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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일 교수의 이단바로알기] 루터, 개혁 아이콘인가, 사업 아이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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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작은 차를 빌려 5천 킬로미터 유럽 종교개혁 유적지를 샅샅이 찾아다녔다. 독일, 스위스, 체코 여행을 마무리할 즈음, 생각지도 못했던 고민이 생겼다. 루터가 ‘종교개혁의 아이콘’인지, 아니면 탁월한 ‘사업 아이템’인지 혼란스러워진 것이다.
루터 종교개혁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소위 루터 가도(街道)를 잇는 도시들에는, 루터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온갖 종류의 기념품과 행사들이 넘쳐나는 것을 보았다. 물론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긍정적인 부분에 감동도 되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적절히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상술 또한 느껴져 씁쓸했다.
내일을 위한 ‘개혁의 아이콘’이어야 할 루터가, 오늘을 위한 ‘사업의 아이템’으로 변질돼가는 종교개혁의 현장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다양하게 기념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모습이 떠올랐다. 적어도 개혁의 후예들인 우리들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일회적인 이벤트성 사업 아이템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 속에는, 위험을 무릅쓰고 역사의 정도를 걸어갔던 종교개혁자들과 같은 ‘선각자’들이 있었던 반면에, 그들의 뒤를 집요하게 쫓으며 끊임없이 비판에 집중했던 ‘평론가’들이 있었다. 교회사에 나타난 믿음의 선진들은 적어도 평론가들이 아니라 선각자들이었다.
선각자들의 삶에는 실패란 없었다. 만약 실패를 하더라도, 누군가 실패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하나 제거해 주었기 때문에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성공을 한다면 많은 이들이 그 길을 뒤따를 것이기 때문에 또한 성공적이다. 그렇기에 선각자들의 삶은 성공적일 수밖에 없다.
개혁을 멈춘 교회는 더 이상 개혁교회일 수 없다. 종교개혁자들은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한다”고 믿었다. 종교개혁자들은 1000년의 중세교회를 개혁했지만, 그들 스스로는 채 100년이 지나지 않아 ‘개혁의 주체’가 아닌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된다. 바로 경건주의자들이 등장한 것이었다. 경건주의자들은, 종교개혁교회의 문제가 ‘지적인 결여’가 아니라 ‘행함의 부족’에 있는 것을 보았고, 우리 신앙인의 거룩한 의무는 복음을 믿고 복음대로 사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말씀’을 통해, 예수가 ‘그리스도’인 것을 ‘믿고’ 값없이 주시는 ‘은혜’를 경험한 후, 자신들의 삶을 온전히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기로 작정하고, 복음 전파를 위한 선교의 길로 나서게 된 것이다.
체코 프라하에서 종교개혁자 얀 후스의 흔적들을 따라 걸으며, 윤동주를 생각했다. 프라하 도심 광장에는, 한때 개혁교회였지만 천주교회로 바뀐 교회당을 바라보는 후스의 동상이 서있다. 그 교회당 첨탑 아래는, 후스파의 상징인 성배를 녹여 만든 마리아상이 걸려있고, 그 맞은편에는 27명의 후스파 개신교인들이 처형당한 장소가 있다. 후스는 적국 독일로 끌려가 그곳에서 화형 당했다. 교회당 첨탑 십자가를 바라보며 “괴로웠던 사나이” 윤동주는 적국 일본 후쿠오카형무소에서 죽임을 당한다. 두 사람 모두 적국에서 외롭게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흘렸다.
종교개혁 500주년. 이단과 씨름하는 한국교회를 생각할 때, 머릿속에 자꾸 맴도는 질문을 지울 수가 없다. 즉 ‘이단이 문제인가, 아니면 이단 규정의 주체인 교회가 문제인가’하는 질문이다. 건강하게 개혁된 교회만이, 이단의 도전에 효과적으로 응전할 수 있다. 한국교회가 짊어진 개혁의 과제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10월의 마지막 날, 종교개혁 기념일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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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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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일 교수의 이단바로알기] 흑룡강성과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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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동북단 끝에 위치한 흑룡강성은 가장 많은 이단들이 발흥한 곳이라고 한다. 한국전쟁 시기로부터 다수의 이단들이 등장한 부산을 연상하게 만드는 지역이다. 지난 여름 흑룡강성 정부의 초청으로 최근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이단들과 한국에서 활동하는 중국이단들’에 대한 대처방안을 논의하는 모임에 다녀왔다.
