합니다. 세상에서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통치가 더 확장되도록, 우리사회가 보다 정의롭고, 자유와 평등의 가치가 실현되어야합니다. 정의를 묻는다김길구 본문 중 ‘한국교회는 너무 오랫동안 성경 속의 정의를 가르치지 않았다’는 말이 인상적인데요? 수년전 마이클 샌들은 하버드대학 강의록 ‘정의란 무엇인가?’를 통하여 한국의 ‘정의론’에 불을 지폈는데 이 책이 미국에서는 10만부 정도 팔린 것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100만부가 넘는 장기베스트셀러가 되었어요. 그 이유를 ‘한국사회는 정의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라고 분석했는데‥ 과연 ‘기독교적 정의’는 무엇입니까?최현범 우리사회의 문제는 ‘공의의 부재’와 ‘정의의 실종’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에 수없이 등장하는 공의와 정의를 내가 용서받고 의롭게 되는 ‘칭의’로 바꾸는 경향이 있어요. 복음을 단순히 ‘어떻게 하면 내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라는 틀 속에 가둬버립니다. 평화라는 말도 마음의 평안으로 해석하고, 가난도 마음의 가난으로 이해하려고 해요. 그러다보니 평화와 빈곤의 문제를 우리와 무관한 일로 생각합니다. 이처럼 성경의 중요한 말씀들을 개인구원과 내면의 문제로 바꾸면 본래의 의미를 잃게 되겠죠. 성경이 말하는 정의는 비교적 명료합니다. 우선 공정한 재판입니다. 국가는 선과 악을 제대로 분별하여,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악은 벌주고, 선은 상주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빈곤의 문제를 치유하라는 것입니다. 사회적 약자를 돌봐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만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peacemaker로서 평화를 추구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이곳이 공정한 사회이며 기독교적 정의가 실현되고 있는지 반문해야 합니다. 주님의 통치가 세상 속에서 이루어지도록…김길구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호에는 김형국 목사의 《하나님나라의 도전》이란 주제로 얘기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 : 김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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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독교인문학
    2019-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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