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3-0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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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함께 이마트에 갔다. 목회현장에서 시무할 때는 상상도 못할 일인데 은퇴하고 난 후 이런 시간은 또 다른 행복이다. 내 앞에서 카트를 빼려고 동전 100원을 찾는 두 아이의 엄마가 동전이 없는 듯 “엄마 동전 교환해 올게 여기서 잠간 기다려.”하면서 다섯 살 정도 된 딸 아이에게 말을 건네 길래 나는 “나에게 100원 동전 있으니 이것 사용해요.”라고 건네주었더니 고마움을 표현하는 그 모습이 우리 딸처럼 생각되어 잠깐이지만 동전 100원의 베풂의 행복함을 느꼈다. 작은 나눔이 주고받는 모두의 마음을 행복하게 했다.
사랑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 사랑이란 유별난 행동이 아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진솔하게 행하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주위를 돌아보면 나의 따듯한 손길을 기다리고, 나의 미소를 보고 싶어 하고, 나의 격려를 기다리는 지치고 외로운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필요한 것을 그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으로 행하는 것이 사랑이다. 
목사가 된 큰 아들 석훈이가 여섯 살 때 친구랑 놀다가 싸움질 하는 중 친구 엄마가 와서 석훈이 뺨을 때려 왼쪽 뺨에 어른 손자국이 난 상태로 울면서 돌아왔다. 친구 엄마는 우리교회 집사님이었는데 차마 아이에게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셨던 모양이다. “아빠, 이게 우리 집 아니야?” “???” 자초지종을 듣고 난 후에 유구무언이었다. 집사님은 자기 아들이 석훈이 밑에 깔려 있는 것을 보는 순간 극한 감정에 손찌검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셨던 모양이다. 석훈이를 씻겨 달래고 그 다음 날 과자봉지를 사들고 집사님을 찾아갔다. “어제는 화가 많이 나셨지요? 아이들이 철없이 그렇게 싸움질 했나봅니다.”라고 아들 친구에게 과자 봉지를 건네주고 “사이좋게 놀아야 한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을 때 집사님은 눈시울을 붉히면서 “어제는 제가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너무 잘못했습니다. 밤새 잠을 못 이루었습니다.”라고 오히려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셨다. 
사랑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나의 기쁨과 유익을 위해 살아간다면 그것은 아름다움이 아니다.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마음으로 너의 기쁨과 유익을 위하여 나의 작은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사랑이며 그 것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 사랑을 느낄 수 있을 때 그것은 그 자체가 지고한 행복이며 아름다움이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되는 삶의 진정한 가치개념이다. 거기서 삶의 근간(根幹)인 예(禮)가 연주된다. 그래서 순자는 인(仁)이나 의(義)보다도 예(禮)의 규범을 강조했던 것이다. 그의 윤리학은 명경지수(明鏡止水)와 같은 마음을 가져야 공명정대(公明正大)한 판단을 내릴 수 있고, 거기서 공(公)은 명(明)을 낳고, 편(偏)은 암(闇)을 낳는다고 했다. 순자는 이를 위하여 세 가지를 강조했는데, 첫째는 허(虛), 즉 우리의 마음을 비워야 함을 강조했고, 둘째는 일(一), 즉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하나로 집중해야 하고, 셋째는 정(靜), 즉 마음이 동요되지 않아야 함을 깨우쳤다. 거기서 사랑다운 사랑이 연주된다.
요즈음처럼 살 맛 안 나는 세상에서 그래도 우리는 오늘을 보람 있게, 의미 있게 살기를 소망하면서 다시 하루를 연다. 정치나, 사회나, 경제나, 어디든 터지고 부서지는 이야기로 얼룩진 언론 보도는 우리의 마음을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슬프게 한다. 
작금의 정치권의 행태나 사회현상을 듣고 보노라면 하나같이 나는 소크라테스고 너는 돼지라는 논리로 자신의 소욕을 채우려고 몸부림하는 모습이다. 그 가운데 쏟아내는 말들이 정언(正言)도 정행(正行)도 없는 카오스 현상을 보면서 우리가 세상에 살아가는 동안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해 본다. 그것은 사랑이다.
하나님은 바울을 통하여 첫 번째 고린도교회에 보내는 편지 13장에서 그것을 그림처럼 그려놓았다.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된다고 하면서 예언의 능력, 지고한 지식, 어떤 희생과 구제행위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 했다. 그러기에 구체적 개념으로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는 것이라고 말씀 하셨다. 이것이 사랑이다. 그래서 사랑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
동양인으로서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탄 시인이며, 사상가이며, 소설가인 타고르는 “위대한 날은 사랑의 날이요, 만남의 날”이라고 갈파했다. 톨스토이는 예수님의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각색하여 그의 유명한 단편 소설 <세 가지의 질문>에서 “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때는 지금이며, 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은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며, 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일은 현재 내가 만난 그 사람에게 선을 베푸는 일”이라 정의했다. 그것이 사랑이다.
한 해의 마지막 달력을 넘기면서 작금의 차디찬 겨울바람을 맞는 것처럼 추운  대한민국을 아픈 마음으로 바라본다.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이 서릿발처럼 날카로워진 요즈음, 네가 먼저가 아닌 내가 먼저 이해하고 관용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면서 이 추운 12월을 훈훈하게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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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임중 칼럼] 사랑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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