한국의 이단대처가 교단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에 중국의 이단대처는 정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흑룡강성의 경우 종교국과 이단대책위원회가 공안과의 밀접한 협조를 통해 이단대처를 진행하고 있었다. 즉 한국은 이단 경계와 피해회복에 초점이 맞춰져있지만, 중국은 이단 통제와 재발방지가 관심이다. 한국의 공권력은 이단의 위법행위가 발생해야 개입을 하지만, 중국의 경우는 예방적 차원에서 성(省)정부와 삼자교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었다.
이러한 강력하고 조직적인 중국정부의 이단대처는 예상치 않은 결과를 가져왔다. 중국이단들이 한국으로의 거점 이동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깝고, 종교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용적이기 때문에, 중국이단들에게는 최적의 장소가 되고 있다. 최근 정부의 통제를 피해 조직적으로 한국입국과 거점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흑룡강성에서 시작된 전능신교(동방번개)의 경우에는,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한 제주도를 거쳐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 그리고 일단 입국하면 난민 신청을 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종교탄압을 이유로 난민 신청을 한 중국인은 모두 736명이며, 이는 전체 중국인 난민 신청자들의 60%가 넘는 숫자로, 상당수가 전능신교 신도들로 추정되고 있다. 전능신교는, 현재 서울 구로구 두 곳에 거점을 확보하고 포교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에 매입한 리조트시설에서 700여 명이 집단생활을 하고 있어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주목할만한 사실은, 현재 미국에 망명 중인 전능신교의 지도자들이 한국으로 들어와 본부를 마련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미 들어와 있다는 추측도 있다.
중국이단들의 한국행이 이어지는 한편, 한국이단들도 한류를 타고 성공적으로 세계화하고 있다. 중국에도 신천지와 하나님의교회의 활동이 활발하다. 신천지는 길림성을 통해 중국내 주요도시들로 확장하고 있으며, 상해의 중국의 신도수는 300여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때와 장소를 가리지않는 하나님의교회의 공격적인 포교활동으로 인해, 한국 선교사들의 활동에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정부의 선교사 추방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흑룡강성과 부산 모두 중심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있다. 흑룡강성은 상해 등 초기 기독교 정착지와 수도인 북경으로부터 동북단 끝에 위치하고 있고, 부산은 초기 기독교 중심인 서북지역과 정치문화중심인 서울로부터 동남단 끝에 위치하고 있다. 즉 교회와 사회의 효과적인 통제가 미치지 않는 곳에서 이단들이 활발하게 발흥한 후, 전국적으로 확산된 유사성을 보여준다.
흑룡강성을 포함한 동북3성(길림성, 흑룡강성, 요녕성)에는 많은 조선족들이 살고 있어, 한국이단들의 주요 포교 거점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는 추후 북한선교에도 많은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단문제는 예방이 최선이다. 중국정부나 동북3성정부와 이단대처를 위한 정보교류와 협력을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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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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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일 교수의 이단바로알기] 오대양사건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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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8월 29일 경기도 용인시 오대양 공장 구내식당 천정에서 32구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남성 4명과 여성 28명의 처참한 모습이었다.
당시 오대양의 사장이었던 박순자 씨는 채권자 이모씨 부부로부터 빚 독촉을 받고 있었다. 그러자 오대양 직원 10여명이 이모씨 부부를 감금하고 집단폭행하며 사채포기를 강요한 일이 발생했다. 그후 이씨의 고발로 오대양 직원들은 구속되고, 박씨 모자는 경찰의 조사를 받게된 일이 오대양사건 발생 2주전에 일어났다.
경찰발표는 오히려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즉 사망자들 중 이모씨가 다른 31명을 목졸라 숨지게 한 후, 스스로 자살했다는 발표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반항의 흔적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36도 이상의 천정에서 4일 간 있었기 때문에 사망자들은 저항할 수 없는 탈진과 가사 상태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하지만 의아한 점은, 사망자들의 시신이 이틀만에 서둘러 화장되었고, 옷가지와 유류품은 분실된 것이었다. 게다가 과학수사연구소 부검팀은 여성들 중 절반에서 성폭행의 흔적을 발견했는데, 이에 대한 적절한 설명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의문투성이었다. 과연 36도 이상의 고온이 계속되는 천정 위 작은 공간에서 4일간 32명이 집단으로 생활할 수 있었을까? 그들 중 오직 한 사람이 도대체 무슨 힘으로 31명을 목졸라 숨지게 할 수 있었을까? 왜 반항의 흔적이 전혀 남아있지 않을까? 여성 사망자들 중 절반이 성폭행을 당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박순자 씨가 만든 100억 원이 넘는 거액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박순자는 과연 주범인가, 아니면 하수인이가?
