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0년 간 부산교계와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
-최근, 개원 후 최악의 상황 맞이 해…
-3월 24일까지 휴원 상태
-임시총회 요청에 교단은 묵묵부답 상태
왈레스기념 침례병원은 미국의료선교사로 중국에서 일생을 봉사하다 순교한 의사 빌 왈레스(William, L, Wallace)의 숭고한 뜻을 기념하기 위해 6.25 동란 중이었던 1951년 11월 부산 남포동 브라이언(Bryan, N, A)이 진료소를 개설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60여년간 일반진료, 의료인 교육, 복음전도 사업과 함께 극빈자 무료진료, 진료비 감면, 무의촌 진료, 구호사업, 개척교회 지원사업 등을 활발히 전개하며 의료선교 및 공익 비영리 의료기관으로서 부산교계와 지역사회 발전은 물론 우리나라 국민보건향상을 위해 노력 해 왔다.
그런 침례병원이 개원 후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현재 병원은 휴원상태(3월24일까지)이며, 응급의료센터는 폐쇄된 상태다. 그리고 퇴직자 52명이 지난 1월2일 부산지방법원에 파산신청(부산지방법원 2017하합 1003)을 제출해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침례교목회자연합회는 지난해 10월 경 ‘침례병원살리기대책위원회’(공동대책위원장 박선제, 김병수, 김평석 목사, 본부장 신성용 목사)를 구성해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경영악화 원인은?
침례병원은 1999년 동구 초량동에서 현재의 남산동으로 이전할 때만 해도 600병상을 가진 부산의 대표적인 병원중 하나였다. 하지만 남산동으로 무리하게 이전하면서 병원 경영은 급속하게 악화됐다. 급기야 건축비리로 이사장과 병원장이 구속됐고, 2004년 5월 침례교 총회가 파송한 ‘침례병원 조사위원회’는 “침례병원의 재정상황이 99년 당시 238억원에 이르던 자본금이 현재 4억원 밖에 남지 않았을 만큼 지나친 자본잠식이 있었다”고 발표 한 바 있다. 또 L 병원장이 취임 초 연봉을 5년만에 2배나 상승시켜 2억4천만원을 수령했고, 51명의 병원직원을 무리한 구조조정으로 제1, 2 금융권에 단기상환으로 75억원을 융자받아 해결함으로써 돌아오는 상황금 압박에 시달리게 해 병원 자금 유동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침례병원살리기대책위원회 모 관계자는 “임금비가 병원 경영에 가장 큰 타격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남산동 이전 초창기 매월 5-7억 원의 적자가 누적되어 온 게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병원 외부적인 요소도 크게 작용했다. 지역 4개 대학병원들이 몸짓을 키웠고, 양산부산대병원과 해운대백병원이 새롭게 개원하면서 환자수의 급감상태를 불러온 것이다.
교단은 침묵 중
침례병원살리기대책위원회 본부장 신성용 목사는 “침례병원의 현재 상태는 중환자에 가까운 상태”라며 “회생을 위한 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병원 경영진과 이사회가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으며 교단적으로 무관심한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침례교 총회에 ‘임시총회’를 강력하게 요청했지만, 현재 총회는 묵묵부답인 상태다. 또 침례병원 법인이사회에는 ‘이사진을 부산지역 목회자들로 교체’해서 경영을 맡겨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사회는 “상당한 자금을 가져오면 비껴준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대책위는 “이제 더 이상 총회와 이사회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대책위도 스스로도 특별한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것이 고민이다.
다른 기독교 병원에서 답을 찾아야
부산에는 침례병원을 비롯한 복음병원, 일신기독병원 등 대표적인 기독교 병원들이 운영되고 있다. 중요한 사실은 이들 병원들도 부도와 경영악화로 위기를 겪었다는 사실이다. 복음병원의 경우 임시이사가 파송되고, 병원이 부도가 난 적 있다. 당시 고신총회는 약 200억원의 돈을 모금해 병원 정상화를 이룩하는데 큰 힘이 됐다. 일신기독병원도 부도직전까지 갔지만, 병원이 소유한 땅을 매각하고, 그 돈으로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리고 경영혁신을 이뤄, 2개(좌천동 일신기독병원, 화명일신기독병원) 병원에서 현재는 덕천동 맥켄지기념병원을 새롭게 개원했고, 금년 중 기장군 정관 신도시에 정관일신병원을 개원할 예정이다. 또 미얀마 양곤 소재 노동자병원을 인수하는 등 총 5개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두 병원도 힘든 과정을 거쳤지만, 한쪽은 총회의 과감한 지원을, 다른 한 병원은 경영혁신을 통해 지금은 정상화를 넘어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다.
침례병원이 정상화 되기 위해서는 침례교 총회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교단차원의 모금과 현 이사진의 교체를 통해 새로운 경영혁신을 이뤄나가야 한다. 비록 침례교단이 개교회주의가 강해, 모금이 쉽지 않다고 해도 선배들이 물러준 선교유산을 이대로 떠나 보낼 수는 없다. 부산지역 교계도 침례교단과 같은 공동 책임감을 갖고 기도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침례병원이 부산에서 의료사업과 복음전도 및 구호사업을 해 왔기 때문이다. 만약 침례병원이 문을 닫는다면, 침례교단과 더불어 지역교계의 책임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