사건현장을 가장 먼저 찾았던 고 탁명환 소장은 타살을 확신했다. 현장을 목격한 탁 소장은, 이후 강연을 통해 지속적으로 타살의혹을 제기했다. 스스로 매년 8월 말이 되면 사건현장을 찾았고, 결코 32명이 고열이 지속되는 천장 위 작은 공간에 머물 수 없다는 것을 확신했다. 탁명환 소장은 오대양사건 1주년을 맞아 「현대종교」 1988년 9월호에 게재한 글에서, “오대양 참사사건이 속시원한 결말을 내지 못한 채 1주년을 넘겼다.... [수사책임자는] 선거가 임박한 시기인지라 확대시키지 않을 방침이므로 협조해 달라고 했다. 그때 직감적으로 이 사건은 정치권력의 배후가 있음을 감지했다....[오대양사건은] 집단자살이나 경찰의 최종 발표대로 한 사람에 의한 집단 교살극이 아니고 제3의 세력이 개입”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사라진 돈의 행방이었다. 탁명환 소장은 박순자 씨가 모은 거액의 돈은 제3의 배후세력으로 전달되었고, 이 돈의 행방을 감추기 위해 박씨를 비롯한 32명이 타살당했다는 것이 탁 소장의 주장이었다. 그리고 유병언 구원파가 배후와 관련되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탁 소장은 직간접적으로 심각한 정치적 압박을 받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작성한 탁 소장의 양심선언서에는, “나는 밤을 지새우면서 하나님께 매달려 기도하면서 마지막 유서나 다름없는 양심선언서를 씁니다.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신변의 위험 속에서 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자살을 택할 아무런 이유가 없으며”라는 절박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수많은 의혹을 남긴 채 사건 발생 후 30년이 흘렀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한 드라마에서도 오대양사건을 대표적인 미제사건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오대양사건 30주년을 맞으며,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고, 억울한 32명의 죽음의 원인에 대해, 교회와 사회가 다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진실을 밝히는데는 공소시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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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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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일 교수의 이단바로알기] “I Don't K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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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딜레마 미국의 PRI(Public Radio International) 매튜 벨(Matthew Bell) 기자는 한국을 방문해 신천지 이만희 교주를 직접 인터뷰했다. 그리고 그 내용을 지난 7월 11일 보도했는데, 그 중 우리의 주목을 끄는 부분이 있다.
인터뷰를 마칠 즈음, 기자는 이 씨에게 후계자에 대해 질문을 했다가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했다고 한다. 벨 기자는 당시의 상황에 대해, “후계자에 대한 질문을 하자, 순간 통역을 하던 사람이 긴장하고 당황하는 듯 했고, 내 질문을 통역하기를 주저했다”고 순간의 어색한 분위기를 묘사했다.
마침내 통역을 통해 질문이 전달되었고, 그러자 이만희 교주는 갑자기 짧은 영어로 “I don't know”라고 외치면서, “그런 질문은 비상식적”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기사는, 스스로의 영생불사를 주장하는 이만희 교주가 가지고 있는 자가당착의 고민을 생생하게 전달해주었다.
정말 신천지의 딜레마다. 미국 기자에게 자신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살 것이라고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자신의 측근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신천지의 앞날을 위해 자신의 후계자를 준비했다고 말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후계자에 대한 기자의 질문을 통역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었던 통역사의 좌불안석의 심정이 바로 이 씨와 측근들의 딜레마인지도 모른다.
두 번째 딜레마. 지난 7월 28일 「노컷뉴스」는 “신천지 교주 이만희, 입원 중 병원 벗어나 잠적”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이 씨가 지난 7월 18일 광주의 한 병원에서 척추관협착증으로 중증 수술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27일 잠적했다고 보도했다. 동 기사에 따르면, 이만희 교주는 특실에 머물렀으며, 신천지 신도들이 병실을 경호하며 지켰다고 한다. 이 씨가 ‘영생불사’가 아니라 ‘생로병사’의 길을 걷고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일이었다.
이만희 교주가 생로병사를 초월해 영생불사 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 신천지 신도들이 그의 수술과 입원치료를 어떻게 바라볼까? 7년 전 월간 「현대종교」가 촬영한, 진료를 기다리는 이 씨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은 일이 있다. 휠체어에 앉은 채 병원에서 자신의 진료순서를 기다리는 평범한 한 노인의 모습이었다. 분명히 생로병사를 초월한 영생불사의 보혜사 모습은 아니었다.
세 번째 딜레마. 안타까운 사실은, 이러한 보도들이 나간 후에도, 신천지 신도들에게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물론 객관적 사실마저도 받아드릴 수 없도록 세뇌한 신천지 미혹의 결과일 것이고, 또한 세뇌당한 후 자신들의 눈과 귀를 스스로 막고, 상식과 팩트마저도 받아드리지 않는 신도들의 맹신이 원인일지 모른다. 물론 이러한 ‘거부의 몸짓’에는 자신의 선택한 신천지가 결코 잘못되지 않았고, 자신의 선택이 결코 실패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절박함이 숨어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신도들은 이율배반의 딜레마를 이미 스스로 합리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신천지는 딜레마천지다. 신천지 신도들은 이만희 교주가 ‘영생불사 한다’고 믿는 것을 넘어 ‘영생불사 해야만 한다’고 믿는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그래야 가정과 학업과 직장을 떠난 자신들의 처지를 설명하고 합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분명한 사실은 다른 이단들처럼 신천지도 결국은 소멸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기에 신천지의 앞날을 묻는 질문에 “I don’t know”라고 외칠 수밖에 없었던 이만희 교주의 대답은 진심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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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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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일 교수의 이단바로알기] 144,000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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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착각해서는 안 될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신천지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신천지로 인한 교회와 가정의 불신과 분열이 두렵다는 사실이다. 신천지는 ‘모략’이라는 포교방식으로 사랑과 신뢰의 관계를 와해시키고, 또한 종교적으로 합리화된 거짓말을 통해 상식적 소통과 합리적 관계를 파괴한다.
이단문제로 인한 불신과 분열의 역사는 성경과 교회사에서 그다지 낯선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초기 기독교공동체 안에도 동일한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성경은 “이는 가만히 들어온 거짓 형제들 때문이라 그들이 가만히 들어온 것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가 가진 자유를 엿보고 우리를 종으로 삼고자 함이로되”(갈2:4)라고 증언한다. 오늘날 교회로 잠입하는 신천지의 모습 그대로이다.
그렇기에 우리 주변에서 미혹하는 이단들에 대해 “이단에 속한 사람을 한두 번 훈계한 후에 멀리하라”(딛3:10) 그리고 “누구든지 이 교훈을 가지지 않고 너희에게 나아가거든 그를 집에 들이지도 말고 인사도 하지 말라”(요이1:10)고 성경은 경고한다. 초대교회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초대교부들은 교회 안에서 이단들이 야기하는 불신과 분열을 극복하기 위해 감독을 중심으로 교회가 하나 되기를 한 목소리로 권면했고, 교회일치의 상징인 니케아콘스탄티노플신조를 만들어 신앙의 일치를 위해 노력했다. 이단들의 도전에 대한 투쟁을 통해 교회의 일치된 신앙과 신학이 확립된 것이다.
이러한 불신과 불열의 원인제공자는 신천지이다. 144000명의 신도를 채우기 위해 거짓말마저 동원하는 비정상적인 포교방법을 선택했기 때문이며, 또한 일단 신천지 교리교육을 시키기만 하면 신도로 만들 수 있다는 불건전한 포교방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과연 성경은 거짓말을 합리화하고 있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신천지 교리의 주요 근거인 요한계시록에 따르면, 144000은 “그 입에 거짓말이 없고 흠이 없는 자들이더라”(계14:5)고 하여, 거짓말 하는 자는 144000에 속할 수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천지가 거짓말의 근거로 사용하는 ‘모략’이라는 단어의 성경적 의미는 “거짓말”이 아니라 “충고”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성경에 대한 올바른 이해의 부족으로, 사회 곳곳에서 합리화된 거짓말로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분열과 불신을 조장하는 죄를 짓는 신천지 신도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거짓말을 합리화할 수 없다. 그리스도인들은 어느 시대를 살던지, 어떤 형편에 처하던지 간에 자신이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을 결코 숨기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리스도인들은 복음을 결코 부끄러워하지 않은 것이다. (롬1:16)
하지만 신천지 신도들은 자신들이 신천지 신도인 것도 감추고, 자신들의 교리도 감추고, 거짓말로 접근한다. 세상에 이런 종교는 없다. 종교의 모습으로 위장한 유사종교 혹은 사이비종교일 뿐이다.
1984년에 시작된 신천지 안에도 2세대 자녀들이 자라고 있다. 과연 신천지 부모들은 자신들이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그들의 ‘모략’에 대해 어떻게 설명할지 자못 궁금하다. 144000은 넘어선 지금, 144000에 속하기 위한 신천지 내부 신도들 간의 무한경쟁이 시작됐다고 한다.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블랙코미디의 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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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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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일교수의 이단바로알기] 유럽의 한국이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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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컬트연구학회(ICSA, International Cultic Studies Association) 2017년도 연례학술대회가 프랑스 보르도(Bordeaux)에서 지난주 열렸다. 학회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를 돌며 연례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한편, 각 지역별로 수시로 전문적인 모임을 갖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컬트관련 학회이다. 이 대회에는 컬트관련 연구자, 피해자, 가족, 목회자, 상담자 및 의사들이 함께 모여, 각 국가별 컬트문제의 현황을 파악하고, 실제적인 대처 전략과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이다.
‘이단’ 혹은 ‘사이비’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컬트(cult)’라는 용어는 다소 생소하다. 하지만 미국, 일본, 유럽 등 거의 모든 대부분의 나라들에서는 ‘컬트’라는 용어를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이단’이라는 개념이 종교적, 교리적 접근인 까닭에, ‘컬트’라는 사회적, 윤리적 개념의 사용을 선호한다. 이로 인해 외국에서 컬트로 분류되었을 경우에는, ‘부정적인 가치판단’이 내재되고, 또한 ‘사회적인 역기능’도 동반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국제컬트연구학회는 필자의 이단연구에 큰 영향을 준 인물들, 즉 영국정경대학(London School of Economics)의 아일리 바커(Eileen Barker) 교수와 미국의 컬트 전문가 스티븐 하산(Steven Hassan)도 관계하며 참여하고 있는 단체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금번 모임을 통해서 각국의 컬트 현황과 대처 노력을 배울 수 있었다. 필자도 유럽에서 활동 중인 한국 기독교계 이단들인 하나님의교회와 신천지에 대해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유럽의 경우, 신천지는 7개국(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이태리,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영국에서는 현지 교회의 성경공부에도 파고들어 문제를 야기한 적이 있다. 그리고 하나님의교회는 더 광범위하게 활동하는데, 현재 28개국(알바니아, 아르메니아, 벨라루즈,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덴마크, 에스토니아, 핀란드, 프랑스, 독일, 그리스, 헝가리, 아일랜드, 이태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네덜란드, 폴란드, 포르투갈, 루마니아, 러시아, 슬로바키아, 스페인, 세르비아, 스웨덴, 터키, 영국)에 거점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 기독교계 이단들의 해외진출이 활발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전 세계 곳곳에서, 광범위한 한국이단들의 미혹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교회보다 더 월등한 조직력과 경제력을 갖추고, 현지 정치권과 언론과 문화 영역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아가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단’으로 분류된 단체들이지만, 해외에서는 사회봉사활동 등으로 위장한 양의 옷을 입고 합법적인 대규모 미혹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 두각을 나타내며 현지인들을 미혹하고 있는 하나님의교회, 또한 한국교민들이 주요 미혹대상이지만 현지인들에 대한 포교도 활발한 신천지, 그리고 현지 청소년과 청년대학생들에게 효과적으로 파고들고 있는 기쁜소식선교회(박옥수 구원파)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해외에서의 상담문의도 꾸준한 상황이다. 미국의 뉴욕과 LA, 호주의 시드니와 브리즈번, 유럽의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 등을 거점으로 한국이단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국제적인 차원에서 이단대처를 위한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글로벌이단대처네트워크’의 구축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상황이다. 국제컬트학회에서 필자가 발표를 마친 후, 한국이단들로 인한 피해를 상담하는 전문가들의 질문과 고민을 들으며, 미안한 마음과 함께 이단대처를 위한 한국교회의 선교적 차원에서의 사명도 다시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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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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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일 교수의 이단바로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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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1일 부산 번영로교회에서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이단대책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회 부산이단대책세미나가 개최되었다. 수백 명의 목회자들이 함께 모여, 이단 신천지와 하나님의교회의 실체에 주목하고, 그 대처 방안을 강구하는 진지한 시간을 가졌다. 특히 교파와 지역을 초월해 함께 이단문제를 고민하는 연대의 시간은, 초대교회의 연합적 이단대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감사한 순간이었다.
더운 여름, 각자의 불편함을 뒤로 한 채, 서로를 배려하며 강의에 열중하는 모습은 감동과 감사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신천지의 실체에 대해 강의한 이단상담실 권남궤 실장과 필자의 강의에 마음을 열고 공감해주시고, 적극적인 눈빛으로 오히려 강사들을 격려해주는 모습은 큰 힘이었다. 이단예방 강의를 할 때, 청중의 이해와 동의를 얻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간은 이단대처 사역에 있어서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이다.
무엇보다도 많은 목회자들이 함께 한 이단대책세미나라는 사실에 감사했다. 2017년 신천지 총회 자료에 따르면, 신천지의 주요 타깃이 장로와 권사 등 중직자라고 한다. 신앙의 연륜이 깊어질수록 이단들의 미혹도 함께 깊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초신자보다는 중제직들이 신천지에 더 많이 미혹되는 현실을 생각하면, 신천지의 전략이 허황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경계심을 갖게 된다. 이단문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 전에는 쉽게 접근하기 불편한 문제일 수 있다.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외면할 수도 있는 문제일 수 있다. 이 점에서 더운 여름 기꺼이 이단대책세미나에 모인 목회자들의 모습에 그저 머리가 숙여질 따름이다.
특히 부산지역 이단대처에 앞장서며, 이번 세미나를 준비한 부산성시화운동본부의 모습도 고마웠다. 이분들의 준비와 기도가 짜임새 있는 세미나 진행을 가능하게 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준비와 뒷정리의 수고도 마다하지 않고, 착실하게 세미나를 준비하고 마무리한 이들의 손길이 없었다면, 이단대책세미나의 풍성한 열매도 없었을 것이다. 헌신이 있는 곳에 열매가 열릴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는 부산장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여러 제자들을 만나는 기쁨도 컸다. 이제는 자랑스러운 목회자의 모습으로 부족한 선생 앞에 나타난 제자들을 만나는 것도 참 감사했다. 비록 졸업과 함께 이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는 없었지만, 이단대처의 현장에서 만나는 기쁨은 무척 큰 위로가 된다. 오랜 만에 만난 한 제자 목사님의 “언제 다시 뵐까요?”라는 질문에, “사역의 현장에 있다 보면, 우리는 반드시 만날 수밖에 없다.”고 대답하며, 진한 감동과 감사함을 느꼈다.
내년 제3회 이단대책세미나는 더욱 감사할 일이 많았으면 하는 소망을 갖게 된다. 바라기는, 첫째로, ‘지속성’을 갖는 이단대책세미나가 되었으면 한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중단 없는 연합적 이단대처의 구심점이 되기를 소망한다. 둘째로, ‘전문성’을 보여주는 세미나가 되었으면 한다. 지인을 만나고 식사를 마치면 서둘러 떠나는 사교성 모임이 아니라, 절실한 필요에 의해 끝까지 남을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세미나이기를 소망한다. 셋째로, ‘유용성’이 있기를 바란다. 광활한 숲을 막연하게 바라보기보다는, 지역과 개교회 차원에서 실제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자료와 정보의 제공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전통적인 불교의 땅, 한국전쟁의 피난의 땅, 그리고 한국 주요 이단들 발흥의 땅인 부산에서 열리는 이단대책세미나는, 적극적인 복음전파와 진리수호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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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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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일 교수의 이단바로알기] 흑색경보지역 신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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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여행경보제도는 4단계로 구분된다. 남색경보(여행유의), 황색경보(여행자제), 적색경보(철수권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흑색경보(여행금지)이다. 흑색경보 지역으로 분류되면 체류 중인 사람들은 즉시 대피하거나 철수해야 한다. 얼마 전 계엄령이 선포된 필리핀의 민다나오지역은 2015년 12월부터 2017년 7월까지 흑색경보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현재 정황으로는 흑색경보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은, 갈등과 충돌의 땅 민다나오에 평화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신천지의 언행이다. 지난 5월 25일 소위 평화걷기대회에서도 이러한 주장은 동영상을 통해 반복적으로 주장되었다. 신천지에 따르면, 2014년 1월 24일 이만희 주도하에 민다나오에 평화협약이 체결되었고, “40년 유혈분쟁을 종식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5년 5월 25일에는 민다나오 분쟁지역에서 평화기념비 건립행사를 진행하고, “피로 얼룩진 민다나오에 평화가 왔다.”고 이만희는 주장했다.
하지만 신천지가 주장하는 평화는 요원하고, 오히려 2015년 12월부터 민다나오지역은 흑색경보지역으로 분류되었고, 현재는 유혈충돌이 벌어지는 최악의 계엄령 상황에 처해있다. 결과적으로 신천지가 주장하는 평화협약이나 평화기념비 건립은 모두, 현실과는 동떨어진 보여주기식 평화 코스프레였음을 알 수 있다.
신천지 이만희가 평화 깃발을 들고 민다나오를 비롯한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까닭은 무엇일까? 먼저, 대선과정에서 나타난 신천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꿔보려는 시도이다. 대선 주자들은 어떤 누구도 신천지와의 관련성을 달가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 무관함을 밝히려고 애썼다. 신천지와의 관계를 노출하려는 대한민국 공인들은 한사람도 없다. 신천지로서는 자신들이, 이단사이비종교가 아니라, 평화에 관심 있는 평범한 종교단체라고 보여주고 싶은 의도가 숨겨있다.
또한 신천지 신도들의 자존감 회복을 위한 의도가 숨어있다. 신천지 신도들은 소위 모략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도 못하고, 자신이 믿는 교리를 떳떳하게 밝힐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자존감은 떨어질 뿐만 아니라, 가까운 가족과 지인들에게 마저도 거짓말로 자신의 정체를 숨겨야하는 처지였다. 신천지의 국제화 시도는 이런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자구책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국제화를 노리는 신천지의 평화행보는 아직은 서투르고 어설프기만 하다.
신천지 지도부의 전략은, ‘아니면 말고’식으로 보인다. 신천지가 이뤘다던 민다나오의 평화는 안 보이고, 오히려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천지는 어떤 거짓말을 동원해 이를 합리화할지 자못 궁금하다. 혹은 144000 교리의 실패처럼, ‘아니면 말고’식의 두둑한 배짱을 보여줄지도 모른다.
한편 신천지 신도들의 모습은 ‘아니더라도 괜찮아’로 보인다. 144000 교리의 실패가 드러나도, 헌신이라는 미명하에 노동력 착취를 당해도, 심지어는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거짓말과 아픔과 고통을 주더라도, 스스로 ‘그래도 괜찮아’라고 되뇐다.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에게, 자신의 선택이 결코 실패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지막 남은 자존심 때문일까?
필리핀의 민다나오처럼, 신천지는 영적 흑색경보 지역으로 분류된다. 결코 방문해서도 체류해서도 안 된다. 만약 그 안에 있다면, 속히 안전지역으로 철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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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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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일 교수의 이단바로알기] 싸움이 끝나고 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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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오카 근교에서 수년 전 열렸던 한일(韓日) 이단사이비대책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다. 회의가 열린 곳은 다소 의외의 장소였다. 고급스러운 전통 일본식 온천호텔이었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매년 한 차례씩 개최되는 세미나였는데, 일본 측이 주관하는 회의 장소는 대체로 소박하고 검소한 편이었기 때문에, 세미나 장소의 고급스러움에 대해 다소 의아했다. 첫날 저녁식사 시간이 되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식사를 대접한 분은 호텔 주인이었는데, 식사에 앞선 인사말을 통해, 그 친절과 배려의 이유를 밝혔다. 오래전 주인의 딸이 통일교에 빠졌고, 세미나에 참석한 한 일본 목사님의 도움으로 통일교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 후 은혜를 잊지 않고, 통일교 피해자를 돕는 일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었고, 한일이단사이비대책세미나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호텔을 제공한 것이었다. 사랑하는 자녀를 찾기 위한 통일교와의 길고 긴 ‘싸움이 끝나고 난 뒤’에도 피해자모임을 떠나지 않고 함께 하고 있었던 것이다. 참 보기 좋았고 부러웠고, 지금까지도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다.
이러한 부러움은 나의 과거 경험을 통해 생긴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어려서부터 선친인 탁명환 소장을 찾아왔던 많은 피해자들을 보았다. 선친은 힘닿는 대로 언론을 통해, 법적으로, 혹은 생활적인 면에서도 도움을 줄 때가 많았고, 그로인해 감수해야만 했던 어려움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이단사이비와의 ‘싸움이 끝나고 난 뒤’에는 다시 만날 수 없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선친이 대가를 바라고 도우셨던 것은 아니었겠지만, 인간적인 아쉬움과 서운함은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렇기에 이단사이비들과의 ‘싸움이 끝나고 난 뒤’에도 계속해서 이단대처 활동에 참여하는 우리 주변의 피해자 가족들을 보면 한없이 존경스럽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심지어 전문 상담가로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분들을 보는 것은 큰 위로이고 격려이다. 지난 날 자신이 겪은 아픔과 고통의 기억과 당당히 마주하고, 다른 피해자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면, 일본 온천호텔 주인의 모습이 겹쳐져 떠오르곤 한다.
피해자의 눈을 통해서 바라볼 때, 이단문제의 위험성과 본질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피해자의 존재는, 교회와 사회가 이단문제에 관심을 갖는 주된 이유이다. 이단대처의 가장 중요한 목적도 ‘피해 예방’과 ‘재발 방지’이다. 때로는 피해자들의 행동이 다소 무리해보이고 지나쳐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배우자와 자녀가 피해를 겪고 있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심정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단사이비문제 해결의 열쇠는 피해자 가족이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올해도 한일이단사이비대책세미나가 5월 25~26일 한국에서 개최된다. 세미나에 참석한지도 벌써 올해로 꼭 10년이 되었다. 매년 한일교회 대표들이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어김없이 만난다. 지난 10년 간 한결같은 진지함과 성실함으로 참여하는 일본 대표들은, 열악한 복음화의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들을 변함없이 감당해오고 있다.
한국기독교 이단연구 현장도 지속성과 전문성이 담보되는 이단 연구 및 예방과 대처 전문가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내 가정과 내 교회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만 이단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싸움이 끝나고 난 뒤’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준다면, 그 어떤 도움의 손길보다도 큰 위로와 격려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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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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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지일 교수의 이단바로알기] 고립무원(孤立無援) 신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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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신천지 신도로 산다는 일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선거철을 맞아, 대한민국의 모든 공인들은 물론이고, 평범한 소시민에 이르기까지, 신천지와의 관련 의혹은 부담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신천지’라는 이름은 부정적 가치판단이 내재된 대표적인 용어가 되어버렸다. 사회에서도, 그리고 교회에서도 신천지는 설 곳 없는 고립무원의 처지가 되었다.
이러한 고립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지난 달 4월 초부터 신천지 신도들의 ‘길거리포교’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뒤에서는 여전히 자신들을 당당하게 신천지라고 밝히기보다는, 위장단체들의 이름을 사용해 정체를 감추는 ‘모략포교’를 진행하고 있다. 스스로를 신천지라고 밝히지 못하고 감출 수밖에 없는 신천지 신도들의 자존감은 점점 떨어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정체성에도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는 종교사회학적으로 신천지가 한국사회의 종교로 자리매김하기 어려운 요인이다.
대한민국 공인들의 경우, 신천지와의 관련성만 언급되어도 적극적으로 부인한다. 전 유엔사무총장인 반기문 씨의 경우도 그렇고, 최근 국민의당 경우도 다르지 않다. 반기문 씨는 신천지와의 관련성을 일축하면서, “우연히 한국여성[신천지 후계자 김남희]이라 반갑게 [사진을] 찍었는데 이렇게 악용될 줄 전혀 몰랐다"고 어이없어 했고,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그런 사교(邪敎)에 대해선 개인을 파괴하고 가정을 파괴하고 사회를 파괴하기 때문에 절대 반대한다.”고 신천지에 대한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스팸성 이메일로 인해 신천지는 사이버공간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요즘 ‘스팸 신천지’라는 말이 있다. 수신자의 허락을 받지도 않고, 하루에도 몇 차례씩 신천지 홍보 이메일이 배달되고 있다. 스팸으로 처리해도, 다른 이름으로 또 발송된다. 아마도 수집된 이메일 주소를 가지고, 신천지 신도들이 돌아가며 이메일을 발송하는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부담스러워하고, 불편해하는 것을 신천지는 아는지 모르는지, 스팸 발송은 멈추지 않고 있다.
긍정적인 스팸 이메일을 경험하기는 쉽지 않다. 스팸 이메일은 대부분 음란사이트, 불법다운로드, 대출광고 등 부정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수차례 발송되는 신천지 이메일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래서 곱지 않다. 신천지의 스팸 이메일은, 하루의 시작을 불편하게 만들고, 스팸처리하고 삭제하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게 만든다.
대한민국 평범한 시민들은 신천지가 스팸 이메일을 통해 주장하는 “교리비교”에 별반 관심이 없다. '교리비교'란, 오로지 신천지 신도들이, 그들만의 리그에서, 그들만이 알 수 있는 코드들을 사용해 가면서 자위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렇기에 신천지 신도들의 '교리비교'에 대한 집착은 측은지심마저 불러일으킨다.
신천지로 인해 교회는 저작권을 침해당하고 있다. 왜냐하면 '새 하늘과 새 땅'은 기독교의 종말론적 소망을 담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성서의 표현인데, 이렇게 거룩한 용어가, 이단 신천지에 의해서 오염되고 왜곡되고, 심지어 사회적으로도 부정적 이미지로 인식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단대처는 성서 언어의 회복운동이다.
신천지는 고립무원의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신도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 또한 언제 닥칠지 모를 몰락과 분열의 가능성을 알고 있기에, 신도들에게 헌신이라 이름의 착취를 진행하면서 재산을 증식하고 있다. 신천지 청년들이 월 30만 원 정도를 받으며 거리를 헤매며 144000명을 찾는 동안, 2017년 현재 신천지의 재산은 4770억 2646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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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